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창
삼육대 교수
월간‘군사저널’편집위원


박대통령은 북한은 4차 핵실험(1.6)과 대륙 간탄도 미사일발사(2.7)와 관련하여 “더 이상개성공단자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개발에 이용되는 것을 막고, 우리 기업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는 중대발표(2.10)를 하였다.

이는 그동안 개성공단에 입주한 124개 기업을 통해 북한에 들어간 6,160억원의 ‘김정은돈줄’을 끊고 북한의 거듭된 안보위협에 대한불가피한 수단으로, 돌이켜 보면 만시지탄(晩時之歎))의 감이 없지 않다.

왜냐하면 이 조치는 김대중정권으로부터 노무현정권까지 이어온 빈사상태의 ‘햇볕정책’을 과감하게 청산하고 박근혜정부의 새로운패러다임의 통일정책을 위한 출발신호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조치에 대해 국내에서는 적지않은 찬반움직임이 제기되고 있어 차제에 개성공단의 본질에 관한 문제를 짚어보는 것은,그리고 이를 통해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은 필자와 같은 ‘전문가’(?)의 소임이라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개성공단과 관련한 긍정적인 면을 본다면, 이 공단은 ‘햇볕정책’의 구체적인 산물로 태어난 것으로, 김대중정권 이전에 형성되었던 남북한간 대립 일변도의 관계를 ‘평화,화해, 협력’이라는 대북포용정책의 상징으로평화통일을 위한 남북 연결고리역할을 하여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남북간의 교류협력 확대를 위한 남북경협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이 공단은 북한의 교통, 통신 등 인프라 구축 및 문화교류 등 적어도 외형적으로 보기에는 북한의 개방에 직·간접적인 전진기지역할을 해 왔다.

그런가 하면 이 공단은 남북경제협력의 성공적인 모델로서 북한주민 20여만 명과 대한민국 국민 1만여 명의 생계를 책임져 왔다. 즉개성공단에 입주한 우리 기업은 “싼 임금” 등을 통해 경제적인 실리를 얻었고, 정부는 직접적인 투자없이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더 잘 살고 자유롭다”는 국력우위의 홍보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말하자면, 북한 주민들에게 평시에는 시장경제원리를 맛보게 함으로써 북한사회가 장마당 및 텃밭을 활성화시키는 등 사회주의경제체제 붕괴의 단초를 제공하였으며, 전시 및 급변사태 등 유사시에는 ‘김씨일가’의 3대 부자세습체제와 북한체제의 허구성 등 폐쇄된 북한주민의 사상을 붕괴시킬 틈새를 만들었다고볼 수 있다.

그러나 개성공단의 부정적인 면은 이보다더 크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이번 정부의 조치가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더 크다”고 할수 있다.

왜냐하면 개성공단에 인질처럼 담보되어있는 우리 입주기업인들과 물자 때문에 북의각종 도발(핵실험, 미사일발사, 천안함폭침,연평도포격, 목함지뢰 폭발사고,대남방송, 전단작전, 연천지역 사격 등)에 즉각적이고도‘비례성원칙’에 따른 강력한 대응조치를 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즉 북한은 개성공단을 담보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미녀응원단’ 파견뿐만 아니라 폐막식에는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등이 와서 ‘통 큰 협상’을 하는 것처럼 가장하면서 내심으로는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행동을거침없이 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모두가 ‘개성공단의 인질’을 믿고 북한당국이 벌인 ‘대북정책 흔들기’로 볼 수 있다.

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우리 정부로 하여금북한에게 비핵화를 강력히 요구하면서 개성공단 북한노동자의 임금이 북한의 국방력(핵무기, 미사일 등) 증강과 김정은의 비자금으로사용되고 있다는 여러 증거가 있음에도 폐쇄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개성공단의 지속은 우리 정부로 하여금 북한과의 각종 협상(고위급 군사회담, 남북적십자회담, 금강산 이산가족 및개성공단협의회 등)에서 상호 평등한 협상이불가능한 상황을 만들었고, 심지어는 북한에게 다양한 인도적인 지원을 해주고도 오히려눈치를 보며 협상하는 등 대북협상의 발목을잡혀왔다.

이어 개성공단의 폐쇄시 입주기업들이 입을막대한 정신적 물질적 손해가 매우 클 수밖에없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경제적으로는 완제품과 자재뿐만 아니라공장의 생산시설 등은 통상적인 수치만으로는계산할 수 없는 큰 피해를 가져다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문제는 입주기업들과 정부 및국민들간의 남남갈등을 유발하는 문제를 안고있다.

이밖에도 개성공단의 폐쇄시 입주기업들의경제적 손실을 우려하여 정부가 개성공단사업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여 북한에 끌려가는 정책으로 일관함으로써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불신감을 증대시키는 등 여러 가지 “잃은 것”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예상할 수 있는 장단점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 폐쇄는 UN 안보리뿐만 아니라 미·중·일·러 등 주변 4개국까지 북한의 비핵화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시점에서 당사국인 우리 정부가 솔선하여 강력한 대북제재를취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를 더적극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요인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국제사회의 다양한 대북제재의영향으로 북한의 비핵화 6자회담은 보다 강력하고 실질적인 비핵화 방안을 염출할 여건을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개성공단의 추진은 비록 입주기업들에게는 고통이 크고 많은 경제적인 손실이 따르겠지만 통일정책의 큰 틀에서 볼 때에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수행에 모호성을 증폭시켜왔던 점을 깨끗이 씻을 수 있는 기회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득(得)과 실(失)을 함께 안겨 주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정부의 솔선수범적인 개성공단폐쇄조치가 대내적으로는 북한의 그 어떠한도발에도 강력하고도 즉각적인 군사적인 응징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고, 각종 대북협상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계기가 될 뿐만아니라, 박근혜정부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강력한 통일정책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UN 안보리 대북제재와 미·중·일의 독자적인 강력한 대북제재와 ‘세컨더리 보이콧’까지를 이끌어 내는 동기(動機)가 되었으면 하는바램을 감출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