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전安耕田
상생방송 이사장

― 안경전安耕田 STB상생방송 이사장의『 환단고기桓檀古記』 이야기 <10>

이번 대담은 대종교에서 나온 사서들을 중심으로 하였다. 역사교과서에서도 나
와 있듯이 구한말에 홍암 나철에 의해 창설되었던 대종교는 독립운동에서도 큰
역할을 하였을 뿐 아니라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자체적으로 역사서를 간행하고
역사교육에도 힘썼다. 한국 근대역사학의 정립에 큰 역할을 하였던 박은식과 신
채호도 대종교에 관계하였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대종교의 역사인식은 한국민
족주의 역사학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룬다.

“대종교의 역사인식”

오늘은 대종교에서 나온 사서를 중심으로 말씀해 주시기로 했는데 우선 대종교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셨으면 합니다.

대종교는 1909년 독립운동가이던 홍암 나철(羅喆, 속명은 나인영, 1863-1916) 선생이 단군을 나라의 시조이자 신으로 모시는 단군교를 세웠는데 이 단군교가 다음 해에는 대종교로 이름이 바뀝니다. 그러나 단군교는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닙니다. 상고시대의 신교를 되살린 것이 단군교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신교의 전통은 고려 때까지는 면면히 이어졌으나 조선에 와서 그 맥이끊기고 그 끊어진 맥을 되살린다는 의미에서 홍암은 단군교 창립을 ‘중광重光’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옛날의 찬란한 전통을 되살린다는 의미죠. 대종교가 옛 신교전통을계승했다고 할 수 있는 또 다른 근거의 하나는 대종교의 창립이 백두산의 백봉교단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백봉교단은 나인영에게 두 차례나 사람과 책을 보내 옛 신교를 부흥시킬 것을 권했다고 하죠.백봉교단은 처음 듣는 소린데요, 어떤 교단이었나요?

대종교 교단의 기록에 의하면 백봉이라는 인물은 백두산에서 도를 닦다가 10년만에 한배검의 계시를 받고 도통하게 되었는데 그 때 󰡔삼일신고󰡕를 비롯한 여러 경전과 󰡔단군실사󰡕 같은 역사책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를 계기로 백봉은 단군의 가르침을세상에 널리 전하기로 결심하고 많은 제자를 길렀다는데, 그 장소는 백두산의 대숭전이라는 곳이었고 제자는 모두 33명이었다고 합니다.

백봉 선생이 나인영에게 보낸 책들은 어떤 책이었나요?처음 보낸 백전 도사에게서 󰡔삼일신고三一神誥󰡕와 󰡔신사기神事紀를 받았고 두 번째  보낸 두일백 도사에게서는 단군교포명서,


󰡔고본신가집古本神歌集󰡕, 그리고 입교절차 및 의례에 관한 책 등 세권을 전해 받았다고 합니다.
 삼일신고󰡕는 전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환웅시대부터 내려온 한민족의 경전으로 󰡔태백일사󰡕에도 실려 있습니다. 󰡔신사기󰡕는 󰡔태백일사󰡕 가운데 인류의 시원역사에 관한 내용과 겹치는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단군교포명서󰡕는 우리나라에는 대황조 단군의 가르침 즉 단군교가 삼국시대 이후 전해져 내려왔으나 불교와 유교의 도입으로 그 가르침이 약화되었으며 그 결과 나라가 망하고 이민족의 침략을 받는 등 한민족에게 고난이 초래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나라를 세운 성스런 조상을 숭배하지 않고 예전부터 내려온 성스러운 가르침을 받들어 모시지 않는 것을 개탄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 민족의 화복이 국조 단군의 가르침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선언하였습니다. 󰡔고본신가집󰡕과 입교절차서는 전하지 않지만 백봉 신사의 집단이 수련집단을 넘어 하나의 교단으로 성립해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단군교 창립에는 홍암 나철 이외에도 여러 사람이 함께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
떤 분들인가요?

오기호, 이기, 정훈모 등 여러 사람들이 함께 하였는데 오기호는 나인영과 함께 을사조약 반대운동을 하였던 사람이고 이기 선생은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계연수의 스승으로서 󰡔환단고기󰡕를 감수했던 사람입니다. 그는 유명한한학자였지만 우리 신교사상에도 관심이 많았던 사람입니다. 자신의 집안에 가전되어 오던 행촌 이암의 󰡔태백진훈󰡕이라는 책을 깊이 연구하고 그 책을 제자 계연수에게도 소개했던 데서 그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훈모는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인데 단군교 교명을 대종교로 바꾸는 문제를 놓고 나철과 의견을 달리하여 결국 대종교에서 떨어져 나가 분리교단을 세우고 그 교단의 지도자가 된 인물입니다. 다시 말해 정훈모는 예전의 단군교라는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였던 분립된 교단의 교주였던 셈이죠. 그는 신교의 교리연구에 노력을 기울여 여러 교리서들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대종교가 일제와 대립하고 무장독립운동으로 나아간 반면 정훈모의 단군교는 일제의 지배 하에서 종교 활동을 하는노선을 걷게 되었습니다. 대종교는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간단히 그 활동을 소개해주십시오.

대종교는 출범 직후부터 일제의 감시와 탄압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1914년에는대종교 본부를 만주 북간도 삼도구로 옮깁니다. 백두산에서 가까운 곳이죠. 중국과 러시아에 살던 한인 교포들이 많이 대종교에 입도합니다. 특히 독립운동에 헌신하던 많은 지식인들이 대종교에 입도하면서 대종교는 독립운동의 큰 축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유명한 청산리 전투(1920)를 주도한 북로군정서라는 무장독립단체도 대종교 교도들이 중심이 되었던 조직이죠. 김좌진 장군은 그 가운데 한 사람이고 또 다른 무장독립단체였던 서로군정서를 조직한 이시영 선생도 역시 대종교 신도였습니다. 지난번에 소개한 박은식 선생과 신채호 선생도 모두 대종교에 몸을 담았던 분들입니다.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면서 독립군들의 정신교육을 위해서도 우리 역사 교육은 중요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대종교에서는 어떤분이 역사와 관련하여 중요한 인물인가요?

2대 교주를 역임하였던 무원茂園 종사宗師김교헌입니다. 보성의 한미한 집안 출신인 홍암 나철과는 달리 경주의 명문거족 출신인 김교헌은 18세에 벌써 과거에 급제하여 규장각의 부제학을 비롯한 여러 관직을 역임하였습니다. 관리로 출세했던 분인데 대종교 창립 직후 규장각 부제학의 직책을 버리고 대종교에 헌신하게 되었습니다. 지식인으로서 대종교의 교리와 교사 연구에 전념하여 여러 권의 교리서와 역사책을 저술하였습니다. 사서로는 1914년에 나온 신단실기神檀實記와 1923년에 간행된 신단민사神檀民史가 있습니다.

신단실기와 신단민사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간단히 말하자면 신단실기는 단군에 관한 책입니다. 단군조선의 역사와 문화, 종교에 관한 기록들을 여러 가지 제목 하에 모아놓은 것이죠. 반면 신단민사는 단군조선부터 근세조선까지의 역사를 서술한 통사라 할 수 있습니다. 중학생 심지어 초등학생이 읽을 수 있는 평이한 서술로 된 교과서로실제로 만주 동포 사회에서 역사교과서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먼저 쉬운 신단민사부터 이야기해볼까
요? 신단민사에서는 우리 역사의 시작을어떻게 서술하고 있나요?
동이의 구환족이 만주 일대에서 흩어져 살고 있었는데 천신이 사람으로 변하여 태백산 신단수 아래에 내려와 신의 도로써 사람들을 가르치고 통치하였는데 이 신인의 통치시기를 ‘신시시대’라고 하였습니다. 김교헌 선생에 의하면 우리 역사의 시작이죠. 그리고 이 신시시대왕으로 추대하고 나라를 세웠는데 그 이름을 단檀이라 하였다고 합니다. 환단고기에는 신시시대를 환웅들이 통치하던 시대를 말하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신단민사에서는 신시시대가 단군이 왕으로 추대되기 전에 신적인 존재로 통치하던 시기였던 것으로 보는군요. 조선을 단국이라 부른 것도 특이하게 느껴집니다. 왜 단국이라 했던가요?

단은 박달나무 단자죠. 단군이하늘에서 박달나무 아래로 내려왔다고 해서 단국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신단민사에 의하면 처음에는 단국이었지만 23년이 지나자 단군이 경인년에 도읍을 평양으로 옮기고 나라이름을 조선이라 바꿨다고 합니다. 물론 이 때의 평양은 대동강에 있는 평양은 아니고 만주의 봉황성이 있던 곳이라고 합니다. 김교헌은 단국과 조선 시대를 합쳐 배달시대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 단군 때에 부여의 옛 수도로 도읍을옮기면서 나라 이름을 부여로 바꿔 불렀다고 합니다.환단고기에도 그 비슷한 기록이 있지 않나요?

44세 구물 단군이 우화충의 난을 진압한 후 나라 이름을 대부여라 하였다는 기록이 󰡔단군세기󰡕에 나옵니다. 단군조선의 제3왕조 시대를 열었던 인물이 구물 단군인데 그는 수도를 장당경으로 옮긴 인물로 나와 있습니다.

대종교의 2대 종사인 김교헌 선생이 쓴 신단민사는 단군을 신으로 숭배하고 단군의 가르침을 교리의 토대로 삼고 있는 대종교의 입장이 반영되어 있을 터인데 신교에 대해서는 어떻게 서술되어 있습니까?

단군이 신의 이치 즉 신교로 국가를 건설하고 사람들을 화육했다고 말하면서 신단민족 즉 배달겨레는 신교문화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재미난 것은 기자와 그 후손들도 이러한 신교의 가르침을 독실하게 믿었다고 하는 점입니다. 또 원광법사가 가르친 소위 세속오계도 신교의 계율이었다는 점, 팔관회도 불교의 행사가 아니라 신교의 예식이었다는 점, 중국의 소위 신선도도 이러한 신교의 다른 갈래였다는 점 등 매우 주목할 만한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신단민사󰡕에서 그 외에 흥미로운 서술로는
또 어떤 것이 있습니까?

요나라와 금나라, 청나라가 모두 배달민족에서 갈라진 족속으로 보고 그 나라에 대한 서술을 우리 국사의 일부로 포함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금과 청을 세운 여진족은 발해에서 갈라져나간 고조선-부여의 후손이라고 하며 요나라는 고조선에 속한 한 족속인 북맥北貊이 선비를 거쳐 거란이 되었는데 바로 이 거란이세운 나라가 요나라였습니다. 중국과 한국 사서들에 나오는 숙신과 읍루, 물길과 말갈은 시대에 따라 달리 불린 여진의 조상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배달겨레의 일부가 됩니다.
단군의 자손인 배달민족의 갈래를 김교헌 선생은 어떻게 보는지 한번 정리해주시죠.모두 다섯 파가 있었다고 합니다. 첫째가조선족, 둘째가 부여족, 셋째가 예맥족, 넷째가 옥저족, 다섯째가 숙신족입니다. 조선족과 부여족을 갈라서 보는군요.

적어도 󰡔신단실기󰡕에는 그렇게 나와 있습니다. 사실 고조선의 번국들이 많았고 고조선이 망한 후에는 다수의 후계국가들이 나와 열국시대라고 할 정도로 계보가 복잡합니다. 여기서 약간 정리가 필요한데 김교헌에 의하면 진한, 변한, 마한은 조선족에 속하고 북부여, 동부여 등은 부여족에 속합니다. ‘족통원류族統源流’라는 제목이 붙은 신단실기의 이 부분에는몇 가지 주목할 만한 주장들이 등장합니다. 먼저 ‘반배달半倍達’이라는 명칭입니다. 반배달은 기자의 후손을 가리키는 것으로 ‘후조선족後朝鮮族’이라고도 부르고 있습니다. 고조선의 준왕과 연관된 마한은 반배달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선비족이 북부여족에서 나왔다는 주장입니다. 이는 앞으로 연구해봐야 할 흥미로운 주장입니다. 북부여의 시조 해모수가 고리국 사람이었다는 사료상의 기록이 있는데 고리국이 선비족의 원향인 대흥안령 산맥의 내몽골 지역에 위치했을 개연성이 아주 높기 때문에 이는 그냥 흘려버릴 소리가 아닙니다. 앞에서 󰡔신단실기󰡕는 단군조선에 대한 옛 기록을 모은 책이라 하셨는데 조선에 대한 기록이 좀 더 상세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먼저 하나 궁금한 것은 이 책에서는 단군조선의 존속시기를 몇 대, 몇 년 정도로 보고 있는지요?


단군왕검이 개천 217년 3월 15일에 아사달 산에 들어가 다시 신으로 화해서 하늘로 올라갔다고 합니다. 그 후로 몇 대에 걸쳐 나라가 지속하였는지는 알지 못하고 개천한 후 1212년, 즉 단군조선이라는 나라를1088년 동안 존속했다고 합니다.김교헌의 역사책에서는 단군을 신으로 보고있지요?

이는 단군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았던 대종교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역사서술로는 큰 약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일제 식민사학자들과 오늘날의 일부 강단사학자들이 단군조선을 신화로 치부하는 데 일조하게 되었던 겁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단군을 왕의 칭호로 보고 1세 단군 즉 단군왕검을 덕과 능력이 출중하여 백성들이 단군으로 추대하였다는 󰡔환단고기󰡕의 단군기록이 매우 소중한 기록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됩니다.

단군실기에는 우리 역사의 기원을 하늘에서 내려온 신인인 단군에게 두었기 때문에 그 이전의 환웅씨의 신시배달국 시대, 또 그보다 더 이전의 환국의 존재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지요?

그렇습니다. 18대에 걸친 환웅이 다스리던 나라에 대한 언급도 없고 환국 열 두 나라에 대한 언급도 없습니다. 물론 환인과 환웅에 대한 언급은 있지만 그들이 세운 나라에 대한 인식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모두 전설상의 신적인 존재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단군실기󰡕 맨 첫 부분에 ‘환인, 환웅,환검이 곧 삼신’이라는 구절이 나오며 또 삼신이 상제와 같은 존재라는 뜻의 ‘삼신일체상제’라는 표현도 나오는 것을 보아 환인과 환웅을 역사상의 통치자로 인식하지 않았던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면 기자조선에 대해서는 어떻게 인식하고 있나요?

신단민사에 기자와 기자조선에 대한 분명한 언급이 보입니다. 은나라의 신하인 기자가 은이 망하자 주나라를 피하여 5천 명의 유민을 이끌고 난수灤水 동평양과 요수 서평양 사이의 빈 땅에 정착하여 살았는데 당시 이곳의 지명이 조선이어서 나라 이름을 조선이라고 했다는 기록입니다. 당시는 고조선 시대가 아니라 부여시대에 해당한다고 김교헌은 보았습니다. 기자의 자손이 점점 강성해지면서 영토도 크게 확대되어 동쪽으로는 숙신, 옥저와 접하고 서쪽으로는 오늘날의 북경지역을 차지하고 서북은 예와 맥과 이어지고 북은 부여와 접하고 남으로는 황해도 지역의 저탄까지 이르러 한韓과 대치했다고 합니다. 또 연나라와 전쟁을하여 연의 장군 진개에게 북경 근처의 땅 2천리를 상실하였다고 합니다. 기자조선은 마지막 준왕 때까지 그 역년이 929년이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기자조선설은 단군조선의 뒤를 이은 나라가 기자조선이라고 전통적인 기자조선설과는 다른 주중이라 주목됩니다.

이제까지 하신 말씀을 돌아보면 김교헌 선생의 상고사 인식은 환단고기에 나오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군요. 어떤 사람들은 환단고기가 대종교와 관계가 밀접한 책으로 보는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정말 그렇습니까?

환단고기는 대종교와 직접적인 관계가없습니다. 환단고기를 편찬한 계연수 선생은 대종교 교인이 아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대종교와는 별개의 단체였던 단학회라는 단체가 있었는데 계연수, 이관집, 최시흥, 오동진 등 독립운동가들이 1914년에 창립한 단체입니다. 단학회발기문을 보면 조국 고유의 신앙을 회복하여 국권을 회복하고 인류의 평화와 통일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단학회를 만든다고 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홍익인간을 핵심으로 하는 지생쌍수智生雙修 생활종교의 육성을 외치고 있지만 단군을 숭배의 대상으로 한다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단군교가 단군을 우리 국조이자 하늘님으로숭배하였다고 하는데 단학회의 신앙대상은 그와는 달랐겠군요.

한마디로 하자면 우리 조상들이 숭배하던삼신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삼신을 세 신이 아니라 조화, 교화, 치화의 세 역할을 하는 일신임을 강조하는 뜻에서 삼신일체상제라고 불렀습니다. 이러한 신관은 이맥이 편찬한 태백일사 속의 여러 책에나와 있는 신관이죠. 결국은 계연수 선생은 대종교인이 아니라 단학회 사람이었다는 소리죠? 그리고 그가편찬한 환단고기도 대종교 문헌은 아니라는 이야기가 되는군요.

그렇습니다. 단학회와 대종교는 공통점도 있지만 비슷하지만 다른 신앙과 역사인식을 가졌던 별개의 단체라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두 단체 모두 독립운동을 하던 분들이 대거 가입한 단체였던 것은 사실이나 지역적인 기반은 좀 달랐던 것 같습니다. 대종교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북간도를 기반으로 했던 반면 단학회는 압록강 너머 서간도를 중심으로 했습니다. 대종교는 북로군정서와 밀접한 관련을 가졌던 반면 서북인들이 주축이 되었던 단학회는 서로군정서와 관계가 깊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1970년대에 환단고기를 공개하고 또 국1970년대에 환단고기를 공개하고 또 국사되찾기 운동에서도 큰 활약을 하신 이유립 선생도 단학회사람이었던가요?


단학회는 1920년대에 들어 계연수, 최시흥, 이덕수, 이용담 등의 지도자들이 독립투쟁 과정에서 죽거나 투옥되고 남은 대원들이 여러 독립단체로 흩어져 세력이 미미해졌습니다. 그러다가 해방이 되고 5대회장 이용담이 출옥하면서 단학회를 재건하고 기관지로 태극을 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 태극의 주간이 바로이유립 선생이었습니다. 그러나 신탁통치를 반대하는 논설을 실었다가 북한 당국에 의해 그 기관지가 폐간당하고 말아요. 단학회 활동이 북한에서 쉽지 않게 된 것이죠. 이유립 선생이 1948년 삼팔선을 넘어 남한으로 온 것은 그 때문입니다. 남한에 정착한 이유립 선생은 1965년에는 단학학회를 조직하고 기관지 커발한을 내었습니다.
단단학회는 단학회를 계승한 단체였습니다. 그런데 커발한 창간호를 보면 단단학회 창립을 주도하였던 이유립과 조은식, 이석영 등이 오랫동안 대종교 대전 시교당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왔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대종교와 단학회가 본래는 별개의단체였지만 그 이념적 뿌리가 같았을 뿐 아니라 이념적으로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그랬던 것으로 보이는데 좌우간 단학회와 대종교는 친근한 단체였지만 별개의 단체였다는 것은 이유립 선생이 단단학회를 세운 사실 자체로입증이 됩니다. 그가 대종교 신자였다면 굳이 단단학회를 따로 만들 필요는 없었을 겁니다. 현재 대종교와 단단학회의 현황은 어떤가요?

단단학회는 국사되찾기 운동에도 참여하고 정기적으로 참성단에서 개천제도 거행하는 등 꾸준히 활동을 해왔지만 이유립 선생을 비롯한 창립 발기인들이 돌아가신 후 세력이 점차 약화되어 지금은 거의 조직과 활동이 미미한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대종교도 일제의 탄압에 의해 그 세력이 크게 약화되었습니다. 우리의 전통적인 얼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던 두 단체의 쇠퇴를 볼 때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러한 문화운동의 맥은 새로운 단체들과 사람들에 의해 창조적으로 계승되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증산도와 대한사랑은 그러한 조직들 가운데 아마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단체일 것입니다. 배달민족의 역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던 대종교와 단학회가 지금은 쇠미해졌지만 그 운동의 맥이 새로운 조직과 사람들에 의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말씀에서 큰 위안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