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호
건국대학교
지능형운행체연구원 박사

군은 올해 말까지 GOP과학화경계시스템 구축 완료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GOP과학화경계시스템은 「병력 + 과학화경계시스템」이 통합된 경계체계로 카메라에 의한 감시 및 감지시스템과 통제시스템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GOP지역의 적 예상침투로 등 집중 감시지역과 취약지역 위주로 감시하고, 침투하는 인원이 철책을 절단, 절곡 및 월책 시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된 첨단화된 경계근무시스템이다.
따라서 이 작업이 완료되면 병사들로 줄 세웠던 휴전선 풍경이 바뀔 전망이다. 하루 1만 여명의 병력이 밤을 새워 155마일을 대낮같이 불을 밝히고 경계를 서던 지금까지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게 될 것이다.
방위사업청 한 관계자는 “군 당국이 금년 말까지 전방 12개 사단(해병대 1개 사단 포함)이 관할하는 휴전선 155마일에 신형 광망센서가 부착된 철책을 설치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라며 이 작업이 완료되면 “현 병력 위주 경계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작전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20% 정도의 병력 절감 효과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2004년 O사단에서 GOP철책을 절단한 후 월북사건이 계기가 돼 경계여건 보장과 경계의 질 향상 및 병력절감 등을 목적으로 추진된 사업이며 2006년 ○사단에서 시범적으로 설치한 것이 과학화경계시스템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과학화경계시스템은 사업 초기 군 작전요구성능(ROC)에 대한 기술수준의 미달과 정상적인 사업절차·추진전략이 미흡한 상태에서 진행해 많은시행착오와 다양한문제점들이 발생해시범사업 이후 현재까지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2년 10월 동부전선에서 일명 ‘노크귀순’으로 알려진 북한군 귀순자가 발생했다. 북한군 병사 한 명이 삼엄한GOP경계망을 뚫고 최전방 GOP 소초 병영생활관의 문을 노크한 뒤 귀순의사를밝혀 온 사건이다. 군은 이 사건을 계기로GOP과학화경계시스템 사업을 서둘러 추진하게 되었으며 지난해 모든 시험 평가과정을 거쳐 올해 연말까지 설치작업을완료하기로 한 것이다.



시험평가를 담당했던 육군의 한 장교는이렇게 얘기했다. “우리는 객관적이고 성공적인 시험평가를 실시하기 위해 기존장비운용 실태와 과거 시험평가 교훈, 사용자 보완 요구사항 등을 면밀히 검토해시험평가를 준비하고 시험평가 방법 및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계획해 시험평가에 임했다.”라고 했다.

물론 철저히 준비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경계의목적은 적의 침입으로 부터 병력과 장비를 보호하고 전투력을 보존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작전요구성능 중 장비의탐지율을 90%로 낮추고 평가기간도 가을철만 3개월로 국한시켜 평가를 함으로써장비의 성능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하지못하였다고 본다.

기존의 과학화경계시스템은 감시시스템, 감지시스템, 통제시스템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감시시스템은 카메라로 주야간을 감시하고 감지시스템과 연동하여운용하며 감지시스템은 울타리 통과 및월책 시 침입 감지 및 경보를 하며, 통제시스템은 상황실 단위로 영상감시와 경보접수 및 조치를 하는 것이다.
추진 중인 GOP과학화경계시스템의 작전요구성능을 보면 침투인원 3명이 울타리통과 및 월책 시 탐지율이 90% 이상이고 오경보율이 1Km 당 평균 월 10회 이하이다.

탐지율이 90%이면 100번 침투하면 10번은탐지되지 않고 침투를 성공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10%의 허점이 있다면 이는 완벽한 경계시스템이라고 할 수 없다. 경계작전을 담당하고 있는 장병들을 불안하게만들 것이다. 오경보 없이 탐지율이 거의100% 수준이 되어야 무인경계가 가능하다.

이 사업의 주관 부서인 방위사업청에서는 국내 업체 기술력이 모자라 요구 성능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을 하는데이는 국내업체의 무인경비 감지센서 기술수준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첨단 신기술 신개념의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무인경계시스템이 있다. 이 시스템은 적 위협, 작전환경, 신뢰성, 실용성, 경제성을 모두 고려하여 개발되었다. 핵심기술은 사물인터넷과 ICT(정보통신기술: Information CommunicationTechnology)융복합기술로 오경보 없이 거의 100% 탐지가 가능하다.

기존장비는 유선으로 고정되어 있는 울타리에만 설치할 수 있는 반면에 이 시스템은 유선 없이 레이더 센서와 무선으로어디든지 쉽게 설치가 가능하고 운용유지가 쉽고 용이하다.

예상 접근로와 울타리에 2중으로 센서를 설치할 수 있고, 최대 300m까지 탐지되며, 센서에 있는 내장형 SW에 의해 열악한 옥외환경에서도 센서 자체에서 동물들은 감지하지 않고 침입자만 100% 알아서 알려주고 침입자를 탐지하면 자동으로LED탐조등(소비전력 55W, 무게 500g, 탐지거리 320m이상(30cm 크기 식별), 밝기5,000루멘)이 켜지고 카메라가 자동으로침입지역으로 이동하여 실시간 침입 장면을 야간에도 주간처럼 선명하게 볼 수 있다.
따라서 침입 시 울타리에 오기 전에 자동으로 써치라이트가 켜지기 때문에 기동타격대만 있으면 즉시 출동하여 작전을 하면 된다. 그리고 예상 접근로 상에 감지센서를 설치하면 쉽게 울타리에 오기 전에 침입을 탐지할 수도 있다.


센서 탐지율이 거의 100%이므로 경보가 울리면 울타리 침입 전에 써치라이트로 볼 수 있어 통제실에 CCTV 모니터링 인력이 많이 필요 없고 센서가 탐지시에만 녹화되므로 Full 녹화할 필요가 없다. CCTV를 센서가 탐지시 회전할 수 있으므로 울타리가 잘 보이는 곳에 설치할 수 있어 CCTV 수량을 대폭 줄일 수 있고 울타리를 연해서 설치한 곳보다 침입 장면을 잘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최첨단 신기술 신개념을 이용한 사물인터넷 무인경계시스템이 국내 원천기술로 개발되어 실용화 되고 있다. 그런데도 군은 수천억 원의 국방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GOP과학화경계시스템을 이미 한물간 장비를 도입하여 국민혈세를 낭비 할 것인가?
국내 전문가들도 사물인터넷을 태풍의 눈으로 꼽고 있다. 한 전문가는 “애플이 휴대전화시장에 준 충격과 테슬라가 전기차를 앞세워 시장을 변화시킨 것처럼 그것이 바로 사물인터넷”이라고 말했다.
다시한번 심층 검토를 통해 완전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군을 위하고 국민을 위하는 길이 아닌지 용기 있는 결단을 촉구한다.
이제 올해 연말이면 GOP과학화경계시스템이 모두 다 설치될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인력에 의존하던 GOP경계체제가 병력+장비에 의한 경계체제로 대체, 보완돼 경계병력 절약 및 교육훈련 여건보장, 예산 절감 등 신기술 신개념에 의한 사업추진으로 본래의 목적이 달성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후방의 해‧강안경계, 주둔지경계, 탄약고 등 중요시설 경계에도 확대 적용하여 저 출산으로 인한 병력수급의 문제를 해결하고 장병들의 병영생활 개선을 통해 전투력을 증강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