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대외의존도를 낮추고 자국의 첨단 만 CHIPS Act를 제정하였고, 인도는 2022년 산업 역량강화를 도모해 온 중국은 올해 약 475 억 달러 규모의 제3기 IC 펀드를 조성하고 AI반 도체와 HBM 제조기술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 인다. 또한, 중국은 최근 핵심소재와 반도체 부 품 분야 등 첨단 전략산업에서의 중소 강기업 (Little Giant) 육성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국영 대기업 중심의 지원전략과 차별화하면서 기존 202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최소 5% 이상인 1만개 기업 육성 목표를 크게 넘어선 14,400개 기업을 선정하고 지원함으로써 반도체와 우주 항공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정 책들로 말미암아 비록 미국의 제재로 인해 첨단 칩 생산은 계획보다 수년간 지연되었지만, 이른 바 레거시 칩의 국내생산은 동력을 유지하면서 2024년 반도체산업은 중국에서 전기자동차(EV) 다음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이 되었다. 

 반도체 산업이 미래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분야가 된 만큼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많은 국가에서 반도체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종합적 인 전략을 수립하고 지원하고 있다. EU는 2023년 9월에 제정된 EU CHIPS Act 에 근거하여 470억 달러의 공공 및 민간자금을 동원하여 2030년까지 유럽의 반도체의 세계시 장 점유율을 20%로 늘리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 며, 일본은 2027년까지 2nm 칩을 생산하는 것 을 목표로 약 250억 달러를 투자함으로써 파운 드리 건설과 첨단 칩 혁신을 지원하고 있다. 대 만은 2023년에 연구개발 비용에 대해 25%, 장 말 100억 달러 규모의 ‘세미콘 인도 프로그램’ 을 시작했다. 베트남도 2030년까지 5만 명의 칩 엔지니어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2023 년 10월)했으며, 말레이시아는 신산업 마스터 플랜(NIMP) 2030을 통해 수출제품을 다각화 하고 반도체 장비 제조, 웨이퍼 제조, 집적회로 설계 등 반도체 생산의 전공정 부문을 장려하고 있다. 한편, 코스타리카는 2024년 3월에 후공 정 조립, 테스트 및 포장 제조분야를 구축하기 위한 국가 반도체전략을 발표했고, 멕시코는 반 도체 및 기타 9개 부문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는 새로운 연방 세금 인센티브를 발표(2023년 10 월), 브라질은 반도체 설계, 제조 및 테스트에 대 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2천만 달러의 보조금 을 제공하는 “더 많은 혁신 반도체” 제도를 시작 (2024년 2월)했다. 

2. 반도체분야 생태계 반도체산업의 제조업은 엄청난 규모의 시설 과 장비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며, 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한 기술 확보를 위해 막대한 연구개발 투자도 필요하다. 초기 고정비용과 연구개발 수 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고, 수익률은 상대적으 로 낮아 시장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전형적인 ‘winner-take-the-most’ 산업으로 볼 수 있다. 즉,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 임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2023년도 기준 미국 반도체산업은 전 세계 판매 수익의 50.2%를 차 지하며 R&D와 설계부문에서 높은 경쟁력을 유 지하고 있다. 반도체 선공정에서 미국의 경쟁력

은 높은 시장점유율과 이를 유지하기 위한 연구 개발 투자가 선순환을 이루고 있기에 가능한 것 이다. [그림 2]에서 보듯이 미국의 반도체기업 들은 평균적으로 매출액의 19.5%(총 593억 달 러)를 연구개발에 쏟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9.5%나 대만의 11%에 비해서도 매우 높은 수 준이며, 규모면에서도 압도적이다. 소수 기 업에서 연구개발을 통 해 기술경쟁력을 확보 하여 수익을 내고, 이 수익의 상당 부분을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 하는 선순환이 이루어 지는 동안 상위 기업 과 하위기업 간의 생 산성 격차는 계속해서 벌어지고 추격이 더욱 어려워진다.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19를 통한 공급망 단 절의 위험성을 실감하기 이전에는 효율성 제고 를 위해 갈수록 세밀한 분절과 분업이 이루어졌 다면, 이후에는 공급망의 회복 탄력성(안정성)이 중요해져 리쇼어링, 니어쇼어링, 프렌드쇼어링 을 위한 다양한 전략과 정책이 등장했다. 이런 전략들은 반도체분야가 사실상 자급자 족이 불가능한 산업임을 인지하고 안정성 확보 를 위해 최대한 우방국 중심으로의 공급망 재편 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지만, 국가안보의 관점 에서 반도체 시장을 바라보면, 동맹국이라고 할 지라도 완전히 의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즉, 비상 상황에서 대체 가능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국내기업을 육성하는 게 중요해졌다. 그 러나 한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여 자생할 수 있는 수준이 되기 위해서는 초기 시장에 정착할 수 있 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필요하다. 이와 관련 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도체의 세대교체가 하여 우리나라도 국내 칩 설계 및 제조역량을 강 화하기 위해 총 190억 달러 규모를 지원(2024년 5월 발표)하고 향후 20년간 4,720억 달러를 투 자하여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메모리 반도 체에 비해 국제경쟁력이 약한 팹리스 기업에 대 한 지원과 클러스터 구축을 통한 생태계 조성 전 략은 기업의 수요를 반영한 적절한 지원책으로 보인다. 3. 국방분야 반도체 이슈와 대응방향 어윤성 외 (2023)에 따르면, 국내 무기체계에 활용되는 반도체의 해외 의존도가 98.9%에 이 른다.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와 2위 기업이 국 내 기업인 것을 고려하면 매우 놀라운 수치이 다. 따라서 위와 같은 높은 해외 의존도가 기술 력에 기인한 것인지, 무기체계의 특성상 보안의 문제에서 기인한 것인지, 유사시 얼마나 국산 제품으로 대체가 가능할지에 대한 면밀한 조사 가 필요하다. 국방 반도체는 사용 연한이 길고, 극한 상황에 서도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이 매우 중요하며, 수 요가 국가에 의해 거의 독점적으로 이루어져 기 업의 시장 진입 유인이 매우 약하다는 특징이 있 다. 

따라서 민간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국내 무기 체계에 도입하여 활용해야 하는데, 국내 주요 반 도체기업은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집중할 수밖 에 없다. 막대한 유·무형 투자로부터 수익을 내 일어나면 단종으로 인해 국내 무기체계에 활용 된 반도체를 확보하기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 문제는 미국이 첨단 반도체에서 중국을 견제하 면서 오히려 레거시 반도체 부문에서 중국의 시 장 점유율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방반도체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서는 중소 기업에 대한 국가의 지원을 바탕으로 레거시 반 도체 분야를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발표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와 공공 Fab을 적 극 활용함으로써 중소기업의 시장진입에 필요한 초기 투자비용과 연구개발 투자에 따르는 위험 요인을 낮추어야 할 것이다. 또한 우수 인력의 대기업 쏠림 현상을 고려할 때, 참여한 중소기업 의 반도체 기술인력 확보를 위해서 지방 거점 대 학과의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외국인 국내 박사학위 보유자를 활용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국방반도체의 공급망 지도를 구축 하고 위험한 지점을 사전에 식별하여 중장기적 으로 무기체계 개선방향에 맞추어 안정적인 공 급망 구축을 위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세밀하 게 분절된 반도체 분야의 공급망 지도를 구축하 는 건 개별기업 수준에서는 구축 불가능하다. 국 가가 주도적으로 주요 품목을 설정하고 점진적 으로 지도를 확대해 간다면 위험 요소의 식별은 물론 기술개발 로드맵을 수립하는 데도 큰 도움 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