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역 장성/권해조
한국안보평론가협회 부회장
kwonhj43@hanmail.net

서언
아베총리가 지난 4월 26일부터 7박 8일간 일본 현직총리로는 9년만에 미국을 공식 방문하여 미일 간 신밀월(新蜜月)시대가 시작되었다. 아베총리가 출국 전 하네다 공항에서 ‘일본과 미국의 강한 연대를 살려 21세기 평화와 번영을 만들겠다.’고 밝히고, 벤 로즈 백악관 아시아담당 국장도 ‘아베 총리의 방미는 일본이 미국의 아시아 정책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면서 양국은 ‘역사적인 방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번 방문으로 일본은 그동안 갈망했던 보통국가를 향한 자위대의 집단자위권 행사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을 매개로 미일동맹 강화를 달성했고, 미국도 중국의 부상(浮上)을 의식하여 한국의 과거사 문제 보다 현재와 미래문제의 국익을 고려한 미일의 군사. 경제 동맹의 강화를 선택하였다.

미일 신 밀월시대 개막
아베총리는 미국인의 감성을 자극하기위해 제일먼저 보스턴을방문하여 케네디 대통령 딸인 캐럴라인 주일대사 안내를 받으며 케네디 기념도서관을 찾았다. 다음날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공개강연을 하고 워싱턴으로 향했다. 워싱턴에 도착하여 미국 애국심의 상징인 알링턴 국립묘지에 참배하고 나치의 유대인 학살자료 전시장인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찾음으로써 전범국이라는 이미지 쇄신을 꾀하였다.

그리고 28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양국정상은 19발의 예포속에 열병을 받고 가진 역사적인 정상회담 후 ‘동맹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비전성명’을 발표하였다. 핵심내용은 미일군사동맹의 실전 매뉴얼인 ‘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을다시 개정하여 미군과 일본자위대의 공동대응범위를 ‘일본주변에서 전 세계’로 확대하고 중국 주도의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설립에 견제할 TPP의 조기타결을 위한 포괄적인 합의였다.

이는 미일이 손잡고 군사. 경제 양면에서중국을 견제하는 내용이다. 양국은 과거의적이 아시아와 전 세계의 공통이해와 보편타당한 가치를 진전시키기 위해 함께 일하는 부동(不動)의 동맹으로 화해의 힘을 과시하는 새 모델이 되었다. 세계 언론들은 이번회담결과를 양국관계가 굳건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전환한 ‘역사적 진전, 파트너십의변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29일에는 일본총리로서 처음으로미 연방 상하원합동회의에서 연설을 하면서‘전후세계의 평화와 안전은 미국의 리더십없이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미일동맹강화로 아태지역에서 평화와 안전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미국의 아시아정책을 철저히 지원하고 호주, 인도와 전략적 관계, 아세안, 한국과도 다면적 협력도 심화하고 다져나가겠으며, 일본의 국내 법제정비도 약속하였다.

그리고 ‘과거의 적(敵)이 오늘의 친구가 되었다며 자유세계 제1, 2 대국을 연결하는 희망의 동맹’으로 부르자며 사실상 ‘미일 신밀월시대’를 선포하였다. 그리고 2차대전 기념비 방문을 거론하며 전후 일본은 전쟁에대한 통절한 반성을 가슴에 새기고 걸어왔으며, 아시아 여러 국민에게도 고통을 가져다주었으며 이전 총리의 입장과 다른 것이없다.’며 미국에 대한 태평양전쟁에 공식적인 사과와 아시아 국가에도 짧게 언급했다.

그리고 아베총리는 2차 대전 포로와 유족에게 역사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필리핀 바탄에서 포로가 되었던 퇴역미군 레스터 테니(94)를 만찬에 초청하였다. 한편 이날 미상원은 ’미일동맹의 중요성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미일안보협력 강화 (방위협력지침 개정)미국은 2차 대전 때 인류사상 최초로 원자폭탄을 투하하여 패망시킨 일본의 원수(怨讐)국가이다. 그러나 일본은 패전 후에 전쟁을 부정하고 평화헌법을 만들어 안보는 미일안보체제에 맡기고 오직 경제발전에만 몰두하였다. 그러면서 1976년 방위대강을 작성하여 천문학적 방위비로 최신예 장비를확보하여 군사대국이 되었다.

미일은 1960년 1월 ‘신미일 안전보장’에서명하고, 냉전시대 구소련의 위협에 대비하여 1978년 11월 적용범위를 극동과 그 주변으로 하는 미일방위협력지침을 발효시켰다. 걸프전 이후 자위대의 평화유지군(PKO)협력법이 성립되고 북한 핵무기의 위협증대로 1997년 9월에 ‘주변사태’를 신설한 미일방위협력지침을 개정하였으며, 이번에 새로부상한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위해 다시개정하였다. 이로서 자위대는 세계 어디서도 미군의 군사행동을 지원할 수 있는 보통국가의 군대인 국방군이 되었다.

일본인은 자기보다 강한자에는 철저히 아부하고 약한자는 무자비하게 짓밟는 기질이있으며 이것이 국가전략에도 반영되고 있다. 그 결과 패전을 안겨준 미국에게는 저자세로 철저히 섬기면서 식민통치했던 한국에게는 진정성 담긴 사과 한마디 없이 철저히고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일본은국내외적으로 큰 저항 없이 아베의 1인 독주체제가 안정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한국 안보의 딜레마
현재 우리나라는 계속적인 여야 정쟁과복지, 세월호 등 국내문제에 국력을 낭비와대통령의 통치력 약화로 경제와 외교문제도동력을 잃고 있다. 특히 한일관계는 지난 2년간 위안부문제 등 과거사 집착과 상호 비방으로 반일, 반한감정이 극심하여 정부출범 후에 아직도 양국정상회담도 갖지 못하고 그동안 논의 되었던 한일정보보호협정도폐기상태가 되었다.

미국과도 사드배치문제와 최근 리퍼트 대사 피습사건, 번미세력 준동, 한중의 경제접근 등으로 피곤감과 소원해 지고 있으며 최근 여론조사결과 미국인 49%가 한국을, 일본을 68%가 신뢰한다고 발표하였다.

앞으로 한국의 반응과 미국의 여론, 미국의 재정 악화 등이 변수이지만 자칫하면 미일동맹 중시하여 기존의 ‘한미일 안보 공동축’도 무너질 우려도 있다. 그리고 지난 22일 인도네시아 반둥(아시아/아프리카정상회의)회의에서 중일(中日)정상 회담을 계기로 일중관계가 정상화되면 우리의 입지만좁아지게 된다.

우리의 대책
새로운 미일동맹체제와 중국의 양대 세력중심에 한반도가 있기 때문에 슬기로운 대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양대 세력 간에 긴장 고조의 부정적 측면도 있지만일본 군국주의 부활을 견제하는 병마개역할과 한반도 유사시 일본군의 미군지원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따라서 먼저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의 비전이 무엇인지 잘 파악하여 미국의 아시아 균형자역할을 계속하도록관심을 갖고 긍정적 측면은 최대로 활용하면서 부정적 측면을 찾아 보완해야 한다.

다음은 미국을 위시한 주변강대국과 관계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현시점에서 경제는중국과 협력해도 안보는 미국에 의존해야한다. 미국은 세계전체 군사비 43%를 사용하고 있는 초강대국 경찰국가이다. 자유대한민국건국을 지원해주었고, 한국전쟁에서 공산주의 침략을 막아주었었고 오늘의 경제발전을 도와준 최고의 혈맹국이다.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힘을 빌려야 한다. 그러나 지난 6일 카터 신임국방장관이 ‘아시아 재균형 정책의 새 국면’주제의 연설에서 미국주도 ‘TPP통과는 내게 또 다른 항공모함처럼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보아 경제와 안보를 분리해서 동맹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논할 수 없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혈맹관계도 영구 지속될 수는 없다. 국제사회에서 힘(국력)의 원리가 지배하며 동맹관계도 본국과 상대국의 국익에 따라 변화될 수 있다. 6월에 예정된 박대통령의 방미외교를 통해한미동맹을 더욱 다져야한다.

그리고 정부는 기존의 한중관계는 더욱발전시키고, 일본과의 관계도 조속히 회복하고 대북문제도 개선해야한다. 이웃 간에는 오늘 다투었다가 내일 화해하기도 한다.

한일관계는 가까운 이웃으로 미워도 참아야한다. 정부가 바뀔 때 마다 국민감정을 이용한 과거사 문제를 국내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우리 군도 6.25 전쟁과 월남전에서 여성에게 피해를 준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북한과도 실질적인 관계개선이 필요하다.

따라서 일본과는 과거사에 집착하지 말고,북한과도 실질적 관계개선 등 국제사회가신뢰하는 획기적이고 적극적인 외교를 펼쳐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1972년 닉슨의 방중외교와 중국의 ‘원칙속의 유연성 외교’인 실용외교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국민들도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각성하고 대한민국 국력을 키우고 대통령 통치력에도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결언
아베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미국을 공식 방문하여 일본이 미국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이며 어떤 세계를 만들것인가 하는 비전을 밝히고 미일간의 최상의 동맹관계를 다졌다.

미일동맹의 강회에 중국도 아태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도 외교고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전략적위상과 존재감이 더욱 높아졌으며 한미, 한중관계를 역대최상의 수준으로 만들었다는 희망적인 발언도나오고 있다. 그리고 지난 4월 30일 청와대외교안보수석도 ‘일본과거사문제를 연내 해결과 한미일 안보협력과 한중일 삼각협력도 복원시킬 계획’이라고 언급하였고, 지난30일 나경원 국회외교위원장도 워싱턴에서로이스 미연방하원외교위원장과 만나 종전70주년을 맞아 한미양국의회가 동북아지역평화와 공동번영을 함께 이루자는 내용의공동 결의안을 만들기로 했다.

이제 정부의 시책을 믿고 따라야하겠지만무엇보다 국민은 안보의 심각성을 이해하고정부에 강력한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정부도 더 이상 단편적인 대미, 대중, 대일, 대북외교의 틀에 벗어나 미래를 향한 동북아와세계정세를 꿰뚫어보는 전략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통 큰 외교를 펼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