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지난해 중의원(하원)선거에 이어 7월21일 참의원(상원) 선거에서도 압승하여 과반의석을 확보했다. 반면에 참패한민주당은 1996년 창당 주역이었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간나오토(菅直人), 오자와 이치로(小 澤一郞)의 트로이카 시대가 사라지고 후유증이 가속화 되고 있다. 일본은
참의원 총 242석을 3년마다선거하여 절반씩 교체한다. 아베신조(安倍晉三)정권은 지난 중의원 선거에 이어 이번 참의원선거에서도과반의석을 넘어,
2016년까지 선거 없이 안정된 정 국운영으로 장기집권의 기반을 구축하였으며, 전후54년간 계속된 자민당의 장기 집권 체제의 부활을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자민당은 앞으로 장기집권을위한 정책과 선거 전략으로 내세운 경제개혁과 집단지위권의 확보문제와 평화헌법 개헌 등 아베총리의 우경화 정책이 순조롭게 추진될 전망이다.
첫째, 단기적으로 아베의 장기집권을 목표로 경제문제에 올인 할 것이다. 지난해 중의원선거에 이어 이번 참의원 선거의 승인 요인도 아베노믹스에대한 국민의 높은 지지 때문으로 보아, 앞으로 3년간은 2015년 선거를 목표로 경제개혁에 최우선을 두어 일본경제를 살린 후 총재재선에 목표를 둘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금융완화를 통해 돈을 풀어경기를 회복시켜 주가상승과 엔약세로 수출기업의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그러나 GDP의 200%가 넘는 국가부채를 줄이기 위해 내년 4월 소비세를 5%에서 8%로 올릴 예정이다. 그런데 소비세 인상이 경기를 오히려 악화시키고 세수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소비세 인상을 유보하면 신용등급하락, 국채가격 하락, 금리 급등 등으로 일본경제가 큰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둘째, 집단자위권 확보와 지속적인 군비증강정책이다. 일본은 주변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국내문제’로 보고 집단적자위권 확보, 군비증강, 등자위대의 위상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집단적자위권 용인은 개헌이나 헌법폐기나 다름없다. 집단적 자위권 논의를 위해 8월에 총리 자문기관인‘안전보장의 법적기반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이미 방위청을 방위성으로 개편해서 독립적인 국방예산 편성체제를 확립하여 질적인 군사력 증강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 9일 각의에서 결정된 2013년 방위각서에도 독도(일본명: 다케시마)를 일본영토로 묘사했다. 7월 24일일본방위성이 장기방위정책 기조인‘신방위계획대강’중간보고서에 발표에서 수륙양용 기능을 갖춘 해병대 창설을 명기하고, 미국의 글로벌 호크와유사한 무인정찰기 도입,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비한 선제공격 능력 보유 등을 검토과제로 제시했다.
그리고 내년도 방위비도 올해보다 1,800억 엔(4%)늘린 4조 9천 4백억 엔으로 1991년 이후 최대 규모이다. 그리고 8월 5일에는 1870년 일본 육군 군기와 1889년 해군 군함기로 1945년 패망 시까지 침략전쟁을 수행하면서 사용했던 군국주의 대표 심벌이었던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 사용을 공식검토하고 있다. 독일 나치의 상징 깃발이었던 갈고리십자문양‘하켄크로이츠(Hakenkreuz)’는 패전후사용이 금지되었다. 또한 8월 6일 히로시마 원자폭탄 피폭 일을 맞아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시마네현의 옛 지명을 딴, 과거 중국을 침략했던 일본 기함의 이름인‘이즈모’란 호위함 이름의 길이 248미터, 1만 6천톤급 항공모함을 진수시켰다. 일부학자는 일본의 미사일 방어 능력향상 등 군사력 증강이 한미일 공조체제로 대중, 대북억제전략 면에서긍정적인 평가도 하고 있지만, 일본의 군사력 증강은 미국의 동아시아 개입강화, 중국과의 영토분쟁,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등이 크게 작용되며, 동북아안보정세에 큰 영향과 주변국의 군비경쟁을 촉발하게 될 것이다.
셋째, 중장기적으로 아베의 최종 목표인 개헌과국방군 승격에 목표를 둘 것이다. 헌법개정의 쟁점은 군국주의 회귀의 족쇄 푸는 헌법 제96조 개정이다. 그러나 개헌발의에 필요한 재적의원 3분지 2석을 지난해 중의원은 확보되었으나, 이번 참의원 선 거에서는 확보에는 실패했다. 그리고 자민당 내부에서도 개헌을 반대한 세력과, 앞으로 원전(原電)재가동, 소비세 인상, 개헌 반대 등 아베정권의 핵정책을 반대하는 야당들과 연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국민투표에서 과반수 획득도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정계개편을 하면서까지 무리한 개헌추진은 부정적인 전망이지만 정치권과국민을 설득시키는데 온갖 수단을 강구할 것이다.
이는 지난 7월 29일 밤 망언재조기로 불리는 아소다로(麻生太郞) 부총리가‘독일 바이마르 헌법은어느새 바뀌었다’는 파문으로 헌법개정의 의도를노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넷째, 한일관계 전망이다. 이번 참의원 선거이후에도 경색된 한일 관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일 양국은 새 정부 등장 후 아직까지 한일정상회담과 양국 의원연맹 총회도 개최 못하고 있다. 그리고 종전에 자주 사용했던‘한미일 안보 공 조’란 용어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박대통령이‘지금은 정상회담을 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선을그었듯이, 지난 7월 1일 브루나이에서 열린 양국외무장관도 아무 합의사항도 없이 일찍 끝나고, 18일 도교주재 한국대사관 청사개관식에도 의원연맹 회장이 참석하지 않았고, 27일 열린 정전 60주년기념식에도 일본은 초대받지 못했다. 특히 지난 28일 잠실운동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 컵 한일경기에서 일본의‘욱일승천기’와 우리 붉은 악마들의‘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란 플래카 드로 양국 감정이 한층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8월1일 일본정부가 독도관련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 일본국민‘61%가 독도가 일본영토’라고 발표하여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 그동안 한일관계의 악화는 아베 수상을 포함한 극우정치가들의 망언과 특히 위안부등 과거사와야스쿠니(晴國)신사 참배문제가 복병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아베총리가 무라야마 담화나 고도 담화를 지지하고 위안부 문제 등 과거역사와 독도문제 등에 긍정적인 자세와 각료들의 신사참배 중지와침략전쟁과 식민지배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반성한다면 정상회담도 가능할 것이며 새로운 한일관계로 발전할 것이다. 현재 일본 정치권에서도기존의 담화철회를 지지하는 세력은 많지 않으며, 역사인식과 위안부 문제 등은 미국을 위시한 여러유엔국가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최근 일본 언론은 정부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아베총리와 아소다로부총리는 영토. 역사문제로 악화된 한중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이번 8·15에 야스쿠니 신사 공식 참배를 유보하고 있다고 전하고있다. 이는 일본이 9월에 있을 2020년 여름올림픽 개최유치와 미국의 강한 압력 등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8월 6일 각료회의에서 아베총리는 8월 15일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마음의 자유’라며 재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이번에도 많은 각료들의 참배가 예상된다. 한편 지난달 동남아 3개국 순방을 나선 아베총리는 한중(韓中)과 정상회담에 대해 연일 희망을 피력하고 있다. 7월 26일 싱가포르에서‘한국은 일본과 더불어 미국과의 동맹국으로서 지역안보의 토대를 이루는 관계이며, 경제도 문화도 함께 걸어가는 관계로 정상간 외무장관 간 흉금을 터놓고 대화의 길을 염원한다.’고 말했다. 27일 필리핀에서도‘한국은 기본적인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며 정상회담이 가능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위안부 등 과거사와 독도문제 등에 대한 아베내각의 인식과 말이 아닌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우리 정부도 한일관계의 냉각기간이 길어지면 좋을 것은 없다. 중일과 북일 관계개선에도 우리 안보환경에 큰 영향을 줄 것임을 염두에 두고 남북관계도 신중히 다루어야한다.
결론적으로 일본자민당은 이번 참의원 선거후안정적인 장기집권이 가능하게 되었고, 당분간 경제정책을 최우선으로 하고, 주변국과 갈등을 최소화하며, 개헌추진은 중장기 과제로 돌리고, 국내문제로 집단자위권 행사허용 등 정부입법을 신속히처리하여 실질적인 자위대의 전력증강에 매진할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 압승으로 군국주의 를 부활시켜 과거에 저지른 인류사적 범죄행위를정당화하고 있고, 역사적으로 형제국과 같은 한국에 수많은 괴롭힘과 만행을 저지르고도 모자라 갖은 수단으로 욕보이며 무시하는 것은 참으로 잘못된 행위다. 극우를 지향하며 집권한 아베 총리와 아소 부총리가 히틀러와 괴벨스를 흉내내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정부는 일본의 행위를 사안별로 철저한 분석과단호한 대응책을 강구하고, 일본군 위안부나 침략전쟁 부인 등에는 미국을 위시한 중국·유엔 및 지역안보기구와 비정부단체와 협력하여 국제적 비판여론을 조성하여 일본을 압박해야한다. 그러나 한 국과 일본은 가까운 이웃으로, 21세기를 살아가면서 서로 외면할 수 없는 동반자이다. 한일양국은국익차원에서 조금씩 양보하여 성숙한 선린관계를조속히 회복해야 한다. 일본도 1, 2차 세계대전으로 앙숙이던 독일과 프랑스가 1963년에 맺은 엘리 제조약으로 좋은 관계가 된 것을 거울삼아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 일본인은 왜곡된 역사인식에 기반한 오만과 편견으로 우리를 비하하고 있다. 국수주의에 빠진 정치인은 주변국과의 우의와 협력관 계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국격과 신뢰를 떨어뜨리는 망동을 하고 있다. 한일 양국은 힘겨루기나 감정싸움에 국력을 소모하기보다 서로가 이해하고아픈 과거를 들쑤시는 대신 이를 쾌히 세척하고 치유하는 양심과 언행을 보여야 한다. 일본은 그들이유린하고 살육한 주변국에 대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양심과 행동으로 속죄와 화해의 노력을 펼 진정한 용기를 발휘해야 한다. 그것이 그들이 더욱 강한 일본을 만드는 지름길임을 깨달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