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식량난 해결의 관건은 개혁 개방과 남북관계 개선』
기자 : 관리자 날짜 : 2015-10-31 (토) 01:07


강석승 박사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본지 편집위원장
seokseung333@hanmail.net

지난 10월 10일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성대하게 개최된 조선로동당 창당 70돌 기념열병식장에서 김정은은 육성연설을 통해 ‘인민’이란 단어를 무려 97번이나 강조했다. 그만큼 다른 어떤 사안보다 ‘인민’이란 존재가 김정은에게는 고맙고도 절실한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김정은이 그토록 강조하고 있는 북한 인민들의모습은 호의호식(好衣好食)을 하는 몇몇 특권층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먹지 못하여 초췌하기만 하여, 김정은의 이런 강조가 허공에 흩뿌려지는 메아리와 같이 공허하게 받아들여진다. 그만큼 북한의 경제사정, 특히 식량난은 어제오늘의 새삼스러운 일이 아닐 정도로 만성화되고 고질화되어 있어 근본적인 대책을마련하지 않는다면 지난 ’90년대 중반과 같은 ‘제2의 고난의 행군시기’가 다시 찾아올 것이 분명하다.

이런 김정은의 연설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러 가지해석이 가능하나, 필자는 “인민에서 시작하여 인민으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자신이 누누이 강조하였던“이제 더 이상 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는약속이 현재까지 거의 지켜지지 않은 점을 나름대로 반성하는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번 당 창건일 기념행사 등에 많은인력을 동원하는 각종 대형공사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상응하는 식량이나부식, 생필품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한 자신의 무능력을 뒤늦게나마 깨닫고, 주민들을달랠 필요를 느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해석은 어디까지나 필자 자신의 주관적 해석이나 추정일 뿐, 보다 직설적으로 표현한다면, ‘자애로운 어버이’임을자처하는 김정은이 자신을 “인민을 사랑하는, 애민 지도자”로 이미지를 새롭게 부각시키려 한 것에 다름 아닌 것으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북한이 직면하고 있는 만성적인 식량난은 김일성, 김정일시대부터 심각하게 제기된 것이기 때문에 하루 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것도, 그 대안이나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지금 김정은체제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쉽게 답이 나올 수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북한의 식량난은 지난 60년대부터 심각하게 대두된 북한정권의 가장 큰 문제였다. 그렇기에 김일성은 지난 1962년 최고인민회의의 연설에서 “인민들이 자신을 따르고 충성을 맹세하면, 1964년부터는 이밥에 고깃국을 배불리 먹고 고래등 같은 기와집에서 살며 비단옷을 입을수 있다”고 공언하였다. 그의 아들인 김정일 역시 살아 생전 “인민들에게 칼국수라도배불리 먹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을 한바가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런 약속을 헌신짝 내팽개치듯 저버리고, 자신의 부귀영화만을 누리다가 불귀(不歸)의 객이 되었고, 현재의김정은 역시 “말 따로, 행동 따로”와 같은 표리부동한 행태를 나타내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김정은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인민들을 배불리 먹일수 있는, 그런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예단하고 싶다.

왜냐하면 북한당국이 김가정권의 우상화및 신격화를 위해 인민들에게 응당 돌아가야 할 귀중한 재화를 전국 각지에 동상을 세우거나 초호화특각이나 초대소를 건설하는데 전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정은은 김가정권의 선대(先代)인김일성과 김정일이 해 왔듯이 자신을 떠받드는, 한 줌도 채 되지 않는 당-정-군의 최측근들에게 절대적 충성을 다짐받기 위해매년 6~7억달러를 탕진하여 고가의 자동차나 시계, 요트, 양주 등을 선물하거나 이들과함께 초호화파티를 여는 비용으로 충당하고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인민들은 하루 세 끼 일용할양식조차도 배급받지 못해 초근목피로 연명하는 비참한 형편에 빠지게 된 것이다. 말하자면 김가정권이 자행한 이런 파렴치한 행각은 “지나가는 소도 웃을 법한”, 저 멀리 고대 로마의 네로황제나 중국의 진시황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가관이 아닐 수 없는 것에다름 아니다.

이들 정권은 “있지도 않는 미국 등 외부의적으로부터 체제를 보위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인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비용”을 전용하여 핵과 중장거리 미사일개발에 거의 미친 듯이 집착해 왔는 바, 그규모는 대략적으로 미화로 환산하면 물경83억달러에 이른다.

이 정도의 돈이면 국제사회에서 식용으로쓸 수 있는 옥수수를 자그만치 5,500만톤이나 구입할 수 있으며, 이것으로 북한의 전체인민은 174개월, 즉 14.5년을 먹을 수 있다.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2012년 김일성의 100돌 생일행사를 위해 북한당국은12억달러를 쏟아 부었으며, 지난 10월의 당창건 행사비용으로도 14~20억 달러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는 바, 이 돈이면 북한인민 전체가 30개월을 먹을 수 있는 옥수수 950만톤을 역시 구입할 수 있다.

이밖에도 김정은은 대동강 서쪽의 만수대언덕에 높이 23m짜리 김일성-김정일 부자동상을 건설하는데 1,000만 달러를, 평양의8층짜리 인민극장, 20~45층짜리 고층아파트, 돌고래쇼장, 놀이기구, 수족관, 수용장건설 등에도 어마어마한 자금을 쏟아 붓고있다.

그런가 하면, 현재 북한이 직면하고 있는심각한 식량난의 원인 가운데는 주체농법과같은 농업적 측면도 있다. 이곳에서의 ‘주체농법’이란 지난 70년대부터 김일성의 직접적인 지시에 의해 채택된 것으로 단위면적당 수확량을 높임으로써 농업생산에서 증산을 이루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 주체농법은 “적지적작, 적기적작” 등 원칙을 강요하는 가운데 강냉이와벼 중심의 단작영농형태로 점차 고착됨으로써 지형이나 풍토에 맞는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아니라 당과 내각의 결정과 명령에따라 일률적으로 강제되다보니 급격한 농업생산력 저하를 가져왔고 토지 또한 화학비료에 의한 밀식재배의 영향으로 산성화되어 식량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특히 극심한 에너지난으로 인해 제 때에비료를 공급해 주지 못하고, 양수기나 경운기 등을 활용하지 못하다 보니 조금만 가물어도 농작물이 피해를 입고, 모든 작물을 원시적으로 인민들이 소를 이용해 밭을 갈거나 영농을 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농민들의 생산의욕이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협동농장에 배속된 농민들의 경우 피땀흘려 농사를 지어 보았자 군대에 빼앗기고,그 나머지를 일률적으로 배급받으니, 그저설렁설렁 적당히 요령을 부리면서 일을 하는, 그런 풍토가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나 정말 심각하기 이를 데 없는 북한의 식량난문제도 북한당국이 ‘마음 먹기’에따라서는 빠른 시일내에 그 극복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처럼 국제사회의 ‘외톨이’를자처하는 듯한 폐쇄적이고 전근대적인 정책을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책임있는 일원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즉 김가정권의 우상화나 신격화, 그리고 체제선전을 위한 치적물 건립, 그리고 특권층만을 위한 호의호식 보다는 인민들을 위한 “살아있는 정책”을 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전세계적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핵실험이나 중장거리 미사일발사와 같은 ‘막가파 식’의 행태를 버리고,인민의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한 데 정책의 최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선진 영농기술이나 자재, 종자, 자본 등을 도입할 수 있는 개혁개방정책을 하루라도 빨리 채택하여야 할 것이다.

바로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김정은은 말로만 “인민을 위한다”는 애민(愛民)을 강조할것이 아니라 무엇이 진정으로 인민들의 실생활을 보다 더 개선시키고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인지를 스스로 뒤돌아보고 반성하는가운데 바람직한 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이미 경제선진국으로 진입한한국과의 남북농업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진정성있는 정책의지를표명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북한과 달리 너무 많이 생산되어 버려지는 음식쓰레기 처리문제, 비만걱정 등을 유무상통의 원칙에 따라 “누이좋고 매부 좋은 상생관계”로 충분히 만들어 갈수 있을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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