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 세계에서는 또래보다 나이가 어리거나 몸이 아픈 약자를 경기와 놀이에 끼워주기 위한 ‘깍두기’라는 배려의 문화가 있다. 이에 국방, 군사, 정치, 경제 등의 분야에서 비전문가인 필자가 일종의 ‘깍두기’ 신분으로 다양한 이슈에 대한 소견을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피력해 보려 한다.

지난 2010년에 이대호 선수는 도루를 제외한 타율, 최다 안타,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그리고 출루율 등 타격 7개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한국 프로 야구 사상 최초로 ‘타격 7관왕’을 차지했다. 그 덕분에 부산 사직 구장은 관중이 꽉 들어차는 날이 많았다. 당시 이대호 선수의 눈부신 활약을 보면서 ‘만약, 인류 역사상 최악의 독재자들을 대상으로 시상식을 개최한다면, 과연 김정일은 몇 관왕이나 차지할까?’라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그해 3월, '천안함피격 사건'이 발생해서 아마도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한 명의 죽음은 비극이다. 그러나 백만 명의죽음은 통계 수치에 불과하다’라는 말을 남기고, 대량 학살을 저지른 구소련의 스탈린, 킬링필드의 주역인 캄보디아의 폴 포트, 그리고유대인을 대량 학살한 히틀러 등 경쟁자들이쟁쟁하지만, 그래도 김정일은 ‘대량 아사 방관’이나 ‘외국인 납치’, ‘자국민 기만’ 부문에서1위를 차지하며 ‘최소 3관왕’은 하지 않을까? ‘불법 무기, 마약, 위조지폐 거래와 유통’ 부문에서도 유력한 수상 후보다.

그의 아버지인 김일성과 아들인 김정은도마찬가지이다. 특히, 김정은은 젊은 나이에도불구하고, ‘폭정’이나 ‘인류 위협’ 부문에서 수상 후보에 오를 만큼 위험한 독재자다. 그의 과격하고, 독단적인 판단으로 ‘6·25 전쟁’같은 민족적, 역사적 비극이 되풀이 될까봐 은근히 불안감도 든다.

만약, 김정은이 전쟁을 일으킨다면, 주변국만 도와주는 꼴이 된다. 그런 사실을 김정은도모를 리가 없을 테고, 그래서 전쟁을 원하지 않을 텐데, 결정적인 문제는 그의 극단적이고, 독단적인 성향이다. 아무리 지도자의 자질을 타고 난 통치자이더라도 지식과 능력에는 한계가있기 때문에 마음뿐만 아니라, 귀도 활짝 열어야 된다. 사람의 입이 한 개이고, 귀가 두 개인 것은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로 하라”는뜻이다. 경청을 해야 소통이 이루어지고, 문제가 해결되고, 최선의 대안도 찾을 수가 있다.

그런데, 지금 북한에서 김정은의 경청은 없고, 간부들의 경청만 있다. 그렇다고 간부들의경청이 존경심과 충성심에서 우러나온 것도 아니다. 단지 김정은의 극단적인 성격과 ‘공포 통치’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순종하는 척 연기를 할 뿐이다. 더군다나 김정은은 자신의 말에 토를 다는 간부를 가차 없이 처형하거나 숙청해버리는 상황이니 만약, 그가 이 성적 판단이 아닌 감정적 판단으로 ‘전면전’을 선포할 경우, 과연 어떤 간부가 제지를 할까?

‘무능한 장수는 적보다 더 두렵다.’라는 말이있다. 장수가 아니라, 통치자라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김정은은 무능할 뿐만 아니라, 포악하다. 거기에다가 마음과 귀도 닫아버리고, 외교의 문도 빗장을 걸어 잠갔다. 그리고 ‘핵전쟁’을 운운하면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김정은이 예측 불가능한 독재자라서 우리의 공포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역사는 승자와 강자에 의해 기록 된다. 그 사례를 찾기 위해서 먼 역사 속으로 거슬러갈 필요도 없다. 지금 북한 주민들은 독재 정권이 왜곡하고, 날조한 역사와 우상화 내용을 사실로 믿고 있다. 북한 주민들에게도 ‘3대 세습 독재’의 죄상과 김일성 일가의 만행을 제대로 알리려면, 우리가 강해야 된다. 만약, 우리가 북한의 독재 정권보다 약하면, 먼 훗날 우리 후대는북한 주민들처럼 왜곡되고, 날조된 역사를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것은 지금 이 시대의비극보다 더 참담한 비극이다.

우리 역사에 ‘인류 역사상 최악의 독재자’로 평가받는 악인이 3대에 걸쳐서 3명이나 있다는 사실은 비극이다. 그 비극이 과거가 아니라, 현재라서 마음이 더 무겁고, 김정은이 스탈린이나 폴 포트, 그리고 히틀러 같은 역사 속의 독재자가 아니라, 현존하는 독재자라서 마음이 더 착잡하다. 이제 마침표가 찍혀야 되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