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러시아 포함 15개 이사국 만장일치 채택…
유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로 평가



최진욱
법학박사
미8군 메릴랜드주립대학교
형사사법학과 교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UN Security Council) 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3월 2일,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인 2270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북한의 1월 4차 핵실험과 2월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유엔 안보리의 본 제재 결의안은 유엔 헌장 7장 41조에 따라 대 북한 제재조치를 대폭 확대·강화한 유엔 70년 역사상 비 군사적 조치로는 가장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결의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결의안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관련 전문 12개항과 구체적인 대북 제재 조치 및이행계획이 포함된 본문 52개항, 4개의 부속서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국 등 비이사국을 포함해 50여 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유엔 안보리는 1945년 국제연합헌장 제24조에 의거하여 국제평화와 세계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10개국의 비상임 이사국과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5개국의 상임이사국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으로 구성되어있다.

평소 대북제재에 민감하게 반응해오던 중국과 러시아도 이번 결의안에 대해선 적극 동참을 했기에 그 의미가 매우 크다 하겠다. 이번 안보리의 결의는 ‘강제조치’로서국제법상의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

강제조치는 군사적 조치와 비군사적 조치가 있는데, 군사적 조치는 특정 국가의 군대 봉쇄 및 시위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비군사적 조치는 경제 관계 중단, 운수통신수단 중단, 외교 단절 등이 포함되어 있다. 결의안 2270은 거의 모든 조항이 의무화되어있는 매우 실효적인 제재안이다. 기존 결의가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엔 보다 광범위하게 북한 체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제재 조치들이 포괄적으로 추가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우선 북한의 외교관이나 정부 대표가 유엔 제재를 회피하거나 위반한 경우, 유엔회원국은 외교특권을 적용하지 않고 반드시 추방하도록 했다.
외교특권을 남용해 제재를 피해가는 것을 막으려는 것으로 처음 이뤄지는 조치다.

또한 북한의 핵활동, 미사일 개발 관련 교육훈련을 못 하도록 했으며 기존엔 권고사항이었던 ‘캐치올(catch-all)’을 의무화했다. 캐치올은 안보리가 WMD나 재래식무기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수출을 통제하는 제도다. 수출당국이 독자적 판단으로 캐치올 품목을 정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핵·탄도미사일 개발에 사용 가능한 물품목록을 확대하고, 생물·화학무기 수출통제 리스트도 보완하도록 했다.

북한의 금지품목 거래를 전면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북한의 해운·항공운송을 차단하는 것도 이번 제재에 포함되어있다. 북한으로부터 나오거나 북한으로 가는 모든화물이 유엔 회원국의 영토·영해·영공을 지나가면 반드시 이를 의무적으로 검색하도록 했다. 이전 결의에선 금지물품이라고 의심할 만 한 합리적 근거가 있을 때만 검색할 수 있었다.

외국 선박이 북한 국적선으로 등록하는 것과 북한에 항공기나 선박을 대여하는 것이 금지되고, 금지품목을 실었다고 의심되는 항공기는 인도적 차원에서 비상착륙의경우를 제외하고 이·착륙과 영공 통과가 불가능해졌다. 이번 결의안에는 북한산 광물자원에 대한 수입금지 의무화를 규정한 조항도 포함되어있다. 북한 전체 상품 수출의 40% 수준을 차지하는 석탄과 북한 정권의 통치자금원인 광물 수출이 금지되면대량살상무기 개발 자금원이 차단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로켓 연료를 포함, 대북 항공유 판매와 공급이 금지됐다. 다만 러시아의 요청으로 북한 영토 밖에서 북한 민항기에 대한 재급유를 위한 항공유 판매는 가능토록예외를 두기로 했다.

북한의 국제금융거래 차단과 해외자산 동결을 위한 내용도 다수 담겼다.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북한정부와 노동당 소속 단체의 자산은 동결되고 이전도 금지된다.

유엔 회원국 내 북한 은행의 신규 지점·사무소 개설이 금지되고 기존 지점은 90일이내에 폐쇄해야 하며 거래 활동도 금지된다. 또한 북한에 있는 회원국의 금융기관은 북한에 신규 지점이나 사무소, 은행계좌 개설을 할 수 없다.

정부 당국자는 “이는 기존에 돈세탁 우려 기관 지정으로 북한의 통치자금을 묶는효과를 냈던 BDA식 제재 수준을 뛰어넘는 것으로 북한에 직접적이고 강력한 타격을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15개국 안보리 이사국들이 이 같이전례 없이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은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상습적인 도발 행위를 더 이상은 용납 할 수 없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평가된다.

앞서 박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에 대해 “북한이 국제사회를 무시하고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을 자행한데 대해 엄중한 대가를치르도록 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단호한 의지가 응집된 것”이라며 “정부는 앞으로더욱 확고한 안보태세와 국제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이 반드시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간 현 정부는 대북정책에 있어서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펼쳐왔다. 강력한 이번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는 현 정부의 전방위적 외교 노력의 결과라고 믿어 의심치않는다. 이제는 중국과 러시아등 이번 결의에 만장일치로 합의한 국가들의 일관성
있고 책임있는 행동을 기대 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