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질곡(桎梏)으로부터 벗어나 ‘해방’의 기쁨을 맛봄과 동시에 ‘분단(分斷)’이라는 멍에를 쓴지 만 70년이 되는 뜻 깊은 해를 맞이하여 ‘월간 군사저널’에서는 기획특집으로 탈북 여성군관 3분과 함께 ‘북한 조선인민군의 실체와 김정은 정권의 향방’이란 주제로긴급좌담회를 가졌다. 이 좌담회에는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이명구 원장, ‘월간 군사저널’공동발행인 박정하 사장, 강석승 박사 등 ‘군사저널’ 편집위원 여러분이 참가하였다. 강석승 박사가 사회를 보면서 인터뷰를 이어갔고, 시종일관 진지하게 북한의 실상을 청취하였으며, 활발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북한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그 내용을 탈북 동기, 김정은 통치와 경제생활 실상, 북한군의 실상, 탈북 이후 남한 생활과 북한 송금, 통일에 대한 염원, 그리고 평가 및 결론 순으로 요약 정리하였다. 간부들이 읽고 장병 교육에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좌담에 참가한 3명은 가명으로 처리하였다.

정리 | 이대형 기자 forarles@naver.com

탈북동기

박희순 : 저는 북한에서 항공 및 반항공사령부 제2사단 59추격비행연대 지휘중대장이었습니다. 저의 남편은 비행사였는데 훈련도중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비행 중 엔진이고장 나자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피하기 위해 바다에 추락해 사망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 남편은 많은 고민을 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비행기를 버리고 탈출했다면 그 비행기가 동상을 부셔서 3대가 멸족을 당합니다. 가족을 먼저 생각해서 바다로 추락한 거죠. 보상은 선물을 좀 주고, 딸이 크면 남포학원에 보내주는 등 나라에서 키워준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약속은 명목적이었으며, 저는 자식과 어머니를 위해 군대를 그만두고 생활전선에 나설 수밖에 없었고, 이것저것 장사를 했습니다. 하루하루 끼니를 죽으로 때우는 삶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한 1년간 중국에 가서 돈을 벌려고 마음먹고 경비대한테 돈을 주고 중국으로 넘어갔다가 인신매매단에 걸렸습니다. 중국에 가면실제로 조선족이 진을 치고 있다가 북한여자들이 넘어 오면 무조건 납치해서 인신매매단에 팔아버립니다. 저 역시 한족한테 팔려가서 일주일 동안 산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다행스럽게도 은인을 만나 이틀 만에 탈출하여 대한민국으로 왔습니다.

안혜경 : 저는 조선인민군 제844군부대 간호중대에서 사관장, 특무상사로 근무하였습니다. 8년 7개월 동안 군복무를 마치고 집에왔을 때, 국가에서 직업을 배치해 줬습니다.당시 당원이자 수간호사였기 때문에 저는일반적인 탈북자처럼 어려운 삶을 겪어보지는 못했습니다.

저의 고향은 회령 국경지역이었는데, 당시한국드라마 열풍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저희 마을에서는 한국드라마를 안보면 ‘축’에끼지도 못할 정도였습니다. 돈이 많거나 빽이 있어서 본 게 아니라 수간호사였기 때문에 테이프, CD로 드라마를 볼 수 있었습니다. 북한 병원은 겨울에 전혀 난방이 되지 않기 때문에 당 간부가 치료를 받으려면, 병원장에게 전화를 해서 의사와 간호사가 왕진을 하도록 하여, 병원에 오지 않고 자택에서치료를 받습니다. 간부의 집에 왕진을 가서하루 종일 환자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자연히 당 간부들이 보는 한국 드라마를 볼 수 있게 됩니다. 당시 당 간부들이 한국드라마를더 많이 보았으며, 그 과정에서 친해진 간부들을 통해 한국드라마를 빌려다 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보위부의 검열로 인해한국 드라마를 본 검사, 판사 등 간부들이 줄줄이 걸려드는 사건이 일어났으나, 무마된적도 있었습니다. 조사 당시에 간부들이 살아나야 하기 때문에 내가 남한 드라마를 도입한 것으로 책임을 지고, 6개월 정도 중국으로 도피하여 달라고 요청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청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그들은 국경경비대에 조치하여 국경을 다열어준 상태에서 저는 중국으로 넘어 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국사회를 더 깊이알게 되었습니다. 중국에 넘어와서 비로소청춘을 바쳐 열심히 충성을 다했던 북한정권에 속아서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결국 탈북을 감행하였습니다.

이소연 : 북한의 조선인민군 제4군단 사령부에서 포병통신병으로 9년간 군복무를 하고 2001년에 제대하였습니다. 제 고향은 함경북도 회령이며, 아버지가 대학교수였으나 어려운 집안 살림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던 중 2002년에 ‘7.1경제관리 개선조치’로 첫 시장경제가 들어왔을 때장사를 했습니다. 4년 동안 장사를 했기 때문에 굶지는 않았으나, 중국에 가면 더 많은돈을 벌 수 있다는 브로커의 꼬임에 넘어가2006년에 탈북하다가 중국에서 잡혀서 다시 북송되었습니다. 1년간 감옥생활을 하다가 2008년에 다시 탈북하였습니다.

제가 수감된 회령시 보안감옥에는 10개의감방이 있는데 남자는 홀수 방, 여자는 짝수방에 수감되며, 감방 하나에 13명 정도가 들어갑니다. 북한에서는 일반범죄자는 얼마안 되었으며, 거의 대부분이 탈북과 연관된사람들, 브로커나 탈북하다 잡혀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사람들과 감옥에 함께 있으면서 탈북방법을 배우며, 마음이 통하는 사람끼리 재 탈북계획도 세우기도 합니다. 김정일 시대에는 먹고살기가 심각하다고 해서탈북자를 용서해 주기도 했으며, 1차로 탈북한 이후에도 밀착감시를 당하지 않았기때문에 재탈북이 가능하였습니다.

탈북자 중 여성이 많은 이유
이소연 : 탈북자 중에서 70~80%가 여자입니다. 여자가 많은 이유는 2002년 시장경제가들어오면서 남자는 조직의 통제 때문에 회사에 나가고, 여자가 가족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말하자면,남자보다 대외적으로 활동할 시간이 더 많고중국에 나가서 돈을 벌기가 더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경제적으로 더 많은 활동을 하다보니 다른 세상에 대하여 빨리 눈을 뜨게 되어 탈북을 결심하기가 쉬어진 것이지요.

김정은 통치와 경제생활 실상

김정은 체제의 북한주민에 대한 변화
박희순 :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을 믿지 않고있으며, 김정일 시대가 더 그립다고 여깁니다. 이것은 북한주민들이 일반적으로 하는이야기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정말 통하는사람끼리 모이면 김정은에 대한 존칭도 없이 그냥 함부로 말을 합니다. 주민들이 모이면 “나이도 어린 게 뭘 알겠어?” 라는 말을합니다. 김정은 체제가 김정일 때보다 확실히 불안하며, 실제 주민들은 김정은에 대한불평·불만이 많습니다. 김일성·김정일시대때 간부들은 김정은을 우습게 봅니다. 비록김정은의 폭력정치를 보면서 아첨하면서 살지만, 개인적인 불만은 많으나 표현을 제대로 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안혜경 : 김정은은 폭력적인 장면들을 자주보여줌으로써 당 간부들과 주민들에게까지 불안감을 주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수행인원을 60~70명이나 데리고 다니면서 위세를 보이지만, 김일성·김정일 시절에 어느 정도 직책을 가지고 살았던 분들은 김정은을 우습게 봅니다. 김정은은 70~80된 아버지와 같이 연로하신 분들에게 함부로 반말을 합니다. 폭력정치를 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도 김정은 앞에서는 자기 가족들을 살리기 위해서 아첨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처음에는 젊은 지도자(김정은)에 대한 기대가있었고, 주민들이 새로운 모습에 대한 환상과 희망을 가졌었지만, 지금은 그런 환상 대신 절망에 빠졌습니다. 특히 국경지역 주민은 중국에서 오는 밀수 라디오를 통해 조선말로 된 방송을 듣고 사회형태도 알아가면서 처음에 기대했던 환상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김정일 시대에 제일 많은 탈북자들이남한으로 왔으나, 탈북을 이유로 김정은처럼 총살은 하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탈북자들을 그 자리에서 총살합니다.

북한의 식량난과 경제생활
안혜경 : 북한에서는 열심히 벌면 지목 대상이 되어서 잡혀갑니다. 김정일 시대에는 중산층이 먹고 살기에 괜찮았고, 일부는 머슴도 두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군에서조차도 식생활이 제대로 안 되기 때문에, 정말로 식량난이 심각합니다. 탈북자가 보내는돈으로 북한경제가 좋아지고, 안정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김정은은 운동장도 갈아서 콩을 심으라 지시할 정도입니다.

이소연 : 김정일 때부터 군대와 주민들의 사이가 안 좋아졌는데, 그 이유는 군인들이 주민들 집에 들어와 도둑질을 하기 때문입니다. 식량과 김칫독을 통째로 가지고 가기 때문에 주민과 관계가 완전히 안 좋아졌습니다. ’95년에 국가기관이 주변부대를 담당해서 명절 때마다 먹을 것도 갖다 주고, 주변부대를 한 개씩 담당했습니다. 훈련은 동계훈련만 하고 나머지는 땔감이나 농사를 지으러 갑니다. 군에서 영양실조로, ‘먹는 문제’때문에 더 흐트러졌습니다. 북한은 전체가감옥입니다. 한국군은 구타나 성추행 문제가 이슈로 나오는데, 실제 북한에서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이 발생합니다. 특히, 여군들에게는 훨씬 더 많이 발생합니다.

박희순 : 지금은 “당보다 돈이 더 좋다!”고 많은 북한주민들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소원이었던 “당에 입당하는 것도,당원이 되는 것도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의 권위가 사라졌으며, 지금 인민들은 군대는 더 이상 출세하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인민폐가 들어와 거래되고있으며, 중국 돈과 달러가 들어와서 통용됩니다. 북한체제가 내적으로는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2002년부터 장마당이 들어오면서부터 자릿세를 주고 장터에서 장사를 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김정은 체제를 더 이상 믿을 수 없고, 우리가 지속적으로 장사를 하기 위해서는 집안에서 경찰을하나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뒤를 봐줄 사람, 가족 중에 한사람을 경찰로 만들기 위해 온 집안이 돈을 모아 경찰직책을사기도 합니다. 대학 졸업증도 돈으로 삽니다. 청진의학대학의 입학도 돈을 주고 가는경우도 있습니다.

북한의 결혼 실태
이소연 : 북한 여성들은 경제적 여유가 확실하지 않으면 결혼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결혼을 하거나 애를 낳으면 ‘1등 머저리’라고 합니다. 요즘에 탈북민 사례를 보더라도 30대 초반, 중반에 결혼을 안 하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특히 경제적 사정 때문에 결혼을 안 합니다.

북한군의 실상
여군으로 입대한 동기

박희순 : 육·해·공군에 여군들이 다 가며, 육군의 경우 고사포중대는 전부 여자입니다.

육군은 여군이 많으며, 공군은 0.1%가 여군입니다. 기록중대, 통신중대, 공군연대마다 고사포대대가 있으며, 고사포대대는 전부 여자입니다. 대대는 4개 소대로 구성되며, 연대 총 병력은 2천 명 정도인데 여자들은 자원으로 입대하며, 공군도 어떤 직책인지에 따라 학교에서 선발해서 갑니다. 이전에 북한에서는 ‘군대 가기’를 누구나 원했는데, “군대에 갔다 와야 사람이 되고 군에 갔다 오면 당원이라는 직책을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분위기가 여자도 군대에 가는 분위기였습니다. 많은 학생들이자원해서 군에 가지만 자원한다고 해서 다가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뇌물과 빽(권력이나 돈)이 따라 줘야 합니다. 저는 도정치부장의 딸을 대신 대학에 가게 하고, 그 이름으로 군대에 갔습니다. 군대에 가야 당원이 되고, 특히 여자들에게는 ‘민족간부’라고 칭하는 간부가 될 수 있는 빠른 길이 군대 가는것이었습니다. 조금만 노력하면 대학 추천까지 받아오기 때문에 통상 200명중에서 4명 정도가 군에 갈 정도로 경쟁이 엄청나게심하였습니다. 공군의 경우 아주 ‘충성분자’만 입대를 하는데 그 이유는 비행기를 타고“언제 어디로 날아갈지 모르니까” 가족내력을 3대, 4대까지 살펴보고 데려갑니다.

이소연 : 북한에 여군은 90년 초반까지 18만명이었는데 지금은 좀 더 많습니다. 96년부터는 방사포부대도 여군으로 충족되었습니다. 94~5년에 결혼한 사람들이 자녀를 단 1명만 낳는 경우가 많아 자녀가 두 명인 경우는매우 드뭅니다. 이들이 2014년부터 입대했기때문에 당연히 입영 대상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여군의 의무입대제도가 나왔으며, 방사포·해안포·고사포·통신병은 전부 여군으로충원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남군·여군의 구별 없이 전투병으로 모든 군인을 모집해서 각부대에 배치됩니다. 현재 여군은 전군의 약40% 정도로 추정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북한은 현재 인구감소 때문에 인구문제가 심각합니다. 2천 3백만 명은 ’90년대 고난의 행군 때 나온 숫자이며, 지금은 훨씬 더 인구가 감소됐을 것으로 봅니다.

북한군의 훈련에 관하여

이소연 : 신병훈련 때는 일반훈련을 더 많이시키며, 육체적 훈련이 더 힘듭니다. 부대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2~3개월정도 신병훈련을 받습니다. 훈련도중 탈락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될 때까지 훈련을 반복하여 시킵니다. 훈련도중에 체력단련, 철봉(거꾸로 매달기), 체육기술동작, 밤새도록철봉에 매달아 놓는 등 가혹행위도 많습니다. 교관들은 여자이며, 연대마다 신병대대가 따로 있습니다. 군단 단위로는 복무환경이 좋은 편이어서 탈영병이 거의 없으나, 사단·여단은 열악해서 탈영병이 많이 있습니다. 군대내 구타는 있으나 남한 사회처럼 뉴스화가 안 됩니다.

박희순 : 군사훈련 못지않게 정치사상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사상을 중요시합니다. 북한은 남한이 군사기술면에서 우수하다고 인정하기 때문에 이를 정치사상적으로 극복하려고 하며, 그래서 정치사상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공군의 경우는 일주일 동안 주야로 훈련을 하며, 지도에 나와 있는 좌표만을 하나 주고 어디에 가면 식량이있다고 하고, 그걸 못 찾으면 굶어야 하는등 전술훈련이 제일 힘듭니다. 남자들은 ‘미그-21’기를 조종하는데, 매년 12월과 1월에 제일 훈련을 많이 합니다. 사고가 한번 나면 몇 달간 훈련 을 하지 못합니다. 비행훈련은연 20시간을 하게 되어 있지만, 실제 기름이 없어서 제대로 하지 못하고 모형비행기를가지고 훈련합니다. 전투훈련은 분기별로한번 하고 그 외는 조준훈련만 합니다.

근무환경과 병영 내 비리

이소연 : 남자지휘관들이 돌아가면서 여군을 성추행하고 있습니다. 여군들은 제대로먹지 못해 브래지어가 돌아갈 정도입니다.

간호원은 단독으로 임무를 수행하는데 혼자 왕진을 가야 할 때가 대부분이라 자연히그런 환경에 노출이 되고, 또한 입당하기 위해 몸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내 몸을 줘서라도 입당하려고 합니다. 중대장이 입당문서를 써서 올리기 때문에 몸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가 걸리면 피해자가 되어 생활제대(불명예제대)를 해야 합니다. 최근에는여자중대에 대한 입당 할당 숫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성상납이 더 성행됩니다. 영리한 엄마들은 산부인과에 가서(공개적으로는‘루프’를 안 해주지만 특히 개인집 병원) 딸에게 루프를 착용해서 군에 보냅니다. 북한은 개인이 사적으로 병원을 많이 하고 있으며, 지금은 여자들을 군에 안 보내려고 하는경향도 있습니다.

북한군의 군기 상태
박희순 : 북한은 입대하면 휴가는 거의 없습니다. 북한에서 외출 외박은 물자 구하러 집에 가는 경우뿐이며, 공군의 군율이 제일 강합니다. 항상 비행 대기하고, 근무대기하고있기 때문에 외출은 거의 없습니다.

이소연 : 한국군이 북한보다 군기가 더 잘 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입대한 후 2~3년이 지나면 군인들은 모든 규율과 군인의 품성을지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먹고 살기위해농사하러 매일 논밭에 다녀야 하고, 땔감 구하러 가야하고, 늘 풀어진 복장과 풀어진 생각뿐입니다. 특히 정치위원한테 잘 보이려고 하며, 일반 작전참모 등 장교한테는 경례도 하지 않습니다. 군단에서도 일반장교한테는 눈짓만 하며, 장성정도가 되어야 경례를 합니다.

탈북 이후 남한 생활과 북한 송금
한국의 첫인상과 적응
안혜경 : 북한에서 간부들을 치료하면서 지프차는 많이 봤으나 승용차는 중국에 도착하여 처음으로 보았습니다. 북한 간부들에게는지프차가 선물로 주어졌기 때문에 많이 볼수 있었으나 승용차는 처음 보았기 때문에신기했습니다. 또한 전기가 많아 너무 놀랐으며, 사람들의 표정이 환하게 밝은 것이 너무 신기했습니다. 북한은 오후 5시만 되면 거리에 한 사람도 없습니다. 강아지 한 마리도 없기 때문에 가로등이 골목골목마다 다 있는한국의 모습이 너무도 희한했습니다. 먹을것이 풍부하고 전기도 많기 때문에 별천지같았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31년간의 사상이 어느 날 아침에 무너지기 시작했으며,경제력과 조그마한 자유에서부터 변화되고사람의 마음이 흔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한국사회는 “떨어진다, 죽는다” 등등 뭔가 조그마한 일을 가지고 오히려 여론몰이로 불안을 더 조성시키는 것 같습니다. 북한에 한 3일만 가 있으면 저런 소리 안 할 텐데⋯, 남한사람들은 안보나 통일엔 크게 관심 없어 보이며, 어떤 면에서는 돈을 많이 벌어서 더 잘살려는 데만 관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북한과 연락 및 송금 실태박희순 : 내 전화번호를 중국 브로커가 알고있기 때문에 중국 핸드폰은 약속시간에만켜고 땅에 파묻습니다. 주로 산에서 전화를하며, 중국전화가 국경 회령에서 잡힙니다.

회령, 압록강 앞, 양강도, 신의주, 두만강 앞등에서 다 통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중국휴대폰이 북한에 들어가 중국전파를 받아서통신을 했지만 얼마 전부터는 한국에서 제명의로 휴대폰을 만들어서 통신을 할 수 있고 카톡으로 사진도 직접 보내고 받습니다.

최근에는 카톡이 차단되어서 와이파이 되는곳만 가능합니다. 유선전화의 경우 평양이나 남포에서는 안테나를 45도 각도로 세우면 남쪽하고 바로 통화가 되며, 여기서도 바로 평양으로 전화가 됩니다. 평양에 있는 사무실에 국제전화가 되는 경우는 바로 통화도 가능합니다. 중국 전화기가 국경을 연하여 나가 있으며, 요즈음은 카톡을 차단하라고 지시가 내려오기도 합니다.

이소연 : 모든 송금은 북한에 살고 있는 화교들의 손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에 있는 브로커들이 화교들을 끼지 않으면송금한 돈을 북한으로 가져갈 수 없습니다.

현재 두만강 문을 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화교들은 중국에 있는 인맥, 친지들 명의로된 한국의 시중은행 통장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가 한국에 있는 계좌에 넣었다는것만 확인되면(북한으로 송금해서 주는 것이 아니라) 바로 화교들이 북한 내에서 주민에게 먼저 전달합니다. 달러나 중국 돈으로환전하며, 최근에는 중국 돈이 북한으로 들어갑니다. 지금은 북한에서 “한국에 있는 어느 계좌에 넣어줘라”하면 그 돈이 중국에 있는 중국화폐로 환전됩니다.

이소연 : 또한 최근 북한시장에서 중국과 무역을 할 때, 완전히 중국 돈으로 사고팝니다. 2008년의 경우 집 전화를 놓는데 3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120만원(200달러 정도)이듭니다. 이렇게 쓰는 돈은 북한정부가 다 알고 있습니다. 보안원이나 지역경찰도 남한에서 송금한 돈을 받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가장 보호받는 가족은 남한에서돈이 송금되는 가족이며, 돈 받고 1심원 검사들이 형을 감형해 주기도 합니다. 북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업은 교통경찰인데, 장사하는 사람들을 단속 통제해서 돈을 뜯어내어 살아갑니다.안혜경 : 현재 탈북동포는 2만 8천 명이 넘는데, 이 중 2만 명 정도가 북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을 합니다. 내가 쓸 돈은 없어도 알바를 해서라도 북한에 먼저 송금하는데, 1년에 약 200만원 정도를 개인별로 보냅니다.

2006~2007년의 경우 무역중심이 청진이었는데, 지금은 평안남도 평성으로 옮겨졌습니다. 북한이 정상적으로 무역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나, 지하경제가 속속 등장하고 휴대폰을 통해 시장에 대한 인식, 돈에 대한 인식이 활성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통일에 대한 염원
이소연 : 북한은 공포정치체제이지만 주민의 먹고살려는 의지는 꺾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밑으로부터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제일 중요합니다. 삐라·전단지 많이 보내야합니다. 탈북민이 북한 주민과 연계하여 한류문화, 대한민국의 발전상, 역사, 북한체제의 모순점. 김정은의 독재성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박희순 : 북한주민은 남한에서 손을 잡아주기를 원합니다. 북한은 내부적으로는 자본주의화가 되었습니다. 돈이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믿습니다. 열차 안전원에 돈을 먹이면 누워서 옵니다. 돈이면 다 된다는 배금사상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왜? 먹어야 살기때문입니다. 월급만 가지고 못삽니다. 북한사람들은 “내가 군복 입고 있을 때, 내가 직책에 권력을 가지고 있을 때” 하나라도 더챙겨서 노후에 더 잘살려고 더 챙깁니다. 간부들은 뇌물을 다 바라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도, 약 타먹는 것도 그렇습니다.

평가 및 결론

군 출신 탈북여성 3명의 인터뷰 내용의 진실성을 모두 증명할 방법은 없지만, 그들의진지한 모습에서 일부러 우리들 듣기에 좋은말을 꾸며서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분명히 몇 가지는 확실한 것 같다. 첫째, 북한주민들이 김정은의 통치체제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 둘째, 자본주의적 사고가 북한 전역에 퍼져 나가고 자생적인 시장경제가 확산되어 북한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북한정권도이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받아들이는것 같다. 셋째는 청년 인구의 급감으로 북한군의 여성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속되면 결국 북한도 감군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실제로 120만이란 병력 수가 조만간 허수가 될 수도 있다. 넷째, 많은 북한주민들은 남한의 자유민주주의에 의한 통일을염원할 수 있으며, 그 수가 점점 확산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우리는 통일의 여건을 조성하는데 밑으로부터 변화시키는 전략으로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