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완식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기획실장
yws5131@naver.com

지난 2월 23일~3월 2일자 타임지 표지에 어린아이 사진과 함께 그 아이가 142세까지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그리고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앞으로인간이 장수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하고이를 위해 지켜야 할 식이요법을 소개하고 있다.“모든 사람들이 오래 살기를 원하고 또 과학기술이 가능하게 해주지만 더중요한 것은 더 잘사는 방법이 진정한 도전이다.”라고 그 아티클 서두에서 말하고있다. 본고에서는 타임지에 게재된 내용을요약하여 소개하면서 우리도 미국 및 서구의 사람들과 같이 장수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한국이 초고령화 사회에 들어갈 때에노년에 어떻게 하면 잘사는 것인지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성을 제기하고자 한다.

점점 장수하는 인류와 고령사회의문제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허구처럼 들리던의학적, 과학적 발전이 현실화되면서 인간수명이 연장되고 있다. 미국의 예를 들면, 요즘 태어나는 미국인은 1925년에 태어난 미국인보다 예상 평균수명이 무려 20년 이상이나 길고, 미국 사회는 날로 고령화되는 추세다. 미국 역사상 최초로 60세 이상 총인구가15세 이하 총인구를 초과했다. 수명이 늘어난 것은 분명 괄목할만한 업적이다. 그렇긴하지만 고령화 사회는 기후변화와 세계화와같은 근본적 문제가 사회 전반에 만연해있어온갖 측면에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불과 몇 년 후만 내다보더라도 ‘장수’는 불안을 예고한 것이었다. 이처럼 우리에게 엄습한 이 불안은 세계 인구의 연령 구조가 얼마나 빨리 재형성되고 있는지와 관련이 있다. 100년도 안 되는 동안 증가한 기대수명이 지난 모든 세기의 기대수명 증가분을 합한 것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고령화 사회가어찌나 갑작스레 출현했던지, 문화(과학, 기술, 광범위한 행동관습, 사회규범이 융화된도가니)가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말 그대로젊은이에 의해, 젊은이를 위해 만들어진 세상에서 100세 넘게 사는 인구를 부양하고사회에 참여시키는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는 데 있다. 이 문제는 절대로 사소하게 볼문제가 아니다. 예컨대, 공원, 대중교통, 병원 등의 시설은 사용자의 체력을 전제로 하며, 미국 전역의 근교 주택지는 운전이 불가능한 독거인, 다세대, 고령층 가정이 아니라 부부와 어린 자녀 중심의 가정을 위해 설계되어 있다. 미국의 교육시스템은 아동과청소년의 요구에 부응하는 반면, 노년층에게는 겨우 오락 활동 정도만 제공하는 실정이다.

과학과 기술은 기대수명 연장의 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미래에는 과학과 의료기술이 우리가 수명을 몇 살 더 연장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우리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하며, 인간 수명이 상상을 초월해 늘어날수 있음을 이해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우리가 어떻게 현재 상황에 이르렀는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 로버트 포겔(Robert Fogel)과 동료 경제학자 도라 코스타(Dora Costa)는 “기술 생리적 진화(technophysio-evolution)” 현상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주로 기술에 기인한 생물학적변화를 통해 안정된 식량 공급이 보장된다는 개념이다. 그러나 이처럼 폭발적인 식량증가는 비단 농업만을 통해 이루어진 결과는 아니었다. 우선 전기가 발견되어 광범위하게 상용화되었고, 냉장 기술 덕분에 음식의 안전성이 향상되었으며, 살균 및 정수 기술이 건강 증진에 더욱 이바지했다. 또한, 체계적인 쓰레기 처리로 전염병 확산이 감소했으며, 치명적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백신 프로그램에 힘입어 대부분의선진국에서 조기 사망이 급감했다. 타임지는 시대적으로 획기적인 평균수명 연장과이를 가능하게 한 사건들을 <표 1>과 같이제시하였다.






그리고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백세 장수하는 데 과학이 보탬이 될 수 있다. 산·학 협력을 통해 ‘잘 늙게(well aging)’ 도와주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이를테면, 충격이 오기 전에 브레이크가 작동하는 자동차, 주거의 안전을 증대시키는 스마트 홈, 행동을 제어하는 모바일 기기, 긴 인생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효과적으로 마련하도록 도와주는 금융상품 등이 있다.

인류는 1만 년 전 조상들보다 유전학적으로 다른 점이 거의 없지만,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장기들의 활동 능력이 월등히 향상됐다.

여러 각도에서 고려해 보면, 솔직히 장수문제에서 가장 걸림돌이 되는 부분은 우리인간이 문화 창조자라는 점이다. 오늘날 우리 인생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문화, 즉 교육,결혼, 출산, 주택 구매, 노동, 은퇴시기를 알려주는 문화는 현재 우리의 수명과는 완전히 어긋나있다. 오늘날 문화는 노인을 고통에 몰아넣는 만성 질병의 치유법 또는 치료법을 거의 알려주지 않으며, 은퇴 후 수십 년우선 평균 체격이 증가하였다. 또한, 키가 커지면서 두뇌의 정보처리 속도가 빨라졌다. 수명 연장과 출산율 저하가 맞물리면서, 인구피라미드 유형이 유소년 층 비중이 크고 노년층이 적은 형태에서 점점 직사각형으로 변하고 있다. 인구통계를 이해하는 사람들에게는상당히 의미가 많은 수치다. 역사상 최초로선진국에서 태어나는 아기들의 대다수가 노년까지 살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한국 정부의 통계청 예측에 따르면 아래 <표>와 같이2040년대에 가면 역삼각형 모습이 될 것으로예측하고 있다.

동안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법도 안내해주지 않는다. 따라서 개인들은 노년에 접어들어 치매에 굴복하고, 빈털터리 신세가 되며,사회로부터 고립될까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그럴 필요가 없다. 나이가 들면서 일의 능률이 떨어지고 노인성 질환에 걸리는 것에 대해 낙담하지 말고, 기나긴 인생의 경로를 생물학적으로, 사회학적으로 변경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건강하게 장수하기

타임지에서는 각 분야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여한 결과 인간은 태어나서 신체 기능이 연령대별로 약화되고 있다고 아래 표와또한 건강하게 장수하려면 먹는 음식에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질병을 예방하는식단을 가장 우선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사망 원인 1위인 심장병을 예방하는 식단에 치중해야 한다. 심장병을 예방하는 식단이란 채소와 통곡물을 많이 먹고 지방을 적게 먹는것이라고 생각하는 전문가가 많다. 그러나 장수하는 식단은 탄수화물을 줄이고, 전체적으로 소식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많은 전문가가 유럽, 특히 지중해 지방에같이 제시하였다. 건강하게 장수하기 위해서는 우선 신체의 주요 기능 약화를 지연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서 장수하는 비결을 찾는다. 실제로 그 지방사람들이 무엇을 먹는가에 대해서는 약간의 논란이 있지만, 생선과 과일, 채소, 올리브 오일이 좋다는 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이견이 없다. 2009년, 연구자들이 심장병 위험이 높은 사람 7,447명을 세 가지 식단 중 하나에 임의로 배정했다. 그 식단이란 올리브오일이 많이 들어간 지중해식 식단과 견과를추가로 넣은 지중해 식단, 저지방 조절식 식간이 추천되었다. 지방 함량이 높은 지중해식 식단을 따랐던 사람들은 5년 후 심장 마비나 뇌졸중이 올 위험이 30% 감소하였고, 심장병으로 사망할 확률도 비슷하게 감소하였다. 대단한 연구 결과가 나와서 연구는 조기에 종료되었다. (그 연구 결과가 너무나 명확하여, 그 식단을 따르지 않은 다른 집단이 불리한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라고 간주되었다.) 그 연구 결과는 2013년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w England Journal ofMedicine)에 게재되었다.

정확히 어떤 영양소가 그러한 이점을 만들어내는지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많은 전문가가 식품이 조합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일부 영양 섭취 경향과는 반대로 건강한 식단이란 상대적으로 단백질이 적어야 한다. 미국 표준 식단에서 단백질이 최대 35% 함유되는 것에 비해 건강한 식단은일일 열량에서 평균 17%에 불과했다. 또한,세포 신진대사(Cell Metabolism)에 발표된2014년 연구에서도 단백질에 문제를 제기한다.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한 중년 미국인은 식물성 단백질을 더 많이 섭취한 사람에 비해 암과 다른 질병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았다. 연구 저자이자 남부캘리포니아대학교 장수연구소(Longevity Institute) 소장발터 롱고(Valter Longo)는 장수하려면 전체적으로 단백질을 줄여야 한다고 권장한다.

인기를 끌고 있는 구석기 다이어트(paleodiet)를 비롯한 체중 감량 식단 대부분이 고단백을 옹호하기 때문에 이러한 조언이 놀라울 수도 있다. 롱고는 “단백질을 많이 먹어도괜찮다는 의견에는 오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 주요 노화 인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해요.”라고 말한다. 그러한 노화 인자에는 성장호르몬 IGF-1(인슐린과 비슷한 성장 인자)의영향도 포함된다. 조기 발달이 중요하지만,나중에 고단백 식품을 너무 많이 먹으면 노화가 가속될 수 있다.

롱고와 다른 연구자들은 IGF-1이 매우 낮은 유전적 변이가 일어난 에콰도르 지방의 주민들을 연구하면서 그러한 가능성에 눈을 떴다. IGF-1이 부족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키가 작지만, 암이나 당뇨와 같이 나이가 들면서 얻게 되는 질병에 거의 걸리지 않았다.

롱고는 동물성 단백질을 제한하는 식단이IGF-1을 낮추고, 노화 현상을 막을 수 있는방법이라고 말한다. 다수의 영양학자도 대체로 소식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일부는 정기적인 음식 섭취와 단기적인 단식을 번갈아하는 간헐적 단식(intermittent fasting)을 권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적, 영적 건강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이는 자신의 유익만 추구하는 자아 중심적 삶에서 벗어나서다른 사람과 더불어서 돕고 섬기는 봉사의삶을 통해서 만족과 기쁨을 느낄 때 가능하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