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창 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의학박사)
한국사회병리연구소장
백신경정신과원장

머리말에서
사람은 만금이 있어도 신체건강이 나빠서 세상을 뜬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21세기 문명사회를 살면서 느껴지는 것은 ‘신체건강’보다 훨씬 중요시 되는 게 ‘정신건강’(Mental Healthy)이라 할 수 있다. ‘정신건강’이 나빠지면 올바른 정신생활을 할 수 없을뿐아니라 신체병도 만들어낸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21세기에 알맞은 ‘정신건강’이란 무엇인가?
첫째, 정신(정신구조 Psychic Structure)이 안정되어 마음이 편안하고, 욕망(Id)과 양심(Superego)과 자아(Ego)의 3자가 조화를 이루고 있어야 한다고 정신분석학(Psychoanalysis)은 제시하고 있다.
지나친 과욕 때문에 항상 불만스럽고 쫓기는 삶을 한다면 마음의 안정을 도모할 수 없다. 반대로 지나친 양심이나 사명감과 윤리관이 강하게 작용하면 우울증(Depression)이 오는 것이다. 매사에 너무 급히 서둘거나 항상 안절부절 못하며 산다면 결국 삶의 ‘실패’와 ‘낭패’가 따라오게 된다.
정신건강의 정의(Definition)
그러면 ‘건강한 정신’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첫째는 비현실적 공상이나 망상(Delusion)을 버리고, ‘현실적 사고’를 굳건히 할 일이다.
자신의 나이와 처해진 환경에 따라 자신을 객관적으로 정확히 이해해야 하고, 자신의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

‘정신건강’을 위한 두 번째 조건은 자신이 살아온 과거를 잘 정리하고, ‘과거지사’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
어릴 때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느니, 남보다 가난했고, 남보다 못생겼고, 자기는 ‘열등’하다느니, 하는 일마다 안 된다느니 하는 쓸데없는 생각들을 버려야 한다.
필자는 정신분석학을 전공한 의사로서 수십 년간 ‘노이로제’ 환자를 치료해 옴은 물론 부부갈등으로 서울가정법원을 찾는 수많은 가정의 사례들을 분석해 본 결과, 사람이 자기 스스로를 필요이상 낮추고 열등감에 빠지거나 자신의 미래를 절망스럽게 생각하면 결국 노이로제에 걸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늘날을 사는 한국인의 정신건강을 위한 세 번째 과제는 항상 자신의 미래(Future)를 위해 ‘준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태어난 의미(meaning)가 있고, 자신의 ‘태어남’에 대한 감사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도, 태어나고 자라왔으며 현재 삶을 살고 있는 자신을 사랑할 일이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에게만 주어진 타고난 능력과 잠재력(potentiality)을 소중하게 깨닫고, 그것을 계속 갈고 닦아 이 세상에서 자기자신을 꽃피우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결국 이웃이나 남들을 자기자신만큼 사랑하게 된다. 자연히 자신의 능력을 다해 남들을 즐겁게 하고 이롭게 하며 살아가게 된다. 넓게는 ‘조국’과 인류를 위해 헌신적으로 살 수 있게 된다.
이제 말한 바와 같이 인간이 ① 자신의 태어난 의미와 가치를 알고, ② 현실과 미래를 위해 충실히 살며, ③자신을 사랑하는만큼 남과 이웃과 조국을 사랑하는 삶을 한다면 ‘정신건강’이 따르게 된다.
국군 장병을 위한 정신건강 관리
이런 전제를 놓고 볼 때 국군 장병 여러분의 ‘정신건강’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첫째, 국군 장병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귀중하고 값진 일을 하고 있는가
를 깨달을 일이다.
2015년 오늘날 조국과 우리 민족의 상황을 되돌아 볼 때, 세계정세를 모르고 당파싸움만 하던 조선왕조는 1905년 일본에 의해 주권을 상실당했고, 36년간 우리 민족은 일본의 혹독한 식민 지배를 받아왔다.
1945년 일본의 패망으로 조국(대한민국)은 해방되었으나, 전쟁을 일으킨 책임을 져야 할 일본 대신 우리가 38선을 기준으로 ‘남북’으로 분단되는 결과가 되었다. 더욱이나 북한은 서양역사 발전과정에서 잘못 태어났고, 이미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공산주의’(“못 사는 프로레타리아가 잘 사는 계층의 재산을 빼앗아서 다 같이 나눈다”)를 한답시고, 북한 인민(우리 동포)은 독재체제의 감시를 받으며 굶어 죽어가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이런 민족적 비극속에 하늘이 도우사 조국(대한민국)은 세계 10대 경제대국, IT강국, 세계 건설왕국 등으로 도약하고 있다. 조국을 지키고, ‘공산주의’를 한다는 헛된 깃발아래 ‘일가족 세습독재’ 속에 신음하는 북한 동포를 구제해야 할 이 시점에서 ‘국군 장병’ 여러분의 사명이 막중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국군 장병의 ‘정신건강’을 드높이는 두 번째 처방은 대한민국 국군으로서 복무하는 기간을 ‘자기발전’의 훈련기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일선에서 혹독한 추위와 온갖 고통을 무릅쓰고 자신의 자유의사를 접고 오직 명령에 따라 국방 업무에 종사한다는 것은 엄청난 ‘삶의 의무감’을 단련하는 계기가 된다.
자신만 알고 자기 마음대로만 사는 사람은 결국 최후에는 망하는 삶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 때문에 군대생활에서 겪는 시련은 훗날을 위한 약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군대생활에서 정신건강의 세 번째 처방이 되는 것은 이 기간을 통해 전국에서 모인 동료들을 관찰하고 대화(Communication)도 나누며, 조국의 방위라는 공동 목표 아래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자기의 ‘관심세계’(World of Interest)를 넓히는 계기가 된다.
인간이 ‘관심의 세계’가 좁아지면 결국 남과 단절되고, 자신의 마음의 문을 닫게 되고 엄청난 고독감(Isolation)과 자폐증(Autism)에 빠져들기도 한다. 군대생활을 활용하면 대인관계와 사교성이 늘게 되고 행복한 삶으로 연결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