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길성
KAIST 교수


창조국방은 창조력과 과학기술을 융합하여 혁신적인 국방태세를 갖추려는 군사력건설과 운용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창의적인 개념을 발전시키고, 그 개념을 구현하기 위한 군사기술 발전이 융합되어야 한다. 본고에서는 미래의 군사기술 발전에 전망에 관하여 소견을 피력하려고 한다.

전쟁기술 혁명과 인간을 위한 군사과학기술 개발
허남성 박사가 저술한 『전쟁과 문명』에 전쟁 기술혁명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전쟁기술의 제1혁명은 [화약혁명]이었고, 제2의 혁명은 [산업혁명]이었으며, 제3의 혁명은 [핵 혁명]이었다.”1) 실제로 이들 전쟁기술혁명은 전쟁사를 바꾸고 전쟁환경을 변화시켰다. 제1혁명인 화약혁명은 대량파괴와 대량살상의 기초가 되었고, 전술상의 큰 변환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으며, 제2혁명인 산업혁명은 화약혁명의 뒤를 이어 대량살상 대량파괴를 위한 전쟁 물자를 대량생산체계로 변환시켜 전쟁에 대량물자와 대규모의 군사력을 동원시킬 수 있는 국가의 총력전을 가능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제3 핵 혁명은 핵이라는 절대무기가 등장하여 전쟁개념과 전략개념은 물론 전쟁에 대한 인간의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본래 고대 전쟁에서는 전사들이 인간을 생각하는 전쟁을 하였으므로, 인류의 대량살육을 추구하는 싸움보다는 “회피하고 지연시키고, 간접적으로” 적의 싸울 의지와 동기를 좌절시킬 수 있는 전쟁을 추구하였다. 그렇다면, 미래에서도 인간을 생각하는 군사과학기술의 개발은 미래는 정녕 불가능하기만 한 것인가?
전쟁기술은 대량살상 대량파괴의 무기로 발전하고 핵무기라는 절대무기가 등장하여 전쟁이 나면 모두가 파멸이라는 공통된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세계 도처에서 발발하고 있고, 특히 한반도에서는 엄청난 현대 무기체계를 가진 두 집단이 대치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핵무기라는 금기의“절대무기”를 앞세우고 있고 앞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승패의 여부를 떠나 과거의 파괴나 살생의 범주를 넘어 참혹한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인간을 생각하는 군사과학기술의 개발”에대한 의문은 모든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소망이기도 하다. 인간의 희생 없이 전쟁을 마무리 하거나 상대로 하여금 전쟁을 포기하도록 하는 전쟁기술이 모든 인간의 소망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차기의 전쟁기술 혁명은 바로 이러한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미래전력은 생존을 최대 보장하고 파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미래전은 육·해·공 및 우주의 4차원에 근래에 발전된 IT기술에 기반을 둔 IT환경을 가미하여 5차원의 전쟁 양상이 필연적이다. IT환경의 특징은 실시간에 모든 것이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쟁에서 이루어지는 목표를 탐지하고, 추적하여 최종적으로 타격하는 3단계가 IT환경에서는 실시간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기술로서는 타격은 재래식 방법으로 밖에 수단이 없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미래는 빛의 속도로 타격이 가능한 무기의 출현을 요구하고 있고 미국이나 중국 등 군사 대국에서는 레이저 무기와 같은 DEW(Directed Energy Weapon)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차기의 전쟁기술 혁명
이상 언급한 바와 같이 생존성을 최대화 시키면서 대량파괴를 피하는 무기, 그리고 실시간에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무기가 차기세대의 전쟁기술 혁명이 될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차기 전쟁기술 혁명은 바로 “자율운행기술과 고에너지 레이저기술 혁명”이 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자율운행기술”은 민수 기술로 많이 진척되어 있고 자율운행자동차의 출현이 불원간 있을 전망이다. 자율운행기술은 무인화 및 자동화기술의 다른 표현이다. 미래 전력은 무인화 및 자동화된 무기체계로 구성되어야 하고 이렇게 될 경우 생존성을 최대로 보장하는 길이 될 것이다. 인간을 직접 위협에 노출 시키지 않고 싸울 수 있고 인간은 안전한 곳에서 무인화 된 무기를 조정하거나 자동 운행되는 시스템으로 싸운다면 재래의 방식으로 싸우는 상대는 전투 의지를 상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음으로 빛의 속도를 가지는 “고에너지 레이저 무기”는 IT환경에서 실시간 타격능력으로 적의 핵심표적을 제거 가능할 뿐만이 아니라 최소한의 파괴로 최대의 목표달성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레이저 무기는 핵무기를 무력화 시킬 수 있다. 만일 100~300Km의 거리에서 적 미사일을 격추 가능한 레이저 무기가 현실화 된다면 핵을 운반하는 모든 수단(미사일, 항공 등)을 발사 초기나 비행 중에 제압이 가능하게 된다. 운반수단이 본래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핵무기는 더 이상 절대무기가 될 수 없다.
자율운행 기술과 고에너지 레이저 기술이 확립되면 자기세대(5 또는 6세대) 통신기술을 이용하여 미래의 네트워크 중심 전쟁(Network Centric Warfare: NCW) 구도를 완성시킬 수 있다. 미래전은 IT환경에서 수행될 수밖에 없다고 앞에서 언급하였다. 즉, 모든 센서에서 얻어지는 정보를 전달하여 저장, 분석 및 판단하고 결심하며, 결심의 결과에 따라 무인 또는 자동화된 무기로 타격하는 등의 모든 전쟁 수행과정을 미래의 NCW에 담을 수 있다. 물론 이러한 NCW에는 현재 개발되고 있는 IoT기술, Bigdata기술 및 인공지능(AI) 기술의 접목이 필수적이며, 미래의 NCW는 정보수집(센서), 분석 및 판단, 그리고 결심 과정이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체계이다. 사전에 모든 가능한 전투상황을 미리 설정하고 이에 대처하는 프로그램에 의하여 자동으로 실행되게 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사람은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만 관여하면 되는 전쟁 수행 체계이다.
NCW가 잘 구축되면 전쟁이 발발할 경우 전 국민이 동참할 수 있는 체계(C-NCW: Civic-Network Centric Warfare)가 만들어 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C-NCW체계에서는 국민 모두가 직·간접적으로 참여하여 전쟁 수행을 도울 수 있으며 이렇게 될 경우 자연스럽게 총력전의 형태가 되고, 전쟁 초기에 피난민의 쇄도로 국가의 혼란을 사전에 막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C-NCW는 국가 재난 구조시스템 및 안전시스템으로 발전하게 되어 국민의 안전과 생존에 기여하는 중요한 시스템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미래전력 구축을 위한 범부처적 프로젝트 제안
전쟁은 국가의 총력전이다. 그 준비 역시 범부처적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미래 전력구축을 위한 범부처적 프로젝트를 제안하고자 한다. 민군겸용기술개발의 하나로 “무인화 기술과 고에너지 레이저기술 개발”에 대하여 국방부, 미래부 및 산자부의 협동 개발을 제안한다. 무인화기술은 무인화 무기(무인화 전투기, 무인화 탱크, 무인화잠수함 등)뿐만이 아니라 민수용 자율운행차량 개발에 이용되고 고에너지 레이저 기술은 레이저 무기뿐만이 아니라 레이저핵융합에너지 발전기술의 선도자가 될 수 있는 핵심기술이고 차기 Lithography 개발 및 전자부품의 가공분야에도 기여할 혁신적인 기술이다.
3개의 부처가 협동하여 무인화기술과 고에너지레이저기술을 개발하고 그 결과물을 방위산업(산자부) 발전과, 국방전력(국방부) 구축에 이용하고 국가 기술발전의 지렛대(미래부)로 삼기를 바란다. 이러한 범부처적 협업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방부 차원에서 미래전력 청사진(Architecture, 또는 미래NCW)이 우선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의 한국경제는 매우 어려운 시기이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 국방 주요 전력을 외국 무기에만 의존한다는 것은 더욱 경제적 부담을 주게 될 것이나, 국가 연구개발 예산을 이러한 분야에 집중 투자하여 한국적인 새로운 무기체계로 국방자주화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면, 방산수출에도 기여하고, 신 무기체계 생산 및 구매를 통하여 국내 내수 진작에도 도움을 주어 국가 경제 활성화에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