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남
전(前) 합동참모의장

과거의 전사를 살펴보면, 전쟁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하여 승패가 결정되었다. 전쟁에서 승리한 나라의 군대는 무기체계가 상대적으로 우수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뛰어난 전법을 구사하여 승리한 사례는 동서고금의 전사를 통해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코끼리부대를 앞세워서 알렉산더 대왕을 곤경에 빠지게 하였던 인도의 고대 전법부터, II차 세계대전 독일군의‘전격전’, II차 세계대전 후반기의 쏘련군이 발전시킨 투카체프스키의‘종심기계화전법,’베트남 전쟁 이후 개발하여 I차 걸프전에서 빛나는 승리를 거둔 미국의‘공지전투’등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장차전은 과학및 군사기술의 발전에 따라 발전된 네트워크를 통해 전투부대를 물리적으로 집중하지 않고서도 필요한 시간과 장소에 전투력을 통합 및 집중 운용할 수 있는 소위“네트워크전”양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소위 비대칭전력 증강에 집중하여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 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기습전략, 속도전 전략, 배합전략 등 공세적 전략에 기반을 두고 공격적인 전법을 개발 및훈련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는 연합사 창설 이래 적이 도발하면 FEBA“A”로부터 축차적인 방어를 하다가 여건이 조성되면 공세이전 하여 반격을 한다는 작전개념을 고수하고 있다. 물론 전쟁이 작전계획대로 진행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최소한 초전은방어로 대응한다는 전략은 불변사항이 될 것 같다. 본인은 여기에 근본적인 문제가있다고 보고, 우리 군이 우리 고유의 공세적인 전법 개발의 시급성과 이를 위한 대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북한의 전략과 전법
2014년도 국방백서에 제시된 북한의 전
력 중에서 특별히 관심을 끄는 것은 핵무기와 1,000여기의 미사일, 화학탄 등 대량살상무기이다. 그리고 지상군 전력으로는 4,300여 대의 탱크와 2,500대의 장갑차, 170mm를 포함한 야포 8,600문, 240mm를 포함한방사포 5,500문, 20만의 특수전 병력이며,해군전력으로는 잠수함 70여척과 260여척의 상륙함정, 그리고 6,000여명의 사이버 전사 등이다. 비대칭 전력개발에 주력해온 북한군의 무기 및 장비체계와 군구조, 그리고최근 훈련실태 등을 볼 때, 과거 6·25 남침 때사용했던 전법은 전혀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 반면에 미사일, 화생무기, 비정규전부대
cyber 부대 등을 보유한 북한은 종심기동으로 속도전과 하이브리드전을 감행할 것이다 .

한국군의 초전 방어 위험성과 새로운전법의 필요성

우리 군은 6·25 전쟁당시 국가의 운명이풍전등화였던 절대절명의 순간에, 낙동강방어에 성공하고 인천 상륙작전으로 공세이전함으로써 전세를 역전시켰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 후 중공군 개입으로 전선이 한때는 남북으로 크게 요동쳤지만, 곧 현재의휴전선 부근에서 전선이 안정되고, 휴전회담을 진행한 2년 동안은 고지쟁탈전으로 이어졌다. 휴전이 되기 전에 한 치의 땅이라도더 넓히기 위하여 우리 군은 치열한 공방전끝에 고지를 탈취하고, 확보한 고지를 방어하기 위하여 엄청난 희생을 치렀다. 결과적으로 우리 군은 방어에 대한 성공 신화를 가지게 되었다.

1960년 대 이후부터는 제 2의 6·25전쟁을방지하고, 경제건설을 위하여 평화통일을지향하는 국가정책에 맞추다 보니 우리군은
더욱 방어일변도의 사고로 굳어졌다. 결과적으로 휴전 이후 오늘날까지 방어 위주의준비태세에 역점을 두었고, 주요 군사연습도 방어에 집중하였으며, 공세이전은 연습을 마무리하는 개념으로 진행한 경우가 많았다. 이런 역사적 전통으로 인하여 수세적인 사고가 우리 군의 사고를 지배하여 공격정신이 무디어진 것 같다.

원래 방어란 공격이 불가능할 때 공격의호기를 잡기위한 일시적인 방편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강한 방어선도 공자가희생을 각오하고 전력을 집중하여 공격하면돌파되기 마련이며, 일단 돌파가 되면 포위당할 위협을 느낌으로 패닉(집단 환각) 현상이 발생하여 큰 혼란이 일어난다. 이런 현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불변의 전장 원리가 되어왔다. 방어를 하기 위해 구축한 진지에 들어앉으면 소극적이 되고, 무력해지며,이런 상태에서 방어선이 돌파되면, 패닉 현상이 올 확률이 많다. 그러므로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방어 위주의 군대가승리한 전례는 그리 많지 않다. 빛나는 해전사로 기록된 23전 23승의 업적을 올린 이순신 장군도 항상 공격작전을 통해 승리한 것이다.

북한이 추구하는 속도전은 일종의 고속기동전 전법이라 할 수 있다. 아래 [그림 1]과같이 모든 전투력을 집중하여 선정된 적의방어진지에 돌파구를 형성하면, 그 돌파구를 통하여 기계화/기갑부대 위주의 기동부대가 신속히 종심으로 기동하고, 이어서 후속부대가 투입되어 돌파구를 확장한다. 일단 돌파구가 확장되면, 작전템포가 우세한공자의 작전속도 때문에 방자는 돌파구를막을 기회를 잡기가 대단히 어렵다.



이렇게 되면 주 방어지역에 투입된 우군의 통합된 방어는 와해되고 방어의 통합성을 상실하여 유병화가 되거나 포위당하지않기 위하여 필사적으로 후퇴를 할 수 밖에없다. 그러나 적 특수부대는 아군 후방에서우군의 기동을 최대한 방해할 것이다. 물론예비대가 역습, 또는 역공격을 할 수는 있으나 문제는 방자의 대응속도가 적의 고속종심기동부대 보다 앞서지 못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물론 돌파구를 막기 위하여 지상및 항공화력 등을 집중시키는 등 여러 가지대응을 하겠지만 이것 역시 당시의 전장 상황 변화와 피·아 작전 템포에 좌우된다. “주방어진지가 돌파된 이후 축차 진지에서 방어가 가능할까?”에 대한 생각은 군 간부라면 모두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한강 이북의 주방어진지가 돌파되어 적의 종심기동부대가 순식간에 서울이나 서울 남방에 이르면 어떻게 될 것인가? 참으로 상상하기 싫은 결과가 초래될 것이다.

북한은 한반도 적화통일에 앞서 1단계로한수 이북을 전격적으로 확보하고 종전을유도하려는 전략도 가지고 있다고 정보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이와 같이 초전에적의 선제공격을 받은 후 반격한다는 것은 핵무기와 첨단정밀유도 무기체계의 사거리,정확성, 치명성 등을 고려할 때, 초전의 대량피해는 전쟁승패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전 국토가 동시에 전쟁터가 되는데 선형 방어나 축차진지의 방어로 지연전을 실시한 후 반격을 한다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전법으로 대응할것인가? 그것은 공격하는 부대를 맞이하여같이 공격하는 전법을 개발해야 한다.북한의 속도전을 무력화 시킬 전법을개발하자.

사고의 전환
우리 군은 주로 미국에서 개발한 작전술 교리를 응용하는 수준에서 우리식 전법을개발하여왔다. 이와 같은 접근방법으로서는우리가 필요한 전법을 개발하지 못하고 영원히 모방하는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전법을 개발하는 것을 어렵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적이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싸우는 방법을 개발하면 되는 것이다. 이 방법들을 작전 및 전술 차원에서 체계화시키면 전법이되는 것이다.

장차 어떻게 싸울 것인가?에 대하여 우리군이 지금까지 연구한 것을 살펴보면 기본적인 개념과 전장 기능별 운영 개념 등, 미국의 미래 작전개념을 모방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창조국방을 구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싸우는 방법, 즉 전법을 개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그 전법을 수행할 군사력 건설 계획을 만들 수 있다. 무기체계 개발방안 등 하드웨어부터 접근하는 방식에는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창조국방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의 전법에 대한사고전환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보병위주로 편성된 군대가 적진을 돌파하여 돌파구를 형성하고, 다른 보병사단으로 구성된 전과확대부대를 투입하여도 전과확대는 번번이 실패하였다. 왜냐하면 보병부대는 신속한 종심기동을 할 수 없어서, 돌파구는 다시 적의역습에 의해 회복됨으로써 전선이 고착되어버렸기 때문이다. 1차세계대전 이후 독일은이를 해결할 확실한 전법을 개발하였는데, 그것은 판저(Panzer)사단을 편성하여 종심기동부대로 운용하고, 급강하 폭격기를 개발하여 기갑부대를 근접지원 하도록 할 것이다. 즉, 공군기가 종심기동 중인 기갑부대에 화력을 계속 지원하도록 하여 판저사단이 전략적 종심까지 멈추지 않고 전과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독일군은 단순명료하고 확실한 종심기동전법을 개발하였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II차세계대전 초기에 전격전의 신화를 남기게되었다. 우리도 이와 같이 단순 명료하면서북한이 대응할 수 없는 전법 개발이 필요하며, 이는 기존의 무기체계와 미래에 개발할무기체계를 동시에 운용하는 전법이 되어야한다. 본 고에서는 구체적인 전법을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고 전법개발 방향만 제시하고자 한다.

전법개발 발향우리에게 가장 긴급한 것은 북한의 전력과 전략전술을 무력화시키는 방법을 찾는것인데, 여기에는 두 가지의 핵심적인 난제가 있다. 첫째는 북한의 속도전에 대응하는방안이고, 둘째는 적의 대량살상무기에 대응하는 것이다.

먼저 북한의 속도전에 대응하는 방법으로우리가 항상 그랬듯이, 지상군과 공군의 재래식 전력을 운용하여 축차적으로 막아보려는 시도를 해왔다. 그러나 야전군 및 군단의적지 종심지역에서 운용되는 공군의 전장차단 작전은 24시간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없기 때문에 한계가 있고, 또 공군의 전장차단 작전은 공중우세가 확보된 다음에나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적지 종심에서 적의기동부대를 차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우리는 이제 북한의 비대칭 전력과 차별화된미래의 무기체계에 눈을 돌려서 이 문제를해결해야 한다. 그것은 전투 로봇과 레이저무기, 그리고 이런 무기체계를 탑재한 무인항공기체계의 개발 및 운영을 전제로 한 것이다.

새로 개발해야 할 전법의 핵심은 아군의종심에서 적의 종심기동부대를 축차적으로저지하는 대신 이런 무인 무기와 레이저 무기체계를 운용하여 입체적인 차단구역을 적의 종심에 단계적으로 설치하여 적지 종심에서 적의 종심기동부대를 축차적으로 차단하자는 것이다.

사단, 군단, 야전군이 담당하는 적지 종심 지역에 각 제대가 운용하는 중·단거리 무기체계를 입체적으로 운영하는 전법이다. 이렇게 하여 적의 종심기동부대를 적지 종심에서 격멸하거나 최소한 투입되지 못하고우군의 무인무기체계와 교전토록 하여 우군의 역공격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리고지체 없이 역공격을 해서 적지 종심으로 전장을 확대하여야 한다. 이때, 동굴진지에 엄폐된 야포와 전술 미사실 발사 시스템도 무인기로 동시에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후방에 대하여서는 이런 무기체계를 장비한 특전부대를 운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야전군, 군단 및 사단에서 운용하는 무인공격기, 전투로봇, 레이저 무기 체계는 간단하면서 대량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어야 한다. 그리고 전천후로 24시간 적지 종심에서 지속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특수작전부대는 이런 무기체계와 같이 적지종심에 투입되어운용할 수 있는 방법을 발전시켜야 한다.다음 대량살상무기에 대응하는 방법은 발사 준비단계에서 파괴하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그 답 역시 무인시스템과 레이저 무기시스템을 개발하여 해결해야 한다.

북한 상공에서 계속 체공하면서 감시하는 무인기와 타격 시스템을 장착한 무인기의 결합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무인무기체계를 운용하여 적을 공포에 빠트리고, 동시에 재래식 항공력과 미사일 등으로전략표적을 동시에 타격하는 역비대칭 전법과 이를 수행할 수 있는 무기체계를 개발 및 운영해야 한다. 창조국방은 새로운 전법 위에 추진되어야 한다.

새로운 전법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① 한반도의 주변정세 ② 국내의 정치 사회·경제적인 여건 변화 ③ 무기체계의 발전 ④ 적의 무기 체계, 군 구조, 전략/전술, 훈련실태 ⑤ 최적의 비용 ⑥ 한·미연합 작전가능성 ⑦ 국방환경 등을 추가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의 필요에 가장 잘 맞는 맞춤형 전법이 개발되어야 한다.

특히 현재의 출산율 추세라면 2030년대부터 30만 명의 병력을 유지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무인무기체계 개발로 이에대비해야 한다. 각 전투원이 휴대한 무기 외에 다양한 무인무기체계를 운영하여 一當百의 전투력을 발휘하는 대안이 필요하다.

창조국방을 추진하는 데는 여러 가지 목적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제한된 국방예산의 효과성 및 효율성을 극대화 시키자는데 있을 것이다.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장차 어떻게 싸울 것인가?”에 대한 전법을먼저 개발하여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추진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