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완식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기획실장
yws5131@naver.com

현상을 유리하게 바꾸려는 공자의 도
전을 좌절시키기 위한 수세적인 위기관
리 전략은 다양하다. 그러나 방자의 대응
이 원치 않은 확전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
었으므로 위기관리 전략 시행을 결심할
때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수세적 위기관
리자는 도전받는 국가이익이 침해받지 않
도록 대응을 해야 하지만, 동시에 확전되
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피해야 한다. 전
쟁을 감수하면서 지켜야할 국가이익이 도
전받는다면 당연히 과감한 대응 전략을
취할 수 있지만, 공자도 전쟁으로 비화될
정도의 도전적인 공세전략을 취하지 않
기 때문에 수세 전략의 선택이 어렵다. 그
러나 위기대응 전략 자체를 이해하지 못
한 상태에서 대응하는 것은 원치 않은 확
전의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
에 지난 11월호에 게제한 공세적 위기관
리 전략에 이어서 7가지의 수세적 위기대
응전략을 소개한다.


강압적인 외교(Coercive Diplomacy)
강압적 외교 전략은 공자가 야금야금 갈
아먹는 도전행위를 철회하거나 시행하지
않도록 설득하기 위하여 방자가 무력도 사
용할 수 있다고 공자를 위협하거나, 혹은
조용히 제한적으로 병력을 증강시키는 전
략이다. 강압적인 외교 전략은 순수한 군
사적 강압과 구별되며, 즉각적인 공자의
행동의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공
자가 분쟁을 야기하는 공격적인 태도를 중
단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강압적인 외교
는 공자를 물리치기 위하여 실제로 무력을
운용하는 대신 공자가 포기하도록 무력사
용도 불사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이다. 그래
서 방자는 공자에게 무력을 사용할 수 있
다는 결의를 보이고, 공자로 하여금 방자
가 준비한 무력 외에 추가적으로 결정적인
무력이 사용될 수 있다는 믿음이 가도록해야 한다. 강압적인 외교는 방자가 무력
에 호소하여 강제적으로 중단하게 하거나
포기하도록 하기 전에, 공자가 스스로 도
전을 중단 하거나 포기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 전략은 비록 유혈이 있을지라도 적게,
그리고 보다 적은 정치적 심리적 대가를 치
르면서 위협받은 국익을 방어할 수 있기 때
문에 매력적이다. 그러나 공자가 방자의 강
압적 외교 전략을 달래기, 허세나 혹은 공갈
로 받아들이고, 공자가 방자의 요구사항을
거절할 경우, 방자는 실제로 무력을 사용하
여 확전을 하거나, 또는 자기의 요구사항을
철회해야 한다. 그러므로 외교적 강압 전략
이 성공하려면 방자는 공자의 마음에 세 가
지의 생각을 확실하게 심어주어야 한다. 즉,
① 강압적 외교의 요구사항에 따르는 것의
긴급성, ② 공자가 요구하는 현상을 바꾸려
는 동기보다 강압적 외교를 구사하는 방자
의 동기가 훨씬 크다는 점, 그리고 ③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원하지 않은 확전에 대
한 두려움 등이다.
강압적인 외교 전략의 변형으로 최후통첩
(Ultimatum)이 있다. 강압적 외교전략은 과
거 유럽에서 사용되었던 최후통첩과 매우
유사한 점이 있다. 완전한 최후통첩은 세 가
지의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적에 대하
여 구체적이고 명확한 요구, 둘째, 요구사항
을 준수해야 되는 시한(時限) 설정, 셋째, 수
용하는 편이 거부하는 편보다 유리하다고
확신할 만한 방자의 충분한 군사적 능력이
다. 그러나 강압적인 외교 전략은 이런 조건
들을 다 충족시키지 않아도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
또 다른 강압적 외교의 변형으로 “하고 보
자(Try and see)” 접근 전략이 있다. 이 전략
은 최후통첩의 첫 번째 조건, 즉 “공자에 대
하여 구체적이고 명확한 요구”만 제시하고,
시한(時限)을 둔다든가 요구를 수용하지 않
을 때의 강력한 벌칙이 따른다는 긴급성을
포함하지 않은 전략이다. 강압적인 외교를
구사하는 방자는 최후통첩을 피하고 제한된
행동만 취한다. (예: 진주만 기습작전 이전
에 미국이 일본을 압박하기 위하여 취한 조
치, 그리고 쿠바 미사일 사태 발생 때, 미국
이 취한 조치 등)
강압적인 외교 전략은 위기 사태별로 정
교하게 맞추어진 것이어야 하기 때문에 공
자가 야기한 위기의 배경과 성격, 요구사항
및 규모 등에 따라 달라진다. 이 전략은 결과
적으로 겉으로 나타나는 것보다 훨씬 어렵
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실용적이다. 그러
나 당근과 채찍의 양면을 가지고 융통성을
발휘하여야 하며, 수용하지 않을 때 벌칙에대하여 너무 강하게 제시하여 적으로 하여
금 선제공격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강압적 외교는 국익을 지키기 위하여 강력
한 결의를 적에게 내보지만, 결국 협상과 흥
정, 그리고 양보 등의 주고받는 과정을 통하
여 위기가 해결된다.
북한의 중요한 무력 도발이 있을 때마다
한미연합 훈련을 강화하고 미국의 핵심전력
을 전개하면서 한미안보동맹을 과시하는 것
도 일종의 강압적인 외교 전략이라 말할 수
있다.
역대응확전 억제와 더불어 제한된
확전전략(Strategy of limited
escalation coupled with
deterrence of counterescalation)
이 전략은 상충되는 국가 이익을 지키려
는 경쟁에서 공자에게는 유리하고 방자에
게는 불리한 기본규칙을 설정하려고 시도
하는 공자의 도전을 멈추게 하기 위하여 채
택하는 전략이다. 이런 경우 방자는 위기
관리의 협상에서 공자가 설정해놓은 기본
규칙보다 더 유리한 조건을 만들려고 시도
할 것이다. 이때, 더 유리한 새로운 기본규
칙을 설정하기 위하여 공자의 역대응에 의
한 확전을 억제하면서 제한된 선택적 확전
을 시도할 수 있다. 그와 같은 위기는 유리
한 기본규칙 설정을 위한 경쟁에 바탕을 두
고, 추가적인 확전을 삼가는 패턴으로 위기
를 관리한다. 그리고 그 위기관리로부터 도
출되는 수용 가능한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협상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즉, 상
대편을 설득하여 서로 수용 가능한 해결책
에 도달하기 위해 의도적인 확전을 감행하
는 전략이다.
이 전략의 변형으로서 소모전 전략(War
of Attrition)이 있는데, 1967년 이스라엘과
이집트 간에 일어난 제3차 중동전이 전형
적인 것이다. 먼저 이집트 나세르가 도전한
소모전략이 사상자 측면에서 매우 불리한
것을 알아차린 이스라엘은 이집트 종심의
도심지에 대한 항공폭격으로 확전을 시도
하였다. 항공폭격은 나세르에게 매우 손실
이 큰 것이었으므로 나세르는 소련에 방공
부대를 이집트에 전개하여 이스라엘 공군
을 제압해달라고 소련을 설득하여 역대응
확전을 시도하였다. 소련 방공부대의 이집
트 전개로 이스라엘 항공폭격 효과가 감소
하게 되자 결국은 이스라엘은 이집트와 협
상을 통하여 군사행동을 종결지었다. 이런
확전에는 위기가 발생하였을 때, 해당지역
에 대하여 강도를 높이는 확전을 감행하는
“수직적인 확전”과 위기발생지역과는 다
른 지역에서 역으로 위기를 조성하는 “수
평적인 확전”으로 구분한다. 수평적인 확전은 실제 시행하지 않고 위협만 하여도 불
리한 조건을 유리하게 바꾸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적에 의한 확전 억제와 더불어 받아치
기 전략(The Tit-for-tat strategy
coupled with deterrence by the
opponent)
방자는 원치 않은 확전에 대한 우려로 앞
에서 언급한 제한된 확전전략을 채택하기
보다는 조심스런 받아치기 전략을 선호한
다. 방자는 공자의 탐욕스런 요구에 대하
여 논의하기 위하여 공자의 위협적인 행동
과 상응하게 도를 넘지 않도록 정교하게 계
산된 받아치기 전략을 감행한다. 그러나 만
일 받아치기 전략이 실패하면, 방자는 공자
가 도전한 것보다 더 강력한 응징적인 전략
을 시행할 수 있다. 이런 분쟁은 1969년 중
국과 소련 간의 지루한 국경분쟁에서 나타
났다. 중국의 도전에 대하여 소련이 받아치
기 전략으로 대응하여도 효과가 없자, 최후
전략으로 핵무기 사용을 위협하면서 강압적
인 외교 전략으로 전환하였고, 결국은 모택
동을 설득시켰다.
적에 의한 확전 억제와 더불어 능력
시험전략(Test of capability
strategy coupled with
deterrence by the opponent)
방자가 자기에게 보다 유리한 기본규칙을
설정하고, 위기관리에 위험이 잠재할 뿐 아
니라 정치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때, 제
한된 확전 전략을 사용한다. 현상을 변경하
려는 공자의 저강도로 통제된 도전에 직면
한 방자는 공자에 의해 새로 설정된 불리한
기본규칙 틀 내에서 공자의 능력을 시험해
보는 것이다. 공자가 설정한 최초 기본규칙
이 방자에게는 분명히 불리하고 위기관리
결과도 유리하지 않을지라도, 방자는 당분
간은 확전이나 강압적인 외교 전략을 구사
하지 않는다.
예상되는 결과를 반대로 돌려놓기 용이하
도록 방자는 공자가 확전하지 않도록 억제
해야 한다. 이런 목적을 가지고, 방자는 일차
적으로 경고하고, 전투부대를 전개시키면서
명백하고 암시적인 위협을 가한다. 그 위협
은 방자 스스로가 확전을 하겠다는 것이 아
니라 분란을 일으킨 공자를 확전하지 못하
도록 억제하는 것이어야 한다. 성공적인 능
력 시험의 사례는 1948년 베를린 봉쇄에 대
응하여 미국과 영국이 항공기를 동원하여
서 베를린에 보급품을 수송하면서, 그 공수
작전을 저지할 소련의 능력을 시험하여 본
것이다.

“선 긋기”전략(The strategy of
“Drawing Line”)
국가 이익에 대하여 공자의 들어나기 시
작한 위협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공자에 의
한 도발이 어느 선을 넘으면 강력한 대응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전략이다. 방자
는 이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가장 중요한 이
익을 보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양쪽이 원
하지 않은 확전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전략 대안을 선택할 때, 방자는 싸워야할 중
요한 이익과 전투를 불사할 가치가 덜한 이
익으로 구분하게 된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
는 방자가 이 전략을 통째로 거부하거나, 또
는 선을 흐릿하게 만들면서 성공 할 수 없는
전략을 시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공자는 방자가 설정한 선
넘기가 쉬워지고, 선을 넘어서 더 대담한 위
협을 분명히 들어낼 것이다.
이 전략의 취약점은 방자가 지키지 않을
이익이 무엇인지를 공자가 간파하게 함으로
써 공자는 더 대담한 도발을 야기할 수 있고,
방자도 다시 마음을 바꿀 수밖에 없다는 점
이다. 1950년 애치슨라인을 설정할 때, 미국
이 한반도에 대하여 이익이 없는 것처럼 공
산진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 정보를 확인
한 스탈린은 북한의 남침계획을 최종 승인
하였고, 그로 인하여 6·25전쟁이 유발되었
다. 그러나 방자인 미국이 다시 한국을 공산
주의 침략으로부터 방어하기로 마음을 바꿈
으로서 원하지 않은 전쟁을 3년간이나 끌었
던 한국전쟁은 “선 긋기 전략”의 전형적인
실패 사례이다.
적의 오산을 피하기 위한 개입의사 전
달과 결의(conveying commitment
and resolve to avoid
miscalculation by the adversary)
방자가 공자에게 분명한 개입의사를 전
하고 결의하는 전략은 이미 논하였던 전략
들의 중요한 요소이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그 요소 자체가 전략이 된다. 공자가 현상
을 바꾸기 위하여 도전할 준비 징후가 보이
면, 방자는 공자가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좌절시켜야한다. 공자는 양보나, 혹은 국내
및 세계 여론에 그들의 정당성에 대하여 호
소하기 위하여 수사적 성명이나, 전쟁의 일
환으로 군사적 준비에 의해 긴장을 의도적
으로 조성하거나 더 악화시킬 것이다. 또한
공자는 기정사실화 등 주도권을 잡기 위하
여 조용한 기간에 비밀리 준비하여 기습적
으로 현상 변경에 도전할 수 있다. 이런 경
우에 방자는 공자가 현 상태 변경을 위해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경고를 받을 것
이다.

이런 경우 방자가 취할 수 있는 대안은 개
입할 것이란 결의를 보이도록 억제력을 보
강하여 대응하는 전략이다. 그러나 억제력
을 증강하면 자칫하다가는 공자의 역대응을
불러 일으켜 원치 않은 확전으로 비화할 위
험도 있고, 성공하더라도 많은 비용이 수반
된다. 그리고 공자가 한번 실패하면 시간을
두고 더 준비하여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여지
가 있으므로 유연한 외교를 통하여 문제의
근원을 해결해야 한다.
협상을 통한 해결을 모색하기 위한
시간벌기 전략(The strategy
of buying time to explore a
negotiated settlement)
공자가 현 상황 변경을 위하여 도전할 가
능성이 있거나 이미 서서히 도전 행동을 개
시한 상황에 직면할 경우, 방자는 협상을 통
하여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방안을 모
색하기 위하여 시간을 끄는 전략이다. 외교
관들이나 여러 분야의 분쟁에서 중재역할을
하였던 전문가들은 적대자들이 숨 돌릴 틈
을 가지고 평화적이고 서로 양보하는 해결
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 강조한다.



방자가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다른 전략
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데 있어서 약점을
가질 경우에, 또는 전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큰 위험이 잠재하고 있다고 판단 될 때, 시간
벌기 전략을 사용한다. 또한 이 전략은 방자
가 공자 측의 분명한 비대칭적인 이익이나
동기를 인식할 수 있고, 그것들은 현재 다투
고 있는 이익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찾아
낼 수 있다. 그래서 위기관리를 통하여 당면
한 이익에 대한 위협을 다루면서 다른 중요
한 이익으로 서로 타협하는 방향으로 진전
될 수 있다.
1948년 베를린 봉쇄 위기 때, 연합국은 서
베를린에 항공기를 대규모로 운용한 공수
작전으로 보급을 하면서 시간벌기 전략을
사용하였다. 이 전략이 실패하자 미국과 영국은 능력시험 전략으로 전환하였다. 힘든작업과 임기응변, 그리고 자원의 효율적 운용을 통해 연합국 측은 처음에 희미한 비전으로 보였던 “서 베를린 재보급”을 위한 공수작전을 효과적인 위기해결방안으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