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승 박사
서울교대 겸임교수
본지 편집위원장
seokseung333@hanmail.net


김일성, 김정일 그리고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제3대 세습정권인 북한체제의 반인민적이고 반인권적,상적인 이성과 상식만을 가지고는 이해하기도 납득하기도 어려운 행태가 최근 이곳저곳에서나타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바로지난 9월 김정은의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의 NBA 프로농구선수였던‘데니스 로드먼’이 들려준 경험담에서 비롯된다.

그는 영국의 유명한 일간지인‘더 선’과 가진 인터뷰에서 7일간의 방북일정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김정은의 호화생활은“세계의 최고갑부도 놀랄 만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가 머물렀던 이 섬은“바닥에 오물이나 벽에 긁힌 흔적조차 없을 정도로, 무엇 하나 흠잡을 데가 없는, 모든 시설이 7성
급 호텔과 같은 세계최고의 장소”라고 극찬하였다.

이 섬은 하와이나 스페인의‘이비자 섬’이상으로 대단한 곳으로 길이가 60m나 되는 대형 요트와수십 대의 제트스키, 수십 마리의 말 등 그야말로부족한 것이 하나도 없는 지상락원과 같은 곳이라고 밝혔다.

‘로드먼’은 이 섬에서 김정은의 바로 옆자리에앉아 요트를 함께 탔는가 하면, 북한농구팀의 경기도 직접 관전하였고, 특히 놀라운 점은 이제 겨우29살에 불과한 김정은이 일어나서 문을 나서면 형제와 자매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일어서서 박수를 치는 모습이었다고 하였다.

이 때문에 김정은은 미국의 오바마대통령 보다도 훨씬 큰 권력과 힘을 가진 존재로 보였다고 하면서, 여러 국가를 다녀 보았지만 그런 권력을 가진 사람을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고 털어놓기도 하였다.

이런‘로드먼’이 들려주는 경험담은 적어도‘북한’이라는 지구상의 유일한 세습독재국가이자 병영국가, 은둔의 나라인 이곳에서 김정은은 저 고대로마의 황제나 조선조의 임금보다도 훨씬 더 큰 권력을 가지고 2천 4백만의 주민을 노예나 종처럼 부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무소불위의 권력은“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붕괴한다”는 인류역사가 말해주듯이 멀지 않아 그 종말을 맞게 될 전주곡前奏曲에 다름 아닌 것이며, 지난 수세기 전 절대왕조나 왕권이 붕괴되었던 것처럼 그 전철을 그대로 밟게 될 것을예고하고 있다.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한동안 막아 놓았던 거대한 둑이 조금씩 허물어지듯이 붕괴를 향한 조짐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그 시점이 예상보다 빨리 올 수도 있다.

우리는 그런 전조前兆를 김정은의 안하무인격인전제군주와 같은 행태, 그리고 2천 4백만 주민의고혈膏血을 짜내면서 자신과 측근세력인 특권층만의 호의호식을 위해 국가예산을 탕진하고 있는 점등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특히 있지도 않는“미제국주의자나 남조선 괴뢰 패당으로부터의 침략”을 구실로 하여 집중적으로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핵무기나 중장거리 미사일등 대량살상무기에서 찾아볼 수 도 있다.그도 그럴 것이, 이 지구상에서 오직 한 곳, 북한에서만은 날이 갈수록 생활형편이 어려워지는 가운데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한 탈북자의 행렬이 줄을잇고 있으며, 특별한 일이 생겨도 다른 지방에 사는 인척을 찾아가기도 어려우며, 설령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고 하여도 열악한 교통사정과 도로형편 때문에 제대로 일을 볼 수도 없으니, 21세기 최첨단과학정보시대에 이 얼마나 가당치도 않은 일인가?

특히 우리 모두가 개탄慨歎할 수밖에 없는 점은입이나 구호로는“인민들속에서 인민들을 위해 복무한다”고 하는 북한의 김정은을 비롯한 극소수의지배계급이 인민들의 피와 땀을 짜내면서 그들의휘어진 등을 타고 앉아서 온갖 호의호식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앞에서 잠시 살펴본 미국 농구선수‘로드먼’이 밝힌 김정은의 초호화생활이며, 이밖에도 김일성-김정일 등에 이어 김정은에게까지 대代를 이어 벌어지고 있는 이른바“로얄패밀리나 김씨일가를 지근거리에서 옹위하고 있는당-정-군의 최고위간부들의 행태”이다.

즉, 지금 북한정권은“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를 하나를 위하여”라는 주체사상과“군대는 국가이자 인민이며 당이다”라는 선군정치를 강조하면서 정작 그들이 배려하고 보살펴야 할 인민들은헌신짝 버리듯이 홀대하고 있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제 곧 다가올 겨울에 대비하여 먹을 식량, 땔감을 마련하기 위해 주린 배를움켜쥐고 있는데, 김정은을 비롯한 특권층들은 전국각지에 지어놓은 초호화특각이나 초대소에서 밤을 지새가며 최고급 꼬냑이나 안주를 먹으며 자기들끼리만의 파티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김정은은 자신에게 절대적 충성을 다짐하는 최측근세력들에게 줄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인민들에게 응당 돌아갈 재원財源을 전용하여 해외에서 값비싼 자동차나 시계, 양주 등을 수입하고 있다.

이런 작태는 비단 김정은에게만 국한된 특별한것이 아니라 그 선대인 김일성, 김정일로부터 비롯된 것이기는 하지만, 문제는 그 규모가 날이 갈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에 있다.

얼마 전 새누리당의 윤상현 국회의원이 공개한자료에 따르면, 김정은이 정권을 잡은 이후인 2010년의 경우 사치품의 수입은 4억 4천 617만 달러였으나, 2011년에는 5억 8천 482만 달러로, 그리고2012년에는 6억 4천 586만 달러로 해마다 급증하였다고 한다.

이런 북한당국의 사치품 수입에 들어간 비용은김정일이 살아있을 당시인 2008년의 2억 7천 214만 달러, 2009년의 3억 2천 253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더욱 기가 막히는 일은 북한당국이지난 해 외국으로부터 수입한 것이 유럽산 애완견수십 마리와 이 개들이 먹을 사료와 영양제, 그리고 항생제와 샴푸, 치약 등 애완견 전용용품을 비롯한 흔들침대와 욕조 등 유럽이나 미국산 출산-
아동용품이라는 것이다.

일반 주민들은 삼시 세끼 일용할 양식도 제대로구하지 못해 굶주리고 있는데, 독일산 개인용 고급
사우나설비와 고급 악기류, 프랑스산 꼬냑이나 스위스산‘오메가나 로렉스’등 최고급 시계와 자동차 등을 수입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이런 수입물품들은 거의 대부분 김정은체제를뒷받침하고 있는 당-정-군의 최고위 간부들에게‘충성’에 대한 답례로 전달할 선물이거나, 이들과함께 호화방탕하게 놀면서 퍼마실 연회용이다. 한두푼도 아니고 엄청난 외화를 탕진하면서 해외에서 값비싼 사치품들을 수입하고 있으니, 이런 정권이 어떻게 인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진정 인민의 정권이라 할 수 있겠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대부분의 주민들은 만성적인식량부족을 겪는 가운데 제대로 먹지 못해 하나둘영양실조로 쓰러지거나 아까운 생명을 잃는 열악하기 이를 데 없는 상황에 처해 신음하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최고지도자’라는 김정은은 이렇듯 자기가 응당 돌보고 배려해야 할 주민들을 도외시한 채자신에게 무조건적인 충성놀음을 보이고있는 최측근들에게 줄 선물이나 수입하면서 이들과 호화방탕한 생활을 즐기기 위해 귀중한 외화를탕진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한심스러운 일인가?

우리가 흔히 쓰는“개꼬리 3년 묻어두어도 황모가 되지 못한다”는 말처럼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고 있는‘김씨일가’의 반인민적인 폭압정치가 인민들을 위한 정치로 전환될 것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 큰 고통과 아픔을 겪기 전에 독재정권, 아니 독불장군식의 우매한 정치를 일삼고 있는 김정은정권의 굴레와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야 말로“고생 끝, 행복 시작을 알리는첫걸음”이기 때문에 다함께 이를 위해 힘을 합쳐야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