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호 박사
한국안보평론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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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3일을 지지하는 견해는 상해
임시정부가 수립된 날로서, 국제법적 관점에서 법적 요건(국제법에 입각한 주권 주장, 망명정부 소재지 국가의 승인, 실질적인 국가행위)을 갖추었기에 합법적인 정부란 것이다. 상해임시정부가 중화민국의 승인을 받았고, 교육, 문화, 군사, 외교 활동 등을 전개하였다는 주장인 것이다.

둘째, 1945년 8월 15일을 지지하는 견해는 건국이라는 용어가 독립이라는 용어보다 더 큰 의미가부여된 것으로 전제하고, 광복일을 곧 건국의 시발점으로 삼고, 대한민국의 합법적인 탄생 요건을 갖춘 한반도단독정부로서 유엔 감시 하에 선거를 통해 국회를 구성하였고, 제헌 국회에서 초대 대통령을 정식으로 선출한 정통성을 들고 있다. 그러나이 역시 아직도 국법에 의한 공식적인 건국일로 결정되지 못하여, 역대정권의 국론분열로 이어져왔으니 참으로 한심하다.

그러다 1988년 6월에 이명박 정부가“건국60년기념사업위원회”를 발족시킴에 따라, 위원장인 한승수 국무총리는 인사말에서,“건국 60년의 현대사적 의미를 되짚어 보고, 미래를 향한 발전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출범한다.”고 강조하였다. 이위원회가 1948년 8월 15일을 지지하는 이유는 상해임시정부가 현대국가의 제 요건을 완전히 갖추지 못했다고 전제하면서, 특히 미래에 주권을 행사할 정치적 결사체로서의 요건(제한된 영역의 실효적 통치, 국제사회의 승인)을 구비하지 못했던 바,대한민국 건국일로서의 자격을 갖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그 후 한나라당의 정갑윤 의원이 같은 해에 광복절을 건국절로 개칭하는 내용을 담은“국경일에 관한 법률 개정법안”을 발의하여“광복절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이 같아 지금까지 일제로부터해방된 1945년 8월 15일이 중요시되고 건국일인1948년 8월 15일의 의미는 축소되어 왔기 때문”이라고 제안 설명을 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추진 중에 있던 이 법안은‘역사왜곡’ 논란이 빚어지자 결국 철회되었다.“국민 분열과 갈등이 초래되고, 이로 인해 이명박 정부의 개혁 추진이 발목 잡혀선 안 된다”는 이유였다. 비급하게도 포푸리즘
의 발로였다.

노무현은“1948년 정부의 정통성을 강조하고싶은 세력들의 평가”라고 지적하면서“건국은 광복에 따라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하여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건국절 개명 움직임을비판하면서,“우리 헌법과 역사 해석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은 소모적 논쟁이고 일체의 정당성이 없다”고 집권당내 갈등을 표출했었다. 김대중은 국민의 정부가 제2의 건국으로서 국민의 정부 출범일이건국일이 되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망언까지하였다.

그 후 이명박 정부의 문화체육관광부는 2008년 10월 전국의 중고등학교 및 군부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긴 홍보용 책자를 배포하였다.“임시정부는 자국의 영토를 확정하고 국민을 확보한 가운데 국제적 승인에 바탕을 둔 독립 국가를 대표한것은 아니었고 실효적 지배를 통해 국가를 운영한적도 없다. 이런 점에서 민주주의의 실제 출발 기점은 1948년 8월 대한민국 건국이라고 보아야 한다.
 
대한민국을 건국한 공로는 1948년 8월 정부수립에 참여했던 인물들의 몫으로 돌리는 것이 마땅하다”란 이‘홍보용 책자’에 항의하여 동년 12월29일 광복회는 문화체육관광부에 건국훈장을 반납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대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광복회 사무실을 방문하여, 논란이 됐던서술은 정부의 뜻과 다르다며 훈장을 반납하지 말아 달라고 진정시켰다. 이에 겁먹고 건국일 문제에꼬리를 내리고 만 이명박 정부의 용두사미 같은 무위무능한 처사는 우리를 분노케 한다.

이러한 논쟁의 연장선상에서 현재도 대부분의 교과서가 두 갈래의 엇갈린 시각으로 근·현대사를기술해 놓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하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은 건국일조차 없는 고아와 같은 나라인지의심스럽다. 건국 이후 적잖은 시련과 도전이 있었지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건국의 기초이념을충실하게 발전시킴으로써 오늘날과 같은 안정과 번영을 이루게 됐음은 물론, 정치적으로는 국민의 기본권이 확고하게 정착되고 보통 선거로 정권을 교체하는 민주주의 국가가 됐으며, 경제적으로는 세계 최빈국 수준에서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하는 위업을 이뤘음은 1948년 8월 15일의정부 수립이 있었기에 가능했을지니, 건국기념일로서 전혀 명분상 하자가 없음을 말해준다.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의 단절이 1948년 8월 15일 완전 연결회복된 것은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다.

건국 과정에 대한 기존 좌파 역사학계의 인식에근거하여 김대중은 미국의 사주를 받은 이승만이민중의 반대를 누르고 분단 정권을 수립했다는 반대를 위한 반론을 펼치면서 대한민국을 태어나지말아야 할 반쪽국가로 치부하고는 국민의 정부 출범이 진정한 제2의 건국이란 황당무계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절대다수의석을 가진 한나라당이 좌파의“악의 논리”를 제압하는 건국기념일 하나 제정못하고 불원간에 퇴장한다면,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는 무위무능한 국가의식이 결여된 웰빙 정당으로자리매김할 수밖에 없다.

이제 새 출범한지 반년을 넘긴 박근혜 정부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공화국으로서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계승발전시켜 한반도의 분단 극복을 위한 기반확충을 위해서 현 자유민주헌정체제의 뿌리를재확인하면서 건국 대통령과 건국일을 올바로 재조명 평가하여 하루 속히 건국기념일을 법제화함으로서 21세기에 웅비하는 한민족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차원에서 지난날의 좌파정권에 의한 왜곡오도된 자가당착의 건국 논쟁 시비를 청산하고 세계사와 우리 후손에 부끄럽지 않은 위대한 유산으로 건국기념일을 남겨야 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