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평택 2함대사령부의 부두에 정박한 전남함(1천 500t급). 정승조 합참의장은 영하 4도로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전 일찍 비장한 모습으로 이 함정을 방문했다. 전남함은 울산급 호위함 중 6번함으로 2006년도 바다의 탑건인 해군‘포 술 최우수 전투함’에 뽑힌 함정이다.
정진섭(해사 37기·소장) 2함대사령관, 도진우(해사47기·중령) 전남함장 등 10여명의 지휘관및 간부들이 정 의장을 영접했다. 전남함의 사관회의실에서 곧바로 비공개 브리핑이 진행됐다.
정 사령관은 최근 북한 해군 및 4군단지역의 북한군 동향과 이에 대한 우리 해군의 군사대비태세를 보고받았다.

작년 11월 말부터 시작된 북한군의 동계훈련과 본격적인 해빙기에 접어들면서 예상되는 도발 유형에 대한 보고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령관은 북한 반잠수정의 활동과 위협에 대해 상세히 보고 받은 것이다. 이는 비공개가 끝난 뒤 정 의장의‘당 부 말씀’에서 유추할 수 있다.
정 의장은 비공개 보고를 받은 뒤 해군 2함대 간부들의 대비태세를 격려하면서“ ‘대동-B급’의 위협에 잘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대동-B급’또는‘대동-2급’ 으로 불리는 반잠수정은 어뢰를 탑재한 위협적인 공격 수단이다.
반잠수정은 물에 반쯤 잠겨 고속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레이더에 잘 탐지되지 않는다. 수상함 공격용 어뢰 2발을 탑재하고 있으며 길이 17m, 높이 2.2m, 무게 5∼11.5t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잠수정은 NLL 북방 서북해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북한이 어뢰 탑재 반잠수정을 운용하는 사실은 2010년 3월 국회 국방위에서 터져 나왔다. 당시 김태영 국방장관은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북한 반잠수정은 2발의 어뢰를 싣고 있어서 (상대 함정과의) 적정거리에서 발사가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대동-B급’ 반잠수정을 지칭한지칭한 답변이었다.

그해 한 중앙일간지는 북한 서해함대사령부와 인접한 남포 해상침투기지 위성사진에 북한의신형 ‘대동-B급’ 반잠수정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위성사진의 반잠수정 갑판부 우측에는 길이4m 정도의 원통 모양 구조물이 달려 있었다. 이 구조물은 북한군이 자체 개발한 경(輕)어뢰 발사관으로 분석됐다.
일각에선 반잠수정의 특성상 어뢰 장착은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고 천안함 침몰 당시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북한이 선체를 늘리고 추진력과 운항 능력을 키운 신형 반잠수정에 어뢰를 장착할 수 있도록 개량한 것으로 추정됐다. 1998년 12월 여수 앞바다로 침투하다 침몰한 북한 반잠수정은 길이 12.5m, 폭 2.9m로 어뢰는 장착되지 않았다.
신형 반잠수정 앞에는 32m급과 35m급 공작 모선이 각각 2척씩 나란히 정박돼 있는 것으로나타났다. 원거리를 이동할 때 이 공작 모선에 태워지는 것으로 추정이 됐다.
‘대동-B급’수상함 기습공격 가능군당국이‘대동-B급’반잠수정의 서북해역 활동에 주목하는 것은 수상함을 기습 공격할 위협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속에 반쯤 잠겨 고속으로 이동하는 선체 특성상 조기 탐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수상함에 장착된 대함레이더는 200여km, 대공레이더는 300여 km 밖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대함레이더는 파도가 높은 해상
날씨에서는 소형 선박이나 반잠수정을 정확하게 탐지하기가 어려운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해상 날씨가 좋지 않은데도 어뢰 2발을 탑재한 반잠수정이 수상함을 기습 공격할 수 있다는 관
측이 가능하다. 북한은 2010년 3월 26일 북한산 중어뢰인 ‘`CHT-02D 어뢰’를 탑재한‘연어급’ (130t급) 잠수정을 이용해 천안함을 격침시킨 사례가 있다.
그해 5월 20일 민·군 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 따르면 연어급 잠수정은 3월 23일∼24일 서해 기지를 출발한 뒤 곧바로 잠항, 수중으로 은밀하게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남하한 것으로 보인다. 이동 중 노출을 우려해 서해 외곽을 우회해 침투했다는 게 조사단의 설명이다.
침투에 성공한 연어급 잠수정은 치명적인 공격을 위해 숨을 죽이고 있다 정상적인 초계활동을 위해 백령도 인근 해상으로 접근한 천안함을 발견, 서서히 근접해 어뢰를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방부는 2011년 3월 24일 발간한 ‘천안함 피격사건 백서’를 통해 작년 3월 26일 천안함 피격직전 우리 군이 북한 잠수정의 공격 징후에 대한 대비태세가 소홀했다고 밝혔다. 이 백서에 따르면 2010년 3월 23일부터 30일간 북한 해군 제11전대의 상어급 잠수함, 연어급 잠수정, 예비(공작)모선 등이 식별되지 않았다.

특히 사건 당일에는 제2함대사령부 정보실에서는 북한의 모(母)기지를 떠난 연어급 잠수정 및 예비모선 수 척이 미식별됐다는 정보를 발령했다. 그러나 군은“북한 잠수함(정)의 기지 입·출항 정보를 인지하면서도 이를 통상적인 활동으로 인지하고 미식별 상황에 따른 대잠경계태세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백서는 지적했다.
백서는“결과적으로 북한 잠수함정의 기습공격 가능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분석 미흡과 이에 따른 대비 소홀로 경계임무를 수행 중이던 천안함이 피격됐다고” 기술했다.
또 백서는“기상이 좋은 상태에서 북한의 잠수함정이 기지에 정박하거나 해상에 부상해 활동 할 경우 우리 군은 한미연합감시 자산을 이용해 북한 잠수함정의 활동을 식별 및 추적할 수 있다”며“그러나 안개와 해무, 구름이 짙게 끼거나 북한 잠수함정이 수중으로 기동하면 탐지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동-B급’반잠수정도 자칫 사전 대비를 잘못할 경우 제2의 천안함 사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감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사례 때문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대동-B급’반잠수정은 수상함을 기습 공격할 수 있는 어뢰를 탑재하고 있다”면서“천안함을 피격한 연어급 잠수정에 이어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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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조 합참의장도 2함대 지휘관들에게“적은 반드시 도발한다”면서“특히 서북해역에서 도발할 것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기습당하지 않도록 감시태세를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암포 공기부양정기지 … 기습침투 전진기지로 활용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50여km 거리의 황해도 고암포(서해안지역)에 70여척의 공기부양정을 수용할 수 있는 공기부양정 기지를 건설해놓고 있다. 평안북도 철산군에 있는 공기부양정 기지보다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직 고암포에 공기부양정이 이동 배치되지는않았지만 훈련을 위해 종종 공기부양정의 모습이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대동- B’반잠수정과 공기부양정이 고암포에 정식 배치되어 활동할지 군당국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 고암포기지는 NLL과 가까워 백령도나 연평도 등 서해 5도에 기습 상륙할 수 있는 공기부양정 배치가 유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한의 공기부양정은 길이 21m로 최대속력 시속 74~96㎞인 ‘공방Ⅱ’(35t급)와 길이 18m로 최대속력 시속 96㎞인 ‘공방Ⅲ’(20t급)이 있다. 길이 34m의 공기부양 전투함(170t)에는 앞과 뒤쪽에 57mm 기관포 1문, 30mm 기관포 1문이 장착돼 있다.

북한군은 작년 5~8월 서해안의 초도에서 지상, 해상, 공중 전력이 대규모로 참가한 상륙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초도를 기습 점령지로 가정해 상륙훈련을 반복하는 등 서북도서 기습 점령을 위한 시나리오를 완성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작년 NLL 이남의 서북도서를 기습 점령하는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등 작전개념을 공세적으로 전환했으며 이는 포격 도발보다 더욱 공격적이고 공세적인 작전개념의 변화로 풀이되고 있다.

MI-2, MI-4, MI-8 등 50여 대의 공격헬기가 서해 백령도에 인접한 황해도 태탄과 누천 공군기지에 각각 분산 배치됐다. 북한군 헬기 전력의 50% 가량인 옛 소련제 MI-2는 기관총, 폭탄(250·500㎏), 57㎜ 로켓, 대전차 미사일(AT계열), 공대공 미사일(SA-7) 등을 장착하고 있다.

작년 9월 북한 매체에 처음 등장한 서남전선사령부는 황해남도 해안지역의 해안포와 방사포부대, NLL 일대의 북측 도서를 담당하고 있다. 북한은 2011년 6월 15일 출범한 우리의 서북도서방위사령부에 대응하기 위해 서남전선사령부를 창설했다. 전진 배치된 공격헬기도 서남전선사령부에 배속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4월 북한군 도발위협 증대 군당국은 서북지역의 북한군이 해빙기에 접어들면서 공세적으로 군사활동에 나서 3~4월 도발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2월28일 해병 2사단 최전방 OP(관측소)를 방문하고 정승조 합참의장이 3월 2일 해군 2함대와 육군의 미사일부대를 순시한 것도 북한군의 이런 동향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해 NLL에 인접한 북한군 4군단 변인선(상장) 사령관 부대 지휘관들은 4군단 예하 포병부대를 중심으로 전투태세검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 포병부대는 작년 하계훈련에 이번 동계훈련 기간에도 122㎜, 240㎜ 방사포 등을 동원한 실사격 훈련을 늘린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해주와 강령반도 등에 배치되어 남쪽을 겨냥하는 해안포의 포문도 열려 있고 수시로 정비를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다 북한군은 대규모 육·해·공군 합동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훈련 준비는 북한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외관상으로는 원산 일대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정확한 날짜와 장소는 나오지 않고 있다. 북한은 한미 연합 키리졸브(KR) 및 독수리(FE) 연습에 맞춰 훈련을 준비하고 있으며 우리 훈련기간에 맞춰 이런 대규모 훈련을 한 적은 없었다.

앞서 작년 3월 남포에서 육·해·공군 합동 사격훈련을, 같은 해 4월에는 평양 남쪽 대원리에서 육군과 공군이 참여하는 화력훈련을 실시했지만 이번에는 과거에 비해 대규모인 것으로 관측 되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3~4월 해빙기 때 도발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이 시기는 한국과 미국의 새정부가 출범해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는 때여서 북한이 한국과 미국 새정부에 대해‘간’을 보려고 무모한 도발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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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990년 이후 535회 도발을 감행했으며 이 가운데 해상 도발이 413회로 77%를 차지하고 있다. 서북해역을 감시하는 해군의 어깨가 무거운 것도 이런 통계가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