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대령/이선묵
방위사업청 조달기획관리팀장





육군 소령/최영민
방위사업청 국제조달원담당


부정당업자 제재 도입배경

우리는 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하거나 스마트폰을 교체하는 등 일상 속에서 무수히 많은 계약행위를 하면서 지내고 있다. 생활 속에서의 계약들은 자유롭게 계약상대자를 선택하거나 마음대로 배타(排他)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조달 계약은 사적(私的) 계약과는 다르게 입찰참여를 희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공평한 기회를 부여해야 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야 한다. 특히,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가안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위사업에서의 공정하고 투명한 계약질서 확립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방위사업분야에서의 계약은 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하며 공익과 무기체계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계약상대자를 일정한 자격을 가진 자로 제한하거나 계약이행능력을 심사하여 낙찰자를 결정하고 있다. 방위사업에서 공정한 계약질서가 강조되는 이유는 계약의 범위가 무기체계, 장비, 물품, 용역, 시설공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방위사업에서의 각종 부조리가 발생할 경우 막대한 정부예산이 낭비되고 기업의 기술력이나 경쟁력이 저하되며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방위사업청에서는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하여 입찰의 공정한 진행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부정당업자에 대하여는 일정기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부정당업자 제재 근거
부정당업자 제재의 법적 근거는 국가계약법 제27조와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76조를 기초하고 있다. 국가계약법 제27조에는 중앙관서의 장(국가기관)은 경쟁의 공정한 집행 또는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염려가 있거나 기타 입찰에 참가시키는 것이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는 자에게 2년 이내의 범위 내에서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을 하고 이를 즉시 다른 중앙관서의 장에게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보를 받은 다른 중앙관서의 장도 해당자에 대해 입찰참가자격을 반드시 제한하여야 하며, 제재처분을 받은 자는 해당 발주기관 및 모든 정부조달의 입찰에 참여가 불가능해지고 원칙적으로 수의계약도 할 수가 없게 된다.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에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하는 경우 기획재정부령에 따라 지정정보처리장치인 조달청 나라장터(G2B)와 국방전자조달(D2B)에 업체명, 대표자, 제재기간, 제재사유 등을 반드시 게재하여 공유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정당업자 대상과 심의절차
부정당업자의 입찰참가 자격제한 대상은 개인사업자의 경우에는 그 사업자가, 법인사업자인 경우에는 해당 법인은 물론 그 대표자가 된다. 부정당업자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계약질서를 저해한 기업과 대표자에 대한 처벌임과 동시에 공정한 계약질서를 확립하고 정부의 공익성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인 것이다. 방위사업청에서는 부정당업자에 대한 제재처분을 <표 1>과 같은 절차에 따라 계약관리본부 계약심의회에서 심의하고 있다.



대상업체에 대해서는 행정절차법에 따라 처분에 대한 사전통지와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10일 내외의 기간을 부여하고 심의회에서 업체 인원과 변호사 등 법률대리인으로 하여금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심의위원도 청 내·외부의 계약 및 사업 전문가, 법조인, 재무분야 전문위원으로 구성하여 업체의 부정당행위를 공정하게 심의하고 있다. 심의 간 업체의 입장을 고려하여 관련 법령 및 규정에 따라 반복적으로 부정당행위를 한 업체에 대하여는 제재기간을‘가중(加重)’하고 있으며, 계약이행 노력, 단순실수 등에 의한 경우에는‘감경(減輕)’또는‘행정지도(行政指導)’등 유연성있게 적용하고 있다.



부정당업자 현황분석 및 원인별 대책
최근 5년간 방위사업청에서 심의한 부정당업자에 대한 제재사유를 살펴보면‘계약불이행’,‘허위자료 제출’,‘계약미체결’,‘입찰담합 및 뇌물공여’,‘부정·부당행위’,‘하도급 위반’순으로 발생하였다. 2012년도를 기준으로 분석해보면‘계약미체결’,‘부정·부당 행위’는 감소하였으나‘계약불이행’,‘허위자료 제출’은 증가하고 있다.‘입찰담합 및 뇌물공여’는 2012년도에만 집중 발생하였다



부정당업자 제재의 가장 큰 원인(70∼80% 수준)인‘계약불이행’에 대한 분석결과 신규업체의 생산능력 부족이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되었다. 이에 따라 신규업체의 계약불이행 최소화를 위해 신규 참여업체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하여 업체방문 및 교육 지원을 통하여 신규 참여업체의 의문사항 해소, 규격서 등 기술지원, 애로사항 조치, 계약초기 문제점 파악 등 적극적인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생산능력 확인대상품목 선정기준, 시제품 검사방안 마련, 공급자확약서 제출 의무화, 품질보증기간 연장 등 업체의 생산능력 확인지침도 보완하고 있다.
‘허위자료 제출’,‘입찰담합 및 뇌물공여’는 실적업체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으며‘허위자료 제출’은 장비 및 수리부속 업체에서 자주 발생하였고, 2012년도에만 집중 발생한‘입찰담합 및 뇌물공여’는 급식업체들에서 대다수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원가부정 업체에 대하여는 부당이득금에 해당하는 가산금(총 2배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의「방위사업 원가공정화에 관한 법률」제정과 청렴계약을 위반하면 원칙적으로 해당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고, 식품위생법 또는 축산물위생관리법을 위반하여 행정처분의 사실이 있는 급식업체들에 대해서는 최대 2년까지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강화하는「국가계약법 시행령」개정을 추진하여 금년 하반기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부정당업자 입찰참가 자격 제한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은 부정당업자로 제재 처분된 업자가 중소기업 등 약자를 살리기 위해 만들어 놓은 법원의‘집행정지 가처분신청’제도를 교묘히 악용하여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 공공기관의‘공공 복리’보다는 업체의‘회복할 수 없는 손해’라는 부정당업자의 주장이 법원에서 인용(認容)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청에서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받은 업체 중 집행정지 가처분신청 후 입찰에 참여하여 낙찰 받은 업체는 9개 업체로 모두 군납 급식업체들이며 이들의 제재처분 사유는‘입찰담합’,‘뇌물공여’,‘부정·부당행위’의 청렴계약 위반이었다.
그러나, 근래에는 그동안 청의 부정당업자 편법입찰에 따른 부당성과 문제점에 관해 적극 소명하고 문제점을 인식시키고자하는 노력1)과 함께 부처 간‘불량식품 척결’에 대한 국정과제 공조로 법원 및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서는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棄却)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장병 먹거리에 대한 공급차질 및 안전 위해가‘기업의 경제적 가치’보다‘공공복리와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중요시하는 중대(重大) 전환점이 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방위사업청은 부정당업자 제재 운영실태 분석을 통한 문제점과 방산업체 등 방위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업계의 건의사항, 국회와 언론의 관심사항 등을 토대로 공정한 계약질서를 확립하고 제재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제재수단을 다양화하고 유연성 있는 운영원칙을 견지한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공정한 계약질서를 저해하는 악덕업체에 대해서는 제재를 보다 더욱 강화하고 부정당업자의 위반행위가 예견하지 못한 경제여건 변화나 계약담당공무원의 일부 귀책에 기인하고 국가가 발주하는 입찰에서 입찰자가 2인 이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입찰참가 자격제한 조치에 갈음하는‘과징금 부과제도’를 금년 하반기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앞으로의 발전방향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제재별 사유에서 보더라도‘계약불이행’이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그러나 현 국가계약법에 의하면‘다수의 계약을 전혀 이행하지 않은 업체’와‘다수의 계약은 모두 이행하고 단 한 품목만을 불이행한 업체’모두 제재기간은 6개월로 동일하다. 물론 계약의 이행 노력, 성실도 등을 고려하여 감경하고 있으나 방위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감경사유를 구체화 및 다양화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방위사업법에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에 대한 세부기준을 구체화하여 방위사업에서 공정한 계약질서를 유지하고 신뢰성을 제고하는 유연성있는 운영원칙을 견지하도록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도 방위사업청은 정부의 정책추진에 부합되도록 국정철학의 실천의지와 함께 타 부처와 국정과제를 공조하여 공익적인 정부 보호차원에서 부정당업자에 대한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공정한 계약질서를 확립하고 국방력 강화를 위한 전력증강에 기여해 나갈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