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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식량난’, 그 실상과 해법(解法)
기자 : 관리자 날짜 : 2021-07-23 (금) 21:06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사고로서는 이해할 수 도, 또 납득할 수도 없는 일이 발생할 때 우리는 흔히 “극(極)과 극은 통한다”라는 말을 쓰고 있 다. 이런 사례는 우리들 일상사에서 매우 간헐적 으로 일어나지만. 그 외연(外延)을 크게 확장해 보면, 우리와 국경선을 접하고 있는 동족(同族)인 북한사회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얼마 전 호주의 민간연구기관인 ‘경제평화연구 소’(IEP)가 공개한 ‘세계평화지수 보고서’에 의하 면, 북한은 GDP의 24%를 군사비에 지출하여 조 사대상국 가운데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로 분류 되었다고 한다. 그 뒤를 중동의 레바논(13.5%), 오만(10.8%), 리비아(10.5%)가 따르고 있다. 이런 군사비 지출과 함께 이 연구소에서는 매 년 사회안전 및 안보, 국내외 갈등상황, 군사화 정도 등을 조합하여 ‘평화지수’를 발표하고 있 는데, 올해의 경우 북한은 조사대상 163개국 가 운데 151위로 ‘매우 낮음’ 수준으로 분류되었다 고 하니, “극과 극이 통한 사례‘라 볼 수 있지 않 은가? 아니, 보다 더 정확한 “극과 극”의 사례는, 아 마도 이렇듯 GDP 중 군사비지출이 가장 큰 북한 이 그들 인민에게 일용할 양식마저도 제대로 공 급하지 못할 만큼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데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대표적인 사례 가 바로 최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 발간 한 ‘북한 2020-2021년 식량공급·수요전망’이라 는 보고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보고서에서는 북한의 ‘2020-2021 양곡연 도(2020.11-2021.10)’의 식량생산 추정치를 556만 1,000톤으로 집계하고 있는데, 이는 최 근 5년 평균치(561만 2,000톤)와 비교할 경우 5.1%가 감소한 양이다. 특히 쌀 생산량이 211만 3,000톤(조곡 기준)으로 최근 5년 평균치(235 만 1,400톤)에 비해 10%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 하고 있다. 이런 수치를 근거로 하여 이 보고서 에서는 “수입이나 원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북 한주민들은 오는 8-10월 혹독하게 어려운 시기 (Lean Period)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 진단 하고 있다. 물론 이에 앞서 다른 국내외의 전문기관, 특히 우리의 ‘농촌진흥청’에서도 북한의 2020년 식량 생산량을 440만톤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이는 1 년 전(464만톤)과 비교해 볼 때, 5.2%가 감소한 양으로 옥수수의 경우 151만톤으로 전년(152 만톤)과 비슷하나, 쌀의 경우는 9.8%가 감소한 202만톤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북한의 열악한 식량난을 접할 때마다 필 자는 지금으로부터 근 60년 전인 1962년, 김일 성이 최고인민회의에서 “앞으로 2년 후면, 우리 인민은 누구나 이밥(쌀밥)에 고깃국을 먹고, 비 단옷을 입고, 기와집에서 살게 될 것”이라 호언 장담하던 말이 떠오른다. 강산(江山)이 바뀌어도 무려 6번 정도가 바뀌었을 수많은 세월이 흘러 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네 생활에 있어 필수적 이라 할 수 있는 식량마저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거의 대부분의 인민들이 기아선상에서 허덕이고 있는 이유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살아 생전 김정일은 “우리 인민들에게 칼국수 라도 배불리 먹이겠다”고 했으며, 지금의 통치 권자인 김정은위원장도 대(代)를 이어 집권하면 서 “이제 두 번 다시는 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 매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공언(公言)하였음 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보면 매우 기본적이면서 도 소박하기 이를 데 없는 식량문제마저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 현실인가? 북한이 이렇듯 “에너지난, 외화난”과 함께 ‘3 난(難)’으로 지칭되는 ‘식량난의 늪’에서 아직까 지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1970년대 중반부터 전국적 범위에서 실시하였 던, 김일성이 창시하였다는 ‘주체농법’이라는 북 한식 농정(農政)의 실패, 사회주의 집단영농방식 으로 인한 농업생산력의 침체, 농민들의 의욕상 실, 비료·종자·농약·관개(灌漑)·농기자재 등 전반 적인 농업인프라 기반의 취약 등 여러 가지 요인 이 직간접적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김일성이 ‘자급자족(自給自足)’을 표방 하면서 제시한 주체농법은 “논을 뺀 땅을 개간 하여 화학비료를 뿌리고, 옥수수를 대량으로 심 으라”는 식(式)의 비현실적인 것이었음에도 불 구하고 “당(黨)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는 신념 (?)하에 인민들은 산비탈에 농작물을 심기 위해 “다락밭과 뙈기밭”을 조성하였다. 그러나 예기 치 않은 ‘큰 물’(홍수)이 내리면 이 밭들이 쓸려 내려가고, 지력(地力)이 떨어진 땅에 비료공급조 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농작물의 생산량은 해가 갈수록 떨어지는 악순환의 과정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쌀이나 옥수수, 감자 등 이외에 고 기나 우유·빵·라면 등 “이렇다 할” 대체식량(代替食糧)이 없는 북한당국으로서는 정량(定量)으 로 매년 필요한 650여만 톤 보다 200여만 톤 이 부족한 450여만 톤으로 인민들의 호구지책 (糊口之策)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위해 1987년부터는 1인당 식량배급량을 평균 700g 에서 22%를 감량한 546g으로 줄였으며, 그나 마 1990년대에 들어와 구소련을 비롯한 사회주 의국가들로부터의 원조 및 우호무역이 중단되는 가운데 태풍이나 해일·홍수·가뭄 등 자연재해가 빈발하게 되자 평양과 대도시의 주요 기관·기업 소의 간부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인민들에게 ‘자 력갱생’을 강요하면서 그나마 감량공급을 하던 식량의 배급마저 중단시켰다. 이런 열악한 상황하에서 김정은정권은 2013 년부터 생산물 중 일부는 세금으로 징수하고, 나 머지는 임의로 처분할 수 있게 하는 ‘포전제’라 는 농업개혁을 실시하였지만, 지역이나 농장별 성과의 차이가 크고 대북 경제제재로 농사에 필 요한 농자재의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 아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후과를 나타내게 되었 다. 이런 가운데 북한당국은 ‘경제발전 5개년전 략(2016-2020)’을 표방하는 가운데 식량문제 의 완전한 해결을 농업분야의 최우선목표로 설 정하였으며, 2021년 1월의 제8차 당대회에서는 ‘경제발전 5개년계획(2021-2025)을 새롭게 제 시하면서 재차 식량증산 및 농업의 물질기술적 토대구축을 주요 목표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지 난 6월에는 평양에서 4일간의 일정(6.15-18)으 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3차회의를 개최하여 김 정은위원장이 매우 이례적으로 “지난 해 태풍피 해로 알곡 생산계획을 미달한 것으로 하여 현재 인민들의 식량형편이 긴장해 지고 있다”고 식량 부족을 시인하는 가운데 민생안정과 경제난 타 개를 국가의 핵심과제로 설정하면서 민생관련 ‘특별명령서’를 발령하였다. 이는 아마도 코로 나-19사태로 국경봉쇄가 이어지고, 유엔 등 국 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경제난 가중으로 내부사 정이 결코 녹녹하지 않은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의 거듭된 대북제 재와 ‘코로나-19’, 수해(水害) 등 3중고(重苦)에 직면하고 있는 북한의 식량사정은 당국에서 아 무리 생산량증대를 독려하고 채근해도 현재로서 는 “별다른 희망과 기대”를 가질 수 없는 난국(難局)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 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의 여파로 우방국인 중국으로부터의 곡물·비료·농약의 수입이나 지 원도 여의(如意)치 않기 때문에 “뾰족한 수”를 찾 기가 어렵다.

특히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전문 가패널이나 유엔식량농업기구 등에서 강조하고 있는 수백만 명에 이르는 어린이, 임산부, 노인, 병약자 등 취약계층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기 때 문에 우리로서는 “강 건너의 등불”을 바라보는 것과 같은 방관자(傍觀者)적 입장에만 머무를 수 는 없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은 식량난 심화에 따른 인민들의 불만이 날이 갈수록 팽배해지자, 고육 지책의 하나로 일부 고위간부들에게 “당과 혁명 앞에 지닌 숭고한 책임과 사명을 저버리고 당 결 정과 국가적인 최중대 과업수행을 태공(태업)한 책임”을 물어 처벌을 하고 이와 함께 “우리 어머 니, 그 정을 따르네” 등과 같은 노래를 보급하는, 이른바 ‘음악정치’로 민심(民心)을 달래려는 모습 도 나타내고 있다. 결국 북한이 만성적인 식량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지금처럼 “자력갱생으로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를 정면으로 돌파한다”는 맥락 에서 과감하게 벗어나는 가운데 전세계의 국가 들이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핵과 미사일 등 대량 살상무기의 개발에 정책의 최우선순위를 두는 행태에서 벗어나 “진실로 인민들을 위한 정책”을 펴는 길밖에 없다고 보여진다. 또한 지금처럼 “바닷물이 코로나-19에 오염 되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어업·염전활동까 지 중단시킬 정도”로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 는 등 수동적인 방역조치에만 의존하여 국경봉 쇄를 계속할 것이 아니라 ‘방역준칙의 준수, 백 신의 도입과 접종문제“ 등에도 보다 전향적 능 동적 입장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처지에 있는 인민들의 식 량난을 해소할 수 있는 첩경(捷徑)이라 보여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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