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당시만 해도 재입대는 꿈에서도 상상하기 싫었는데 …. 현실이 현실이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 2009년 4월 논산훈련소 신병교육대에 이등병으로 입대했던 대학생 최모씨(25). 그는 2년 뒤인 2011년, 신참의 부러움 속에 꿈에도 그리던 전역을 하고 다시 대학으로 돌아왔다. 복학 후 몇 달 동안은 대학 생활을 만끽했고 모든 것이 잘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연간 1천만원에 달하는 높은 등록금, 취업에 실패하는 선배의 모습 등은 최씨를 불안하게 했다. 결국 전역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지난해 2월, 최씨는 대학을 그만두고 육군 하사로 자진 재입대해 현재 복무 중이다. 갓 군대를 전역한 젊은이들이 자진해 또다시 군문(軍門)을 두드리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에다 장기근무 사병에 대한 처우 개선도 이 같은 신풍조를 양산하는 데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영천)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역 후 부사관으로 재입대한 인원은 2010년 278명, 2011년 262명, 2012년 292명으로 총 83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재입대자의 급증으로 인해 육군부사관학교는 최근 ‘예비역반’을 따로 운영할 정도다. 더욱이 눈길을 끄는 점은 예비역 장교 중에 부사관으로 재입대한 인원도 139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지난해 육군 부사관으로 재입대한 정모씨(28)는 “2011년 예비역 중위로 전역 후 취업을 시도했다. 그러나 1년 동안 계속해 취업에 실패해 재입대로 인생의 진로를 바꿨다”고 말했다. 2년 전 육군 대위로 전역한 강모씨(30) 역시 재입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강씨는 “군종장교로 복무하며 석사학위까지 취득해 취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2년째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해 임운택 계명대 교수(사회학과)는 “취업난으로 인해 눈높이를 낮춰 취업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여기다 또 국방 의무를 마친 예비역 장병을 위한 사회정착 프로그램이 미흡한 점도 재입대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