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 세계군인체육대회 결과를 보고-



예비역 장성/권해조
한국안보평론가협회 부회장
kwonhj43@hanmail.net

 지구촌 군인들의 화합과 평화의 꿈을 담은 제 6회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가 지난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경북 문경, 포항, 김천, 안동, 영천, 상주, 영주, 예천 등 8개 도시에서 펼쳐졌다. 이번 대회는 ‘우정의 어울림, 평화의 두드림(Friendship Together, Peace Forever)’이란 슬로건으로 117개국 7,045명의 선수단이 출전하여 군사종목 5개, 일반종목 19개 등 24개 종목에 금메달 248개를 놓고 스포츠를 통해 우정과 화합을 다지는 축제를 열었다.

 세계군인체육대회는 1948년 창설된 국제군인스포츠위원회주관으로 4년마다 열리며 1995년 제1회 이태리 로마대회를 시작으로 올해는 6회째이다. 세계군인체육대회는 가입국 122개국으로 올림픽(204개국), 유니버시아드(167개국)에 이어 세 번째 규모의 국제 종합스포츠 대회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선수는 브라질이 385명(선수 280명 코치와 임원 105명)이며 알바니는 코치1명, 태권도선수 1명 총 2명이었다. 우리나라는 선수 278명(남자 227명, 여자 51명)이 참가하였다. 출전선수 중 최 고령 선수는 수웨덴 남자펜싱 슈아프 라스 대위(66세)이며 최연소자는 중국 여자수영선수 송유통(16)이었다, 가장 높은 계급은 잠비아 골프선수 조세팟 맛우소 제레 육군준장이며 가장 낮은 계급인 이등병이 1,748명이었다. 그리고 참가선수가운데 중국 낭쩌타오(22) 해군소위는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 4관왕이며, 프랑스 플로랑 마노두(25)상병은 수영계 모델로 프랑스 각종남성 잡지 모델표지를 석권하고 있고, 이태리 남자양궁 마우로 네스폴리(28) 공군상병도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단체전 금메달 리스트다.

 10월 2일 문경 국군체육부대 메인스타디움에서 박근혜대통령의개막선언으로 10일간 열전에 돌입했다. 개막식에는 ‘The One 하나됨’을 주제로 사전문화행사와 공식행사, 사후문화행사, 피날레로 2시간 진행되었다. 먼저 공군 특수비행팀의‘ 블랙이글의 에어쇼와 국방부 의장대 공연, 육군 특전사의 태권도시범으로 대한민국 국군의 강한 모습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이어 프랑스어 알파벳순으로 남아공 선수단을 선두로 우리나라 선수단이 마지막으로 입장하였다. 김상기. 김관용 공동 조직위원장의 환영사, 압둘하킴 알시노 국제군인스포츠위원회(CISM)회장의 대회사에 이어 박 대통령의 개회선언으로 축포와 함성이 터졌다. 9월21일 임진각 망배단에서 채화되어 24일 경주 토함산에서 채화된 불꽃과 합화되어 14개 도시 85구간을 거쳐 마지막 주자인 축구팀 이정협병장이 최종점화자인 연평해전 영웅 이희완 소령에게 전달되어 삼족오가 새겨진 성화대에 평화의 불꽃을 피웠다. 개회식장의 각국여군들의 군복은 패션쇼를 방불케 하였으며, 개회식의 피날레는 쾌지나 칭칭과 솔저댄스로 세계군인들과 관중들이 하나가 되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군사종목 5종은 땅과 하늘, 물을 가르지 않고 자연 그 자체를 경기장으로 활용하여 액션 영화와도 같다. 육군의 5종경기인 300m 소총사격(정밀, 속사), 500m 장애물 달리기, 50m 장애물 수영, 모형 수류탄 투척, 크로스컨트리(남 8km, 여 4km)와 해군 5종경기인 물위에서 보트를 타고 복잡한 과제를 수행하는 함 운용술과 인명구조 수영, 공군 5종경기인 고도 6천피트(183미터)에서 40분간 훈련기를 타는 비행경기와 지상 1만 피트(약 3km) 높이에서 고공낙하(패러슈팅), 산속에서 지도와 나침판으로 지정된 곳을 찾아가는 오리엔터링 등으로 강인한 체력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군인올림픽에서만 볼 수 있는 경기이다.

 우리나라는 5일 유도 73kg 이정민 병장의 첫 금메달에 이어 19개 금메달과 15개 은메달, 15개 동메달을 합해 총 59개 메달 획득으로 종합 4위로 역대 최고 성적을 올렸다. 1위는 러시아(금 59, 은 43, 동33), 2위는 브라질(금34, 은 26, 동 24)이고 3위는 중국(금32, 은 31, 동 35)이였다. 우리나라는 효자종목인 복싱, 유도, 양궁, 레슬링에서 10개의 금메달과 그동안 불모지였던 육상 장대높이뛰기, 남자평형 100m, 남자 트라이애슬론 단체와 근대5종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였다.

11일 문경 국군체육부대 주경기장에서 폐막식을 끝으로 열흘 동안의 총성 없는 스포츠전쟁은 종료되었다. 경기기간에 차기 개최지인 중국은 CC-TV, 신화통신, 군사전문지 제팡쥔바오 등 5개 매체가 취재경쟁을 벌렸다. 성공적인 이번 대회를 위하여 조직위원회의 노력도 있었지만 자원봉사자들과 117개 참가국별로 구성된 서포터단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북지역 10대 여고생부터 70세 어른까지 시민 학생 등 2,100여명의 자원봉사단이 구슬땀을 흘리며 경기장, 선수촌, 주차장, 의료시설 등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도왔다. 특히 기간 중 식사 못하는 선수들과 환자치료 등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은 대한민국의 정을 세계인에게 듬뿍 주었다. 각국서포터스단도 출전한 경기마디 응원전을 벌리고 경기 후에는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등 문화유적을 알리기도 했다. 그리고 4일 공군 제16전투비행단은 공군 5종 경기에 참가하는 외국임원과 선수단 100여명을 초청하여 KT-1, T-50계열 항공기의 전시와 시범비행 시뮬레이션 시현 등으로 우리나라 공군의우수성을 알리는 홍보활동을 하였고, 8일 밤에는 학생군사학교 대강당에서 특집공연을열어 육군군악대의 우렁찬 연주 속에 K팝 공연으로 한류확산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리고경기 종료 후 그리스 선수단은 여주에 있는6·25참전비를 참배하였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 성공의 가장 큰 공로자는 국군체육부대이다. 군과 스포츠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군은 1946년 국방경비대창설부터 태권도를 가르치며 1954년 9월 1군단 창설기념식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격파시범을 보고 무예교육을 명령하였고 1959년 태권도를 우리군의 무술로 정했다. 그리고 1958년 제3회 아시아 경기 후 1976년 전국사격선수권대회를 개최했다. 1952년 육군야구팀, 67년 육군 농구팀, 70년 보안사배구팀 등이 있었고 1954년 동대문 운동장에서 3군 사관학교 체육대회를 개최하였다.

그리고 1970년대까지 부대별로 관리하던팀을 1980년대부터 육·해·공군이 통합관리하면서 육군팀은 웅비, 해군팀은 해룡, 공군팀은 상무로 명칭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체력은 국력’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스포츠 진흥운동을 본격화 하고, 1982년 육군체육지도대가 창설되어 뉴델리 아시아 경기에서 큰활약을 하였다. 86년 서울 아시아 경기대회,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체육부대가 창설되어 국가 대표급 선수 선발과 체계적인선수육성으로 세계 10대 스포츠강국으로도약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였다. 그리고전체올림픽 메달 중 13%가 체육부대 소속선수들이다. 올해 96회 전국체전에서도 국군체육부대장병들이 19개 종목 210명이 참가하여 금메달 25개 등 총 84개의 메달 획득하였다. 국군체육부대는 벌써부터 2018년평창올림픽 준비에 한창이다. 최근 아이스하키, 빙상에 이어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등 3종목을 추가 창단하여 동. 하계 33종목을 갖춘 스포츠 종합부대로서 면모를 갖추고 있다. 이번 2015년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를 계기로 앞으로 국군체육부대가 스포츠 강국으로 한국의 입지를 더욱 높이는 중추적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