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호
(예)육군 대령, 교육사 사이버전 연구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ICT사업단 자문위원
개인공간서비스 협회 국방전문그룹 위원장
국방정보통신협회 연구소장

오늘날 세계 모든 나라는 21세기에 강군 육성을 위해서 국방조직 개혁 즉, 국방운영혁신(Revolution in Business Affairs : RBA)과 군사혁신(Revolution in Military Affaires : RMA)을 부단히 추진하고 있다. 국방운영혁신과 군사혁신은 동시에 추진될 수도 있지만 국방운영혁신의 기본 틀이 완성된 후 군사혁신을 추구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국방운영혁신의 틀 속에서 군사혁신을 추진하는 것이 보다 개혁의 성과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양자를 동시에 고려하지 않고는 국방 개혁은 부분만의 개혁이 되거나, 전혀 개혁의 성과를 거둘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즉, 국방운영혁신과 군사혁신은 ‘바늘과 실’과 같은 불가분 관계를 갖고 각나라 상황에 맞추어서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21세기 안보환경의 변화에 부응하고 새롭게 가용해진 첨단기술을 활용하여 군사전략의 근본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변화의 핵심은 군사변환(Transformation)이라 할 수 있으며 군대의 체질을 바꾸는 과정으로서 두 가지를 추진하고 있는데 첫째는 첨단 정보과학기술을 응용하여 산업사회 군사력을 정보화 시대 군사력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첨단 지휘자동화체제인 C4ISR,원거리 정밀타격, 네트워크, 유연성, 파괴력 향상 등에 중점을 두고 둘째는 냉전기 군사태세를 탈냉전기 군사태세로 전환하는 것으로, 새로운 위협요인인 테러, 대량살상무기 확산 등에 대처하여 전진배치 위주의 고정된 군사력 운용에서 기동 위주로 전환하며, 그 일환으로 동맹국관계와해외주둔정책을 변화시켜오고 있다.




군사변환의 이론적 근거는 군사혁신(RMA: Revolution inMilitary Affairs)개념으로 급속도로 발전하는 첨단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정보·감시·정찰 (ISR)과 정밀타격무기 (PGM :Precision Guided Munitions)를 첨단 전투지휘 자동화체계(Advanced C4I)로 연결하면 새로운 하나의 복합체계가 탄생되고, 이들은 전투력의 승수효과를 수반한다는 개념으로군사력 조직과 교리까지도 바꿈으로써 전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다는 의미를 지닌다.

2014년 11월 15일 레이건 국방포럼에서 전 국방부 장관이었던 Hagel이 군사혁신 분야에서 실패한 첨단 프로젝트 10개를 사례로 발표하면서 새로운 국방개혁구상을 발표하였다. 이 발표에서 미군은 군사혁신이라는 개혁의 논제 하에 천문학적인 투자비용이 투자되는 최첨단기술과 개념이 포함된 값비싼 시스템들과 하드웨어를 개발하였으나 불행하게도 그것들은 과도한 요구들 또는 기존에 존재하던 것들과 차이가 별로 없고 사업별 수년간의 수십억 달러의 예산들이 투입되었으나 프로그램이 중도에 취소되어 군사혁신을 위한 대규모 첨단프로그램 Top 10에 투자된 예산이 627억 달러(62조 7천억)가 투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대에 보급된 것은 거의 제로였다는 것은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고 생각되어 소개합니다.

미군이 첨단기술력을 바탕으로 야심차게 추진했던 프로젝트 중 가장 큰 비용을 투자한 미래전
투체계(FCS)와 합동전술무전기(JTRS)체계를 중심으로 실패한 사례를 정리해 보았다.

Top 1 : 미래전투체계(FCS : Future Combat System)
미래전투체계(FCS)는 1999년 육군참모총장이었던 에릭 신세키 장군이 제안한 육군 현대화 사업으로, 전 세계 어느분쟁지역이든 여단 규모 지상군이 수일내 이동 가능토록 2015년에 최초 실전배치를 목표로 연구되고 있었다. 이는 이라크 전에서 최첨단 무기로 적을 무력화했지만 정작 병사들은 전장 상황을 파악하지 못해 적의 매복과 아군의 오인사격으로 생명을 잃기도 했듯이 전장정보를 공유하는 네트워크 중심전의 필요성이 부각됐고, 또한 중무장 병력을 신속 배치하는 능력에 문제점이 노출되어 중장갑 위주의 기존 전력 구성을 탈피해 기동성·치명성·생존성 등 최적 기능으로 네트워크화한 유·무인 전투체계의 기능 통합으로 어떤 전장환경에서도 신속한 전략적 대응 및 우위선점을 추구하고 있는 사업이었다.

FCS는 지휘·전투·감시정찰·구난 등 임무를 수행하는 8종의 유인 지상차량과 전투·정찰·수송등 임무를 가진 6종의 무인 정찰기·지상 차량 등 총 14개 체계와 네트워크 및 병사체계가 하나의시스템으로 통합돼 14(장비) + 1(네트워크) + 1(병사체계)개의 체계로 구성되며 능동방호, 능동현수, 전열포, 자율주행 및 센서 기술 등 최첨단 기술이 결집된 체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사업은 190억 달러(19조)를 이미 지출하였으나, 모든 것이 자동적으로 구현되는 운용개념을 충족시키는 것은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어 결국 중단되었으며 그 원인은 한마디로 기술에 대한 믿음을 과대평가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Top 2 : 합동전술무전기체계(JTRS : Joint Tactical Radio System)
합동 전술 무전기(JTRS는: Joint Tactical Radio System)는 공통 파형을 이용하여 지상 및 공중부대 간 통신의 어려움을 해소하며, 전투 요원을 위해 보다 원활한 상황 정보를 창출하고 생존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하였다. 현존 무전기간 미흡한 상호 운용성으로 말미암아 작전간 많은어려움이 있어 결정적인 승리를 얻기 위해서는 완전히 상호운용성이 보장된 원활한 통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걸프전의 경험을 통해 절감하여 지휘관들이 전통적인 음성 통신뿐만 아니라 생생한데이터와 비디오 자료를 요구해 옴에 따라 이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존 통신 대역을 연결하고 새로운 파형을 창출할 수 있는 무전기를개발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JTRS는 개방(Open)소프트웨어 구조로 재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Software Defined Radio(소프트웨어 기반의 무전기)로서 신뢰성 있는 다중 채널 음성, 데이터, 화상 및 비디오 통신을 제공하고 사용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최적의 주파수 및 변조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융통성을 갖는 무전기로서 핵심 모듈은 지상, 해상 및 공중 플랫폼에 맞추어 형상화될수 있으며 디지털 신호처리에 따라 다양한 프로토콜을 지원하며 융통성 있는 통신망을 구성한다. 특히 주파수 호핑 방식를 이용함으로써 도청 확률을 줄이고, 항 재밍 능력을 가지며, 송신 출력을 제어하고, 내장된 소프트웨어 기반의 암호화가 이루어지며 JTRS가 지원하는 주파수 범위는
2MHz로부터 2GHz이었다.

JTRS 프로그램은 1997년에 시작되었으며 미군이 사용하는 무전기의 수를 750,000개에서300,00개로 줄이고 해병대 공중 전방 항공통제 부대와 같은 특수부대가 사용하는 라디오 수도 3분의 1로 줄이려 했다. 그러나 개발되어 병사에게 전달된 JTRS는 207 파운드의 무게와 냉장고 크기의 무전기로서 부팅시간이 1분이나 걸렸고, 냉각기능이 없어 사막의 온도를 버티지 못해 운용을 하지 못하겠다는 병사들의 불만에 결국 2011년 10월 사업은 중단되었다. 그동안 장비개발에투입된 비용은 110억 달러(11조)였다.

Top 3 : RAH66 코만치 (Comanche)
22년간 69억 달러(6조9천억)를 투자한 이 사업은 기존 Huey, Cobra와 Kiowa헬기를 대체하는 차세대 정찰 및 무장을 지원하는 헬기사업으로 추진하였으나완전무장한 상태에서 임무수행이 제한되어 결국 중단되었다.


Top 4 : 극지궤도를 도는 운영환경 위성 시스템NPOESS(National Polar-orbiting Operational
Environmental Satellite System)

지구의 기후와 대기권에 대한 모니터링을 위해 개발한 차세대 환경위성은 센서개발비용이 매우 고가였으며 개발지연으로 인해서 25% 이상의 예산 초과가 발생되었고 최초 발사 일정보다 5년이나 지연되어 결국 58억 달러(5조 8천억)이 투자되었으나 중단되었다.


Top 5 : 공중레이져(ABL : Airborne Laser)
1996년 공군에 의해 시작한 공중레이져 요격무기체계는 미사일 방어기구의 중요한 부분이 담당할 수있도록 설계되었다. 15년 동안 프로토타입을 기반으로 구형의 747기에 설치된 공중레이져 요격체계는 활주로가 부족하고 체계 운용에 소요되는 비용에 대한경제성과 기술적인 문제로 실제 운용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고 해서 인해 2011년도 50억 달러(5조)를 소모하고도 사업은 중단되었다.

Top 6 : 원정작전용 전투차량(EFV : Expeditionary Fighting Vehicle)
해병대를 위한 수조형태의 수영탱크를 만들려고했던 원정작전용 전투차량은 대단히 큰 규모로서 무게가 38톤의 수륙양용의 공격차량으로 1980년대 말에 노르망디와 인천 상륙작전과 같은 용도로 사용하고자 설계되었으나 대함미사일과 장사정 무기의 등장으로 필요성이 모호해졌고 개발지연과 총 270%를상회하는 비용초과로 2011년 33억 달러(3조 3천억)를투자하였으나 사업은 중단되었다.


Top 7 : 변형 가능한 위성통신체계
(TSAT : Transformational Satellite Communication System) 미군은 Desert Storm 이후 기존의 군사위성통신들은 미래 군의 증가하는 데이터 통신요구들을 충족시키는데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아서 전 세계의 정보네트워크의 백본망으로 설계된 변형 가능한 위성통신체계는 고속의 데이터통신을 제공하기 위해서 위성궤도에서 지상으로 보내지는 레이저 통신 프로그램으로 고비용과 불확실한 예산환경 그리고 기존의 향상된 극고주파(AEHF : Advanced Extremely High Frequency)위성의 통신능력과 별 차이가 없
어 2009년에 중단되었으며 소요된 예산은 32억 달라(3조2천억)였다.

Top 8 : XM 2001 Crusader
Crusader는 1990년 초에 강력한 파괴능력을 갖춘 최첨단 자주포로 최초 설계되어 개발되었다.Crusader는 기존의 Paladin자주포에 비해 가볍고 빠르게 디자인되었으나 Upgrade된 기존의 Paladin과너무 유사하여 사용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해 결국 2002년에 20억 달러(2조)를 소모한 사업은 취소되었다.

Top 9 : 운동에너지 요격기(KEI : Kinetic Energy Intercepter)
운동에너지 요격기(KEI)는 미사일 방어 수단의 한부분으로 적의 탄도 미사일을 파괴할 수 있는 운동발사체로서 지상 및 해상에서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개발하는 동안 요격기로서 크기가 커져서 배에서 발사하는데 제한되고 가격이 상승하여 결국 2009년에 13억 달라(1조3천)억을 소모하고 나서사업은 중단되었다.

Top 10 : CG(X) 차세대 순양함
1990년대 차세대 순양함으로 알려진 사업으로 해군의 21세기 프로그램을 위한 수상함 계획의 일부였으나 예산 삭감으로 프로그램은 구축함의 변종으로2001년에 DD(X)로 재 명명되었다. CG(X)는 기존의 존재하는 함정들의 Upgrade한 구축함과 비교할때 비슷한 능력을 구비하여 필용성이 감소되어 개발비용 2억 달라(2000억)를 투입하고도 건조되지 못했다.



결론
최근 출시된 캘럭시 S6엣지를 분해해 보면 모바일 프로세서(AP)는 삼성 '엑시노스7420 옥타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RAM도 당연히 삼성전자 제품이 사용됐으며 스토리지에 쓰인 SSD도 삼성전자 제품이었고 또한 자체 개발한 LTE 모뎀인 RF 트랜시버 샤논928도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외의 구성품에서는음장(Sound Effects)에는 울프슨 제품이 탑재됐고, 사용자가 움직이는 모션을 감지하여 그에 맞는 다양한 반응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6축 가속도 센서와 자이로스코프 센서는 인벤센스 제품이 탑재됐었고 GPS나 GLONASS 등 위치정보를 제공하는칩셋은 브로드컴 제품이, 전력 공급을 통합관리하는 PMIC(Power Management Intergrated Circuit)에는 맥심 제품이 채용됐다. 이 밖에 아바고와 스카이웍스 칩셋도 1종씩 적용됐다.

삼성제품은 분명 한국제품이지만 내부의 구성품은 국가를 초월한 다양한 부품이 사용되었다는 것은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다. 미국이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여 개발하려고 했던 많은 장비들이 왜 실패했는가를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오랜 기간 연구개발하면 이미 더 좋은 기술이 등장, 사용자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군은 아직도 최첨단기술에 한국독자기술 개발을 주장하고 있다. 이미 개발하고자 하는 기술의 몇 배, 몇십 배의 속도와 능력이 개발되어사용되고 있는 현실을 무시하면 그 대가는 우리의 실패로 되돌아온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선택(Adaptive)의 시대다. IT시대는 원하는 기술과 장비를 적절히 선택하여 우리제품으로 만들어 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라는 것을 명심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