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해조 | 예비역 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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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6·25전쟁이 발발한지 63주년이 된다. 해마다 6월이 되면 각급부대나 지방자치단체에 건립된
6·25 전적비나 충혼탑에서 6·25전쟁 추모행사를 하고 있다.

필자는 6월을 맞아 6·25 발발 후 최초 전승지(戰勝地)였던 충북 충주시 신니면 신덕로 301에 위치한 동
락초등학교의‘동락전투(東樂戰鬪)’현장을 답습했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에 북한군은 T34 중전차 약 300대를 선두로 8개 여단 병력으로 포천-의정부
를 주공으로, 개성-문산과 춘천을 조공으로 불법 기습 공격을 하였다. 불의의 남침 기습을 당한 우리국군
은 개전 초 41,000여 명의 병력과 경장비로 결사적 방어를 하였으나 패전을 거듭하여 3일 만에 서울이 함
락되고 말았다.

수도서울을 빼앗기고 한강방어선이 무너지자 7월초에 경기-강원지역을 연결하는 대규모 방어선(평택-
안성-이천-장호원-충주)이 형성되었다. 개전 초 춘천지역에서 성공적인 방어임무 수행하던 국군 6사단은
충주까지 후퇴하여 7월 4~5일 음성 북쪽 소여리와 용산리 일대에서 방어망을 구축하고 매복 작전에 돌입
했다.
7월 6일 북한군 15사단 소속 48연대 병력이 동락초등학교 운동장에 집결하여 휴식을 하였다. 이때 부임 1
개월 된 19세의 김재옥 여교사가 북한군에게 국군이 남쪽으로 도망가고 보이지 않는다고 거짓정보를 주고
학교 뒷문을 통해 서남쪽 약 4㎞ 떨어진 부용산(644고지)에 진지를 구축하던 국군에게 정보를 상세히 제공하였다. 국군 6시단예하 7연대 2대대가 작전계획을 세워 17시를 기해 기습공격 하여 북괴군 1개 연대를 완전섬멸하게 되었다. 7월 7일 작전종료 후 전과는 사살 2,186명, 생포 186명, 노획품으로 12미리 곡사포 6문, 76.3미리 8문, 경기관총 41정, 소화기 2천여 정, 장갑차 10대, 사이드카 20대, 지프차 20대, 2.5톤 40대, 다량의 통신장비와 탄약, 식량 보급품이었다.

동락전투는 국군 제 6사단(사단장: 김종오 소장) 7연대(연대장 민기식 대령)예하 2대대(대대장 임부택 중령)가 전쟁발발 후 최초로 북괴군 1개 연대 병력을 무참히 괴멸시킨 청사에 빛나는 최대 승전을 기록한 곳이다. 당시 아군은 대대병력 400명에 중화기 81미리 박격포 1문과 기관총 1정이었으나, 적 1개연대병력을 괴멸시키고 북한군의 음성진출을 1주간 지연시켜 국군의 전열을 재정비할 시간을 버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리고 노획한 장비를 대전에 전시하고, 각 품목 1점씩을 유엔에 보내 소련군이 참전했다는 사실을 알리게 되었다.

이로서 소련군의 지원개입 사실이 인정되어 유엔군이 창설된 후 처음으로 한국전에 참전하는 계기가 되었고, 가장 많은 나라가 참전하여 많은 유엔군이 희생되기도 했다.
동락리 전투 직후 이승만대통령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7연대 전원을 1계급 특진시켰다. 그리고 전투를 기념하기 위해 충청북도가 제 3관구사령부의 지원을 받아 1973년 7월7일 동락초등학교 맞은변 대화리 노변공원에 전승비를 새워 제막식을 가졌다. 또한 김재옥 교사의 공헌을 기리기 위해‘전쟁과 여교사’란 영화도 만들어 졌으며, 정부는 약 2억 원의 예산으로 1990년 7월 7일 동락초등학교에 김재옥 기념관을 건립하여 매년 관내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나라사랑 체험프로그램을 세워 운영하고 있으며, 2012년 10월 1일 보국훈장 삼일장을 수여했다.

기념관은 부지 4,000㎡, 연건평 460㎡에 항일투쟁과 대한민국 정부수립, 6·25전쟁과 김재옥 교사소개, 동락전투 현황과 김 교사 활약상, 동락리 전투 모형, 북한실태와 북한 대남전략, 우리통일정책 등 6개 코너로 구성되어 있었다. 나라사랑 체험프로그램은 매주 월~금요일 오전 10시에 등록하여 김재옥 교사 기념관을 소개하고 기념관 전시실에 설치된 6·25전쟁 개요와 각종 장비, 동락전투와 전승, 김재옥 교사의 공훈, 북한의 정치와 사회, 통일로 가는 길 등을 견학하고 태극기 그리기, 군가 배우고 부르기, 추모 시 짓기, 국난극복 인물퀴즈 소감문 발표를 하고 학교 정문과 건너편 산 입구에 세워진 헌충탑을 참배하고 17시에 끝을 맺고 있다.

김재옥 교사는 1931년 충북 음성군 감곡면 상평리에서 출생하여, 1950년 5월 20일 충주사범학교 1회로 졸업하고, 6월 20일 동락초등학교 교사로 부임하였다. 1950년 7월 7일 국군을 도와 큰 공을 세우고, 1950년 10월 20일 이득주(병기장교)와 결혼하여 1952년 9월 30일 퇴직하였다. 남편을 따라 전방 생활을 하다가 1963년 10월 19일 사망하였다.

이번 동락리 전적지 답사는 오랫동안 전사(戰史)를 연구해 온 필자로서는 큰 보람이었다. 그리고 6·25 전쟁 초기에 우리국군의 어려움과 활약상, 패전 속에서도 건재를 유지하고 반격정신을 잃지 않고 대승한 지휘관들의 기개(氣槪), 81미리 박격포탄의 초탄명중으로 적군을 아수라장을 만든 박격포 요원들의 실력, 김재옥 교사의 애국심 등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동락리 전투의 전승에 다시한번 감격하며 앞으로 6·25전쟁 최초 전승지 뿐만 아니라 유엔군의 개입과 지원 발상지로 부각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