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의 ‘문명의 탄생’에 이어 이번에는 환국문명과 고대 문명에 관한 대담을 들어본다. 『환단고기』에는 “우리 환족이 세운 나라가 가장 오래되었다[吾桓建國 最古]”고 전하고 있고, 『삼국유사』에는 “옛적에 환국이 있었다[昔有桓國]”고 기록되어 있다. 이 시대의 문화가 환국문명이다. 또한 내몽골, 요서 지방의 선사시대 유적과 유물들이 대거 발굴되었는데, 이를 ‘홍산문화’라 일컫는다. 『환단고기』에 의거하면, 홍산문화를 일으킨 주체 세력은 바로 환국에서 3천명의 무리를 이끌고 동방으로 와서 배달국을 세운 환웅족임을 알 수 있다.

“환국 문명”

지난 번 대담에서 세계 4대문명 이전에 이미 환국문명이라는 것이 있었다는 것과 그 증거로서 중국의 내몽골과 요서 지역에서 발견된 홍산문화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인류 역사에서 문명의 원류가 형성된 지역을 동북아 지역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문명이 최초의 문명이었다고 하는 주장과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수메르문명의 연대는 대체로 BCE 4000년에서 BCE 4500년 정도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수메르문명에서 바빌로니아문명과 이집트문명, 히브리문명, 그리스문명 등이 발전해 나왔다고 한다면 수메르문명은 분명 서구문명의 요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수메르문명이 최초의 문명은 아닙니다. 수메르문명을 건설한 사람들은 다른 문명권에서 수메르로 이주하여 도시국가들을 건설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안샨Anshan’에서 왔다고 하는데 이는 천산天山을 뜻합니다. 이들은 중앙아시아의 천산을 넘어 메소포타미아로 온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환국문명 지역으로부터 온 것입니다. 환국인들의 일부는 동쪽으로 이동하여 배달을 세웠고 또 다른 일부는 남서로 이동하여 수메르문명을 세웠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러므로 최초의 문명은 수메르문명이 아니라 환국문명이었던 것이죠. 󰡔환단고기󰡕에서 전해지는 환국의 연대가 BCE 70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도 수메르문명보다 환국문명이 시대적으로 앞선 문명이었음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역사책에서는 문명의 탄생이 청동기시대가 와서야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그 이전 시대를 문명이라 부를 수 있는 건지요?
선사시대를 도구를 기준으로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로 나눈 것은 1832년 덴마크의 고고학자 C. J. 톰젠Thomsen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한 30년 정도 지나 영국의 존 러보크Lubbock가 석기시대를 다시 구석기와 신석기 시대로 나눴습니다. 이러한 시대구분법은 이제는 정설처럼 되어버렸어요. 그러나 오로지 도구를 만드는 재질을 기준으로 인류의 역사를 나누는 것은 좀 온당하지 못합니다. 인류의 정신문화를 무시한 전형적인 물질주의 역사관인 셈이죠. 물론 고고학을 통해 인류의 잊혀진 상고시대 인류의 삶의 모습이 많이 복원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고고학이 인류 삶의 물질적 측면에만 치우쳤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반성으로 인지고고학이라는 것이 나왔습니다. 옛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다양한 상징, 독특한 문양이나 건축, 의식주 생활문화 같은 것을 통해 복원해보려는 시도입니다. 이러한 새로운 고고학적 접근에 의하면 청동기시대가 시작되기 이전에 이미 문명이라는 것이 태동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의 흥륭와문화(BCE 6200-5200), 사해문화(BCE 5600-?) 등은 분명 신석기시대에 속하는 문화인데 뛰어난 옥기들을 남겨놓았습니다. 이 옥기들을 볼 때 청동기가 주조되지 않았다고 해서 문명이라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은 억견에 불과함을 알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고고학에서 청동기에 큰 의의를 두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요?
청동은 인류가 최초로 이용한 금속 실용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쇠보다 먼저 등장한 금속이죠. 청동은 철과는 달리 자연에 그대로 존재하지 않는 금속입니다. 청동이라는 것은 구리에 주석을 섞어 만듭니다. 구리만으로는 물러서 도구로 사용할 수 없는데 주석을 일정 부분 섞으면 굉장히 단단해집니다. 이것이 브론즈 즉 청동입니다. 청동기는 BCE 4천년에서 3500년경부터 처음 만들어졌다고 보는데 4대문명의 탄생과 거의 연도가 비슷합니다. 청동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주석은 아무데서나 나지 않고 몇몇 지역에서만 납니다. 그래서 청동기를 제작하였다는 것은 원거리 교역이 이루어졌다는 유력한 증거가 되는 것이죠. 서양의 경우 지금의 영국 브리튼 섬에서 주석이 많이 났는데 지중해 동부 지역까지 배로 운송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청동은 생산을 위한 농사도구로서보다는 무기와 제기로 먼저 만들어집니다. 정신적이나 물리적인 지배를 위한 도구로서 중요했던 것이죠. 이 때문에 일부 학자들은 청동을 국가의 형성과 관련을 짓기도 하지만 석기시대에 국가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청동기들이 제기와 무기로 먼저 제작되었다고 지적해주셨는데 무기로는 여러 형태의 청동검이 있다는 것은 책에도 많이 실려 있는데 제기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고대 중국의 은나라와 주나라의 청동제기들이 많이 발굴되었는데 다양한 형태의 제기들이 제작되었습니다. 그릇의 모양에 따라 정鼎, 작爵, 호壺, 반盤, 역鎘, 우盓 등 이름도 다양합니다. 천신에게 바치는 술이나 제물 등을 담던 그릇들이죠. 이는 고대 문명에서 제사가 중요한 국가적 행사였음을 나타내주는 지표들입니다.




하늘의 신에게 바치는 천제天祭는 세계 여러 곳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난다고 들었는데 고대 천제문화의 유적으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천제에 대한 기록은 많이 남아 있고 또 천제를 올리던 제사유적지도 여러 곳에 많이 남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수메르의 지구라트입니다. 지금도 이라크에는 몇몇 지구라트를 복원하여 둔 곳이 있습니다. 벽돌로 높은 탑을 쌓고 그 꼭대기에 제사를 지낼 수 있는 제단을 만들었던 것인데 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바벨탑이 그런 것이죠. 동북아에서는 홍산문화 유적 가운데서는 우하량에서 발견된 원형으로 제단을 쌓은 제천단유적이 유명합니다. 단군 왕검의 조선시대 초기 때 만든 강화도의 참성단도 마찬가지로 제천 유적입니다. 그 외에도 영국의 스톤헨지, 프랑스 카르낙의 열석 등 유라시아 대륙 많은 곳에서 발견되는 거석유적들도 제천유적으로 여겨집니다.

역사교과서에 나오는 삼한의 소도蘇塗도 그런 제천 유적지에 속하나요?
삼한의 소도에 대한 기록은 󰡔후한서󰡕, 󰡔삼국지󰡕 등 중국의 사서에 나옵니다. 그 기록에 따르면 삼한 사람들은 별읍別邑인 소도라는 특별한 제의장소를 세워 그곳에서 천제를 지냈습니다. 제사를 주관하는 ‘천군天君’이라는 제사장이 따로 있었습니다. 천군이라는 제사장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제사장은 왕이기도 했습니다. 󰡔환단고기󰡕에도 소도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 있습니다. 소도는 단군왕검 조선의 제도였던 것입니다. 고조선의 11세 도해 단군 때 국선소도國仙蘇塗를 설치하였으며 그 둘레에 박달나무를 많이 심었는데 그 가운데 가장 큰 나무를 환웅상으로 모시고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입니다. 그 나무를 ‘웅상雄常’이라고 불렀습니다. 배달국을 열었던 환웅천황을 신으로 섬겼던 겁니다. 여기서 상이라는 한자를 ‘항상 상常’ 자를 쓴 것은, ‘환웅이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의미였습니다. 산에다 웅상을 설치한 경우에는 그것을 ‘산상웅상山像雄常’이라 하였습니다.
제천문화의 중심지 소도 옆에는 반드시 경당扃堂이라는 학교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젊은이들에게 글쓰기와 활쏘기, 말달리기, 예절, 가악, 권박의 여섯 가지 학과 즉 육예六藝를 가르쳤다는 기록이 󰡔태백일사󰡕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문무를 겸비한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였죠. 화랑도 아마 이 경당의 학생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학교에서 문무를 연마하던 이러한 젊은이들은 국가가 위기에 빠지면 전사로 돌변하였습니다. 화랑에 대한 이야기는 󰡔삼국사기󰡕에도 많이 나오지만 화랑과 비슷한 집단은 고구려와 백제 등에도 다 있었습니다. 각각 조의, 무절이라 불렸다고 합니다. 고구려의 명장 을지문덕도 이런 조의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해마다 음력 3월 16일 대영절大迎節이 오면 말을 달려 강화도 마리산에 가서 천제를 올리고 왔다는 기록도 󰡔태백일사󰡕에 나오고요.

배달의 제천문화 혹은 제사문화는 일본에도 그대로 전파되었다고 들었는데요.
일본에는 배달의 제사 문화가 들어가 그 옛 모습을 상당 부분 보존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신도神道가 그것입니다. 그 기록이 󰡔일본서기󰡕에 그대로 나와 있습니다. 일본의 11세 스이닌(垂仁) 천황 때 신라왕자 천일창天日槍이 한 무리의 사람들을 이끌고 도래하였을 때 가지고 온 여덟 가지 물건들이 기록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곰의 히모로기’라는 것이었습니다. ‘곰의 히모로기’(熊神籬)라는 것은 웅족이 모시는 천신단을 말하는데 후일 일본 신사의 원형이 되었습니다. 또 일본에는 한반도에서 건너간 웅상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경우도 있는데 구주의 웅상은 앞에서도 말씀드린 환웅의 상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환단고기󰡕에 나오는 환국이 인류의 시원문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역사학에서는 문명의 탄생에서 정착농업의 발전은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라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착농업과는 거리가 먼 초원지대 유목민들은 문명의 발전에서 어떤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나요?
좀 어려운 질문입니다. 유목민들은 곡물재배가 아니라 양이나 염소, 말 같은 이동에 적합한 가축들을 끌고 다니면서 목축을 생활의 근거로 삼았던 족속들입니다. 그리스 말로 초지草地인 ‘노메’를 따라 이리저리 이동해서 다니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노마드’라 부릅니다. 노마드의 중요성은 이들이 기마술을 채택한 것으로부터 나옵니다. 그냥 걸어서 돌아다니는 것으로는 역사적 중요성이 부여되지 않습니다. 말을 길들여 타게 되자 정착농경민들이 흉내 내기 힘든 뛰어난 기동력을 확보하게 되었고 이것이 이들을 강력한 정치, 군사적 세력으로 만들었죠. 이들 기마유목민들은 유럽과 동북아시아 사이에 길게 펼쳐져 있는 유라시아 초원 지역을 무대로 하여 생활을 하였는데 평소에는 흩어져 살다가 조직화되면 순식간에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역사에서 보이는 스키타이, 흉노 같은 유목민족이 그런 좋은 예가 되겠습니다. 이들은 높은 기동성을 이용하여 정착민족들을 침략하고 수탈하기도 하였지만 그 경제생활의 성격상 교역을 발전시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교역을 하지 않고는 살아가기 힘들었던 것이죠. 이들을 가난에 찌든 약탈자로 보는 것은 최근의 연구들이 보여주듯 역사왜곡입니다. 이들이 남긴 유물을 보면 알 수 있어요. 동서양을 잇는 실크로드는 이들이 만들어낸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주지하다시피 실크로드는 동서문명 교류의 통로였습니다. 즉 스텝지역 유목민들이 동서문명 교류의 중개자 역할을 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유목민들은 기후의 변화 같은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여 대규모 이동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들의 이동에 의해 역사가 크게 바뀐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서로마는 훈족에 쫓긴 게르만족의 대이동에 의해 망하였고(475년) 동로마 제국 즉 비잔틴 제국 역시 동방에서 밀어닥친 투르크(돌궐) 유목민들에 의해 멸망했습니다(1453년). 이러한 역사들이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것입니다.

유라시아 유목민족에 의해 동방의 문화가 서양으로 전파된 예가 적지 않을 터인데 그런 예로서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들 수 있나요?
대표적인 예의 하나가 용봉문화입니다. 봉황은 알타이 지역에서 서방으로 전파되어 불사조인 피닉스라는 새로 변했으며 용도 동북아에서 서양으로 전파된 것입니다. 용은 동방에서는 천자의 상징이었는데 서방으로 가면서 기독교의 영향을 받아 근본이 변질되기도 합니다. 즉 사탄을 상징하는 동물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러나 서양의 박물관들을 가보면 서양의 군주들의 관冠이나 의복이 용과 도깨비 모양으로 도배되어 있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지난 가을에 방문했던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왕궁교회의 유명한 청동인물상들과 동방정교회에서는 으뜸가는 수도원이라는 불가리아의 릴라 수도원 교회에서 직접 확인한 바입니다. 기독교 문화 시대의 예수를 믿는 왕들의 동상에도 용과 도깨비 모습이 잔뜩 새겨져 있어 놀랐습니다.

이사장님께서 자주 말씀하시는 동양의 3수, 칠성 사상도 동방에서 서양으로 전파된 문화요소의 예라고 할 수 있을까요?
동양의 3수 사상은 우리 한민족에게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3수 문화는 동방문화의 원형인 신교로 대표됩니다. 신이 조화신, 치화신, 교화신으로 작용한다는 󰡔환단고기󰡕의 삼신론이 그것이죠. 동방유목민들은 영역을 셋으로 나눠 통치했습니다. 흉노는 중앙의 선우가 좌현왕, 우현왕을 두고 세 왕이 통치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었던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 유목문화의 기원은 나라를 진한, 번한, 마한으로 나눠 통치했던 단군조선의 삼한관경제입니다. 백제에도 좌현왕, 우현왕이 있었다는 것은 사서에도 나와요. 그런데 재미난 것은 서양의 그리스인들도 일찌감치 3수 사상을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그리스의 신탁문화 역시 신교문화의 전형적 예가 되는데 그리스에서도 3수 사상을 찾아볼 수 있어요.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 보면 포세이돈 신이 형인 제우스에 대해 불평하는 말 가운데 그것이 보입니다. 모든 것이 셋으로 나뉘는데 우리 신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형인 제우스는 하늘을 받고 자신은 바다를, 막내인 하데스는 하계를 받았다면서 운이 좋아 하늘을 차지한 형이 함부로 번개를 때리면서 난폭하게 군다고 투덜거리는 장면이죠. 또 그리스의 유명한 철인 피타고라스도 만물을 움직이는 원리가 3수라고 하였습니다. 후대 기독교의 삼위일체 사상도 3수의 중요성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또 동양의 칠성 사상도 보이는데 원래 칠성이란 천제天帝 즉 천상의 하느님의 별자리인 자미원을 옹위하는 일곱 별을 말해요. 북두칠성이죠. 하느님의 별들인 셈인데 북두칠성은 동양에서는 칠성여래, 칠성신 등으로 신성화되었습니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성경에도 이 칠성문화가 나온다는 사실입니다. 요한의 계시록에 보면 7이 하느님의 수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1장 20절의 일곱 별, 5장 6절의 어린 양의 일곱 눈). 이러한 3수 사상과 7수 사상이 누구에 의해, 어떤 경로를 통해 서양으로 전파되었는지는 확실하게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나는 시베리아로부터 유럽까지 현지답사를 하면서 스텝 지역의 유목민들이 그 전파자 역할을 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문명이 분명 농업생산력이나 금속주조, 교역, 도시 같은 물질적 요소에 기반을 두고 급속히 발전하였고, 또 소위 문명의 흔적을 형상으로 남은 유물과 유적으로밖에 파악하기 힘든 것은 어느 면에서 불가피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사장님 말씀을 듣다보면 고대 문명이 남긴 정신 유산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당연하죠. 오늘날의 주요한 세계종교들을 보면 태반이 고대에 생겨난 것입니다. 테크놀로지는 오늘날과 비교할 수 없을지언정 정신은 오늘날의 현대인에 비해 결코 뒤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영적 감수성은 더 순수하고 예민했다고 할 수 있어요. 밤에도 인위적 불빛으로 가득한 도시에 사는 오늘날의 우리들과는 달리, 고대인들은 별들로 가득 찬 투명하게 맑은 하늘을 자주 올려다볼 수 있어 우주, 천지에 대한 생각이 우리보다 훨씬 깊었을 겁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남긴 철학을 보세요. 오늘날의 철학에 비해 뒤떨어진다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겠습니까? 나는 우리 한민족에게도 뛰어난 우주론을 담은 옛 경전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비록 모두 81자로 되어 있는 짧은 글입니다만 ｢천부경｣이라는 문헌이 전해져 옵니다. 수로써 인간과 우주의 비밀을 나타낸 신비스런 경전입니다. 또 ｢삼일신고｣라는 경전도 있습니다. 모두 366자로 하늘, 신, 천궁, 세계, 인간에 대해 그 깊은 사상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리스인, 인도인, 페르시아인, 유태인도 오래된 경전을 자랑합니다만, 우리 한국인에게도 이 세계에 내세울 만한 더 오래된 훌륭한 시원경전이 있습니다. 단지 우리가 그것을 모른 채 살아왔거나 무시해왔을 따름입니다. 마음을 열면 동방문화의 주인공이었던 우리 선조들이 남겨준 문화로부터 배울 것이 적지 않습니다. 마음을 열고 우리의 시원 역사와 문화를 대면해야 합니다.

마음을 열고 우리의 시원 역사를 대면하자는 말씀이 무척이나 인상적입니다. 기존의 편견과 왜곡을 떨쳐내고 역사의 진실을 한 번 좇아가보자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오늘 귀한 말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