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강
대한민국예비역영관장교연합회 회장
예비역 육군 대령


들어가는 글
올해도 어김없이 10월 1일 국군의 날을 맞았다. 올해는 건군 65주년, 한미동맹 60주년이 되는 해라 그 어느 해보다 가슴 벅차고 감회가 남다르다.
우리 군은 창군 당시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보잘것없는 모습으로 태어 났지만 지금은 세계 최강의 정예군으로 발전하였으며 완벽한 조국수호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평화유지군으로 값진 땀을 흘리고 있다.
또한 국민의 군대로서 경제발전을 힘으로 뒷받침하고 국가 재난 시에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전력을 다하는 등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그러나 청춘을 불사르며 반평생을 국토방위와 국가안보를 위해 몸 받쳤던 노장들의 마음은 왠지 모르게 서글프고 미래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그 연유는 무엇일까?
필자와 뜻을 같이하며 안보의 제2전선에서 70~80세의 노구를 이끌고“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일념으로 묵묵히 안보를 바로 세우는 활동에 혼신의 노력을 다해 왔던 6,000여 영관장교연합회 회원들은 오늘도“왜곡된 역사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며 목청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2009년 3월 5일 60여명의 회원들이 제주 4·3사건을 올바로 파악하기 위해 제주 4·3평화기념관을 견학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일행 중에는 11연대 정보과 선임하사로 참여한 이상연(85세, 용주사주지스님) 자문위원, 제주 출신의 4·3사건 목격자인 현시천(85세, 예 육군 대령)도 포함 되어 있었다.
이들과 함께 안보현장 견학에 동참했던 회원들은 기념관 전시물을 보고 모두 놀라움과 경악을 금치 못했다.



4·3평화공원에는 이승만 정부와 군인과 경찰이 양민을 학살하는 장면을 묘사하는 사진 등을 전시해 놓고 이나라 건국 초기 군, 경을 학살의 원흉으로 묘사하고 있어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 내면서 관, 민간 불신의 씨앗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왜곡된 역사의 내용들이 국민들이 낸 혈세로 만들어 지고 버젓이 후세들의 안보교육장으로 각광 받고 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아니, 어느 나라 대통령이 국민을 향해 마구 총을 쏘라고 지시를 하겠으며 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라고 만들어진 군대가 아무런 이유 없이 양민을 학살하였겠는가?
이러한 왜곡 날조된 내용을 계획하고 승인한 자들은 과연 대한민국 사람이 아니란 말인가? 기념관이 건립되고 5년이 넘도록 방치하고 있는 해당 기관이나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인가?
우리 6천여 예비역영관장교연합회 회원 일동은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관계기관과 정부에 시정을 요구하고 거리 캠페인은 물론 감사원에 국민 감사까지 청구하였으나 아직 만족할만한 답변을 얻지 못하였다.
우리는 제주 4·3사건을 겪은 체험자이고 현대사의 산증인들이다. 우리들이 죽고 나면 제주 4·3사건의 왜곡된 역사들이 진실인양 후세들에게 전수될 것이기에 우려를 금할 수 없으며 우리가 죽기 전에 왜곡된 역사를 반드시 바로 잡고자 언론을 통해 국민들께 호소하는 바이다.
제주 4·3사건의 진상
제주 4·3사건은 6·25 다음가는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현대사의 가슴 아픈 역사임에는 틀림이 없다.
객관적 입장에서 보면 제주 4·3사건이란 해방 이후 건국 준비과정에서 1948년 4월 3일 새벽에 남로당 제주도당이 5·10제헌의원선거를 파탄시키고 대한민국 건국을 저지하기 위하여 곳곳에서 지서를 습격하고 선거종사자와 우익인사를 살해하는 등 무장폭동이 일어나자 이들 무장대를 토벌하는 과정에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건을 말한다.





이는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1998년 11월 23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제주 4·3사건은 공산당의 폭동으로 일어났지만 억울하게 죽은 사람이 많으니 진실을 밝혀 누명을 벗겨 주어야 한다”라고 말씀하신 바 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제주 4·3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이사건과 관련된 희생자와 그 유족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주기 위한 활동에 착수하게 된다. 먼저 2000년 1월 12일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 공포됨으로써 50여년 만에 국가차원의 진상조사에 의해 재평가를 받게 됐다.
이 특별법에 따라 2000년 8월 28일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위원장 고건 전 총리)가 출범했고 위원회는 진상조사보고서 작성을 위해 2001년 1월 17일 제주 4·3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단장 박원순 변호사)을 발족했으며 기획단 산하에 진상조사팀(팀장 양조훈, 수석전문위원)을 편성했다.
이들 진상조사위원회의 3여년에 걸친 활동 끝에 2003년 10월 15일 진상조사보고서가 최종 확정되었으며 ① 제주도민 및 피해자에 대한 사과 ② 추모기념일 지정 ③ 4·3평화공원 조성 ④ 유가족에 대한 생계비 지원 ⑤ 집단 매장지 발굴 지원 등 7개항을 담은 대정부 건의안이 제출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조사보고서를 근거로 2003년 10월 31일“과거 국가 권력의 잘못에 대해 유족과 제주도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공식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진상보고서에는 제주 4·3사건의 성격이나 역사적 평가를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보고서 서문에 위원장인 고건 전 총리는“이 진상보고서는 제주 4·3특별법의 목적에 따라 사건의 진상규명과 희생자, 유가족들의 명예회복에 중점을 두어 작성되었으며 4·3사건 전체에 대한 성격이나 역사적 평가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이는 후세 사가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쓰여 있다. 이는 정부차원에서 구성된 위원회가 역사의 진실여부를 규명하면서 가장 중요한 성격 규명을 하지 않고 후세 사가들에게 돌린 것은 책임회피요 직무를 유기한 것이다.

그럼에도 보고서에는“제주 4·3사건은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하여 경찰, 서청의 탄압에 대한 저항과 단선 단정 반대를 기치로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봉기한 이래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방 될 때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장대와 토벌대 간의 무력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라고 기술하였다.
이는 위원장인 고건 전 총리의 지침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며 미리 민중항쟁으로 결론을 내 놓고 짜 맞추기 식으로 작성한 보고서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제주 4·3사건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남로당 중앙당과 제주도당의 지도부가 무슨 생각을 했으며 실제로 어떤 행동을 했는가를 검토 분석했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정부의 보고서는 미완의 문서이며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편향 된 결과물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 영관연합회에서는 일단 공식적인 정부기구가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만들어진 보고서이기에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기로 하였다.
왜곡, 편향된 제주 4·3기념관 전시물
그 후 2008년 말 제주 4·3평화공원이 완공되고 그 안에 문제의 제주 4·3평화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우리는 개관 6개월 후인 2009년 3월 5일부터 3박 4일간 제주 4·3사건 참여자를 포함 64명의 회원이 제주 4·3사건 현장과 기념관을 방문, 관람하였다.
관람도중 전시물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동행했던 이상연(85세, 일등상사, 용주사 주지스님)씨는 당시 1연대 C중대에서 차출되어 1948년 4월부터 11연대 정보과 요원으로 제주도에서 공비토벌 작전에 참여한 산증인이다. 그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증언했다. 우리는 당시 무장공비와 싸웠고 무장공비가 경찰지서를 습격하여 불을 질렀으며 불타는 광경도 보았다. 경찰관을 살해한 시체도 보았고 민간인을 학살한 시체도 보았다.
그러나 토벌군이 양민학살이나 집단학살을 했다는 소리는 듣지를못했다. 그 당시“제주도는 낮에는 우익 세상이고 밤이면 좌익 세상인 듯 마치 전쟁터와 같았다”고 했다.

제주도 4·3사건 현장을 방문하고 돌아온 우리들은 제주 4·3평화기념관의 전시물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사건 당시 직접 공비토벌 작전에 참여했던 전우들의 증언과 관련 자료들을 광범위하게 수집한 후 면밀히 검토하여 증거중심의 소책자로 자료집을 발간하였다.
그리고 우리 회원 일동은 역사 바로 알리기 캠페인을 통해“왜곡된 역사를 반드시 바로잡자”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우선 발간된 자료집을 제주 4·3관련 위원회, 단체 등을 위시하여 정부관계요로와 안보단체, 원로, 유지 등 200여 개소에 발송하고 이의 시정을 요구한바 있다.

제주 4·3 평화기념관 전시 내용 중 왜곡 과장 날조되었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총 27건이다. 그 왜곡 내용을 종합해 보면, 첫째 이승만 대통령의 지시사항 왜곡, 둘째 당시 9연대장의 포고문 과장, 셋째 형무소 수감자 집단학살 날조, 넷째 무장대의 활동은 축소, 미화, 다섯째 4·3사건과 관련 없는 내용 전시 불신조장 등이다. 이는 정부가 채택한 보고서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사실 이상으로 왜곡 과장된 것이다.
왜곡된 전시물의 시정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 영관장교연합회 회원 일동은 제주 4·3기념관에 전시된 내용과 홍보물중 왜곡 과장되었거나 날조되어 왜곡된 부분에 대하여 강력히 시정을 촉구한다. 우리는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기위해 이미 여러 차례 관계기관과 정부부서 등에 건의하거나 진정하여, 시정을 호소한 바 있다.
그리고 70~80세의 노장들이 벌써 4년째 기념관을 방문하여 시정여부를 확인하고 계속 시정을 촉구하고 있다.

그 외에도 회원들의 쌈지돈을 모아 자료집을 만들고 홍보물을 발간하여 힘겹게 역사 바로 알리기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는 시정이 되지 않으면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계속 투쟁할 것이다.

故 노무현 前대통령께서도 2006년 제58주년 4·3위령제에 참석하여“자랑스러운 역사나 잘못된 역사라도 사실대로 기록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바 있다. 얄팍한 이념이나 눈 앞에 이익만 보고 역사를 거스르는 것은 반역이나 다름없다.
우리 모두가 양심에 손을 얻고 무엇이 진실이며 무엇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옳은 일인가를 깊이 생각하고 양심에 따라 용기있게 행동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국군은 누구인가? 국민들의 자제요, 우리들과 함께 살아 갈 가족이며 인생의 동반자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어렵고 힘든 병영생활을 영위하며 병역의무에 여념이 없는 자랑스러운 국군장병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명예를 손상시켜서 좋아 할 사람은 과연 누구이겠는가?
또 그러한 사실도 없지만 우리의 군대가 과거에 양민을 학살한 군대라는 것을 후세에 전수시켜 무엇을 얻을 수 있겠는가? 이제 용서와 화해로 과거의 역사에 얽매여 국가의 발전을 가로 막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이번 국군의 날에는 60만 국군과 함께 온 국민이 활짝 웃을 수 있는 날이 되기를 소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