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례의 핵실험과 잇따른 중장거리 미사일발사 등 반평화적인 도발행위로 인해 북한의 국제적 입지는 날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이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대북제재 결의 제2375호 등을 통해 북한으로의 유류공급을 30% 차단하고 북한산 섬유제품수입을 금지하였으며, 미국을 비롯한 거의 대부분의 국가, 심지어 중국에서조차 북한산 석탄이나 광물의 수입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북한은 물론이고 북한과 직접적으로 불법거래를 하거나 북한의 거래를 용이하게 하는 제3국의 개인과 단체에 대해서도 강력한 제재를 하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코트’를 발동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당국이 이제껏 음성적으로 추진해 왔던 각종 대량살상무기와 그 운반수단의 확산과 무기거래는 거의 대부분 중단되었고, 사치품의 수입이나 자금세탁 등도 전면적으로 금지되어 북한이 겪는 외화의 부족현상은 매우 심각하게 되고 있다.여기에 더하여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스페인, 멕시코, 페루, 쿠웨이트 등 정부가 잇따라 자국주재 북한대사를 추방하였으며, 그여파로 북한에 자국대사관을 두고 있는 국가는 24개국에 불과하게 되었다.
그런가 하면 호주정부는 빅토리아주에서열릴 ‘2018 아시아축구연맹 U-19 챔피언십’예선에 참가할 북한대표팀 선수들에게 입국비자를 발급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발표를 하였고, 유럽연합(EU)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개발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역내(域內)에 파견된 북한노동자들의 ‘노동허가 갱신불허’ 등을 포함한 독자적 제재안을 채택하였으며, 폴란드와 러시아에서도 자국에 파견되어있는 북한노동자들에 대한 ‘추가고용’을허용치 않을 것이라 밝혔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북한당국은 각급 관영매체나 주요 인사들의 발언을 통해 자신들이저지른 반평화적 도발행위에 대한 시인이나사과는커녕 적반하장(賊反荷杖)적 행태를 나타내 국제적으로 큰 빈축을 사는 것은 물론이고 대북 제재와 압박의 고삐를 더욱 쥐게 하는역효과만을 파생시키고 있다.
즉 당 기관지인 ‘로동신문’(10.2)에서는 “미국과 상전에게 추종하는 남조선괴뢰 호전광의 군사적 도발책동으로 조선반도에는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엄중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고 그 책임을 전가하는가 하면,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인 김인룡은 유엔 군축위원회에서의 성명(10.16)을 통해 “미국본토 전역이 우리의 사정권안에 들어가 있다”고 단언하면서 “만일미국이 우리의 신성한 영토를 1인치라도 침범하려 든다면 전세계 어디서라도 우리의 가차없는 응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 위협하기도 하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 해 5월 열렸던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차 전원회의 이후1년 5개월만에 열렸던 제2차 전원회의(10.7)에서 김정은은 “핵경제병진노선을 틀어쥐고주체의 사회주의 한길을 따라 힘차게 전진하여 온 것이 천만번 옳은 일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변하면서 “국제사회의 다각적인 대북제재와 압박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인민경제가 장성하게 된 것은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살책동을 물거품으로 만든 자력갱생의 원칙을 견지하였기 때문이었다”고역설하였다.
그러나 이런 강변과 역설은 “지나가는 소도웃을 법”한 억지춘향적 궤변이며, 제정신을가진 지도자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언어도단에 불과하다. 2천 5백만의 무고한 인민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입지 못해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추위에 떨고 있는데,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인민경제가 장성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비현실적인 인식에사로잡힌 망발인가?
같은 ‘배달민족’인 우리나라는 이미 전세계에서 10위권에 드는 선진국가로 발돋움하여그 위상과 기개를 모든 부문에서 크게 떨치고있는데, ‘핵보유국’이라 주장하면서 중국이나 러시아 등에 찾아가 거지처럼 원조나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니,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받아들여야 할지 정말 난감하기만 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깜깜한 밤에도 대낮같이환한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불야성(不夜城)을이루고 전국 방방곡곡의 도로가 마치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포장되어 있으나, 북한의 경우는 평양 등 몇몇 도시에만, 그것도 김일성-김정일동상에만 불이 밝혀져 있을 뿐 암흑천지이며, 도로 역시 거의 대부분 포장이 되지않아 차량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할 만큼 열악한 현실을 외면한 과대망상증(誇大妄想症)의발로라 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지금 북한정권은 열악하기 그지 없는 인민들의 생활은 도외시한 채 김정은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몇몇 특권층만 호의호식하고 있는 불평등사회에서 자력갱생을 통해 과학기술 강국을 이루었다고 하니, 이 얼마나“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처럼 인민들을 기만하는 행위인가?
여기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북한은 이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위원 19명 중 5명(박광호, 박태성, 태종수, 안정수, 리용호)과 후보위원 11명중 4명(최 휘, 박태덕, 김여정, 정경택)을 새로선출하였다.
즉 지난 해 36년만에 개최된 제7차 당대회에서 임명한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당 중앙위 ‘비서’의 현직책명)이 9명이었으나, 이번에 6명을 보선하여 2/3나 교체하였으며, 당 중앙위 전문부서 부장 18명중 7명을 보선(39%)하는 등 ‘대폭 물갈이’를 단행하였다.
이런 인사개편 중 유독 눈에 띠는 것은 김정은의 여동생인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의 직책(※ 2014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2016년 당중앙위원회 위원)을 가지고 있는 김여정(1989년생으로 추정)을 핵심보직인 ‘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임명한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