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구
한국군사문제연구원장

지난해 6월 IS의 질풍노도와 같은 질주에 이라크 군대는 제대로 저항도 못하고 이라크의 제2의 도시 모슬이 IS의 통제 하에 들어가고 말았다. 미국을 포함한 연합군이 모슬과 인근의 IS군사 거점에 대하여 항공폭격을 가하고 있지만, IS기세를 꺾지 못하고 지상군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하마스를 포함한 이라크 이외 지역의 토착 테러 조직들이 칼리프가 다스리는 나라 건설을 표방하는 IS에 충성을 맹세하고 IS의 검은 깃발 아래 잔혹한 테러를 자행하여, 마치 IS가 중동과 북아프리카모든 지역에 세력을 확장한 것처럼 세를 과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슬람의 정화를 이유로 점령한 지역의 문화유적을 파괴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남쪽에 인접한 예멘에서 일어난 사태에 개입하여 항공폭격을 하고 지상군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세계 각처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자원하여 IS에 가입하고, 한국에서도 1명이 가입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본고에서는 IS의 실체와 세력 확장 배경, 그리고칼리프가 다스리는 나라 건설이 가능할 것인가와 서방의 대응 등을 간략하게 분석하고 향후 우리에게 미칠 영향에 대하여 전망해본다.

IS(혹은 ISIS), 그들은 누구인가?
명칭과 출현 배경
ISIS는 “The Islamic State of Iraq and Syria"의 약어로서 “이라크와 시리아 이슬람국가”란 의미를 가진다. 이를 단순하게 IS라고 부르는데 이는 “The Islamic State”의 첫 글자를 딴 것으로 “이슬람 국가”를 의미한다. 이 조직의 뿌리는 범세계적으로충실한 무슬림들이 통치하는 새로운 “칼리프(Caliph)”가 다스리는 나라의 건국에 대하여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den)이 최초로 언급한데 기인한다. “칼리프”는 이슬람세계의 정통적인 지도자를 일컫는 말이다. 본래 정통 칼리프가 존재하였던 시대는 AD632~661 기간으로 4대의 정통 칼리프가 있었고, 그 이후에는 없었다.

IS의 전신은 1999년 요르단 출신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Abu Musaab al- Zarqawi)가아프가니스탄에서 결성한 타우하드(유일 신앙)와 지하드(성전)라는 수니파의 무장단체였다. 1999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의 토벌작전이 시작되자 2002년 6월에 이라크로 거점을 옮긴 그 단체는 “이라크의 알카에다”, 즉알카에다의 프란차이즈(유사단체)로 불리었고,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당시 이라크에 있던 알 카에다는 시아파를 대상으로자살 폭탄과 참수장면을 비디오로 공개하는등 극단적인 테러를 자행하였다. 처음에는관망하던 알카에다 주 지도층도 마침내 알자르카위의 전술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는배신한 알카에다 소속의 한 요원이 위치를누설함으로써 2006년에 미국의 스마트 폭탄에 사망하였다. 이어서 2010년까지 알 자르카위 후계자 2명이 연이어 사망함으로써 ‘바르크 알 바그다디(Abu Bakr-al-Baghdadi)’가 후계자가 되었다.

급속한 세력 확장이 어떻게 가능하였는가?
지난 해 6월에 현 ISIS의 지도자 ‘바르크알 바그다디(Abu Bakr-al-Baghdadi)’가 자신이 새로운 칼리프라고 선언하였다. 그리고 수천의 전 세계의 지하드가 그의 검은 깃발에 충성을 맹세하였다. 그의 지지자들은그 운동(Movement)에 내재된 극도의 폭력선전의 힘만 보고 모여들었다. 이는 21세기의 미디어를 활용하여 7세기의 아마게돈 비전(7세기에 이슬람이 확장하였던 영토를 칼리프가 통치하는 국가로 통합하는 비전)1)의실현을 IS의 핵심 이데올로기로 삼고 있기때문이다. 그들은 인터넷, 페이스북, 트위터, 기타 SNS 통하여 IS가 언제, 어디에서나있는 것처럼 정교하게 편집된 비디오를 통해 그들의 기세를 확산시켰다. 2004년부터김선일 목사를 포함한 미국과 영국, 일본, 터키, 이집트 등 다국적군을 지원한 국가의 국민들을 납치하여 개별적인 참수를 자행하였고, 최근에 들어 리비아에서 20명의 이집트곱트교도 집단 참수하였다. 또한 요르단의여조종사 화형 등을 비디오로 편집하여 유포시킴으로써 그들의 분노를 다양하게 표출시켜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그라입(Ghrab)및 관타나모(Guantanamo)에 있는 미국 감옥의 죄수들에게 입히고 있는 오렌지색의 죄수복을 입혀서 참수시킴으로서 미국으로부터 받은 고통에 대한 그들의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 중동의 민주화 열풍인 소위‘아랍의 봄’으로 일컫는 운동을 통하여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새로운 정치 체제가 들어서면서 혼란이 이어졌고, 국가의 통제력이약화되어 대규모 실업이 발생하였다. 또한이라크로부터 미군의 철수로 인한 힘의 공백이 생겼는데 이런 상황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IS 세력은 급격하게 확산되었다.

더구나 서구에 이민 온 이슬람 인구가 점증하고 있는 가운데, 그들 중에서 극단주의자들이 속속 IS에 가담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금년도 1월 26일자 타임지에 게재된 기사에 따르면, 유럽의 주요 국가들의 현재 무스림 인구 비율과2030년 인구비율 그리고 시리아와 이라크전에 참전한 인원수를 아래 <표 1>과 같이제시하고 있다.2)

위 <표 1>에서 제시한 것은 유럽의 8개국의 사례만 보여준 것에 불과하고 현재31,500여명으로 추정되는 IS 요원 중에서15,000명 정도가 세계 80개국으로부터 온것으로 추정된다.3) 또 지난해 영국의 BBC는시리아에 있는 외국인의 전투원 수를 아래<표 2>와 같이 추산하였다.칼리프가 통치하는 나라 건설은 가능할
것인가?

이슬람의 가장 큰 분파는 수니(Sunni)파와 시아(Shi‘ite)파이다. 수니파는 전체 이슬람의 85%~90%를 차지하는 최대 종파로서마호메트 사후에 후손이 없었으므로 그의정통 후계자인 초대 4명의 칼리프들이 마호메드의 정통 후계자로 자처하였다. 반면 시아파는 마호메트의 사위이자 4대 칼리프인알리를 유일한 후계자로 인정하는 종파이다. 왜냐하면 마호메트 자손만이 후계자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계파의 거주 영역을 지도상에 표시하면 아래 [그림 1]과 같이이란과 이라크 일부 그리고 시리아와 레바논 일부에 분포된 시아파를 제외하고 모두수니파 거주 영역이다.



IS는 수니파 중에서 순수한 무슬림(이슬람종교를 믿는 사람)들로 구성된 칼리프가 다스리는 나라를 만들려는 것이다. 그 나라는현재 시리아와 이라크의 영토를 포함하는중동의 강국 건설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칼리프로 취임한 알 바그다디는 쿠란에 나온형법전(Penal Cod)에 따라서 대량 살해와제물이 요구되는 십자가 처형과 참수를 알라의 이름으로 자행하고 있다. 그리고 그 충격적인 장면을 온갖 인터넷 매체를 통하여실시간으로 전파하여 충격을 줌으로써 아무도 저항할 수 없는 IS 돌풍을 과시하는 심리전을 쓰고 있다. 이런 방법으로 그들은 서방을 포함하여 전 세계에서 지지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그들은 칼리프가 다스리는 나라를 재건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이런 방법을 쿠란(이슬람의 경전)에서 그 정당성을 찾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가지고 있는 쿠란은 이슬람의 주류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한다. 만일,알 바그다디의 이런 마구잡이식 유혈 행진에 대하여 수백만의 무슬림들의 배척을 받게 되면, 그들은 서구에서 온 수 천명의 무슬림들을 데리고 칼리프가 다스리는 영토를수호해야 할 것이다. 점점 많은 수니파들이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상황들이 무엇인지를다시 한 번 살펴보고 있다. 피난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현재까지 그들은 이라크를 불태우고 있고, 주민들에게 테러를 가하고 있으며, 마을마다 참수한 머리로 장식하고 어린이들을 징집해가고 있다고 한다. 수니파들은 알 바그다디를 대적하면서 IS가 내부에서 붕괴되기를 바랄 것이다. 시아파의 본산인 이란도 IS사태를 주시하고 군사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테러조직과는 달리 IS는 현금을 많이소유하고 있는데 대부분 몸값으로 받은 것과 점령한 은행에서 탈취한 약 4억 2천만 달러에 달한 금액 등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쿠란에 나온 대로 형제들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지방의 지지자들에게로 많은 돈이 흘러들어가고 있다. 그들이 진정으로 칼리프가 다스리는 나라를 이루려면 점령 후에 그들이 말하는 충성스런 수니파 추종자들에게 의식주를 공급해야 하고, 생업, 교육등 국가로서 제공해야 할 많은 것을 충족시켜야 된다. 그들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폭력을 조장하고 선전수단을 통해 확산시키고있지만, 나라를 경영할 능력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들의 세력이 급속도로 확산된 것 같지만 각 지역에 있던 기존의 테러조직들이 이름을 바꾸고 IS의 흑색 깃발에 모여들었기때문이다. 그들은 2020년을 최종 승리의 해로 정하고 있다. 그때가 되면 칼리프가 다스리는 나라가 세워지고, AD 7세기에 강성했던 이슬람의 영광을 이루게 된다는 것이다.

범세계적인 연합대응 합의와 문제점
미국은 IS에 대항하는 범세계적인 연합전선을 펼치고 있다. 서방의 공습은 이라크지역에 집중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도IS 동조 조직이 장악하고 있는 턱밑에 있는예멘지역을 공습하고 있다. 서방측은 이라크와 인접한 쿠르드족에게 무기를 공급하기 시작하였다. 미국과 핵협상의 고비를 넘긴 이란은 중동에서 새로운 맹주로 등장하였다. “그러나 이란은 IS사태는 서방의 전략적 실수로 발생한 사태라고 단정하고, 서방의 개입보다는 중동의 나라들이 자체체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선포하였다.” 따라서 미국 중심의 범세계적인 대응에는 합류를 거부하면서 이란 중심의 연합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UN에서 중동 국가들과 연합하여 IS를 격퇴하자는 원칙에 합의를 이끌어냈다. 미 지상군 10,000명 정도에, 아랍 에미리트 및 요르단에서 각 1개 여단,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2개 여단, 이집트에서 2개 여단, 기타 카타르나 쿠웨이트에서 일부, 그리고 영국과 프랑스, 벨기에 등 유럽에서도 지상군을 파견하여 연합군을 편성할 것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연합대응에 따른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무성 대변인 마리 하프(Marie Harf)여사는 한 TV 인터뷰에서 IS 문제는 궁극적으로 일자리 부족에서부터 나온 문제이므로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5) 추악한 IS의 이면을 깊이 들여다보면 일자리 문제를 다루지 않고서는 진정한 승리는 있을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북아프리카 및 중동의 시민사회의 많은 부분이 붕괴되면서 신뢰받는 정부의 부재로 대량 실업이 발생함에 따라 일자리 문제가 대두되었다. 또한 시민사회의 붕괴가 절망과 비참함, 그리고 자기들이 “희생자”가 되었다는 의식을 만들었다.
4월 타임지 인터뷰에서 파키스탄의 국방부장관 카와자 아시프(Khawaja Asif)는 “미국은 1991년과 2003년 이라크의 적을 타도하는 것을 보여주었지만, 그 이후에 더 나아진 것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그런 근원적인 문제를 그들 스스로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반복된 서방의 개입이 이런 사태를 더욱 악화시켜왔다는 것을 역사적으로 보여주고 있다.”6)라고 말했다. 사실 탈레반이 있었던 시절보다 IS가 존재하는 시대가 훨씬 더 어려워졌다. 그의 말에 따르면, 탈레반이나 IS가 다른 것이 아니고 같은 현상에서 나온 프랜차이즈, 혹은 짝퉁이나 마찬가지 인 것이다. 이번에 IS사태를 서방이 개입하여 진압하게 되더라도 그 다음에 이전보다 더 좋은 상태로 만들 수 있는 대안이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어려운 문제인 것이다. 차라리 중동 문제는 중동의 국가들이 해결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다.
한국에서도 IS활동이 가능할까?
한 인터넷 매체에 따르면7) 한국에 이슬람교가 들어온 것은 6·25 동란 때 연합군인 터키 군대에 의해서이다. 그리고 이슬람교가 한국 땅에 발을 붙인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이후 무슬림들이 대거 한국에 입국하기 시작한 것은 산업근로자들이 중근동으로 부터 몰려들기 시작한 80년대 무렵이다. 오늘날 한국에 와 있는 해외근로자는 100만 명을 헤아린다. 이중 20만 명이 이슬람권에서 온 근로자들이며, 이들의 10% 정도가 이슬람 문화와 종교를 전략적으로 정착시키는 임무를 띠고 입국한 이슬람 선교사들로서 그 수는 대략 2만~3만 명에 이른다는 설이 있다. 이는 한국 교회가 해외에 파송한 1만 9천여 명의 선교사보다 훨씬 많은 숫자이다. 그 결과 현재 한국인 이슬람교인은 약 4만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1976년 서울 한남동에 이슬람의 성전인 모스크가 세워진 이래 주요 도시에 모두 300여 개의 이슬람 예배처소가 세워졌다.
일본의 IS 전문가인 「그들은 왜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의 저자 ‘아케우치 사토시’는 세계 각처에서 IS에 지원하는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대략 3가지로 보고 있다. 첫째는 이슬람 교리체계에 근거를 둔 지하드(성전)에 참전하기 위한 것이다. 지하드에 참전해야 하는 의무는 모든 무슬림들에 다 부과 되는 것이 아니라 무슬림 커뮤니티에서 누군가 대표로 참가하면 그 커뮤니티에속한 모든 사람들의 지하드 참전의무를 대신한다는 의미가 포함된다. 그러나 이슬람 국가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런 쿠란의 규정에 따르지 않고 정부에서 참전을 결정하여 왔다. 아이러니하게 이런 극단적인 이슬람 교리를 억제해 오던 독재 정권이 무너지자, 그 빈 공간을 침투한 IS가 극단교리를 들고 나온 것이다. 둘째는 IS의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선전기술에 젊은이들이 매료되기 때문이다. 영상과 문자를 통해 IS가 통치한 지역에 사는 시민들의 행복한 삶의 모습을 최고의 영상으로 제작하여 선전한다. 그들이 오렌지색의 옷을 입혀서 참수 장면을 연출할 때에도 매우 극적인 효과를 노린다. 먼저 참수를 예고한 다음 관련 국가에 요구사항과 기한을 제시하여 자비를 베풀 기한을 주고, 기한 내에 요구에 불응하면, 칼을 높이 들어 올려서 마치 알라의 대리자가 참수하는 것처럼 연출한다. 때로는 아랍 사람이 아닌 자원해 들어간 서구사람이 복면을 쓰지 않고 직접 참수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많은 서구인이 동조하고 있는 것처럼 선전하여 참수행위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한다. 셋째는 종말론적인 이슬람 이데올로기에 집중한다. 1990년대에 아랍에서 유행하였던 종말론적 신앙의 부활을 시도하는 교리를 그들의 전문잡지 [다비크]에 연재하고 있다.
한국에서 IS에 동조하여 참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중동과 긴밀한 외교관계를 유지하여 왔을 뿐만 아니라 안정화되고 조직화된 한국 사회에서 IS가 활동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 만일 소수인원이 자발적인 참전을 할 경우라도, 중동이나 유럽, 아프리카의 무슬림 국가에서처럼 종교적인 이유와는 다를 것으로 본다. 오히려 청년실업, 사회적 불만, 삶의 고통 등으로부터 도피하고자 하는 충동심리로 인하여 참전하는 사례가 예상된다. 경제적 불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청년에 투자하여 성공하였던 독일의 청년우선 정책의 성공사례를 연구하여 청년들을 배려하는 국가정책을 전향적으로 개발하여 시행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해외공관이나 중동 여행자를 대상으로 한 테러공격 가능성은 여전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