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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떨어진 ‘성군기’… 국방부, 성범죄 예방대책 원점서 수립해야
기자 : 관리자 날짜 : 2021-06-28 (월) 18:30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 여군 부사관이 성추행 피해를 당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국민적인 공 분을 사고 있다. 어릴 적부터 공군이 되길 꿈꿔왔던 소녀가 어엿한 부사관으로 임관해 군인으로서 자신의 꿈을 펼쳐보기도 전에 한 송이 꽃이 되어 국민들의 마음을 비통하게 하고 있다. 성추행 피해 사실을 신고했는데도 공군검찰의 가해자 조사가 55일만에 이뤄지는 등 초기 부실조사가 드러났고, 피해자 처지에서 그를 변호해야 할 국선변호사(공군 법무관)는 부사관이 숨지기 전까지 면담 조 사를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았다.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는 매뉴얼을 숙지하지 못해 국방부에 보고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국방부 장관 등 군 수뇌부도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힘 없는 한 여군이 동료 남성 부사관에게 성추행 피해 를 당한 후 조직의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한 채 그가 혼자 감당했어야 할 고통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린다. 국방부는 이번 사건을 철저히 파헤쳐 관련자는 엄벌에 처하고, 작동하지 않았던 시스템은 바로잡는다 고 했다. 하지만 ‘원아웃’ 처벌 등 벌칙을 강화했는데도 군내 성범죄는 독버섯처럼 여전히 솟아나고 있어 사건 때마다 밝힌 ‘국방부의 엄벌’ 의지가 공염불이 되기 일쑤였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된다

성군기, 작전기강 못지않게 바로 서야… ‘성범 죄와 전쟁선포’도 무의미 군에서 가장 중시되는 것은 작전 기강이고, 보 고체계 정상 작동이다. 작전 실패는 곧 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보고 체계가 정상 작동하지 않으면 결국 작전도 실패 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 군내 인권 중시 경향을 떠나 무엇 보다 ‘성군기’가 바로서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된다. 지금 성군기를 바로세우는 것은 작전 기강 만큼이나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 고 있다. 군내 성범죄는 국방부가 2015년 ‘성범죄와 전 쟁’을 선포했는데도 그칠줄 모른다. 국방부는 2015년 ‘성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지 난 2014년 모 부대 사단장이 부하 여군을 집무 실에서 껴안는 등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해 국민 적인 공분을 불러오자 이듬해 3월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이 대책의 골자는 성추행·성폭행 가해자는 ‘원아 웃’ 퇴출을 원칙으로 하고 성희롱 가해자는 진급을 금지하는 것이었다. 아울러 성추행, 성폭행 범죄를 저지른 현역 군인에게는 정직(1∼3개월), 계급 강 등, 해임, 파면 등의 중징계를 내려 현역 복무 부적합 심의를 받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영·내외를 아랑곳하지 않고 성범죄는 계속됐다. 지난 2012년 386 건이던 군 성범죄가 종합대책이 발표된 해에는 639 건으로 1.7배 가까이 급증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육 군 장성이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보직 해 임된 사례도 발생했다. 국방부가 2018년 민간인을 책임자로 ‘성범죄 특별대책 TF(태스크포스)’를 한시적으로 운영했 고, 그 TF에서 피해자 신고를 받았는데 절반이 여군 부사관이었고 하사 계급이 가장 많았다. 작년 군내 성범죄는 육군 118 건, 해군  ·  해병대 45 건, 공군 19 건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피해자 신고 또는 군 사법기관의 적발 건수로, 음성적으 로 이뤄지는 사례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성범죄를 저질러도 실형을 선고받은 비 율은 10% 안팎에 불과해 군인들의 양성평등 인 지능력 향상에 저해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실이 국방부로부터 제출 받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가 군인인 ‘군 내부 성폭력사건 처리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 터 올해 4월까지 육·해·공군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은 1천709 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불기소 처분이 난 사건은 732 건 (42.8%)으로 가장 많았다. 기소된 사건은 657 건, 이송되거나 수사 중인 사건은 323 건이었다.

기소된 성범죄 사건 중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사 건은 274 건(41.9%)에 달했지만, 실형 선고는 39 건(6.0%)에 불과했다. 여군을 전우로 대하지 않는 남군…지휘관은 ‘데코레이션’ 인식 군내 성범죄가 끊이질 않는 것은 범죄를 저질 러도 실형을 선고받는 비율이 낮다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여군을 자신과 동등한 인격체 또는 전우로 대하지 않는 남군들의 양성평등 의식 결여가 문제로 지적된다. 아울러 지휘 관은 부하 여군을 ‘조직내 데코레이션’(꽃), ‘회식 자리 데코레이션’으로 인식한다는 것도 고쳐야 할 요인이다. 여군 대부분이 지휘관의 이런 잘못 된 인식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상명하복의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군대 문화, 상관이 부하의 인사고과를 평가하는 시스 템, 부실한 양성평등 교육, 잘못을 덮어주려는 군내 온정주의 등도 요인으로 꼽힌다. 김은경 젊은여군포럼 대표는 최근 한국국방연 구원(KIDA) 주최 정책세미나에서 “여군 부사관 인권침해의 가장 큰 내용은 군대 예절이다. 상급 자가 하급자를 대할 때 반말과 마구 대하는 태도 로써 ‘까라면 까는’ 비틀어진 위계질서를 의미한 다”며 “비틀어진 위계질서는 아래 계급으로 갈수 록 더 열악한 군 복무환경을 만든다”고 비판했다. 계급사회인 군대에서 계급이 낮은 여군을 자 기 마음대로 지시하고 복종하게 할 수 있다는 인 식이 성범죄를 부추긴다는 것이다. 군내 성폭력 예방교육과 제도가 있으나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는 주장도 나온다. 국방부가 작년 12월 작성한 ‘군 조직의 양성 평등 지표 조사 및 분석 연구’ 자료에 따르면 설 문조사에 참여한 여군들은 ‘선진 강군을 위해 가 장 개선해야 할 요소’로 ‘성 평등한 조직문화와 의식수준 향상’을 꼽았다. 응답자 중 여군 장교 56.6%, 여군 부사관 53.9%가 이런 필요성에 동 의했다. 특히 이 연구에 참여한 주요 부대 담당자들은 “여군이 근무하는 격오지 부대의 지휘관 및 부대 원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이 시 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여군이 근무하는 격오지 부대 근무자를 대상으로 양성 평등 교육과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집중적 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문제를 제기한 피해자에게 오히려 책임 을 묻고, 사건을 무마하고자 조직적으로 회유하거 나 가해자를 비호하는 양상과 정황은 이번 공군 여군 부사관 성추행 피해사건에서도 드러났다. 피해자가 발생하면 군 조직 내 급속히 퍼지는 소문과 낙인찍기도 여군의 피해신고를 줄일뿐더 러 남군들의 성범죄를 부추기는 요인이라는 분 석도 나온다. 지난 2019년 국가인권위 원회가 발표한 군내 인권상 황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군의 위계질서에서 낮은 위치에 있으면 피해 사실 을 제기하기 어렵다”는 질 문에는 70%가 넘는 여군이 ‘그렇다’고 답했다.

대책은 없는가?…“미국 국방부 성범죄 전담기 구 참고할 만” 전문가들은 국방부 장관 직속으로 성범죄를 전 담하는 기구를 두자고 제안한다. 이 기구에 신고 가 접수되면 지휘계통과 무관하게 일사불란하게 조사 및 처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은 최근 국회 법제 사법위원회의 긴급 현안 질문에서 미국이 2005 년 국방부 장관 산하로 설치해 운영하는 성범죄 예방 및 대응 전담기구(SAPRO)와 같은 조직 설 치를 제안했다. 미국의 전담기구는 독립적인 성범죄 관련 컨 트롤 타워로, 군 성범죄에 대한 기준 및 세부 전 략을 제시하는 감독기구 성격을 가진다. 성범죄 예방 교육과 피해자 법률 지원, 정신적 피해 지 원 등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성폭력 피해자를 피해 발생시점부터 최 종 판결까지 전담해서 지원한다. 피해 신고가 접 수되면 해당 부대 지휘관에게 알리지 않고 사건 을 처리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에 서욱 국방부 장관은 “저희가 제도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서 (민관군)합동위원회를 만들면 반드시 검토를 같이 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답변 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공군 이 모 중사 성추행 피 해 사망사건을 계기로 민관군 합동위원회를 구성 해 연말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국방부 장관과 민 간위원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군 형사절차 및 국선변호제도 개선 등 4개 분과로 운영된다. 이번 기회에 군내 성범죄를 아예 민간 검찰로 넘기자는 의견도 강하게 제기된다. 독일은 별도의 군검찰 조직이 없고, 군 관련 범 죄에 대한 수사·기소는 일반검사가 담당한다. 군 인의 형사상 범법행위 관련 재판은 민간 형사 법 원에서 맡고, 군내 설치된 군무법원은 경미한 위 법 행위에 대한 징계재판을 담당한다. 프랑스도 전국 지방법원 군사전문부에서 군사 재판을 담당하고 민간검사가 군인 관련 사건을 처리한다. 대만도 평시 군사법원 및 군검찰 운영 을 중단하고, 관련 업무를 전부 민간법원 및 검 찰로 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군인권보호관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국가인권위 내 상임위원 1명이 군인권보호관을 겸직하고, 소위원회로 군인권보 호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의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은 현재 21대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이에 인권위 측은 “군인권보호관이 도입되면 인권전문가의 시각으로 군내 인권침해 예방을 위한 상시 부대 방문이 가능하며 인권침해가 의 심되는 사망사고 발생 시에는 군으로부터 즉시 통보받고 인권위 조사관이 신속하게 개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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