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 피로 맺어졌다”


최진욱
법학박사
美 메릴랜드 주립대학교
주한 미 국방캠퍼스
형사사법학과 교수

문재인 대통령은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지난 6. 29일 부터 3박 5일 일정으로 미국을 공식 방문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6. 13일에는 서울 용산의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하여 한미 양국군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한미군사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 첫 공식 일정은 워싱톤 DC 근교에 위치한 미 국립해병대 박물관에서 시작됐다. 그곳에는 한국전쟁중 많은 미군이 전사했던 장진호전투의 기념비가 있으며 문대통령은 이 기념비를 전격 방문하여 헌화했다.

장진호전투는 미 해병 1사단이 1950년 11월 북한의 전략적 요충지였던 강계를 점령하려다 함경남도 장진호 인근에 매복중인 중공군에 포위돼 전멸위기를 넘긴 매우 치열한 전투였다. 그러나 포위를 당한 미 해병 1만 5,000여명과 한국군 3,000여명의 필사적인 반격으로 12만여명의 중공군의 남하를 지연시켰고 이로 인하여 한국 민간인 10만명 이상이 흥남부두에서 미군의 극적인 도움을 받아 남쪽으로 피난 갈 수 있었다. 이 전투에서 미 해병대는 4,500여명이 전사하고 7,500여명이 부상을 입는 등 막대한 희생을 치러야 했다.

문 대통령은 장진호전투 기념비에 헌화를 한후 기념사에서 “67년 전인 1950년, 미 해병들은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숭고한 희생을 치렀다”라고 말하며 그들의 희생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그는 “한미동맹은 그렇게 전쟁의 포화 속에서 피로 맺어졌다, 몇 장의 종이 위에 서명으로 맺어진 약속이 아니다”라며 한미동맹의 근간이 군사혈맹임을 강조했다. 연설중에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더 위대하고 더 강한 동맹으로 발전할 것이다”라고 밝히며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하게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미국의 수많은 전쟁중에 가장 고전했던 전투로 기록된 장진호전투의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지난 5월 4일에 건립된 “장진호전투 기념비”는 워싱턴DC에 있는 한국전참전용사기념공원과 함께 한미군사동맹의 주요 상징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한국정부도 전사자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위해 총 건립 비용 60만달러 (약 6억 8,000만원) 중 3억원을 지원했다.
문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강조한 대로 한미양국은 피로 맺어진 혈맹이 맞다.
물론, 양국은 각각 다른 국가들과도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같이 서로가 막대한 피해를 감수하면서 지켜온 한미혈맹관계와는 감히 비교가 될 수 없다고 본다.

문 대통령이 이번 방미일정중 장진호전투기념비를 가장 먼저 찾은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미군의 희생으로 인하여 문 대통령의 부모님을 포함한 10만여명의 피난민이 흥남 철수를 통해 남한으로 무사히 피난할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고 둘째는 당시 한반도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고자 수 많은 한미 양국군이 피를 흘리며 맺은 “한미혈맹”의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라 분석된다. 이는 단지 개인사를 넘어 굳건한 한미동맹 측면에서 매우 특별하고 상징적인 행보라 평가할 수 있으며 양국의 혈맹관계를 더욱더 공고히 하겠다는 문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미국과 국제사회에 보여주었다는데 그 의의가 있는 것이다.(32페이지 기념사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