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갑 박사
대진대학교 교수
국방부장관 정책자문위원
한국안보평론가협회 부회장
kab21@naver.com

개 요
한국과 미국은 2006년에 한반도 안보상황과 한국군 능력을 체계적으로 검토한 후에 2012년에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에 전환해 한국군 주도와 미국군 지원 체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러나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후 전시작전 통제권 전환 시기를 다시 2015년으로 연기했다. 2015년 12월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재연기 주장이 나오면서 적합성 논란이 일고 있는 데, 어떻게 할 것인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변화와 주장들…
전시작전통제권은 한반도 유사시 한국군과 미국군의 작전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로써, 테프콘 3가 발령되면 한미연합사령관이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하게 된다.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의 역사는 6·25전쟁 초기인 1950년 7월 이승만대통령이 맥아더 유엔군사령관에게 한국군의 작전지휘권을 넘긴 것으로 시작되어, 1954년 11월 발효된 한미상호방위조약과 그 후 개정된 한미 합의서록에서 작전통제권이란 용어로 대체되어 사용하고 있다.
작전통제권은 1978년 한미연합사령부가 창설되면서 유엔군사령관으로부터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이전되었다.
작전통제권 중에 평시작전통제권은 1994년 12월 1일 미국과 협의를 거쳐 한국군에 전환되었으며, 이때 김영삼대통령은 제2의 창군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리고 노무현대통령은 2006년 9월 14일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에서 2012년 4월 17일까지 전시작전통제권을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가 사회 세력 간에 뜨거운 안보 논란이 되었고, 이명박 정부에서 북한이 핵실험 및 천안함 폭침사건을 일으키면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2015년 12월 1일로늦추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한국군과 미국군은 한미연합사를 대신할 연합전구사령부 창설 등 연합지휘구조를 마련하고, 주한미군사령부를 대체할 한국사령부 작전센터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한국군도 공중조기경보기 도입 등 대북 억제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박근혜대통령과 버락 오바마대통령은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예정대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한국은 미국에 한반도 안보상황의 악화를 이유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다시 연기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국민들 사이에서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예정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과 재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첫째, 전시작전통제권은 2015년에 계획대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먼저 한국이 전시작전통제권 재 연기를 요청한 이후에 미국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은 7월 18일 연방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은 예정대로 2015년 12월 1일 한국에 돌려주는 방안을 지지하며, 주한 미군이 현재 한국 합참과 공동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역량 확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반도 상황에 대해 현재로서는 북한이 핵무기나 탄도미사일을 당장 사용할 것이란 징후가 없는 상태이지만 최근 북한이 도발수위를 낮춘 것은 어떤 양보를 얻어내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또한 7월 30일 커티스 스카파로티 주한미군 사령관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은 양국 간 합의 사항으로써,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씨도 워싱톤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재연기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고, 국내여론에서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연기하여 국가 간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은 국가 위상에도 큰 흠집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끝으로 한미 간의 원자력협상, 차기전투기사업을 포함한 무기구입 등에서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 연기 대가로 한국에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 확대를 요구할 수 있다. 이 같은 안보환경과 전환조건들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마냥 미룰 수만 없다는 주장이다.
둘째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재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먼저 북한은 3차 핵실험 및 다양한 미사일 발사를 비롯해 지난 3월에는 핵타격 수단을 퍼부으면 불바다가 될 것이란 위협과 정전협정 백지화, 1호 전투근무태세 명령하달 등으로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켜 안보상황이 악화되었다는 것이다.
다음은 전시작전통제권이 전환되면 한미연합사령부가 해체되어 한미연합을 통한 한반도 방위라는 근본적인 틀 자체가 흔들려 전쟁 억제력이 감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끝으로 한국군은 국방예산 부족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필요한 작전능력을 수행할 준비태세가 미흡하기 때문에 독자적 자주국방을 위해 준비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같이 한국은 충분한 방위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재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이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는 독립국가의 자존심 문제에서 국방비 절감 등이라는 다양한 이슈가 개입되어 있다.
국가이익에 충실한 결정을…
지금까지 한미 양국은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해 많이 준비하고 점검해 왔다. 또한 키리졸부 및 다양한 연합훈련을 통해 한국군 운용능력을 검증하고 안보상황을 고려한 최종평가를 위해 순조롭게 진행시켜 왔는데,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한국과 미국 간에 걸려있는 중요한 이익으로써, 미국은 전시작전통제권 재연기에 아무런 조건 없이 동의할 것인가?
박근혜 정부의 통일안보정책은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남북한 간에 신뢰형성 및 관계발전을 통해 평화구축과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되는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추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그리고 한국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북한 핵위협이 없어지거나 미국 수준의 전력을 갖출 때까지 재연기 할 것인가?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하여 정부와 관계기관은 냉정한 군사적 차원의 분석과 안보적 차원의 판단, 국민을 설득시킬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총합적 국가이익을 위해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