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승 박사
협성대학교 대학원 교수
본지 편집위원장
seokseung333@hanmail.net


우리는 결실의 계절인 9월에 접어들면서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민속명절인 ‘추석’을 전후로 고향을 찾아 차례茶禮와 성묘省墓를 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 북쪽의 김정은정권 치하에 있는 2천 4백만명의 북한주민들은 빈발하는 대형사고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생활고에 덧붙여 매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즉 지난 5월 중순 평양시 평천구역 아파트붕괴사고로 수백명에 달하는아까운 인명이 사상당하는 엄청난 비극이 발생하였는가 하면, 김정일의 모교이자 북한내 최고 명문으로 알려진 평양제1중학교 3학년 학생 50여명을 태운 버스가강원도 마식령에서 추락하여 전원이 숨진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였다.
또한 지난 7월 27일에는 이른바 ‘전승절’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양강도 김형직군에서 출발한 여성동맹원 50여명이 탄차가 나무로 된 다리를 건너다가 강으로추락하여 거의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듯 북한에서는 육상陸上에서의 사고가 빈발하는 가운데 바닷길인 해상海上과 하늘길인 공중空中에서도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를 않고 있어 주민들 사이에서는 그 무슨 흉조凶兆가 찾아올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와 두려움 때문에 민심이흉흉凶凶하다고 알려지고 있다.

특히, 북한에서는 바다에 고기잡이를하러 나가는 어부들사이에서는 “관을 짊어지고 간다”라는 말이 성행할 정도로 뗏목수준의, 1~2톤밖에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배에 경운기엔진을 붙이고 나가기 때문에 어부들은 내심으로 매우 두려워하고있다고 한다. 즉, “수산물에서도 풍작豊作을 이루어야 한다”는 철부지 애송이 지도자인 김정은의 특별지시에 의해 마지 못해 고기잡이에 나서지만 이들 어부들은거친 풍랑과 파도 때문에 1년에 적어도200~300척, 매년 천여명이 사망하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언제 어디서 이런 사고를 당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하늘길이 결코 안전한것도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7월 중에도 북한 공군이 최남단 주작전기지인황해도 곡산비행장에서 이륙한 ‘미그-19전투기’가 벌써 3번째 추락한 것을 비롯하여 군용헬기 등도 잇따라 추락하였기때문이다.

이런 뜻밖의 사고로 인하여 졸지에 사랑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아들과딸을 잃은 가족들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통곡하고 있다고 하니, 이런 안타까운 소식을 간접적으로 전해듣는 우리의마음도 정말 아프기만 하다.

우리 인류가 달나라를 탐사하고 전지구촌이 마치 한 가족처럼 서로 래왕하는 가운데 ‘1일 생활권’으로 접어든 21세기 최첨단과학문명시대에, 어떻게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는지 정말 이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슬픈 소식을 전해 들으면서 우리는 일찍이 미국에서 보험회사 직원으로일하던 ‘하이니’라는 사람이 자신이 직접체험한 사례를 중심으로 정립한 이른바‘하이니의 법칙’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된다. 즉 이 법칙에 따르면 “큰 대형사고가 일어나기 전에는 사소한 사건이 25가지가 나타나고, 그 25가지 사건이 나타나기 이전에는 300가지 정도의 이상징후가나타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어떤 대형사건이나 질병 따위가 발생하기 전에는 그 낌새가 나타나기마련이며,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를‘1 : 25 : 300의 법칙’이라고도 부른다.

이러한 법칙에 비추어볼 때, 최근 북한에서 발생한 대형사고는 초자연적인 현상에 의해 인간으로서 거스를 수 없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인재人災인 것이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입지 못하는 어려운 형편에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리하게 계획된과업을 초과달성하라는 ‘속도전’을 강조하는 비정상적인 통치행태, 즉 인민을 경시하는 북한정권 스스로가 자초한 실정失政인 것이다.

또한 시도 때도 없이 “관련행사에 참가해라, 노력현장에 가라” 등등으로 주민들을 들들볶고 있는 반인민적인 정권이 고의적으로 만들어낸 인위적인 정책의 부산물이라 할 수 있겠다.

북한당국의 철저한 은폐조치로 인해 외부세계에 제대로 그 실상이 알려지지는않았지만, 그동안 북한에서는 이루 손가락으로 다 헤아릴 수조차 없을 정도로 수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하였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이번 평천구역 아파트붕괴사고가 일어난 지역에서 불과 4km밖에 떨어지지 않은 낙랑구역 통일거리에서 지난 1993년 5월에 신축중이던 대형아파트가 붕괴되는 끔찍한 사고가발생하였다. 이 역시 북한당국의 철저한은폐조치로 인해 이 지역 인근에 살고있는 주민들을 제외한 사람들은 사고발생사실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였지만, 현장에서 작업중이던 인민군 대대병력이 대부분매몰되었다는,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는 속담처럼 엄청난 인명피해가 있었음이 하나둘 알려지게 되었다.

또한 지난 2004년 4월에는 평안북도 룡천역에서 열차지붕에 고압선이 접촉하면서 대규모 폭발사건이 발생하였다. 당시북한당국은 그 피해가 너무나도 크자 그후과를 서둘러 봉합하기 위해 이 사고로희생된 사람이 사망 170여명에 부상자가1천여명이라고 축소하여 보도하였다.
그러나 이 사고를 직접 목격한 사란들의 증언에 따르면 사상자수는 북한당국의공식적 발표보다 최소한 3~5배는 될 것이라고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보다 앞선 1985년에는 함경남도 정평에서 열차추락으로 500여명이, 1989년 함경남도 둔전에서도 역시 열차사고로 1천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그런가 하면 1997년에는 자강도 희천군에서도 열차가 추락하여 2천여명이 숨지거나다쳤으며, 양강도 혜산역에서도 열차끼리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빈발하고 있는 아파트붕괴나 철도사고 이외에도 앞에서 잠시 지적한 것처럼 하늘에서도 엄청난 사고가 발생하였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1984년 2월 구소련의 모스크바로 향하던 고려항공여객기가 추락하여 당시 임업상이던 ‘동민광’과 아이스하키선수단 등 탑승객 전원이 사망하는 엄청난 대형사고가 발생하였다. 이 때문에 충격을 받은 김정일이 이후 해외를 순방할 때는 절대로 비행기를타지 않고 추락위험이 없는 전용열차만을이용하는 괴팍한 행태를 보였다는 말이나올 정도였다.

이밖에도 1990년에는 자강도의 강계군수품공장에서 원인모를 폭발사고가 발생하였고, 1991년 평안남도 안주지구탄광에서도 매몰사고가 일어나는 등 대형사고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이렇듯 북한에서 빈발하고 있는 대형사고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고 예방을 했더라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는 것이라는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즉 아파트 붕괴사고의 경우 노후화된 기반시설과 철근-모래-시멘트 등 시공자재를 표준규격대로사용하고, 특히 인부들에 대한 안전교육이 제대로 실시되었다면 결코 일어날 수없는 안전사고, 즉 인간스스로가 자초한인재사고였다.

특히, 김정은이 현지사정을 조금만 감안하였다면, 인민들의 안전을 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갖추었다면, 무리한 ‘속도전’과 같은 지시를내리지 않았다면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예견된 사고였다.

열차사고의 경우도 평소 철도의 레일을잘 관리하고 열차복무원들에게 신호체계에 대한 철저한 교육을 시켜 그것이 제대로 작동되었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였다. 특히 주에너지원인 전기의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초과승차를 허용하지않았다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국가정책의 관리소홀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또한 군수공장이나 탄광에서의 사고도평소 사고예방을 위해 오래된 부품을 제때에 교체하고 관련 인프라 구축에 조금만 신경을 쓰고 대비를 했었다면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거의 대부분 인재였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북한당국이 ‘나 몰라라’하고 팔짱을 끼고 방기하면서 좌시하였기 때문에 이런 엄청난 대형사고가발생한 것이다.

바로 이런 현실 때문에 우리는 언제 어디서 또 어떤 사고가 발생하여 얼마나 많은 무고한 인민들의 아까운 목숨이 희생될 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고 이와 동시에인민들을 자신의 노예나 종처럼 부려먹으면서 고의적으로 사지에 내몰아넣고 있는김정은정권의 반인민적 정책을 규탄하지않을 수 없다.

“잘 될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처럼 김일성-김정일에 이어 제3대 권력세습자인 김정은정권에까지 대물림하고있는 이런 너무나도 어처구니 없는 사고를 보면서, 우리는 “빈발하는 대형사고는김정은정권의 몰락을 예고하는 조짐”임을 어렵지 않게 예견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