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균
한국방송작가협회 회원
현재 국군방송 라디오 작가


어린이들 세계에서는 또래보다 나이가 어리거나몸이 아픈 약자를 경기와 놀이에끼워주기 위한 ‘깍두기’라는 배려의문화가 있다. 이에 국방, 군사, 정치, 경제 등의 분야에서비전문가인 필자가 일종의 ‘깍두기’ 신분으로 다양한 이슈에대한 소견을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피력해 보려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드라마나 영화 같은극(劇)은 ‘스토리’가 중요하다”라고 알고 있다. 맞다. 하지만 ‘스토리’ 못지않게 중요한것이 ‘캐릭터’다. 아무리 ‘스토리’가 재미있고, 탄탄해도 등장인물이 매력 없으면 극(劇)에 몰입되지 않는다. ‘욕하면서 본다’는막장 드라마에는 악인이든 기인이든 관심이 가는 등장인물들이 꼭 등장한다. 시청자들은 그들이 앞으로 어떤 일을 겪게 되고, 또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궁금해서 극(劇)에집중한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이다. 인생이 잘 풀리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보면 다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 중에 하나가성격이다. 조직에서 성격은 실력보다 더 큰힘을 발휘한다. 실력이 있어도 성격이 원만하지 못한 사람은 저평가 받는다. 반면에 실력은 뛰어나지 않지만 성격이 밝고, 대인관계가 좋은 사람은 실력 이상의 프리미엄이얹어진다.

성격은 대인관계에서만 크고, 중요하게작용하지 않는다. 혼자 생활할 때도 인생에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남이 아닌 나 자신을깊이 들여다보면서 깨달은 사실이다.

아직 목표를 이루지 못한 상황이라서
‘왜 이렇게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까?’
자책할 때가 많다. 원인을 찾다가 성격에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얻게 됐다. 지금은그나마 융통성이 조금 생겼지만 30대까지만 해도 부당하고, 상식에서 벗어나는 말을 듣게 되면 받아들이지를 않았다. 하다못해 일을 그만두더라도 타협이나 조율을하지 않았다.

그뿐인가. 성격이 꼼꼼한 편인데, 비효율적으로 지나친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남들이 한두 시간 만에 마칠 일을 서너 시간에 끝내곤 했다. 그렇게 완벽을 쫓아서 일에문제가 생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만큼 시간을 뺏기고, 체력이 소모돼서 다른 일을 못했다.더 서글픈 것은 그리 중요하고,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들을 하지 않아서 남들에게 인정도 못 받았다. “넌 요령도 없고, 융통성도부족해” 한참 젊었을 때는 귀에 들어오지 않던 말이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곱씹어보니가슴과 귓속을 후려판다.

다들 알다시피 성격은 쉽게 바꿀 수 없다.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렇다고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성격을 바꾸려고 애를 쓰고 있는 중이다. 지나친 자만은 해롭다. 하지만 지나친 자책과 자괴감은 인생을 더 움츠러들게 만든다.

누구나 ‘과정’보다는 ‘결과’를 더 중시하고, 또 집착한다. 현재까지 삶의 결과에 스스로 C+ 정도의 등급을 매기다보니 나 자신의성격에 호평보다는 혹평을 하게 된다. 그나마 위안을 삼는 건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고,고쳐나가려는 자세다.

자신의 성격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문제가 있는 성격을 지인들이 충고해주고, 조언해줘도 쉽사리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은 훨씬 더 많다. 애써 자기 합리화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기 방어를 하는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문제가 있는 성격을고치지 않으면 자신의 인생에도 어마어마한악영향이 미친다. 비록, 남들이 우러러보는위치에 있더라도 외롭고, 씁쓸한 인생이 될수 있다. 가정이라고 화목할까.

성품이 대인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성격은 인생 자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목표를 이루고, 더 나은 삶을 살려면 스펙과 실력을 쌓는 것 못지않게 자신의 성격도 들여다봐야 된다. 스펙과 실력을 쌓는 것이 인생의 나무를 심는 것이라면 자신의 성격을 살펴보고, 반성하는 것은 인생의 숲을조성하는 일이다.

문제의 해답은 성격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일이 제대로 안 풀리고, 인간관계가 매끄럽지 않을 때 한숨만 쉬고, 상대를 탓하는 것은소모적인 일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문제의 원인은 자신의 성격에 있을 수있다. 그것이 인정하기 싫거나 이해되지 않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