복잡한 해안선을 가진 서남해에서 어떤 악조건에서도 완벽한 방위태세를 갖추고 있는 충무공의 후예들이 있다. 그들이 바로 육군 31사단이다.
안전하고 당당한 사단, 사람중심의 열린 병영문화, 적과 싸우면 반드시 승리하는 사단 육성을 위해 현장중심으로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사단장 권혁신 소장(학군 23기)를 군사저널에서 만났다.

사단은 6·25전쟁이 끝난 난후인 1955년 2월 강원도 화천에서 창설되었습니다. 당시 임무는 전투
를 하는 임무보다는, 6·25전쟁 당시 있었던 20개 사단에 전쟁 재발에 대한 대비차원에서 병력을 보
충하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같은 해 4월에 현 위치인 광주광역시 오치동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사단은 창설이후 수 많은 대간첩 작전을 수행해 왔으며, 총 19회의 대통령 부대표창을 수상하는 등
부대의 명예와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사단이 창설 된 지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향토사단으로서 주요임무는 무엇이며, 특히복잡한 서남해안 경계작전 임무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2작전사가 담당하고있는 해안선의 약 44%를 우리 사단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해안선 총 길이가 2,514km 인데 단순히 긴 해안선뿐만이 아니고, 도서와 산지가 많습니다. 또한 한반도에 총 3,387개의 도서가 있는데, 그중에 우리가 담당하고 있는 것은 2,347개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도서를 담당한다고말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해안경계와 침투 및 국지도발 대비 작전’을 수행하고, ‘작전계획 시행준비’, ‘교육훈련 및 예비군 자원관리’, ‘재난 및 지역피해 통제’가 사단의 임무입니다.

사단 예하에 격오지 부대가 많은데, 특별히소개하실 부대가 있다면 어느 부대입니까? 사실 어느 특정부대 만이 아니라 사단 예하모든 부대가 소개하고 싶을 만큼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사단의 모든 부대와 장병들 모두가 그렇습니다. 사단의 작전지역은 6개 시, 17개 군입니다.

사단사령부에서 예하부대까지 가는 시간이, 가장 먼 곳인 여수 임포, 고흥 외나로도, 진도, 완도 등의 부대는 편도 2 ~ 3시간이 소요됩니다. 우리 장병들이 이런 격오지에서도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장병들에게 고맙고 자랑스러운 것은 남들이 알아주던, 알아주지 않던 간에 묵묵히 그곳에서 자기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제가 참 고맙게 생각하는 것이 정신자세입니다.

얼마 전 북한군이 지뢰도발에 이어서 전면전까지 운운하는 상황에서, 서해는 물론이고 동해에 있는 북한의 잠수함들이 모두 출항했습니다. 그때 영광에 있는 우리사단 레이더기지에 근무하던 장창권 병장이 전역을 연기했습니다. 당시에 다음 주에 있는전역을 연기했던 것입니다. 그때 총장님 표창을 수여하면서 직접 물어봤습니다. “네가어떠한 생각으로 전역을 연기한 것이냐?”고,하는 얘기가 “전쟁이 발발하면 다시 동원소집이 되서 싸우게 될 텐데, 모르는 사람들과모르는 임무를 하느니, 제가 가장 잘 알고 레이더운용 임무를 같이 해왔던 전우들과 함께싸우는 것이 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였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장병들에게 하면, 우리 장병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저도 만약 그시기에 전역이 임박했으면, 연기했을 것입니다.”라고. 이런 우리 장병들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또한, 사단 신병교육대대 의무대에 근무하는 최승리 일병은 미국 시민권자임에도입대를 하였습니다. 6살 즈음에 일본에서원인도 모르게 미아가 되어 일본 보호시설에 있다가미국으로 입양되었습니다.

그런데 최승리일병 마음속에는 늘 대한민국과 어머니에대한, 그리고 조국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던겁니다.

최 일병은 미국에서 듀크대 의대에 진학을했고, 연세대 의대에 교환학생으로 와서 방송국의 도움으로 부모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체류기간이 교환학생이다보니 100일에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계속 있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되는가?”라고 문의를 하니 “당신 나이 정도면 국방의 의무를 다하여야 시민권을 준다.”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러한 상황에 북한의 위협이 크고, 한반도의 불안한안보상황을 보면서 부모님과 조국을 지켜야한다는 마음이 더해져 자원입대를 하게 된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의사인데, 군의관도아닌 의무병으로 입대한 것입니다.

“우리 장병들의 사고방식이나 생각, 이런것들이 나약하다.”, “개인주의적이다.”라고이야기를 하는데, 장병들의 이런 모습을 보면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모두 마음에 굳은 의지가 있고 조국을 사랑하는마음이 있습니다.

우리 장병들 스스로는 “해안선을굳게 지키고야 만다.”고 생각하고그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으로 꽉 차있습니다. 그러한 모습들을 저는 늘 봅니다.

사단은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던 숨은 공로자인데, 어떤 역할을 했습니까? 2015광주하계유니버사이드, 이 대회는 광주·전남뿐만이 아닌 전라북도, 충청북도 등전국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대회의 성공이가진 첫번째 의미는 대회성적에서 우리나라가 국제대회 최초로 종합 1위를 기록한 것입니다. 두번째 의미는 지금까지 지자체에서이런 국제대회를 치르고 나면 예산문제 때문에 허덕이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U대회는 대회에 배정된 예산을 반납할 정도로 굉장히 효율적인 운용을 했습니다. 그러한 것에도 우리 31사단이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세번째 의미는 가장 안전한 대회라는 것입니다.

이 안전과 관련해서는 테러나 적의 침투 위협으로부터 선수단뿐만이 아니고, 시민들과외국관광객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 역시매우 중요한 임무였습니다. 또한 대회가 우리 지역에서 치러지는 만큼 우리 군이 할 수있는 능력과 역량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하에 여러 영역에서 지원을 했습니다.

개막식과 폐막식 행사에서 여러 퍼포먼스를 우리 장병들이 해냈습니다. 또, 통역봉사,주차봉사, 선수단이나 임원단의 수송에 이르기까지 운용 전반에 걸쳐서 관여하지 않은곳이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U대회가열릴때 우리나라는 ‘메르스’라는 큰 악재를겪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대회가치뤄지게 된 것입니다.

“메르스의 여파 속에 과연 대회가 제대로되겠느냐?”라는 우려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메르스 방역에도 주도적인 역할을한 것 역시 우리 사단이었습니다.

대회당시 우리 의무요원들이 광주공항에서부터 선수단이 다니는 곳곳, 경기장 입구등 여러 곳에서 방역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이 시민과 국민, 그리고 세계이 안전한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대회와 관련해서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대회 초반에 태풍이 왔는데, 이로 인해서야외 경기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선수단들은선수촌에 묶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조직위원회에 제안을 했습니다. 우리나라가 평화유지활동 등의 국제군사활동을 통해 파병을 한 국가들이 있는데, 이들 국가중 이번 대회에 참가한 국가의 선수단을 부대로 초청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파병한 국가중대회에 참가한 국가를 확인해보니 13개국이었습니다.

파병국가들의 선수단을 초청해서 만남의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행사를 열겠다고 하니까, 육군본부에서 의장대도 지원해주시고, 사단 군악대와 재능 있는 병사들의 공연, 광주광역시에 있는 봉사단체의 지원으로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또한 ‘1사 1병영’ 협약을 맺고 있는 금호고속이 참가선수 개인당장학금 100달러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파병경험이 있는 장병들이행사장에 함께 했습니다. 파병장병들이 선수단 각 국의 언어로 인사를 건네고, 선수단은태극마크를 달고 자신들의 나라를 도왔던 장병들을 우리 사단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입니다. 서로서로 부둥켜 안고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매우 기억에남는 행사였습니다.

향토사단으로서 무엇보다 지역민과의 협력·화합이 중요할 텐데, 지역민과의 화합을위해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까?

향토사단은 전시에도 책임지역을 지키고있습니다. 우리 군의 기본임무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우리 31사단이 지키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은 바로 광주시민과 전라도민입니다. 이러한 기본정신을 바탕으로 부대를 지휘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단의 경우 병사들 중 65%가 광주·전남 지역출신입니다. 그 장병들은 이곳에서 나고 자라서 군인이 되었고,이곳에서 복무하고 있습니다. 또한,전역을 하고서도 이곳을지키는 예비군이 될 것입니다. 즉, 태어나서 죽을 때 까지 31사단과 함께하는 것입니다.

우리 사단은 시민들을 북한의 침투와 테러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작전활동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민들이 필요로하는 여러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예를들면 대규모 국제행사나 재난 등이 발생했을경우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우리가가지고 있는 재능을 지역사회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지역에 대규모 행사가 많았습니다. 광주광역시는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담양군은 담양국제대나무박람회, 나주시는국제농업박람회가 있습니다. 이러한 굵직굵직한 행사에 우리 장병들이 주도적으로 지원을 했고 현재도 하고 있습니다. 그 이전에는 여수엑스포, 순천정원박람회, 나로호 우주 발사 등 국가적인 행사의 성공에 우리 31사단장병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습니다.

더불어 광복 70주년과 관련해서 지역민들의 국가관과 역사관을 함양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사단 전체 영내도로에 태극기를 게양하고, 위병소 앞에는 국화인 무궁화 꽃길도 단장을 했습니다. 이러한 도로와 길을 장병들만이 이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도로와 길을 통해서 입영장병들과 그들의 가족, 친지, 친구들이 오고 면회객들이 옵니다. 사단에는 매주 화요일에 천여 명의 일반인들이 오고, 목요일에는 5주 전에 들어온 훈련병들이 수료하는 날이어서 가족들이 다시 방문합니다. 이러한 과정 중에 자연스럽게 국가관과 안보관을 되새길 수 있도록하는 것입니다.

또한, 향토사단이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호국 영웅들의 정신과 얼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부대들이 행정구역 단위로 부대명칭을 사용해 왔습니다. 예를 들면 나주대대, 영암대대, 진도대대 등 이러한 명칭을 사용한 것입니다. 앞으로는 우리가 선양할만한 호국인물들을 철저한 고증을 거쳐서 부대명칭으로 사용하기로했습니다. 그 시작으로 지난 20일 나주대대의명칭을 ‘김천일대대’로 변경하였습니다. 그런 분들의 정신과 얼도 기리고, 닮아가기 위한 노력을 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습니다. 앞으로는 다른 대대들에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우리 지역은 역사적으로 잘 아시다시피 왜구의 침략에 나라가 망할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이순신 장군께서 나라를 지켜낸 현장입니다. 장군께서 하셨던 말씀이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였습니다. 즉, ‘호남이 없다면, 국가도 없을 것이다.’는 의미입니다. 호남지역은 왜구의 주 공격축선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곡창지대가 유지되었습니다. 다른 지역은 황폐화 되었지만, 호남지역이 유지되었기 때문에 결국은 조선을 먹여 살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호남평야에서생산된 곡식으로 백성들을 먹여 살렸습니다.

이 지역은 많은 의병들이 구국운동을 전개했으며, 일제강점기 나주에서 시작된 광주학생독립운동, 여수와 순천에서 최초 학도병등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의 목숨을아끼지 않고 나라를 지켰습니다.

사단은 이런 내용을 포함한 ‘사단10대 자랑’을 선정해서, 이것으로 정신교육을 하고, 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소에 용역을 주어서 부대정신을 정립하고 꾸준히 이어나갈 수있도록 추진하고 있습니다.

장병들의 병영문화 활성화를 위해 특별히 추진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병영문화 활성화를 위해서는 간부들의 인성, 국가관, 역사관과 같은 부분이 바로서야합니다. 그래야만 장병들을 지도하는 것이가능합니다.



사단은 이러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 간부와 병사의 인성함양을 위한 인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노력으로 광주지역에 있는 단체들과 제휴를 맺는 등 꾸준한 교류를 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KT&G와 협약을맺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서 KT&G의 후원으로 격주 수요일에 장병들을 대상으로 인문학 관련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장병들의 반응도 매우 뜨의 이목이 집중되었을 때, 광주와 대한민국겁습니다.또한, 인문학 소양을 기르기 위한 일환으로 북카페 ‘해윰나래’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십 칠만권의 책을 이용할 수 있는데. 이중 실제 있는 것은 천 칠백여 권이고,나머지 십 칠만권 가량은 가까운 일곡도서관에 있습니다.

‘해윰나래’에는 일곡도서관과의 협약을 통해 도서 무인대출기와 반납기를 설치해 두었습니다. 장병들이 사이버 지식 정보방에서인터넷으로 대출을 신청하면, 일곡도서관에서 와서 책을 무인 도서대출기에 넣어 놓습니다. 그러면, 장병들이 찾아서 읽고, 무인대출기로 반납하는 시스템입니다. ‘해윰나래’의 건물규모는 작지만, 실제는 17만 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는 도서관인 것입니다.

저는 병영 환경이 장병들의 정신을 지배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중충하고 침울하고 지저분하면, 아무리 좋은 이야기가 오고가도 긍정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장병들이 언제든지 잘 정돈되고 정비된 곳에서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병영문화 혁신은 상급부대에서 제시한 여러 제도적인 틀을 적용한 가운데, 향토사단의 특성에 맞게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향토사단은 인력도 적고 장비도 적기 때문에지역에 있는 인프라를 군 장병들의 병영문화혁신을 위한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앞으로도 꾸준히 진행해 갈 계획입니다.



사단은 올해로 창설 60주년을 맞이했는데, 특별히 장병들에게 강조하고 싶으시거나 부대발전을 위해 계획하고 있으신 것이 있다면무엇인지요?

우리 장병들, 그들이 바로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하라고 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와 이 지역을 지키기 위해서 입영할 때가 되었다고 하니, 두말하지 않고 입대한 장병들입니다. 이러한 장병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더 하겠습니까?

우리 장병들은 지금처럼 당당하고, 건강하게, 항상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임무를 수행해 주기를 바라고, 여러분들이 중요한 시기와 장소에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것을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하고, 여러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