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식품공사, 규정위반 16명 징계
설계전 사전 조사 미흡으로 공사비 추가지출
손해배상 등 3억3100만원 환수조치

 
<= 가락시장 1단계(관리서비스동과 소매동) 조감도.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제공

[이데일리 김정민 경계영 기자] 7000억원 가까운 세금이 투입되는 서울 가락농축산시장의 시설 현대화사업이 설계부터 시공까지 곳곳이 부실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 추진부서인 현대화사업본부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한 결과 설계전 사전조사 미흡, 하도급업체 관리소홀, 설비관리 규정 위반 등을 적발, 관련직원 16명을 징계조치하고 3억3100만원을 환수조치했다고 밝혔다.

가락시장 시설 현대화사업은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과정부터 삐걱댔다. 사업본부는 250억원 규모의 전체 사업 설계권을 공모하면서 심사방식 공개의무를 위반했다. 또 심사 또한 점수계산방식이 아닌 심사위원 투표로 진행하고, 1등 당선작 외 2등(우수작), 3등(가작)까지 낙찰자로 선정하는 등 지방계약법을 위반했다.

설계 과정도 부실했다. 1단계 시공 중 설계에 반영되지 않은 하수암거가 발견돼 공사비 2억7000만원이 추가로 투입됐다. 설계과정에서 공사부지 지하에 대한 조사가 부실하게 진행된 때문이다.

또 한국농촌연구원에 위탁한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2·3단계 마스터플랜 용역을 마무리하고, 주유소동 신축에 대한 건축인허가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설계용역을 추진하는 등 무리한 사업진행으로 용역비를 낭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농수산식품공사 현대화사업본부 관계자는 “당초 마스터플랜은 기본 계획일 뿐, 관련 법령이 바뀌거나 사업비가 늘면서 중간 계획은 바뀔 수 있다”고 해명했다.

시공 과정에서는 직접구매 대상인 하수관거 장비(조립식 PC암거)를 하도급사에서 구매해 예산을 낭비하고 장비 설치비를 이중으로 계상한 사실도 드러났다. 하도급업체 관리도 엉망이었다. 시공·하도급업체에 지급한 선금 99억원 중 미사용금액 13억5500만원을 방치했다가 감사에서 지적을 받고 뒤늦게 되돌려받았다.

감사 결과에 따라 농수산식품공사는 부지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설계·설계감리업체에 손해액 2억7000만원, 하도급업체에 선금 반환액(13억5500만원)에 대한 이자 6100만원 등 총 3억3100만원을 회수토록 했다. 또 관련자 2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16명을 징계 조치했다.

가락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은 정부와 서울시가 총 공사비 6831억원을 투입, 1단계(관리서비스동·소매동), 2단계(청과3동, 수·축산동), 3단계(청과1·2동)로 나눠 공사가 진행중이다. 201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1단계 공사는 지난해 10월 기준 15% 진행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