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광수
전 자유시민연대 사무총장
현 인터넷신문 뉴스바로
편집위원장

한 국가 공동체를 유지 발전시키는 데는 구성원이 가지는 권리와 더불어 의무를 다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우리 헌법은 국민의 권리에 따르는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교육과 근로, 납세와 국방의 4대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국방과 납세의무는 국가를 수호 유지하는 기본의무로 신성시하고 있다.

4대 의무는 국민 모두에게 부여하고 있지만, 특히 고위 공직자나지도층에게는 철저한 의무이행이 강조되고 있다. 평소 공위 공직자와 사회지도층에게 의무이행과 더불어 고도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은 그것이 바로 공직 수행과 사회적 책임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과거엔 대통령이 지명만 하면 바로 고위직에 앉게 되어왔다. 국무총리나 대법원장 등 국회 동의가 필요한 직은 정당 의석에 따라부결 낙마한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2000년 국무총리 인사청문회가 시작된 이후 국무위원과 주요 공직자까지 인사청문회 제도가 확대되면서 고위 공직에 나서려는 사람들에겐 청문회 공포까지 생겨고위직을 사양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고위 공직자 후보로서 국회 인사청문회 난관은 물론, 청문회에 서기도 전에 언론과 여론의검증을 받다가 낙마하는 사람이 수 없이 나온다.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이후 낙마하는 공직 후보자는 단순히공직에서 물러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과 집안의 문제가지 다 까발려져 망신을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고위 공직자 후보의 낙마사유에는 대체로 병역과 납세를 비롯해 불법-탈법과 청렴성에서문제가 되어 사회적인 비난을 받고 물러나게 된다. 이는 바로 지도층으로서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신분에 맞는 의무이행과 도덕성)의 결함 때문이다.

우리 사회 지도층은 대개 국방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병역사항이 가장 큰 결점이 된다. 국방의무는 인사 청문회는 물론 선출직선거에서 자신의 병역의무와 더불어 직계 가족의 문제까지 확대되어 부적격자로 된다.

국방의 의무는 한 국가 공동체의 안전과평화를 지키는 요체다. 고대로부터 현대에이르기까지 부족-도시국가든 국민국가든구성원의 헌신적인 국방의무 이행 없이 국가는 존재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국가의 지도층이 자신은 물론 가족의 국방의무를 일탈하는 것은 국가와 공동체의 기본을저버리는 것으로 용서될 수 없다. 신성한 병역의무를 일탈한 사람은 공인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국민적 합의로 되어가고 있다.

역사적으로 국난을 당하여 국가 존망이달렸을 때 국방의 일차적 직책에 있는 군인은 물론 직책 의무상 그런 위치에 있지 않더라도 지도층의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전장에 나서 국난을 극복해 온사례가 수 없이 많다.

실제 사례로 조선조 때 임진왜란을 맞아관군이 일패도지할 때 전국 곳곳에서 일어섰던 의병, 그들의 힘으로 국력을 다시 모아국난을 극복할 수 있었다. 더 가까이는 구한말 일제 침략에 맞서 목숨을 내걸고 전국 곳곳에서 일어났던 의병의 항일투쟁에 이은국내·외서 계속된 독립투쟁은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표본이었다.

우리는 6·25 한국전쟁에서 자유수호를 위해 많은 장병들이 전사를 했다. 특히 이름도없이 희생된 무명용사의 충혼 앞에선 머리가 저절로 숙여진다.

우리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얘기하면서 하나의 미담으로 회자되는 것이 중국 인민지원군으로 6·25 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마오쩌둥(毛澤東)의 아들 마오안닝(毛岸英)을 떠올린다. 마오는 중국에서 공산당 통치독재자로 악명을 떨쳤지만 그의 아들이 한국전쟁에서 전사하고 특별한 예우없이 다른 전사자들과 북한의 열사릉에 묻혀 있다는 것은 국가 지도자로서 마오를 다시 생각게 하는 대목이다. 또한 한국전에 참전한 미국의 밴플리트 장군의 아들도 한국전선에서전사를 했고, 많은 미군 장성 아들들이 한국전선에서 전사를 했다.

지도자급 아들들이 제일 먼저 전쟁에 참여하는 나라가 강국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고위 공직자, 나아가 최고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자신은 물론 직계가족의 병역의무가 의심받는다면 아예 공위 공직자가 되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염치없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용납해서는 안 될것이다. 국가의 기본의무를 벗어난 사람이설사 화려한 스펙의 전문지식을 가졌다고하더라도 국민에 대한 충성과 봉사정신이발휘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