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에 이순신과  그리고 박정희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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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의 명운이 바람 앞에 촛불보다도 다급하고 위태로울 지경인데도 질투와 당쟁에 눈 어두운 무리에 혼미하고 무능하기만 한 임금을 향해 결사의 해전에 던져진 이순신이 올린 상소문의 이 한 구절은 의미심장하다.  『아직 열두 척의 배가 남아 있고, 순신이 살아 있습니다.』 역적 원균의 모략으로 삼도수군통제사 직을 해임당하고서 백의종군하다 복직된 직후에 이순신은 명랑 해전에서 겨우 12척의 함정 세력으로 그 열배인 120척의 거대한 왜군 함대룰 완전 격파하여 대승을 거두었던 것이다.
 나는 이 일화를 접할 때, 근자의 국가안보정세를 참으로 가슴 아프게 생각하면서, 이 난세에 나라를 바로잡을 이순신과 이승만 그리고 박정희 같은 걸출한 지도자가 왜 존재하지 못하는지 고민한다. 이순신의 이 상소문 글귀는  어떤 문학보다 비장하고 아름답다. 이와 연관하여 러.일 전쟁의 해전에서 거대한 러시아의 발틱 함대를 쳐부수고 승전을 이끈 「도고 헤이하찌로(東鄕平八郞)」라는 일본의 해군장수가 얼마나 이순신을 존경했는가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된다.
 연합함대를 이끌고 그가 승전을 했을 때 그를 치하하며『장군은 영국의 넬슨 제독이나 조선의 이순신 장군과 같은 해전의 영웅이다.』라고 말한 사람이 있었다.
 그러자 그 말을 들은 도고 제독은 이런 내용의 대답을 한다.『나를 넬슨 제독과 견주는 말은 혹여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조선의 이순신 장군과는 견줄 수 없다. 이순신 장군은 가히 군신이라 할 수 있는 사람인데 거기에 어떻게 이 사람을 견주겠는가?』
실제로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한다. 러시아의 발틱 함대를 맞아 물리치는 일은 일본 해군으로서는 일본국의 멸망과 직결되는 일이었다. 해군력으로 비교할 때 열 배도 넘는 배와 군사력을 러시아는 지니고 있었고 그 해군이 어마어마한 전열을 갖추어 여순 앞바다를 향해 오고 있었다. “그 러시아 함대를 살려서 블라디보스톡으로 보내면 일본과의 전투는 끝장이다.”
 그렇게 되면 일본의 패전은 기정 자실이다. 단 한 척의 군함도 살아서 일본 앞 바다를 지나가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전 일본열도가 생사의 결전을 기다리며, 러시아 함대가 지나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드디어 해전이 시작되는 순간이 온다. 그럴 때 한 일본 함대 사관이 출전을 앞두고 무릎 꿇고 간절한 기도를 했다.
그리고 나서 말한다. “나는 승리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조선의 군신(軍神) 이순신 장군에게 빌었노라”
결의에 차서 자신의 무운을 지켜달라고 빈 대상이 이순신 장군이었음을 말하고 출전한 것이다. 그런데 그 해전에서 기적처럼 일본은 이겼다. 대한해협에 일본 함대를 분산 배치하고 멀리 독도에다 설치한 망대에서 러시아 함대의 접근을 시종일관 관측 연락하면서 기습적인 해상결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이순신 장군에게 빈 그 사관은 조선의 충무공 이순신이 돌봐 주시어서 승전할 수 있었다고 믿었을지도 모른다. 이순신이 얼마나 위대했으면 그 분 때문에 혼 줄이 난 일본의 후예들이 이런 생각을 지니게 되었겠는가. 이순신 장군은 우리민족을 지키기 위해 하늘이 보낸 분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우리 정치 지도자들이 이순신 장군의 위대함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는지 참으로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