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갑 박사
대진대학교 교수
국방부장관 정책자문위원
한국안보평론가협회 부회장
kab21@naver.com




2013년 7월호부터는 조영갑교수의 국제적·국내적인 정치외교, 경제, 사회, 문화, 군사 과제를 포괄한 국가안보 칼럼을 게제하여 독자들에게 다양한 지식과 대안을 생각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많은 격려가 있기를 기대한다.
특히 올해는 7월 27일은 정전협정으로 DMZ가 만들어 지은지 60주년이 되는 날이 된다


개 요
1953년 7월 27일은 남북한이 6·25전쟁을 정지하고 평화적 해결이 이루어질 때까지 모든 적대행위와 무장행동을 금지하는 정전협정을 맺은 날이다.
2013년 7월 27일은 6·25전쟁의 포성이 멎고 한반도 허리에 비무장지대(DMZ)가 만들어진지 60년이 되었다.
박근혜대통령은 지난 5월 8일 미국 의회연설에서 DMZ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여 남북한 간에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쌓아 평화통일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은 DMZ 접경지역의 난개발 방지와 생태계 보전, 남북한 간에 화해협력을 위해 2001년부터 DMZ 일대를 접경지역 생물권보전지역(Transboundary Biosphere Reserve, TBR)으로 지정해 남북한이 공동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북한의 TBR지정 반대와 지역주민의 이해관계로 실천되지 못했다.
박근혜정부의 통일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로 분단체제를 해결하기 위해 DMZ의 TBR화로 한민족의 공동체적인 연결을 할 수 있고, 또한 세계평화공원화로 통일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할 수 있다.

동서독에 철의 장막이 통일독일의 생명 띠로 재탄생

오늘날 분단국가의 통일유형을 보면 베트남의 무력적 강제통일, 예멘의 대등적 합병통일, 독일의 협력적 흡수통일이 있다.
그 사례 중에 1989년까지만 해도 동서독이 장벽을 쌓고 총부리를 겨눴던 철의 장벽 1,393㎞에 3m 높이의 담장이 쳐져 있었고, 2.5㎞마다 감시탑이 있었던 지역이 녹색생명의 지역으로 다시 태어난 성공사례가 있다.
독일연방정부와 지방정부 환경단체는 동서독 접경지역을 그린벨트로 지정해 난개발을 막고 자연의 모습을 되찾으려고 노력한 결과 2013년 현재 600여종의 멸종위기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가 되어 세계적인 평화공원 및 관광지역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독일은 과거 민간인 접근을 막고 탈출을 감시했던 감시탑을 전망대로 개조하고, 필요한 지역에 초지와 습지를 형성하여 철새 및 야생동물의 서식지로 만들었고, 자전거 도로를 개설하여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독일 연방정부와 지방정부는 2009년 10월부터 동서독 분단시대에 형성된 아픔상처의 장벽이 만든 그린벨트를 자연보호법으로 지정하여 자연의 기념물로 보호하는 동시에 독일의 그린벨트 성공사례는 유럽국가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이와 같이 동서독에 철의 분단장벽이 독일의 새로운 생명 띠로 재창조되어 통일독일의 국가위상과 국민통합 그리고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국은 통일독일의 성공적인 철의 장벽 성공사례에서 통일한국 이전과 통일한국 이후를 위해 DMZ에 대한 청사진을 갖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남북한에 비무장지대가 통일한국의 세계평화공원으로 재탄생
한반도에서 남북한의 갈등·분쟁·위기상황을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화해·협력·평화통일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DMZ의 세계평화공원으로 재탄생이 요구 된다.
어떻게 할 것인가?
첫째는 DMZ의 환경 및 생태의 활용과 보존은 비정치적이고 비군사적 과제이기 때문에 남북한은 정치적·군사적 논리를 떠나서 민족 공동이익과 통일한국의 미래를 창출을 위해 필요한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
둘째는 DMZ의 세계평화공원화는 한민족 공동체의 생태적 연결로써 분단체제와 평화통일을 위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통일정책에 기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남북한은 중단없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화해·교류로 협력적 공존을 추구하고, 변화·통일로 국가통합을 완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는 DMZ 접경지역에 위치한 강화도-김포-파주-연천-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등 지역 주민들에 재산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수많은 젊은이의 피와 땀이 베인 DMZ는 60년 세월 속에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면서 다양한 식물들과 사향노루·산양·수달 등이 뛰노는 생명의 터전으로 바뀌었다.
예컨대 전쟁이 끝나고 60년간 인적이 끊긴 DMZ에 자연생태계가 되살아나면서 서식하는 고등식물과 척추동물만 2,930여 종이 되며, 면적으로는 남한 전체의 8.1%에 불과하지만 생물 종으로는 전체의 30%나 분포하고 있다.
그러나 DMZ 접경지역은 인삼밭이 개간되고 도로가 뚫리면서 숲이 줄고 있으며, 통일이 된 순간에는 곧 바로 심대한 훼손이 될 수 있다.
한반도의 생태 축으로 자리 잡은 DMZ 접경지역을 독일의 그린벨트처럼 통일한국 이전부터 토지 매입 등을 통해 적극적인 보존책이 강구돼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생물권 보전지역과 생태계 보전 및 개발행위 규제 수준에 따라 절대 보호지역인 핵심지역과 개발이 어느 정도 허용되는 전이지역, 이 둘의 중간인 완충지역을 확실하게 법제화하여 주민들의 재산권 보호 및 갈등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넷째는 한반도 DMZ가 지구 생태계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부각시켜야 한다.
한반도 DMZ를 지나는 아시아-시베리아-호주의 철새 이동경로를 파악하여 국제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세계적인 생태공원으로 가꿔 나가야 한다.
결론적으로…
정전협정으로 DMZ가 설정된지 60년이 됐지만 DMZ가 더 이상 비운의 땅이 아니라 생명과 평화를 꿈꾸는 새로운 세계평화 공원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구체적 실체로 발전시켜 평화통일의 진원지가 되게 해야 한다.
그리고 민·관·군은 DMZ의 생태계 통일이 한반도 전쟁을 막고, 곧 통일한국이라는 신념으로 적극 참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