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언
최근 한·일관계가 최악의 상태이다. 한일 양국은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이웃으로 지리적으로 순망치한(盾亡齒寒) 관계로 역사적으
로 오랫동안 우호관계 유지도 있었지만 불편한 관계로 살아왔다.
양국민은 모두가 몽고반점을 가졌고 용모도 일란성 쌍둥이처럼 비
슷하고 벼농사를 지으며 동질성의 문화권에 살아왔다. 그러나 기
록에 의하면 일본은 삼국시대 27회, 고려시대 273회, 조선시대 56
회나 우리나라를 침범 괴롭혀왔고, 임진왜란, 정유재란의 7년과 일
제 36년간의 식민지배로 우리들에게 뼈아픈 상처를 입혀왔다. 근래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와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정부와
간 나오토 (管直人) 정부에서 한·일관계가 원만했지만 작년에 강
력한 우익성향의 아베정부의 재등장 이후 급속도로 냉각해졌다.
한·일 관계 재조명
일본은 삼한, 삼국시대에 우리의 많은 문화를
전수받았으며, 정유재란이후 10만 여명의 유학자
와 기술자들이 일본으로 가서 일본의 문화와 기술
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그러나 일본은 황국사관
(皇國史觀)에 흡입되어 일본민족의 우월성, 식민
사관, 정한론, 임나일본부설 등의 역사날조로 한
국을 비하하고 태평양전쟁과 조선식민통치의 당
위성 주장을 일관하고 있다. 최근 아베정부의 우
익강경정책과 독도를 포함한 영토문제, 역사왜곡
문제, 아베노믹스에 따른 경제문제 등 한일 간의
새로운 갈등이 점화되고 있다.
전후 지금까지 한일 간 주요쟁점은 다음과 같
다. 첫째, 영토문제로 독도문제와 배타적 경제수
역(EEZ) 문제다. 독도 영유권 주장은 1952년부터
집요하게 계속되어 왔다. 특히 2005년 2월 22일
시네마 현의‘독도의 날 조례제정발의’를 하고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 일본 영토’
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음은 배타적 경제수역
(EEZ)협상문제로 1996년부터 4차례나 열린 EEZ
협상에서 해결을 보지 못하고 2000년부터 일방
적으로 중단하였다. 노무현 정부 때 우리정부와
사전협의도 없이 독도부근 우리측 EEZ에서 해저
수로를 탐사하겠다는 계획서를 국제수로기구에
제출하여 한일 간 갈등이 심각하였다.




둘째는 역사왜곡 문제다. 일본은 1934년부터
역사왜곡이 시작되었고 1949년 4월부터 문부성
검정교과서를 사용하고 있다. 1972년 초등하교 1,
2학년 교과서에 2차 대전을 미화했고, 1976년 8
월 중·고 교과서부터 한국역사를 왜곡하기 시작
했다. 1982년에는 문부성의 검정과정에서 침략이
진출로, 독립운동을 폭동으로 바뀌어 국내외의 강
력한 비판을 받았다. 2005년 판 중학교 교과서에
‘일제시대 조선인의 고통과 희생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없이 창씨개명도 조선인의 자발적 요청에
의해이루어졌고,‘ 조선근대화를도운일본’이란
항목을 만들어 침략과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고 강
제징용도 징병제의 확대 때문으로 보고, 군대위안
부는 아예 삭제하고 있다. 어떤 교과서는 한국사
에 고조선을 빼고 한사군을 한국사로 보고 임나일
본부(任那日本府)설을 주장하고 있다. 2012학년
도 중학교 교과서에도 독도가 일본영토라고 버젓
이 기술되고 독도와 울릉도 사이를 한일국경선으
로 표시한 책도 있다.
셋째, 사할린 한인문제 등 전후처리문제다. 그
동안 3만6천여 명의 사할린 한인의 영구귀국사업
을 실시했으나 잔류인원 지원문제가 남아있다. 그
리고 군대 위안부 보상 문제도 1995년 7월 기금
위원회가 발족되어 일부 피해보상을 하였으나 아
직 미흡한 실정이다. 또한 재일 한국인 법적 지위
보장 문제인 지방 참정권 부여가 아직까지도 해결
되지 않고 있다.


아베정부 재등장 이후 한·일 관계
일본은 작년 12월 2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58) 자민당총재가 극우 강성 새 내각을 이끌고 제
96대 일본총리로 다시 출범하였다. 자민당은
1955년부터 54년간 정권을 유지하다가 2009년 8
월 30일 중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에 참패하여 정
권을 내 주었다가, 작년 12월 16일 일본중의원 선
거에서 자민당이 압승하여 3년 3개월 만에 다시
정권을 탈환했다.
아베총리는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정치인이다.
그는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의 외손자이
며,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 전 외상의 아들로,
39세에 정계에 입문하여 초고속 성공한 극우정치
가로 2006년 9월 52세의 최연소 나이로 제90대
총리가 되었다. 집권 후 참의원선거 참패, 미 하원
의 일본군위안부 비난결의안 채택, 각료들의 추문
등으로 임기 5년 중 1년 만에 사퇴했다. 작년 총재
선거 에서 다시 총재로 선출되어 60여 년 전 요시
다 시게루(吉田茂)에 이어 전후 두 번째 총리직을
수행하게 되었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미일 안보조약을 관
철시킨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와 초대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메이지 유신
의 주도세력을 길러낸 혁명사상가 요시다 쇼인(吉
田松陰)이다. 그는 외조부로부터 애국심을, 요시
다로부터 실천적 혁명사상가로 싸우는 정치가 상
을 배웠다. 그는 일본 네오콘(Neocons)의 선두주
자로 일본정치의 우경화를 이끌어 왔으며 지난 총
재선거에서도‘일본의 재기’를 목표로 헌법 개정
과 집단자위권 추진, 애국심 교육 강화, 일본군 위
안부 문제, 고노담화 폐기, 야스쿠니 신사참배 강
행, 소형 원자탄 보유허용, 한일, 한중관계 강력입
장 등을 주장했다. 총재 당선 기자회견에서도‘지
금 일본은 영토와 영해가 위협받고 있다. 강한 일
본을 만들기 위해 정권을 되찾는데 집중하겠다.’
고 밝힌바 있다.
아베총리는 2006년‘아름다운 나라로’와 2012
년에는‘새로운 나라로’의 슬로건으로 총리가 되
었다. 아베정부의 정책은 선거공약과 강성망언 내
각구성으로 보아 대내적으로 20년간 수렁에 빠진
경제재건을 통한 강한 일본건설과 대외적으로 미
국, 동남아 국가와 관계 공조로 중국을 견제하고
한국에는 고자세를 취하고 있다. 현재 아베 내각
은 역사적 아베노믹스의 세 개 화살이라는 금융정
책, 재정정책, 성장정책에 힘입어 경제회복의 기
대감속에 70%가 넘는 지지율에 패배주의에서
벗어나 강한일본을 되찾겠다는 구호를 내걸고
‘자랑스러운 일본’을 각인시키는데 혈안이 되
고 있다.
최근 아베정부 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세
계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첫째, 아베노믹스의
여파다. 이는 국내경제회복을 위한 긴급경제대책
으로 환율조작을 통한 금융완화 정책이다. 엔화를
무제한 찍어내어 엔화가치를 하락시켜 주가를 상
승시키고, 경기를 부양시키고 있다. 거기에 물가
상승률 목표를 종전 1%에서 2%로 올리고, 대규모
공공사업을 벌리면서 신규국채 발행을 증가시키
고 있다. 특히 지난 2월25일에는 일본 중앙은행
총재에 적극적 엔저(円低) 금융 완화론자인 하루
히코(黑田東彦) 아시아개발은행장총재를임명했다.
일본의 엔저(低) 정책에 세계경제 질서가 요동
치고 있다. 작년 9월 달러당 77.91엔이었던 환율
이 6개월 사이 90엔대로 20%나 절하됐다. 최근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100엔 선을 돌파했고
110엔선 붕괴도 시간문제다. 일본은 현재 101조
엔 규모의 국채매입과 대출 프로그램을 물가상승
2%까지 공격적으로 운용할 것으로 보이며, 여기
에 자산매입기금 10조 엔을 확대하는 추가 완화
정책 등으로 각국 정부와 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
리가 높다. 미국자동차정책위원회(AAPC)의 매트
블란트 회장은‘이웃나라 거지 만들기’정책을 노
골화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블룸버그 통신도 신흥
국가들이‘고래싸움에 새우 등터진 격’이라고 꼬
집으며 엔저로 한국, 태국, 브리질 등 신흥국가와
유럽도 환율이 치솟아 초긴장상태라고 경고하고
있다. 수출을 주도하는 우리나라는 2011년 10월
100엔에 1,508원이 최근 1,189원까지 급락하여
지난 1년간 원화가 40% 절상되어 타격이 크다.
엔저 현상으로 일본관광객도 35%이상 급감하고 해
외시장에서 차량 기계업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둘째. 대외적 외교 갈등이다. 강한 일본 건설 일
환으로 야스쿠니 신사참배강행, 평화헌법개정을
통한 국방군 보유, 집단적 자위권 확보 등을 추진
하며, 대외적으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하여 미일
동맹을 공고히 하고 아세안 국가와 유대를 강화하
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급격한 우경화정책
이 미국과 주변국에 불편한 관계를 유발시키고 한
중일 고위급 대화도 취소되는 등 주변국과 불편한
관계조짐을 보이고 있다.
(1) 야스쿠니신사의 집단참배 문제다. 야스쿠니
신사는 1869년 전몰자들을‘호국의 산’으로 제사
지내기 위해 건립한 신사로 1978년 도조 히데키
(東條英機)를 비롯한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
이 합사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물이다. 1985년
부터 2001년까지 16년간 야스쿠니 참배 각료가
없었으나, 지난 4월20일 춘계 대제 때에는 주변
국들에 보라는 듯이 아베총리는 공물을 보내고 3
명의 각료와 역대최대 168명의 국회의원이 집단
참배하였다. 이는 주변국 한중(韓中)에 대한 사실
상 외교전면전 돌입을 예고한 것이다.
(2) 왜곡된 역사관이다. 아베총리는 지난 4월23
일 국회에서‘아배내각은 무라야마 담화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건 아니며 전후 70년을 맞이하는
단계(2015년)에서 아시아를 향한 새로운 담화를
내고자 한다.’고 밝히면서, 아베총리는‘침략의 정
의는 없다 ’며 1995년 무라야마 담화를 공식 부인
하고 나섰다. 침략전쟁의 부인은 일본이 전범(戰
犯)국가의 누명을 벗고 자연스럽게 군대를 보유하
고 전쟁 가능한 국가로 이어진다는 계산이다. 이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연합국 공동선언부터 평
화조약 까지 일련의 과정과 도쿄전범 재판을 부인
하는 행위이며, 카이로 선언, 샌프란시스코 평화
조약 등 국제선언과 유엔결의 등 국제질서를 통째
로 부정하고, 주변국의 상처를 헤아리지 않는 위
험천만한 독주이며 침략을 부정하고 전쟁 할 수
있는 일본을 만들겠다는 발언이다. 이는 왜곡된
역사인식을 토대로 평화헌법 개정과 재무장을 실
현하여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국가로 가겠다는
속셈을 들어내고 있다.
(3) 헌법 개정에 올인 이다. 헌법 개정은 아베수
상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패전 후 전쟁포기와 군
대보유포기를 명시한 평화조약을 고쳐 전쟁을 할
수 있는 일본을 만들려하는 것이다. 일본은 1889
년 2월11일 공표된 구헌법인‘대일본제국헌법’이
폐지되고 1946년11월3일 공포된 현행헌법인‘평
화헌법’이 지금까지 존속되고 있다. 2003년 관방
장관시절 헌법개정의지를 밝혔고 자민당 간사장
때와 1차 총리 때도 꾸준히 시도해왔다. 헌법 개
정은 중·참의원 총원 3분의 2이상 찬성으로 발
의해서 국민투표 과반수 찬성으로 규정되어있다.
따라서 이번 7월에 참의원 선거에서 다수당이 되
면 8.15에 상당수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이어 헌법 개정의 수순을 밟을 것이다. 지난 5월5
일 최고인기 프로 야구팀 요미우리 자이언츠 도쿄
홈에서 국민영예선수 시상식을 하고 시구식에 등
번호 96번을 달고 심판을 보면서 96대 수상에 헌
법 96조 개정을 조장하고, 5월12일에는 미야기
(宮城) 공군기지에서 제 2차세계대전시 세균전부
대 마루타부대인 731부대를 연상케 하는 비행기
를 타고 쇼를 벌리기도 했다.
헌법 개정에는 평화를 중시하는 반대세력의 저
항도 있겠지만 북한의 핵위협과 중국의 급성장 등
에 동조세력이 증가추세에 있다. 그동안 일본의
장기 경제침체로 패배감이나 정체감의 반작용으
로 강한 일본을 바라고 있고, 종전에 사회당이나
양심세력, 평화세력들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일
본은 이미 평화헌법의 골격인 비핵 3원칙, 무기금
지 3원칙, 우주의 평화이용원칙도 무너졌으며, 아
베 1차 총리 때 방위청도 방위성(防衛省)으로 승
격시켰다. 마지막 남은 족쇄인 평화헌법 9조 개정
으로 독립국가로서 자긍심은 가질지 모르지만 주
변국들에는 새로운 위협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한·일 관계 미래 전망
아베총리는‘강한 일본건설’의 꿈을 펼치기 위
해 온갖 모험을 하고 있다. 그는 일본의‘군사 매
니어로’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해병대
창설 등을 주장하는 극우파인 전 방위상 이시바
시게루(石破茂)를 간사장으로 지명하고, ‘히틀러
를 연상케 하고 파시즘이 아닌 하시즘(요미우리
산문그룹 회장 및 주필)’으로 불릴 정도로 일본
교육의 혁신을 주창하며, 최근‘독도 공동 관리
론’을 내걸고 있는 신세대 우익 아이콘으로 부상
한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43) 일본 유신회 회장
과 연대를 하고 있다. 거기에다 울릉도 방문소동
을 벌린 신도 요시다카(新藤義孝)등 극우파의원 2
명을 각료로 임명하고, 일제강점기의 창씨개명은
조선인의 희망에 따라 이뤄졌다는 망언을 한 아소
다로(麻生太郞)의원을 부총리 겸 재무금융상에,
일본군 강제동원 위안부의 존재를 부정하는 극우
성향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전 관방장관이
문부과학상에 내정되었다. 그리고 선거공약에 종
군위안부 동원 강제성 반증, 독도관련 전담기구설
치, 시마네(島根)현이 조례로 정한 2월 22일 다케
시마(竹島, 독도)의 날을 정부행사로 격상과 작년
8월 이명박 대통령 독도 방문 후 한일관계가 악화
되어 일본국민들의 반한감정도 심각하며, 현재 한
일 의원외교도 유명무실하다.
따라서 한일관계는 당분간 파고가 예상된다. 그
러나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중의원 의장이 아
베총재의 평화헌법 개헌론과 일본유신회의 핵무
장론에 우려를 표시하며 주변국과 대립을 피하고
헌법 9조를 바탕으로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도
모해야한다고 경고하고, 친미 지식인 오카자와 히
사히코(剛崎久彦)도 4월10일 산케이신문에서‘제
2의 닉슨쇼크’가 오는가라는 기고문에서 미·중
접근을 경계하고 나섰다. 특히 최근 일본의 침략
역사 왜곡과 한중일 영토분쟁에 대해 원론적 입장
을 보인 미국이 일본에 노골적으로 자제를 요청하
고, 미국 주요언론들도 일본의 우경화와 군국주의
부활을 비판하고 있자 일본 정부도 최근 강도를
낮추고 있어 당분간은 급격한 한일관계악화는 없
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 한·일 관계 발전방안
아베정부의 외교정책은 원교근공(遠交近攻)으
로‘아시아의 리더는 중국이 아니고 일본이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미일동맹의 강화와 호
주, 인도와 연대를 강조하고 한중과의 관계는 강
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지금까지 자국
에 위기가 오거나 우리나라에 정쟁이 휩싸여 불안
하면 여러 문제를 야기 시켰다. 따라서 독도, 센카
쿠 열도 분쟁과 북한의 핵 미시일, 남북한의 긴장
을 유발시키고 있다. 그리고 최근 일본 우경화 배
경에는 47개 광역자치단체와 330개의 기초지차
체에 지부를 둔‘일본회’가 자리 잡고 있다. 현재
회원수가 3만여 명에 각료 19명, 국회의원 252여
명, 지방의원수가 2천여 명이다. 일본회 국회간담
회 최고고문이 아베총리이다. 일본회의는 1997년
5월 헌법개정과 핵무장을 주장하는‘일본을 지키
는 국민회의와 신도(神道)계 종교단체 모임’인
‘일본을 지키는 모임’과 합친 우익단체다. 이는
정계, 재계, 문화계 등 사회 전반의 우익인사를 하
나라로 묶어 이념적 논리를 제공하는 일본 극우
대본영(大本營, 다이혼 에이)라 불린다. 일왕의 직
속기구에 전시 최고통수기관 으로 청일전쟁, 러일
전쟁, 2차 세계대전을 지휘했으며, 앞으로 궁극적
인 목적은 개헌을 통해 천황제를 부활시키고 자위
대를 근대화시켜 동아시아의 패권을 잡는다는 것
이다. 아베총리는 2차 대전 패전으로 전범국가에
서 연합국의 통치를 받다가 독립국으로 재출발한
4월28일을‘주권회복의 날’로 정하고 일왕부부와
국회의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를
하면서‘점령군이 만든 헌법이나 교육기본법의
바탕위에서 배양된 정신을 바로잡아 진정한 독립
을 되찾아야한다’며 미래를 향해 희망과 결의를
다지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고 언급하고‘천황폐
하 만세’3창을 하기도 했다.
역사인식과 영토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없다. 매 사안마다 단기적 대응방안과 미래를 고
려하여 장기적인 방안과 혼용해야한다. 특히 독도
는 영해, 대륙붕, 경제수역을 모두 가질 수 있는
섬이든, 영해만 갖는 암석이든 우리의 영토로서
영유권 확보를 위한 현명한 대일 정책이 필요하
다. 독도와 과거사문제는 단호하게 대처하고 외교
와 교류는 정상적으로 운용하는 2개 노선(Two
Track) 정책기조를 유지해야한다. 그리고 일본의
급속한 우경화에 대비하여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미국을 위시한 중국, 유엔, 지역안보기구, 비
정부단체들과도 협력체제를 강화하고 재일 한국
인의 신변안전문제 등 보다 적극적인 대응책을 추
진해야한다.
결언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다. 한반도 1.7배 크기
에 우리민족도 100만 명 이상이 살고 있다. 수년
전 박태혁이란 가명으로 발간된‘추한 한국인’에
서 알 수 있듯이 대다수 일본인들은 왜곡된 역사
인식과 오만한 편견으로 우리를 비하하고 있고,
국수주의에 빠진 정치가들은 독도문제, 역사왜곡
등 망언을 쏟아내고 있다.
가끔 언론에‘경제대국 일본이 저물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경제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가졌고 나름대로 독특한 개성을 가진 나라다. 그
리고 외부적으로는 평화외교를 주장하면서 내부
로 군비증강을 도모하는 화전양면(和戰兩面) 전
략을 구사하며, 북한 핵미사일을 구실로 메스컴
을 충동질하여 방위비를 대폭 증액하며 군사대
국을 꿈꾸고 있다.
일본은 가까운 이웃으로 21세기 살아가면서 외
면할 수 없는 동반자다. 한일 양국은 힘겨루기 식
감정싸움보다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고 아픈 과거
사를 더 이상 들추지 말아야한다.
우리도 가능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최소한의 관
계를 유지하야 하며 필요시 고자세로 대응해야 하
며, 아베노믹스와 우경화 정책에 대한 파장을 철
저히 분석하여 대책을 세워 슬기롭게 대응해야
한다. 일본도 비뚤어진 역사관을 하루속히 바로잡
고 상호 존경과 신뢰를 바탕으로 진정한 21세기
동반자가 되도록 노력 해야한다. 독도를‘새로운
분쟁지역화’하여 국내정치용으로 활용하려는 전
략을 버리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이성을 되찾
아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도 국제사회에서 고
립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아베 정부의 등장은 한일관계에 새로운 도전이
자 기회가 될 수 있다. 일본과 한중관계가 불편하
면 미국도 부담이 될 것이다. 아베는 개인적 배경
으로 보아 한국과 중국에 강경론자이지만 민주주
의와 인권 등 가치관을 중시하고 동북아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기위
해서는 한중일의 우호협력이 필수적임을 알고 있
을 것이다. 일본은 1,2차 세계대전으로 앙숙이었
던 독일과 프랑스가 1963년 맺은 엘리제 조약을
거울삼아 주변국에 대해 역지사지(易地思之)정책
과 속죄와 화해의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한일 간의 불행했던 과거를 되풀이해
서는 안 된다. 아배총리의 현명한 사고와 판단으
로 새로운 미래지향적인‘아름다운 한일 관계’로
성숙되길 기대한다. 지금부터 550여 년 전 신숙
주가 운명하면서 세종대왕 앞에서‘달라져가는
일본의 모습이 만만치 않습니다. 일본과 화평관계
를 깨뜨리지 마십시오.’란 유언을 되새겨 볼 필요
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