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완식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기획실장
yws5131@naver.com

11월과 12월호에 각각 게재된 위기관리 전략 I, Ⅱ에서 공세 및 수세 전략을 요약하여 소개하였다. 이번 위기관리 전략Ⅲ에서는 위기관리 전략과 정책을 입안하는 정책 기획자에게 미치는 스트레스와 정책결심자의 유형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아무리 훈련되고 침착한 정책결정자도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인식과 판단에 오류가 발생하여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있다. 위기는 의사결정 전 과정에 걸쳐 리더십에 스트레스를 미치며 이 스트레스에반응하는 리더십의 성격에 따라서 상이한결과를 초래한다. 본고에서는 의사결정과관련한 스트레스의 구조를 살펴보고 위기에 반응하는 리더십 성격 유형을 살펴본다. 위기관리를 하면서 최종의사결정을 함에 있어서 자신이 어떤 유형의 성격의 리더십에 속한지를 살펴보고, 자신의 성격으로 인하여 범하기 쉬운 과오를 피하기 위해서 본 자료를 참고하기를 기대한다


위기로 말미암아 의사결정자에게 미치는 스트레스
홀스티(Holsti)는 그의 저서 『위기, 확전, 전쟁』에서 위기대응에 있어서 4가지 행위자,즉 국가, 관료조직, 의사결정그룹, 그리고 개인 의사결정자를 분리하여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최종적인 “개인 의사결정자”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범할 수 있는 오류와 3가지 유형의 성격을 분석하였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위기발생으로 야기되는 개인 의사결정자에게 미치는 스트레스와 업무 효율성은 아래


[그림 1]과 같은 구조를 가지고 증감한다.




이 중에서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이르는 위기에 대한 근심과 공포를 느낄 때, 의사결정의 인지적 측면과 신념의 체계에 영향을 미쳐서 건전한 의사결정을 방해한다. 우선 위기의 실체를 올바로 파악하지도 못하기 때문에 올바를 대안을 설정하고 결심하기 어렵다. 인지적 능력 저하 및 정보에 대한 신뢰도, 평시에 견지한 신념으로 인하여 위협을지나치게 확대하거나, 혹은 과소평가하기때문에 결함이 있는 대안을 만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위기발생과 같은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하게 되면 아래와 같은 오류를 범하기 쉽다.

① 단기적인 대응에 집중하여 장기적인 영향력을 소홀히 함
② 결심마감 시한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미흡한 조치, 혹은 너무 늦은 조치
③ 확실성 추구를 위해 비이성적으로 지체시키는 경향
④ 새로운 정보에 대하여 비개방적이고 고착된 마음을 유지하려는 인지적 경직성으로인하여 최선의 대안을 수용하는데 실패
⑤ 고려한 대안의 수를 감소시키려는 경향
⑥ 선호하는 대안에 대하여 대담하고 후하게관련요소들을 평가하고, 그렇지 않은 대안에 대하여서는 반대로 평가하는 경향
⑦ 과거의 사례에 비추어서 현재를 보려는경향
⑧ 중요한 사건과 정신적 틀에 관련하여 유사한 패턴을 찾으려는 경향으로 창의성 결여
⑨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는 생각보다 내부적인 원인으로 적이 악의적으로 우리를 파멸시킬 것이라는 “권력다툼” 측면으로 몰아가는 경향
위와 같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반응할 때 더욱 문제를 가중시킬 수 있는 개인결심자의 성격 유형은 “강박적”, “자기도취적”, “피해 망상적” 등 세 가지 유형이 있다.보통 사람도 정도는 차이가 있지만 이런 유형의 성격을 조금씩은 다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제시한 성격의 특징은 지나치거나 극단적인 성격의 특징을 나타낸 것이다.

강박적 성격

강박적인 성격의 특징들은 성공적인 정부나, 비즈니스 집행자, 과학자, 엔지니어, 학자, 그리고 군 리더에서 자주 마주친다. 이들은 조직적 능력과 세부적인 사항에 집중하며, 합리적인 절차에 주안을 두고 사고(思考)를 통하여 감정을 통제하도록 한다. 의사결정시 접근방법은 논리적인 추론에 바탕을두고, 당면한 문제에 관련된 모든 측면을 연구한 후에 결론에 도달하려고 한다. 이런 성격의 특징은 평시 의사결정에 압력을 받거나 시간 등 제한이 없는 상태에서 이런 절차를 논리적이고 질서 있게 할 수 있다. 그러나위기가 발생하여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와같은 논리 정연한 사고가 허용되기 어렵고,관련된 모든 측면을 검토할 정보도 부족하며 시간적 여유도 없다.강박적인 의사결정자가 이런 상황에 처하면 불능상태에 빠질 수 있고, 세부적인 상황에 집착하여 큰 대국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불확실하고 부분적인 정보를 기초로 의사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대안 하나 하나에대하여 의심에 휩싸이고, 실수에 대한 우려로 극도의 공포와 근심에 사로잡힌다. 더구나 의사결정 최종단계에서 강박적인 성격의소유자는 의사결정 그룹에서 고립되어 대안에 대하여 혼자서 걱정하는 경향이 있다. 주변 조언자들은 정보와 자료를 제공할 뿐, 의사결정 절차에는 전적으로 결심자와 협력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심을 하지못하고 지체하고 있으면, 경솔한 아랫사람이방문하여 결심자에게 재고하도록 강요하게되면, 시간이 촉박하고 곤혹스런 탐구를 끝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기 위하여졸속한 대안을 결심하고 만다. 모든 가능성과 우선순위에 대하여 고통스러운 의심과 고민을 하다가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결심할수 있기 때문에, 때로는 그 의사결정이 신중하게 저울질을 한 결과물이 아닐 수 있다. 사실 많은 권위적인 성격이 이런 강박적인 면으로 설명될 수 있다. 그들은 상급자의 의도에는 맞게 즉각 반응적 이지만, 동료들 간에는 매우 경쟁적이어서 동료들이나 부하들이자신의 안(安)을 제안하는 것은 극도로 싫어한다. 이런 성격으로 인하여 의사결정을 위한 그룹의 절차가 망쳐지거나 해를 당하게된다.

자기도취적 성격
정부나 기업의 상층부는 성공적인 자기도취에 빠진 사람들로 득실대기 때문에 자기도취적 성격을 가진 사람들을 도태시키기라도하면 리더십 층의 사람이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결국 자기도취적 성격은 과도한 자신감과성공을 일으키는 능력의 결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극도의 자기도취는 강박적인 성격이 무질서에 빠질 수 있는 것처럼, 무능에 빠질 수 있고, 일관된 효과적 리더십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 되어 매우 심각하다. 그러나 현저한 자기도취적 성격을 가진 개인과 성숙한성격의 파격(破格)은 정도 차이는 있지만 동류(同類)는 아니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는상황에서 성숙한 자기도취적인 성격도 완전한 자기도취적 성격으로 변할 수 있다.

가장 극단적인 양상일 때, 자기도취적인성격의 특징은 극도의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며, 자기몰두형이다. 어려움이 발생함에 따라, 자기도취가 자존심 상한 사람처럼 아동기 및 청소년기 정신 장애증세로 나타난다. 그런 사람은 항상 자기 위치와 중요성을 확인하고 결과적으로 대단한 칭찬과각광 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필요에 대한 무관심으로 다른 사람과의 인간관계를 소중하게 여기기보다는 이용하는 편으로 주변에서 그런 사람을 “상어”라고 부른다. 그들은 항상 특별 취급받기를 바라고,원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해주기를 기대하는 반면, 다른 사람의 권리나 요구에 대하여서는 관심도 없고, 통상 무시한다. 그들은 자기 자신에 충성하고, 주변 사람들을 자신의연장(tool)으로 생각하여 자존감을 세워주는도구로만 생각한다. 그래서 그가 수립한 정책이나 계획의 탁월함을 무비판적으로 확신하고, 공공연한 반대나 비판을 방어하며, 그의 자존심 회복에 전념하는 아첨꾼들만 모여든다. 그와 같은 성격의 리더 중 한사람은이집트의 사다트(Anwar el-Sadat)였다.

강박적 성격의 리더는 아이디어나 논리적인 추론을 높이 쳐주지만, 자기도취적 성격 소유자는 자기의 지위를 높이는 수단으로만 활용한다. 그 대신 자기 자신의 판단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며, 자신이 입안한 계획의 성공 가능성을 과대 평가한다. 다른 사람을 세워주는데 인색하기 때문에 적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런 사람은 자신과 국가를 동일시하기 때문에 국가의 이익과 자신의 이익을 분리하는 것을어려워한다. 그래서 자기도취적 성격 안에서 작동하는 것은 “나라에 무엇이 위협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가 아니라 “내 명성을 지키고 높이기위하여 이 상황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에 둔다.

이런 성격의 사람들에게는 위기를 당할때, 이런 경향이 약화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회의 순간으로 받아들인다. 다시 말해서 관료주의에서 힘 있는 자에게 최적의 기회를 주는 것이고, 조직 내에서 자기의 지위를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주는 것으로 상황을 본다. 그들에게는 권력에 줄을 대는 것이가장 우선이고, 지식은 힘이 되어 단단히 붙잡고 있어야 할 상품이 되며, 결국 자기 자신의 유익을 위하여 사용된다. 이런 성격을가진 리더의 심리 및 인간관계는 의사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피해 망상적 성격
피해망상적인 성격의 기본적인 특징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에 대하여 오래 지속되는 의심과 불신이다. 피해망상적인 사람은 항상음모와 배반을 예측하고 있고, 자기 자신이적에게 둘러싸인 것으로 생각한다. 피해망상적인 성격의 사람에게 의심은 필수불가결한것이다. 피해망상적인 사람은 과민증상이 있고 쉽게 마음이 무너진다. 사고가 경직되어타협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으며, 새로운상황에 봉착하면 위험에 대하여 고정된 결론을 추진하려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맥락을 평가하려 하지 않는다. 그들의 의심을 반박하는 증거를 제시할 때 적대적, 방어적이 되며마음이 경직된다. 그래도 충성스런 사람이다시 설득하려들면, 그는 의심의 대상이 되고 오히려 불충의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이런 경계하는 위험감지능력과 태세로 인하여다른 사람들에게 공포와 불안을 주고, 그래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그의 분노를 터트릴까보아 살얼음 위를 걷는 일상이 된다.

피해망상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은 적에 대한 견해는 매우 강경하고 자기중심적이다.

세계는 분쟁만하는 곳으로 보이고, 적은 악으로서 자기 자신에 대한 변하지 않은 위협으로 본다. 위기상황에서는 피해망상적인 사람은 적을 분쟁을 피할 열정이 없는 자 일뿐만 아니라 오히려 자기에게 악의적인 동기를부여하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만들 것으로 간주한다.

위기로 인하여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 하에서는 정도가 심하지 않은 피해망상적인 성격의 특징도 과장되고 기능발휘가 되지 않을 수있다. 의심증세가 그리 심하지 않은 사람도스트레스를 받으면 정말 피해 망상적이 될 수있다. 음모가 감지되는 상황이면 이런 사람들은 생존본능과 연결되어 의심되는 자들을 모조리 적으로 간주하여 숙청하기도 하는데, 스탈린이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히틀러도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개시되던 날 밤에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자기가 구상한 세계를 만드는데 더 집착하였다.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여그를 설득하려는 측근의 조언자들을 군법에처하는 등, 적으로 돌리자 나중에는 조언자들은 건전한 판단 대신 듣기 좋은 정보나 화를터트리지 않을 것만 보고하였다.

결론
개인이나 조직, 그리고 국가에서 위기를당했을 때, 의사결정자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위기는 호기”란 말이 이루어지려면 위기를 잘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위기관리를 책임지는 국가적인 의사결정 그룹이나 최종 책임을 감당해야하는 개인의 성격은 의사결정에 있어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본문에서 제시한 강박적, 자기도취적, 피해망상적인 성격의 리더가 최종의사결정을 해야 되는 상황에 처할때, 국가의 안보문제와 관된 사안일 경우 위기관리에 실패하거나, 위기를 해결하여도국익에 크게 손상을 받는 대안을 선택하게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국가안보의 위기관리 직위자를 임명할 때 성격을 잘 판단해야 할 것이다. 또한 그런 성격을 가진 의사결정자는 자기 성격의 결함을 잘 알고 위기를 맞이하여 의사결정을 할 때 주변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