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더 이상 안전지대 아니다…
테러 방지법은 국민안전을 위해 필수



최진욱
법학박사
미8군 메릴랜드주립대학교
형사사법학과 교수


지난 연말에 발생했던 러시아 여객기 테러에 이어 프랑스 파리 테러, 미국 LA 총격 테러까지 최근 몇개월간 지구상에는 많은 충격적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에서도 작년 10월에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연계 조직중의 하나인 ‘안사르 알딘(Ansar al-Deen)’이란 테러집단이 서울 삼성동의 코엑스 쇼핑몰을 폭파하겠다고 위협을 했으며 지난 11월엔 IS가 그들의 선전기구인 ‘알하야트미디어센터’를 통해 “IS에 대항하는 세계 동맹국”이라며 한국을 포함한 60개국에 대한 테러위협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IS는 지난 9월에도 온라인 영문 선전지 ‘다비크’에서 국제동맹군 합류 국가를 ‘십자군 동맹국’으로 지칭하며 62개 국가와 국제기구를 열거하고서 그 명단에 한국을 포함시켰다. 이러한현상들을 두고 국제 테러 전문가들은 대한민국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있다.

한편, IS의 직접적 테러위협과는 별도로 한국이 우려해야할 부분이 또 하나 있다. 이는 한국내 자생하는 IS 지지자들이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위원장인 새누리당 주호영 위원장에 의하면 최근 적발된 국내 IS 지지자들 10명이단순히 찬양하는 수준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IS 조직에 가입하려했거나 IS와의 연계성이 드러난 사람들”이라고 언론에 전했다. 실제로 최근 국제 테러조직 동조자가 국내에서 테러 예비 활동을 하거나 한국인이 테러 조직에 가담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작년말 국회 국정감사에서 IS동조자 5명을 적발했다고 보고했다. 대규모 인명 살상용 사제폭탄을 만들 수 있는 질산암모늄을 국내로 밀수하려던 외국인들이다. 한국인 2명이 IS 가담을 시도하다 적발된 사실도국정원은 공개했다. 작년 초엔 18세의 한국인청년이 터키를 경유하여 IS에 실제로 가담한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에서 자생하고 있는 테러 동조자 문제도 더이상 간과할수 없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점을 등을 반영해 국회에는 여당의원들에 의해 몇 건의 ‘테러방지법’이 발의된상태이다. 사이버테러를 포함한 테러예방관련테러단체나 테러위험 인물에 대한 정보수집등을 위해 국가정보원장 소속으로 ‘국가대테러센터’를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이들 법안에 담겨있으나 공안기관의 권한 남용 등을우려한 야당과 시민단체의 반대로 이들 법안은 여전히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여전히계류중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8일 국회에 계류된테러방지법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기본적인 법 체계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 전 세계가 안다. IS도 알아버렸다”면서 “이런 데도 천하태평으로 법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을 수가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중 “지금 우리나라는 테러에 충분하게 대응하기 위한 법률적 체제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고, 테러방지법이 15년째 국회의 문을 넘지 못하고 있는 동안국제적 테러 위협은 더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한 박 대통령은 “테러 방지법이 이번에도 통과되지 못하면 테러에 대비한국제공조도 제대로 할 수가 없고 우리가 정보교환도 할 수 없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치권이 국민을 위험에 방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또 “앞으로 상상하기 힘든 테러로 우리 국민이 피해를 입게 됐을 때 그 책임이국회에도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국민이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최근 프랑스 방문 당시 파리테러 현장을 방문했던 것을 언급하고, “어느나라 어느 누구도 테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며 테러에 있어선 한국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니테러방지법안등을 제정하여 그 대비를 철저히해야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것이다.

테러와의 전쟁 전까지만 해도 한국이 ‘국제테러의 대상국’이 될것이라고는 전문가들 조차도 예측을 하지 못 했을 것이다. 하지만, G20국가 등으로 급 부상한 대한민국은 많은 선진국들이 참여하는 대테러 작전 및 평화유지군임무에 동참하면서 IS나 그 연계 조직인 ‘안사르 알딘’ 같은 테러단체로 부터 위협을 받게 되었다. 심지어 국내에 이들을 지지하는 동조자들 마저 생겨나는 상황에서 한국은 결코 테러에서 안전지대일 수 없다는게 오늘의 현실이다.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 이후 한국에서도 테러방지법 도입이 논의됐지만 14년째 실제 도입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국회에서 오랫동안 계류중인 테러방지법의 조속한제정을 촉구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