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승 박사
본지 편집위원장
‘동북아교육문화진흥원’원장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초빙교수
seokseung333@hanmail.net

지금 북한이 처한 환경은 가히 내우외환(內憂外患)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3월초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결의가 하나씩 가시화되는가운데 세계유일의 맹방(盟邦)이라 믿고 있던 중국마저도 북한선박의 중국항구내 입항을 금지시키는가 하면 모든 은행으로 하여금북한 송금을 용인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가운데 얼마 전에는 중국내 북한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 13명이 제3국을 통해 우리나라로 무사히 입국하였는가 하면,조선인민군 정찰총국 소속 대좌를 비롯한 고위 탈북인사들의 입국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북한당국은 5월 7일로 예정된 제7차 당대회를 “승리자의 대축전으로 만들자”는 구호를 앞세우면서 인민들의고혈을 짜내는 가운데, 김일성의 생일(4.15)을 “민족최대의 명절”로 삼자면서 “죽은 자를 신격화하는 우상화놀음”을 벌이는 등 세계에 유례없는 ‘웃음거리’로 조롱당하고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북한당국은 지난 1962년부터 김일성의 50돌생일인 4월 15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였으며, 이후인 1968년부터는 정식 ‘명절공휴일’로 제정하였다. 이어 1972년 김일성이 환갑을 맞은 때부터는 생일행사를 본격화하였으며, 1974년 62돌 생일부터는 ‘중앙인민위원회’의 정령을 통해 ‘민족최대의 명절’로 지정하였다.

여기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1986년부터는김일성의 생일 다음날도 공휴일로 정해 2일간휴무하도록 함과 동시에 김정일의 생일인 2월16일부터 4월 15일까지를 ‘축제기간’으로 설정하여 “중앙보고대회를 비롯하여 4월의 봄친선예술축전, 충성의 편지 이어달리기, 만경대상체육경기대회 등” 갖가지 경축행사를 벌여 막대한 자금을 여기에 쏟아 붓고 있다. 특히 김정일은 김일성이 사망한 후 ‘또 하나의 수령’임을 자처하면서 김일성의 후광을 최대한으로 이용하기 위해 1997년 당중앙위원회, 당 중앙군사위원회, 국방위원회, 중앙인민위원회, 정무원 등 5개 기관 공동의 결정서를 통해 김일성의 생일을 ‘태양절’로 명명하였다.

북한당국이 이처럼 김일성의 생일을 ‘태양절’로 명명한 것은 김일성을 봉건왕조의 태조처럼 떠받들어 나가겠다는 우상화, 신격화놀음에 다름 아니며, 실제로 이때부터 “김일성조선, 김일성민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인민들의 피와 땀을 짜내는 가운데 김일성을 조선민족의 시조인 ‘단군’처럼 숭상화, 신격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마다 다가오는 이 태양절, 아니“죽은 자”인 김일성의 생일행사를 위해 “살아있는 사람들”인 북한 인민들은 전국에 있는 사적지 보수와 청소, 과중한 생산목표 달성 등을위해, 그야말로 피골(皮骨)이 상접한 채 고통만 가중되고 있다.

더욱이 과거 김일성, 김정일시대 보다 지금 김정은은 응당 인민들에게 돌아갈 귀중한 자금을 김씨일가의 우상화 및 세습체제 공고화를 위해 쏟아 붓고 있다. 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김일성, 김정일의 시신을 전시해 놓은 일명‘금수산태양궁전’인데, 김일성 생존시에는 집무실로 사용하는 ‘주석궁’으로 불렸었다.

이후인 1994년 김일성이 사망하자 ‘금수산기념궁전’으로 개칭하면서 8억 9천만달러를 들여 총부지 350만㎡, 지상 건축면적 3만4910㎡로 개조하였는데, 이 궁전 앞마당은 한번에 20만명이 운집할 수 있는 10만㎡규모로김일성광장의 두 배에 달하며, 바닥은 대리석으로 깔려있고, 승강기가 설치되어 있으며,궁전의 여러 시설이 순금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이밖에도 시신의 부패를 막기 위한 소독장치인 공기소독기 등 최신설비가 갖추어져 있어,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들이 영생불멸을염원하며 지은 피라미드와 비슷하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 궁전의건립에 8억 9천만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갔다는 사실인데, 이 정도 금액이면 국제곡물가격의 시세로 북한 인민들의 주식인옥수수를 600만톤을 살 수 있는 규모로 당시북한내에서는 이런 궁전 축조와 관련하여 ‘고난의 행군’ 시기 굶어죽은 “인민 3백만명과 맞바꾼 미친 짓”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기도 하였다.

이밖에도 김일성, 김정일의 시신의 미이라화를 위해 ‘러시아 생물구조연구센터’ 기술자8명이 약 1년간 작업을 하였는데, 여기에 총100만달러가 소요되었으며, 지속적인 관리비용으로 매년 80만달러가 들어갔으니, 현재까지 약 2천만달러가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김정은은 집권하자마자 이 궁전의이름을 ‘금수산태양궁전’으로 바꾸고 대대적인 개조 및 보수작업을 하였는데, 주로 이 궁전에 대리석을 깔고 광장에 잔디를 심는 공원화시설을 벌였으며, 여기에 들어간 돈도 500만 달러 정도가 된다.

여기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김정은은 자기 할아버지인 김일성의 생일날을 전후하여 그동안 김씨일가 초상화 2,000만개 교체, 영생탑 5천여개 건립, 평양민속공원과 만수대물놀이장 건설 등 각종 선전용 토목공사 등을 대대적으로 벌였으며,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 군 열병식 개최, 청년학생들 및 여맹 등 각종 단체의 경축무도회, 축포야회, 김일성화전시축전 및 태양요리축전 등” 전국적 범위에서 크고 작은경축행사를 매년 벌여 매년 1억달러를 쏟아 붓고 있다.

특히 김일성의 104돌 생일인 올해에는 군 총정치국장 황병서를 비롯한 인민무력부장 박영식, 군 총참모장 리명수 등 군 최고위 간부들이참석한 가운데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김일성, 김정일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동시에 김정은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예식을 함으로써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김씨일가의 3대 세습체제를 공고하게 하고 있다.

이렇듯 북한당국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들 스스로 “인민대중중심의 우리식사회주의”라고 선전하면서도 인민들의 굶주림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매년 죽은 김일성의 생일잔치에혈안이 되어 막대한 자금을 낭비하고 있으니,김정은정권이야말로 북한 전체인민을 노예로전락시키고, 김씨일가를 절대화하는 수령절대주의 폭압체제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있다.

결국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말처럼 김씨일가는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리거나 주린 배를 움켜쥐고 고통스러워하는 인민들을 애써 외면하면서 ‘죽은 자’의 생일잔치에엄청난 자금을 쏟아 붓고 있으니, 이런 김정은정권의 반인민적 폭압적 김일성행사놀음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분노한 민심은 날이 갈수록 거세져 결국은 정권의 궤멸을 가져오게 될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