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등반을 하면서 상찬선배한테 이렇게 힘든데 왜 또 오셨나고 물으니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시더군요. 처음에는 그 말을 흘려 들었는데 정말 인간은 망각의 동물인지 갔다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여름엠티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ㅠㅠ 근데 덕분에 등반하면서 내년 여름엠티는 절대 가지 않겠다고 했던 저의 다짐이, 내년에도 지리산으로 갈까?로 바뀌었다는게 함정이에요 ㅋㅋ 아무튼 더 까먹기 전에 엠티 후기를 쓰려구요!
-1일차-
...할 말이 너무 많은데요, 처음에 지리산 2박3일 등반한다고 얘기가 나왔을 때 부터, 저는 저의 인내심과 의지력을 믿었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았고 막상 등반 하면 별거 아닐거라는 자만심을 갖고 있었어요. 그래서 여름엠티 가려고 쇼핑하고 짐을 쌀 때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고 3박 4일동안 캠핑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또 혼자 괜히 설레서 가기 3일전부터 동아리 사람들한테 카톡해서 짐 다 쌌냐고 튜브는 가져갈거냐고 물어보고 그랬어요ㅋㅋ
그렇게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29일 밤 10시에 용산역에 도착했는데 등산객 포스를 뿜어내고 있는 동아리 사람들을 만나니 더 반가워서 설렘지수는 100이 되었어요. 기차에 탔는데 처음에는 해련이랑 떠들다가 잠을 못자면 얼마나 힘들지 알았기 때문에 억지로 잠을 청했는데 다행히도 정말 잠이 들었답니다.
그렇게 역에서 내리고 버스를 타면서 김밥도 먹고 지리산 입구에 도착했는데 아직도 깜깜하더라구요. 그래서 담력테스트하는 기분도 들고 자꾸 설렜어요. 노고단까지 가면서 약간 힘들긴 했지만 그때까진 즐거운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아요... 노고단에서 사진을 찍고 희경이랑 둘이 또 올라가는데 그때 중간에 희경이가 갑자기 넘어졌어요!! 그래서 약간 뒤에 있던 형재선배랑 지원이랑 해련이랑 달려와서 그때부터 5명이서 등산을 하기 시작했는데... 하...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ㅋㅋ
어떤 엄청 큰 바위있는 곳이 있었는데 거기서부터 약간 헤매다가 형재선배가 표지판을 보고 길이라는걸 깨달아서 그쪽으로 가기 시작했는데 길이 굉장히 험하더군요! 그치만 그때까지는 다들 즐겁게 떠들면서 여기가 길인가 저기가 길인가 이러면서 즐겁게 갔어요. 근데!!!!! 저희가 어디서부터 길을 잘못 들었냐면요 임걸령 삼거리에서 삼도봉쪽으로 가야하는데 피아골 대피소 쪽으로 내려가고 말았아요!! 자꾸 내려가는 기분이 들긴 했으나 분명 길이 그쪽 밖에 없었기 때문에 맞겠지 하고 계속 내려갔는데 1km 쯤 내려오니까 표지판이 있더라구요. 근데 형재선배가 이건 아니다 싶으셨는지 관리사무소같은 곳에 전화를 해서 물어보니까 하산중이시냐고 하더라구요 ㅋㅋㅋ 아 잘못왔구나를 깨닫고 1km면 금방이야 이렇게 말을 하고 올라가려고 몸을 틀었는데, 정말 저희가 한참을 고생해서 내려왔었거든요? 그 생각을 하니까 그 1km가 엄청 길었는데... 이 생각이 드는거에요! 그러더니 갑자기 화가 나면서 그 화가 오기로 바뀌면서 내가 어떻게든 올라가서 뒤에 오던 후발대를 따라잡겠다 라는 생각으로 미친듯이 올라갔는데 지원이도 저랑 같은 오기가 생겼는지 쫓아오더라구요. 지원이 정말 대단해요... 저보다 더 빨리 가면서 쉬지 않고 계속 가더라구요 ㅋㅋ 그 후로 나머지 3명은 버리고 저랑 지원이랑 둘만의 등반이 시작되었어요 ㅋㅋ
피아골대피소 1km전 지점부터 연하천 대피소까지 지원이랑 가는데... 진짜 엄청난 오기로 임걸령 삼거리까지 도착을 했어요. 그때 약간 그나마 분이 풀리는거에요. 그때부터 다시 지원이랑 으쌰으쌰하면서 따라잡자 이러면서 등반을 다시 시작했는데 한 100m 더가서 지원이 물이 다 떨어진거에요. 그래서 나눠먹고 있는데, 등산객 분들이 아래 물뜨는데 있었는데 (거기가 임걸령이었나?) 갈 길이 먼데 물 다시 뜨러가는게 어떻냐고 그러길래 그때는 기분이 살짝 풀린 상태라 오~ 이러면서 지원이랑 또 내려가서 물을 떴어요.ㅋㅋㅋ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간거죠... 아무튼 진짜 지원이랑 정말 지쳐서 잠깐 잠깐만 대화하고 자신과의 싸움을 하며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했는데, 동아리 사람들을 보니까 등반하면서 외로워서 서운했던 마음이 풀리는거에요ㅠㅠ 콜라도 사먹고 라면먹고 그곳에서 나머지 3인방(희경, 해련, 형재선배)을 만나서 엄청 반가워하다가 다시 벽소령으로의 등반이 시작되었어요. 아, 연하천 대피소 가는길에 상찬선배랑 지선언니도 만나고 형용선배가 1km나 마중나오셔서 만났었어요ㅋㅋ
아무튼 다시 으쌰으쌰하며 연하천에서 벽소령까지 등반을 시작했는데 아... 또 왜 이렇게 길이 긴건지...진짜 너무 너무 힘들었어요 ㅋㅋ 처음에 형용선배랑 지선언니랑 희경이랑 형재선배랑 해련이랑 상찬선배랑 지원이랑 시작했는데 갑자기 다들 쪼개지더니 지원이는 혼자 먼저 가고 저랑 상찬선배랑 해련이랑 가고 뒤에 형재선배랑 희경이가 가고 그 뒤에 형용선배랑 지선언니랑 갔어요. 처음에는 길을 잘못들었던 분도 풀리고 사람들도 많아져서 으쌰으쌰 걸었는데 가도가도가도가도 끝이 안보여서 다시 오기가 생겼어요.ㅋㅋ 그러다 형재선배랑 지선언니가 몸이 나빠져서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상찬선배가 도움을 요청하신다며 먼저 가셨는데 그때부터 오기가 또 다시 발동하더니 해련이한테 먼저 가도 되냐는 2번째 배신의 말을 하고 말았죠 ㅋㅋㅋ 해련이가 다리에 힘이 풀려서 못 걷겠다고까지 말했는데 저는 제 오기로 인한 이기적인 마음으로 도대체 몇번이나 사람들을 배신한건지 미안하네요 ㅠㅠ 그래도 제가 해련이 스틱도 잡아주고 힘내라는 말도 하면서 둘이 벽소령에 도착했어요. 도착했는데 입맛이 없어서 밥 안먹고 그냥 세수하고 양치하고 물티슈샤워하고 옷갈아입고 대피소안에서 자기 시작했는데 샤워한 것도 아닌데 몸이 너무 편해져서 또 꿀잠을 잤습니다.
-2일차-
아침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밥을 먹는데 밥에 밥이랑 뿌려먹었나? 그거랑 고추참치랑 김치랑 먹는데 정말 정말 정말 너무 맛있었어요 ㅋㅋ 음... 방학하고 나서 먹은 음식중에 최고? ㅋㅋ 밥 맛있게 먹고 다시 으쌰으쌰 하면서 선발대랑 아침에 하산한 지선언니 형재선배를 제외하고 다같이 등반을 시작했어요. 다같이 가니까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전날에 외롭게 등반하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다같이 등반할 때의 마음의 풍요로움이란... 지리산 등산하면서 재수할 때가 생각이 많이 났어요. 재수할 때도 친구들 덕분에 힘든 1년을 버텼고 오히려 즐거울 수 있었는데, 지리산 등반도 동아리 사람들이랑 하니까 버티게 되더라구요. 혼자 있으면 외로우니까 괜히 화만 났는데 2일차 때는 물론 전날보다 등반이 쉬웠던 점도 있지만 기분이 너무 많이 풀려서 1일차때 예민해져있던 제 모습이 너무 부끄럽게 느껴졌어요 ㅠㅠ
저는 3개의 대피소중에 세석 대피소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대피소 도착시간이 상대적으로 전날보다 힘들지 않아서도 있겠지만 아마 딱 좋은 날씨에 딱 좋은 화창한 시간에 그 높은 곳에서 동아리 사람들 전부가 모여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밥도 짜장밥 먹었는데 너무너무 맛있었고 거기서 먹는 사이다는 정말 최고!! 물도 너무너무 맛있고 ㅋㅋ 세석대피소에서 잠깐 엎드려 잤는데 그 짧은 와중에 또 꿀 잠을 자서 체력도 보충되고 안피곤했어요 ㅋㅋ그리고 세석대피소 풍경이 너무 좋아서 기억에 남아요.
이제 세석 대피소에서 출발해서 장터목 대피소로 향했어요. 음... 근데 기억이 뒤죽박죽되서 ㅋㅋㅋ 아!!! 생각났다 ㅋㅋ 세석대피소에서 출발하는데 왜그리 뙤약볕인지... 정말 너무 더워서 지쳤어요 ㅠㅠ 지원이를 포함한 선발대가 먼저 갔고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 다같이 또 갔는데, 정민오빠가 혼자 또 출발했고 그리고 민주언니랑 제은언니랑 형용선배랑 희경이가 약간씩 뒤쳐졌고 상찬선배랑 저랑 해련이랑 윤이랑 재성이랑 갔어요!!! 그때 기억에 남는게 있다면 ㅋㅋ 오르막이 훤히 보이는 그 길... ㅋㅋ 저기를 또 올라가야해??? 막 이랬던 것 같아요. 아 그리고 그 아웃도어 cf 같은 사진... 세석~장터목이었나 벽소령~세석이었나... 아마 벽소령~ 세석 구간이었던 것 같은데 거기 풍경 최고!! 약간 기억이 뒤죽박죽 되기는 했는데 2일차에는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풍경을 보면서 등반을 했어요. 어딘지 기억이 아직도 나는데 바위 있는 곳이었는데 거기서 지리산을 보니까 정말 너무 시원하고 외국에 와있는 기분이었어요. 거기서 정말 아 이걸 보려고 내가 여기에 올라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튼 그래도 1일차보다는 쉽고 즐겁게 2일차 등반을 끝내고 3시~4시 사이쯤인가에 장터목에 도착했습니다.
장터목대피소도 풍경이 너무 좋더라구요! 도착해서 옷갈아입고 물티슈샤워하고 세수하고 대피소안에서 잠깐 또 잤는데 또 그 짧은 와중에 꿀잠을 자고 ㅋㅋ 정민오빠가 제 뒷담화를 하는것을 들으면서 살며시 잠에서 깼습니다. ㅋㅋㅋ (제가 오빠한테 자꾸 선배라고 해서 거리감이 느껴진대요ㅋㅋ) 아무튼 오빠 쌀 씻는것도 도와주고 방배정 받고 짐풀고 쉬다가 밥 먹었는데 그때 밥먹으면서 살짝 위가 아파서 제대로 맛있게 못 먹었어요 ㅠㅠ 그래서 집에서 엄마가 담근 간장처럼 생긴 양주도 못먹고 현호랑 민승이 사진찍는거 구경하다가 거기서는 기분이 너무 좋아져서 해련이랑 산책도 하고 떠들고 체력이 다시 회복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녔습니다. 괜히 취사장가서 라면끓이는 것도 구경하고 ㅋㅋ 기분이 그때 또 들떠져서 들어가서 바로 잠자지 않고 남자분들 떠드는데 옆테이블에 앉아서 해련이랑 윤이랑 정민오빠랑 넷이 떠들었어요. 그때 별자리도 보고 블루문인가도 기다렸는데 그런건 없었고 그러다 너무 추워져서 들어가서 잤어요.
-3일차-
저는 천왕봉에 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새벽 3시에 일어났어요! 뿌듯하게도 제가 지원이보다 먼저 일어나서 지원이를 깨워줬답니다 ㅋㅋ 아무튼 천왕봉에 올라가려고 한 이유는 지리산에 평생 다시는 안 올 생각으로 이번에 다 하고 가자라는 심정으로 올라갔어요. 근데 그때 올라가면서 하... 너무 힘들더라구요... 오르막도 많은데 길이 험하기도 했고 그냥 천왕봉 올라가는길이 너무 힘들었어요. 아마 제 생각엔 3일차라 체력이 많이 소진되어서 더 힘들게 느껴진 것 같아요. 다시 내려가고 싶었는데 그래도 진짜 꾹 참고 올라갔어요. 올라갔는데 사실 풍경이 잘 생각이 안나요 ㅋㅋㅋ 근데 굉장히 멋있었고 확실히 기억에 남는건 하늘위에 있는 바다같은 느낌이었어요. 근데 하늘색이 하늘색 분홍색 여러가지 색이 그라데이션으로 나타나있었는데 너무 색깔이 이뻤어요, 그러다가 정말 보기 힘들다는 일출을 보았는데 정말 붉은 진주알이 떠오르는 느낌? 정말 너무 깨끗해보였어요. 소원을 빌라는데 정신없어서 소원도 제대로 못빌고...정상에서 콜라도 한잔 하고 벌벌 떨다가 내려왔어요. 내려오면서 또 풍경에 감탄하다가 대피소에 와서 짐싸서 내려갔어요. 그때 현호 모자같아 보이는걸 가지고 내려왔는데 현호께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흠 ㅋㅋㅋ
그렇게 하산을 시작했는데 정말 그때 체력의 한계를 느꼈던 것 같아요. 정신력은 남아있는데 체력이 못따라가는 기분? 다리에 힘이 안들어가는게 뭔지 느껴져서 그때 1일차에 해련이가 저한테 했던 말을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아 해련이한테 미안했어요 ㅠㅠ 특히 칼바위인가 뭐시기 바위쯤에서 정말 더는 못내려가겠다가 느껴졌으나 그때 형용선배가 뒤에서 웃으면서 힘내라고 해서 정말 힘이 났어요 ㅠㅠㅠ 그 웃음이 왜그렇게 힘이 되던지... 하산할때는 저랑 형용선배랑 상찬선배랑 재성이랑 지원이랑 갔는데 막바지쯤에 지원이랑 재성이랑 둘이가고 저랑 나머지 두분이랑 갔어요. 중간에 계곡에 들어가서 발도 담그고 사진도 찍고 쉬었어요! 천왕봉가느라 아침밥을 못먹어서 더 힘이 안났는데 형용선배가 소세지랑 초콜릿도 주셔서 배도 채우고 힘내서 내려왔어요. 그리고 저 앞으로 출구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그때 기분은 마치 재수할 때 수능을 며칠 앞둔 기분? 아... 정말 끝이 나긴 나는구나 이 생각이 들었어요 ㅋㅋㅋ 그리고 출구를 뙇 나오는데 드디어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ㅋㅋ 그리고 얼른 택시타고 버스타는 곳으로 가서 민주언니 일행을 만났는데 먼저간 일행과 또 다시 만난다는게 얼마나 기쁘던지!! 그리고 저희는 원래 11시 차를 탈 예정이었으나 9시50분 차를 탔답니다. 얼마나 뿌듯하던지 ㅋㅋ
초키초키 사먹으면서 힐링을 마치고 버스타면서 해련이랑 떠들다가 잠들다가 또 내려서 다시 버스 갈아타고 이렇게 저렇게 하다가 바다에 도착했어요!! 근데 버스를 타면서 바다가는길을 보는데 너~~~~~~~~무너무 좋았어요. 그때 뭔가 아 힐링 시작이다... 이 생각이 들었어요 ㅋㅋ 저는 바다 근처에서 사는게 꿈인데 나중에 퇴직하고 남해와서 사는걸 고민해보려구요 ㅋㅋ 그렇게 정말 설렘지수가 다시 100이 되면서 숙소에 도착을 했답니다.
숙소에 도착해서 옷 갈아입고 볶음밥도 먹고(위가 그새 줄었는지 반밖에 안먹었어요) 밥먹고 바다갔나? 바다가기전까지는 기억이 또 없네요 ㅋㅋㅋ 암튼 바다에 도착해서 튜브 빌리고 바다에 뛰어들어서 놀았어요!!! 아 진짜 너무너무너무 좋았어요 ㅋㅋㅋ 제가 바다를 정말 많이 좋아하는데 이렇게 뛰어들어 논건 아마 초등학교 이후 처음일거에요 ㅋㅋ 처음에는 여자애들끼리 튜브타고 둥둥 떠다니며 놀다가 다같이 모여 놀았는데 왕게임? 이런것도 하고 그 다음에 튜브타고 멀리까지 둥둥 떠다니며 놀았어요. 구명조끼 입고 또 수영하는척하면서 헤엄쳐 다니고 그러고 놀았는데 정말 동아리사람들이랑 바다 또 가고 싶네요 ㅋㅋㅋ 바다말고 계곡이라도 좋으니까 물놀이 했으면 좋겠어요 ㅋㅋ 그러다가 윤이가 빨리 들어가서 씻자고 해서 씻으러 갔어요. 저랑 윤이는 씻는 시간이 긴편이라 다른 사람들한테 방해가 될까봐 최대한 엄청 후다닥 나름 계획적으로 샤워를 끝내고 나와서 무한도전 보다가 가리사니 하고 고기파티했어요. 근데 고기먹고나서? 다시 위염이 생겨서 속이 아파서 형용선배한테 화장실 잠깐 갔다온다고 뻥치고 내려가서 바로 잤어요 ㅠㅠ 근데도 아파서 중간에 깨서 형재 선배 설거지하는데 옆에가서 있고 그러다가 또 자고 그랬어요 ㅋㅋ
-4일차-
그렇게 꿀잠자다가 6시인가에 깨서 복면가왕 보고 죽 사와서 먹고 또 자다가 깨서 집 갈 준비를 했어요. 마지막날에 위가 너무 아파서 기분이 다시 다운이 되엇는데 집가는 고속버스에서 자고 나니까 좀 나아지더라구요!! 버스에서 입벌리고 자다가 해련이랑 휴게소에서 칠리덕도 사먹고 또 자다가 남부터미널에 도착했답니다!!! 그리고 전철타고 집갔어요 ㅋㅋ 4일차에는 그냥 거의 버스에서 잠잤다밖에 없네요. 바다에서 하루 더 놀았으면 좋았을텐데 ㅠㅠ 그게 아쉬웠어요ㅠㅠ
솔직히 1일차에 빡센 등반을 하면서 아.. 낚여서 왔다...라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는데요 ㅋㅋ 근데 정말 이번 여름엠티는 제 인생에서 정말 소중하고 값진 기억으로 남을게 확실해요 ㅋㅋ 정말 너무 좋았어요. 상찬선배가 왜 또 오셨는지, 형용선배가 왜 그렇게 전원참석을 외치셨는지 왜 그렇게 2주차 교육 때 현중이랑 재성이가 여름엠티 여름엠티 노래를 불렀는지 이해가 되네요. 제가 그동안 평생 갔었던 여행중에 가장 기억에 남고 가장 재미있었어요. 동아리 사람들이랑 서로 으쌰으쌰하며 모두가 함께 2박3일 동안 지리산 종주를 마친것도 너무 좋고, 바다에서 다들 그렇게 재밌게 놀았던 것도 좋고, 힘든 지리산 등반을 마치고 바다로 가면서 버스 밖으로 보았던 그 풍경과 그때의 느낌도 잊을 수가 없네요. 정말 제 인생의 최고의 기억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이래서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등산할때는 그렇게 지겹고 화나고 힘들어 죽을뻔 했는데 제 인생에 가장 재미있었던 기억이라고 말하다니... ㅋㅋㅋㅋ 참 노답이네요ㅋㅋ
가리사니때 제가 뭐라고 했었는데 그때는 배도 고프고 피곤해서 뭐라 말하는지도 모르고 말했었는데... 저는 2,3일차에 등반을 하면서 (1일차는 그냥 씩씩대면서 아무생각없이 등산만 했고) 그리고 바다에서 놀면서 느꼈던 제 감정은 이게 바로 대학생이라는건가? 이거였어요. 그렇게 간절히 바라던 대학생이 되었는데 사실 한학기동안 허무함과 공허함이 컸어요. 수많은 고민 끝에 지금은 그 이유를 찾았는데, 6년간 학창시절의 목표였던 대학 입학을 이루고 나니 또다른 목표가 생기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학점까지 버려가며 마음껏 쉬면서도 오히려 마음이 지쳐갔어요. 목표가 없고 오기와 의지가 없는 저는 진정한 제 모습이 아니라는걸 깨달은거 같아요 ㅋㅋ 3박4일이라는 시간동안 사실 굳이 꼭 해도 되지 않는 그 힘든 지리산 종주를 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 으쌰으쌰하고 힘든 것도 같이 겪고 좋은 것도 같이 보고... 등반하면서 등산객분들이 대학생이냐고 동아리에서 왔냐고 역시 젊다고 막 건강하다고 젊음이 가장 큰 재산이야 이런말 하시는걸 굉장히 많이 들었는데 그 말을 들을때마다 저분들이 지금 우리를 얼마나 부러워할까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또 제가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저희같이 무리지어 등반을 하는 대학생들을 보면 얼마나 부러울까라는 생각도 들면서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소중하고 너무 행복하게 느껴졌어요. 그런 의미에서 저의 이 소중한 젊음의 순간을 함께 해준 지실 사람들한테 고마움과 소중함을 느꼈구요 ㅋㅋ앞으로 대학생활을 하면서 21살 22살 23살 24살 25살...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드려구요!!! 2학기가 기대가 되네요 ㅋㅋㅋ
여름엠티 마무리는 저의 대학생활 성찰로... 그리고 제가 한달간 헬스를 다녀서 그런지 체력이 너무 좋아져서 지금은 근육통이 하나도 없어서 오늘도 운동했어요 ㅋㅋㅋㅋ 하... 이 죽일놈의 체력... 지금 새벽 2시 10분인데 저 5시에 일어나서 또 전주로 1박2일 먹자여행 간답니다 ㅋㅋㅋ 아!!!! 또 후기 엄청 자세히 길게 쓴것 같은데... 이거 인쇄해서 제 일기장에 붙일라고 자세히 썼어요 ㅋㅋㅋ 나중에 50년뒤에도 꺼내 읽을때도 생생한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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