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영제
예비역 중장
전 육군참모차장

들어가면서
2015년은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가 깊은 해이다. 한국은 광복(光復)과 분단 70년, 중국은 종전(終戰) 70년, 일본은 패전(敗戰) 70년이 되는 해이다. 19세기 말(末)에서 20세기 초(初)에 이르는 시기는제국주의 각축이 벌어진 시기였다. 동북아시아에서 그 대표적인전쟁이 바로 1894년의 청일전쟁과 1904년의 러일전쟁이다. 동아시아 국가 간의 최근 현안인 중일간의 센카쿠영토문제, 독도의 일본영토 주장, 일본의 한국 식민통치, 두 개의 중국, 한반도 분단의 원인, 위안부 할머니들의 문제 등은 120 여 년 전(前)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청일, 러일전쟁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오늘날 한국과 중국, 러시아 그리고 일본 국가 간의 지역갈등 현안 문제들의 근원을 알 수 있고, 또한 갈등문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승리하고 빛나는 역사를 되새기는 것 못지않게 수치스럽고 비참한 역사도 기억할 필요가 있으며, 그렇게 된 원인도 찾아내고 알림으로써 다시는 과거의 잘못된 전철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해야 한다. 본 논고가 지정학적으로 주변국들의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한반도에서 구(舊) 한말과 같은 망국의 치욕과 아픔의 역사를되풀이 하지 않고, 현 분단 상황을 슬기롭게극복하여 통일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지혜를얻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일본은 왜 그리 호전적일까? 청일전쟁과러일전쟁은 왜 일어났는가? 두 전쟁의 교훈은 무엇인가. 그 당시의 상황과 오늘의 현실이 어떤 점이 유사하고 어떤 점이 다른가.

21세기에 대한민국은 어떻게 해야 생존 가능하고 번영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들이 이글을 쓰게 된 배경이다. 여기에서는 두 전쟁을 우리의 입장에서 당시의 상황, 피해, 결과를 바탕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전쟁은 또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라는클라우제비츠(Carl von Clausewitz)의 말에서 “정치는 피 안 흘리는 전쟁이요, 전쟁은피 흘리는 정치”라고 말 할 수도 있다. “나랏일(國事)의 3할은 군사(軍事)이고 7할은 정치(政治)”라던 중국 국부군 정치청장 양 영태(楊永泰)(“萬言書”, 1935)1)의 말에 관심이쏠린다.

청일·러일 전쟁은 우리에겐 너무나 아픈역사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물론 학계에서도 관심이 소홀한 불행한 역사였다. 두 전쟁은 제국들이 조선의 지배권을 놓고 벌인전쟁으로써 조선은 전쟁 당사국이 아니면서 남들의 전쟁이 이 땅에서 벌어진, 그러면서 실질적인 피해를 많이 본 우리로서는 억울하고 분할 수밖에 없는 ‘이상한 전쟁’이었다. 두 전쟁의 결과로 청(淸)은 1912년에 멸망하였고, 조선은 1910년에 일본에 강제통합 되었다.

일본은 왜 그리 호전적인가
일본은 우리에게 2천년의 업장(業障.karma)이다. 지정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볼 때 인접한 국가가 화목할 수 없다는 것은인간사에서 가장 쓰라린 시련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을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용어를쓰고 있지만 양국의 역사는 증오와 유혈의역사였던 은원(恩怨)이 깊은 2천년이었다.그 큰 흐름은 침략과 생존을 위한 투쟁의 역사였다.

일본은 과거 60년 동안에 크고 작은 전쟁을 7번이나 치렀다. 그들은 1894년의 청일전쟁을 비롯하여, 1904~1905년의 러일전쟁을 거쳐, 1914년의 제1차 세계대전의 참전, 1927년의 산동(山東) 출병, 1931년의 만주사변, 1937년의 중일전쟁, 그리고 1941~1945년의 제2차 세계대전을 치렀다. 다른 민족으로서는 단 한 번도 감당하기 어려웠던 참혹한 전쟁을 매 10년마다 치렀으면서도 일본은 재기하고 부흥했다. 일본인은 우리에게 어떤 일을 저질렀고 위협을 가해 왔는가. 일찍이 3국 시대부터 ‘왜구’로서 우리나라를 빈번히 침탈했다. 일본은 1592년 임진왜란을 일으켜 7년 동안우리나라를 초토화 했다. 구한말에는 강화도 침략을 통한 강화도조약(1876), 갑신정변 배후 조종(1884), 경복궁 점령(1894), 청일전쟁(1894~5), 을미사변(명성왕후 시해사건, 1895), 러일전쟁(1904~5), 한반도 강점(19010~1945) 등 숱한 역사적 비극을 초래했다. 남북분단이 된 것도 근본적으로 일본의 강점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2)

일본은 왜 그리 호전적이었을까? 멀리 하야시 시헤이(林子平: 1738~1793)에서 발원하여 요시다 쇼인(吉田松陰: 1830~1859)을 거쳐 사이고 다카모리(西鄕隆盛: 1827~1877)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1841~1909)로 이어져 내려온 대륙론자들의 정한론(征韓論)은 일본무사들의 전형적인 불만의 배출구였으며 생존의 활로였다. 스승 요시다 쇼인이 국사범(國事犯)3)으로 목이 잘려 죽었을 때 모든 선배들은 몸을 피해 도주했지만, 열여덟 살의 막내 이토 히로부미는목 잘린 스승의 시체를 껴안고 “제가 스승님의 뜻을 이루겠습니다.”라고 맹세했다. 그들에게 명분이나 도덕은 중요하지 않았다.

이를테면 정한론의 핵심에 서 있던 사이고 다카모리는 1873년의 어전회의에서 조선 정벌을 주장하다가 개전구실을 묻자 이런 말을했다. “나는 조선의 정벌을 위해 일신을 바칠각오가 되어있다. 개전의 구실이 분명하지않다면 나를 조선에 파견하라. 내가 조선의조정에 도착하여 그곳 대신들을 몹시 분개하게 만들어 놓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저들은나를 죽일 것이니 그때는 나의 죽음을 구실삼아 조선을 침략하라.4) “나의 시체를 넘고조선을 침략하라”는 그의 말이 놀랍다.

일본이 왜 그토록 호전적인가에 대하여일찍부터 고민한 사람은 의외로 프랑스의계몽주의자 몽테스키외였다. 그는 ‘법의 정신’에서 일본을 거론하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 ‘일본인에게는 종교적 죄 의식이 없어 가혹하다.5) 해상의 패권을 장악하는 민족은 오만하다. 그러므로 해양민족은 이웃한 국가에게 고통을 준다.’6)고 하였다.

1748년에 그런 글을 쓴 몽테스키외의 학문적 예지(叡智)에 놀랍다. 일본은 도서민족이 가지고 있는 집단적 폐쇄공포증(closedIsland-phobia)을 가슴에 담고 있으며 국경은 그들이 부수고 넘어야할 우리(fence)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에게는 우리를 뛰어넘고 싶은 맹수의 본능이 있다.7)

그런데 특이한 것은 일본의 그러한 공격본능이 상대에 따라서 다르다고 하는 사실이다. 그래서 문화 인류학자 베네딕트(RuthBenedict)는 일본민족을 가리켜 “약한 먹이를 만나면 칼을 뽑고, 강한 자를 만나면 국화를 내미는 민족”8)이라고 표현 했다. 그들은속마음과 겉치레가 다른 민족이다. 이 대목에서 한국은 약한 먹이로 그들의 눈에 비쳤다는 사실이다.

야마가타의 ‘외교정략론’은 이익선인 조선확보를 위해 군사력 행사도 불사해야하며,영.러의 대립 속에서 조선을 방어하기 위해영․독과의 연합 및 청일협조가 필요하지만,그 궁극적인 목적은 조선의 확보에 있었다.

이 무렵에 정한론을 주도한 것은 민간의우익들이었다. 정부차원에서 조선 침략이노출되는 것을 꺼려했던 일본 위정자들은청년 우익들을 동원했는데 이를테면, “일본의 북쪽 국경이 적어도 흑룡강까지는 올라가야한다.”는 일념을 안고 있던 흑룡회(黑龍會) 등이 정부의 비호아래 조직되었다.9)
그들 가운데 중요한 또 다른 인물은 일본의 만주 주둔 정보장교였던 사코우 가게노부(酒勾景信: 1850~1891)이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1878)한 그는 1880년 9월에 청국으로 파견되어 4년을 보냈다. 그의 주요 업무는 만주에서 군사 활동에 필요한 지지(地誌)의 자료를 수집하고 조사하는 것이었다.

그는 광개토대왕비(廣開土大王碑)를 변조함으로써 일본 고대사에서 이미 신공황후(神功皇后)가 가야(伽倻)를 지배했다는 이른바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의 이론을뒷받침해준 인물이다. 그것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육군중위가 이역만리의 오지(奧地)에 들어가 1,500년 전에 세워진 옛비석을 찾아 그것을 판독한 다음, 그것을 자기 민족에게 유리하도록 변조10)했다면 그행위는 비난 받아야 하고 역사학적으로 잘못된 일이다. 그러나 그들의 실력과 우국적(憂國的) 열정은 평가 할만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러한 인사는 찾아 볼 수는 없을까.

일본의 역사왜곡의 시작은 일왕(日王)을단죄 안한 도쿄전범재판이었다. 일본 역사의 권위자인 미국 허버트 빅스 교수는 “일본 역사 왜곡은 뿌리가 깊다. 히로히토(裕仁. 1901~1989) 일왕의 전쟁 범죄를 단죄 하지 않은 도쿄 전범재판이 그 시작이다. 미국이 주도한 도쿄전범재판(1946. 5~1948. 12)에선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를 비롯한 A급 전범 7명을 교수형에 처하고 16명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히로히토 국왕에 대해선 “전쟁에 직접 개입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기소하지 않았다. 빅스 교수는 “히로히토 국왕은 군부 강경파손에 놀아난 꼭두각시가 아니라 중일전쟁과 진주만침공에 적극적인 역할을 한 배후 조종자였다.”면서 “도쿄 전범 재판 이후 일본인들은‘천황에게 전쟁 책임이 없다면 일본 국민도책임질 필요기 없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고밝혔다. 한국인과 일본인의 역사관에 대해알아본다. 일본인의 역사를 보는 시각은 자기편에만 유리하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인은 ‘역사 바로 세우기나’나 ‘역사인식’을 중시하나, 일본인은 역사를 가볍게 여기고, 실제로 ‘역사인식’이란 무의미한 것으로 이해한다. 물이 흘러가는 역사관을 가지고 처세도 시류에 따르는 것을 당연시 한다.처신은 ‘대세(大勢)’와 ‘시류(時流)’의 역사관과 일체화되어 ‘승자는 정의다’, ‘큰 나무에 기대어’ 등의 속담이 깊이 스며들어있다.

한국인의 역사관은 ‘정통사관’이고, 일본의역사관은 ‘대세사관’으로 정사가 없다.11)
또한 일본은 무섭다 못해 소름이 끼치기도 한다. IS(Islam State)에 일본의 두 명이인질로 잡힌 것은 작년 10월이었고, IS와의물밑 협상이 진행되고 있을 때 아베총리가중동에 가서 “IS와의 전쟁에 2억 달러를 지원하겠다.”며 IS를 코앞에서 도발한 것이다.

아베 발언 직후 IS는 인질 2 명의 참수 계획을 밝혔고, 두 명의 인질은 참수되었다. 불필요하게 IS를 자극한 전술적 실패였다. 두 피해자의 가족은 아베 정부를 단 한 번도 탓하지 않았다. 탓하기는커녕 “인질 구축에 애쓴정부에 감사한다.”는 말을 틈 날 때마다 반복했다. 개인에게 ‘침묵의 인내’를 강요하는일본식 문화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국가적 비극 앞에 우리와 일본이 보이는반응은 극과 극이다. 공통의 적(敵)앞에서도서로 싸우고 탓하는 ‘편 논리’에 입각한 분파성(分派性)은 우리의 치명적인 약점인 것이다.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영원히 일본을따라 잡지 못할 것이다.

19세기 세계 및 동아시아 정세나폴레옹의 혁명전쟁(1792~1815)이 워털루 전투에서 종식 되고, 그 결과로 유럽협조체제(빈체제)가 형성 되었다. 유럽협조체제하에서는 영국과 러시아가 강대국으로 등장하였으며, 19세기 내내 영국과 러시아는 세계 도처에서 대립했고, 동아시아 지역은 그중의 하나였다.

19세기 산업화를 이룬 서구 열강은 동아시아지역을 그들의 세력권에 편입시키기 위하여 자원 및 시장 확보를 위한 식민지 확보 정책을 추진하였다. 19세기 초기와 중기의 국제질서가 영국의 패권적 구조에서 운용되던‘자유무역의 제국주의’였다면, 영국의 패권적 지위가 패퇴하는 1870년대 이후는 국제체제의 경쟁적 구도가 야기했던 ‘신(新)제국주의’가 국제질서의 시대적 특성을 구성하였다. 신 제국주의 시대의 특징은 세계적 규모의 영토 확장 현상의 표면화와 보호주의 정책을 근간으로 하는 관세법 변화 추구였다1.2)

영국은 청국과 아편전쟁(1840~42)을 감행하였고 그 결과 남경조약을 체결하여 양자강이남 5개 항구를 개항시켰다. 미국은1846~48년 멕시코와의 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캘리포니아를 획득하여 태평양 연안국가가 되었다. 미국은 1853년 페리 호를 일본에 파견하여 통상을 요구하였고, 1854년미일화친 조약을 체결함으로써 일본은 문호를 개방하게 되었다. 러시아는 크리미아 전쟁(1854~56년)에 패하여 지중해로의 진출이 좌절되자 적극적으로 극동에 진출하여1860년 블라디보스토크를 건설하였고, 또한 프랑스는 1859년 2월 사이공을 점령함으로써 동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일본은 메이지유신(明治維新)(1868~1877)의 성공으로 이념, 정치, 경제, 산업, 군사 등의 분야에서 신속한 근대화를 달성하였고 국력신장을 도모했다. 메이지 일본 정부는 나라를 부유하게 하여 군사력을 증강하는 ‘부국강병(富國强兵)’ 정책을 통해 강대국이 되었다. 메이지유신 지도자들은 청국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국제관계를 지배하느냐, 지배당하느냐의 약육강식의 차원에서 인식했던 것이다. 일본인들은 서양의 침략에 대응 하기위해 서양의 학문은 물론 그들의 병학(兵學)을 배워 서양의 총포제작법에서부터 사격술, 군대의 교련법까지 배워 국민들에게 가르쳤다. 근대화를 위해 다음과 같이 세 가지 목표를 설정하여 추진하였다. 경제의 근대화(식산흥업), 정치의근대화(헌법과 의회의 설치), 군사의 근대화(대외진출)에 두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탈아입구론(脫亞入歐論)13)과 정한론(征韓論)14) 등과 같은 대외 팽창기류가 형성되어점차 한반도 및 만주를 지향한 군사적 침략을 구상하기 시작하였다.15)

일본정부는 한반도 및 중국 내륙 정복을위한 군사작전 수행을 위해 1894년 6월 5일대본영(大本營)16)의을 설치하였다. 일본군은 전통적인 무사도(武士道)정신에 입각하여 독일 클라우제비츠(1780~1831)의 군사사상(軍事思想)을 적극 도입하여 대외 정복전쟁을 위한 이념과 군사이론을 발전시켰다. 국가가 전쟁에서 승리하기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국가의 주체인 국민들이 싸워 이기고자하는 열의로 충만해야하고, 이러한국민적 지원 및 호응하에 정부는 명확한 전쟁목적 및 목표를 기초로 군사전략 및 작전계획을 수립하여, 군대로 하여금 시행하게함으로써 전승(戰勝)을 달성해야한다고 강조하였다.17)

일본 정부가 청일전쟁을 통해 달성하려했던 정치적 목적은 청국의 조선에 대한 종주권(宗主權)을 제거 후 조선을 정치적 및군사적으로 지배하고, 산업화가 진행 중 이었던 일본의 경제적 이익 (시장 확보, 천연자원 공출)을 달성하는 것으로 분석 할 수 있다.18) 이를 위한 일본군의 군사전략 목표는청군의 주력부대 격멸보다는, 군사작전 승리 후 전쟁을 종결시키기 위한 강화조약 체결 시 할양 요구 대상지역인, 봉천(奉天)이남의 요동반도(遼東半島)와 산동반도(山東半島)의 연안지역을 확보하는데 두었다.19)

일본이 세계 자본주의 질서 속으로 편입된 19세기 중엽 상황을 놓고 볼 때 일본 막부 말기의 경제발전 정도는 청국이나 조선의 경우와 비교해 볼 때 큰 차이가 없었음을전제해 볼 수 있었다.청국은 중화사상과 문화적 우월성에 도취되어 개혁을 부정하였고, 특히 만주족 정권은 한족(漢族) 백성의 지지를 받지 못하여불안정한 상태에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서양세력의 청국 침략이 시작되었다. 자강운동(自强運動)인 양무운동(洋務運動)을 통해개혁을 시도하려 하였으나 태평천국의 난등 내부적 모순이 두드러지면서 개혁은 실패로 돌아갔다.

러시아는 로마노프(1613~1917) 왕조에 이르러 하나의 제국을 형성하고 강대국의 지위를 굳혔다. 제정 러시아 시대에 와서 러시아의 영토는 넓어지고 전제정치체제가 완성되었다. 특히 제5대 짜르인 표트르 대제(PeterAlekseevich Romanov, Peter the Great;1672~1725)는 러시아가 유럽국가의 일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대규모 개혁을 추진하였다.

한편 조선은 19세기 후반에 들어 극심한정치적 부패현상, 산업, 경제력의 빈곤, 국가재정체계의 와해 현상이 가중되었다.

조선은 19세기 들어와 순조(1801), 헌종(1827), 철종(1849)의 3대 60여 년간의 부패한 세도정치로 정치 기강은 극도로 문란해졌고, 신권(臣權)이 왕권(王權)을 능가하였다. 유약한 왕들이 즉위해 국왕의 권위와 영(令)이 바로서지 못하였다. 12세의 나이에 왕으로 즉위한 고종의 섭정(攝政)으로 등극한 흥선대원군(李昰應)은 섭정기간(1864~1873)중 병인양요(1866), 독일인 오페르트의 남연군(흥선대원군의 아버지) 묘 도굴사건(1866), 신미양요(1871)를 겪으며 외세의 개방위협에 대응하여 쇄국정책을 추진하였다. 조선 왕조는 사실상 이름뿐이었다.

군대는 불만을 품고 임오군란(1882)을 일으켰고, 청나라에 기대는 수구파와 일본에 기대는 개화파 사이의 권력투쟁의 와중에 개화파에 의한 쿠데타인 갑신정변(1894년)이일어났다.

당시의 조선의 상황을 보면 지도세력의반목과 갈등이 극에 도달하였다. 즉 대원군을 중심으로 한 수구파와 국왕과 명성왕후중심의 개화파간 권력 투쟁이 극심하였다.

국가안위를 외세에 의존하였고, 스스로 국가를 지키겠다는 의지는 집권층에는 없었다. 오로지 집권한 자기세력들의 안위만 있었고 백성들의 안전은 그들의 관심 밖이었다. 백성을 도외시하고 사회가 매우 불안하였으며 국력은 소진 하였고 국외 정세에 대해 무지하였으며, 국가안위에 대해 스스로지키고자하는 의지와 능력이 부족했다. 이러한 상태로 국가가 존속한다는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