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對 한·일 보복 조치를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
기자 : 관리자 날짜 : 2023-02-06 (월) 10:23



2022년 11월 24일, 중국 신장 우루무치시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화재가 일어나 10명이 숨지 고 9명이 다친 사고가 있었다. 화재 당시 소방관 들이 코로나 봉쇄를 위해 설치한 펜스로 인해 현 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장면이 웨이보 등 중 국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중 국 당국은 해당 주장을 루머로 규정하고 소셜미 디어의 관련된 내용을 속속들이 삭제했다. 25일, 상하이 「우루무치로」에는 비통하고 분노한 시 민들이 모여 사고 희생자에 대한 추모 시위를 벌 였다. 26일에는 베이징의 대학가를 중심으로 제 로 코로나 정책과 공산당의 억압적인 정치에 반 발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중국 정부의 온라인 검 열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백지를 들고 “우리에게 자유를 달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후 반정부 시 위는 베이징 등 최소 16개 도시로 확산하였으며 상하이에서는 “시진핑 물러나라”라는 구호도 등 장하는 등 시민들이 공개적으로 반정부 운동을

벌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소위 “백 지 시위”라는 이름이 붙은 이 집회가 전국으로 번지자 중국공산당은 12월 7일 기존의 봉쇄정 책을 전면 철폐하고 각종 조치를 완화했다. 이에 많은 중국인이 해외로 떠날 채비에 나섰다. 12월 27일 미국 CNN 방송은 중국인의 외국행 항공 편과 해외 호텔 검색이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중국이 코로나19와의 공존을 택한 이후 주요 도시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 증하고 있고 이를 위한 진료시설과 약품이 부족 하여 혼란을 겪고 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실제로 베이징대학 국가발전연구원 연구팀은 최근 발표 한 코로나19 팬데믹 현황을 조사한 보고서에서 1월 11일 기준으로 중국 내 감염률이 약 64%, 감염자 수가 약 9억 명이라고 추산하였다. 이러 한 상황에 직면하여 세계 여러 나라가 지난해 12 월 말부터 중국발 입국자의 방역을 강화하고 있 다. 12월 29일 CNN,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인 도와 일본, 대만, 이탈리아가 중국발 입국자들의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하기로 했으며 미국과 필리핀 등도 새로운 입국 방역 정책을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월 15일 현재 호주, 프랑스, 태국 등 최소 27 개국 이상이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을 강화 하고 있다. 한국은 올 2월 말까지 한시적이란 전 제 아래 중국 내 공관에서의 단기 비자 발급 제 한, 48시간 이내의 PCR 검사 음성 결과 확인 서 제출 요구, 입국 후 1일 이내 PCR 검사를 시 행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72 시간 이내의 PCR 검사 음성확인서 제출과 입국 시 PCR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반 발하여 한국과 일본에 대한 보복 조치에 나섰다. 1월 10일 주한 중국대사관은 “중국 국내 지시에 따라 오늘부터 주한 중국대사관과 총영사관은 방문, 상업 무역, 관광, 의료 및 일반 개인 사정 을 포함한 한국 국민 중국 방문 단기 비자 발급 을 중단한다”라고 밝혔다. 대사관은 “상기 사항 은 한국이 중국에 대한 차별적인 입국 제한 조치 취소 상황에 따라 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주일본 중국대사관도 같은 날 “오늘부터 일 본 국민에 대해 외교, 공무, 예우 비자를 제외한 중국 비자 발급을 일시 중단한다”라며 “재개에 대해서는 재차 공지하겠다”라고 밝혔다. 반면 한 국, 일본과 비슷한 수준으로 중국발 입국자에 대 한 방역을 강화한 미국과 호주에 대해서는 항공 편 운항 정상화를 추진하거나 호주산 석탄 수입 재개를 추진하는 등 차별화된 대응을 하고 있다. 중국이 자국민에 대한 방역 강화 조치에 나선 나라들에 대해 차별적으로 대응하는 의도를 어 떻게 해석할 것인가? 먼저 중국의 국내 정치 상 황을 그 배경으로 들 수 있다. 지난해 시진핑 주 석이 전통적인 2연임과 집단지도체제 원칙을 깨고 처음으로 3연임을 확정한 이후로 국내적 지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였다. 이를 위 해 내세웠던 업적 중 하나인 제로 코로나 정책 을 이른바 백색 시위로 전면 폐지함으로써 시진 핑의 지도력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이 런 상황에서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관광국 중 하나인 한국과 일본이 자국민에 대해 방역을 강화하자 또다시 불거질 수 있는 불만의 씨앗을 전가할 수 있는 대상으로 한국과 일본을 선택했 을 것이다. 둘째는 원교근공(遠交近攻)의 현실적 외교·안 보 정책으로 볼 수 있다.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 에서 숨 고르기를 하면서 미국, 호주 등과는 완 화한 방역 정책의 연장선에서 항공 운항을 정상 화하는 등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으나 인접 한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계속 압박할 필요를 느꼈을 것이다. 특히 일본의 범여권이 지난해 말 반격 능력 보유에 합의하는 등 역내에서 군사력 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커지자 이에 대한 강압 조치가 필요했을 것이다. 한편 한국에 대해서는 경제의존도가 높은 관계를 이용하여 미국과 중 국의 중간지대에 묶어두면서 동남아와 유럽 국 가들에 ‘방역 규제 완화’의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국과 일본에 대한 선택적 보복 조치를 통해 한·미·일의 전략적 결 속력을 약화하려는 의도로 분석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분석으로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상황을 고려한다면 호주나 인도를 보복 조치의 대상으 로 선택할 수 있었다. 다른 목적이라 하더라도 동남아나 유럽의 국가를 선택할 수도 있었다. 여 기에서 국내 언론에 잠깐 보도되었던 중국경제 전문가 숀 레인(Shaun Rein)의 분석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는 현지 시각 1월 10일 미국 경 제방송 CNBC 방송에 출연하여 “주중 프랑스 대 사관이 ‘프랑스에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라고 웨 이보에 올렸기 때문에 중국 여행객들은 프랑스 에 화를 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런 주장의 근거를 더 따져볼 필요는 있으나 중국의 이번 보 복 조치가 레인이 말한 중국인의 정서를 대변하 고 있을 개연성이 크다. 중국은 오랜 역사 속에 서 늘 천하의 중심을 추구했으며 중심으로서 권위를 유지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권위에 도전하 는 세력이나 나라에 대해서는 ‘응징’을 해왔다. 위계적 질서가 유지되어야만 세상이 평화로울 수 있다는 세계관 때문이다. 이와 같은 세계관의 뿌리는 전통적 유교 사상에 기반한 중화주의(中華主義)에서 찾을 수 있다. 중화주의는 중국의 역사 속에서 현실주의적 성격과 이상주의적 성격 양면 모두를 강화하면 서 전개되었다. 현실주의적 성격은 군사적·정치 적 의미를 포함하는 사대질서(事大秩序)였고 이 상주의적 측면은 중화질서(中華秩序)의 개념으 로 전개되었다. 여기서 현실주의적 중화주의의 전개는 중국적 세계질서라는 관념으로 나타났고 이것은 사대교린(事大交隣)이라는 조공 질서로 표현되었다. 아편전쟁 이후 수면 아래로 잦아들 었던 중화주의는 시진핑 집권 이후 혁명적 세계 관과 융화되어 중국 중심의 신형국제관계(新型國際關係) 추구, 다시 말해 패권적 팽창주의로 되 살아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대 중국에 있 어 중화주의는 곧 정체성이며 세계를 인식하는 틀이 된다. 따라서 오랜 시간 중국 문화권 속에 서 이(夷)로 여겨왔던 한국이나 일본이 자신들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을 화(華)의 입장에서는 용납 할 수 없으며 응징을 통해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되는 것이다. 중국이 자국민 에 대한 방역 강화 조치에 나선 나라 중 유독 한 국과 일본에 대해서만 보복적 대응을 하게 된 배 경을 여기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중 국 전략문화의 대표적인 속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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