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국방 > 다시보고 싶은 기사 > 우주의 군사적 활용역사와 미래(개요)

고대로부터 우주는 인류에게 신비로운 신화 와 전설의 세계이자 낭만적 예술의 공간이었다. 이러한 오랜 관념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 사건 이 바로 1957년의 소련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Sputnik) 1호(그림 1) 발사로, 이른바 ‘스푸트니 크 충격’이다. 인간이 만든 물체가 저 높은 우주 공간으로 날아가 떠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인 류에겐 말 그대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우주 가 이제 더 이상 머나먼 상상 속의 공간이 아니 라, 우리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목표물로 인식되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1969년에 미국은 아폴로(Apollo) 11호 우주 선을 발사하여 인류 최초로 달에 인간을 보낸 역 사적 사건을 기록하였다(그림 2). 최초로 달에 발 자국을 남긴 우주선 사령관 닐 암스트롱은 그 순 간을 “이것은 한 사람에겐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겐 거대한 도약이다”는 명언으로 새겼다. 달은 고대로부터 옥토끼가 떡방아를 찧는다는 전설의 고향이자, 인류의 상상력을 자극해온 가 장 가깝고 친밀한 천체라고 할 수 있다. 19세기 중후반에 공상과학소설가 쥘 베른은 ｢지구에서 달까지｣와 ｢달나라 탐험｣ 등의 유명한 소설들을 통해 인간의 달 탐사에 대한 과학적 꿈을 일깨워 주기도 했다.

그로부터 한 세기가 흘러 인간은 드디어 달에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그러나 이것 은 하나의 시작에 불과하였고, 이어서 달을 넘어 심(深)우주를 향한 인류의 도전은 끝없이 이어지 고 있다. 한편, 냉전이 한창 지속되던 1960년에 소련 영공을 날던 미국의 U-2 첩보기가 소련이 쏜 지 대공 미사일에 의해 격추되는 사건이 발생하였 다. 이 사건으로 양국은 상대지역에 대한 정찰임 무를 비난하며 한동안 긴장이 고조되었으나, 시 간이 지나면서 양국은 각각 합법적 첩보수집 능 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공위성의 활용이 긴 요하다는 역설적인 공감을 갖게 된다. 이후 미국 과 소련은 다양한 목적의 우주개발을 가속화하 고, 양국이 각자 극비리에 추진하던 각종 군사적 목적의 우주개발들도 큰 탄력을 받게 된다. 그 중에는 지상에서 또는 항공기에서 발사한 미사 일로 상대국의 인공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각종 우주 요격 시스템의 개발도 포함되어 있다. 1983년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발표한 이른바 ‘별들의 전쟁’ 즉, SDI 계획(그림 3)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뿐만 아니라 우주 활용의 개념을 바꾸는 혁신적 시도였다. 한 마디 로, 우주궤도에 수많은 탐지위성과 공격위성들 을 배치함으로써 소련의 핵미사일을 상승단계에 서 조기 탐지하여 격추하겠다는 거대한 사업이 다. 이에 대응하여, 소련이 1984년에 극비리에 추진한 소련판 ‘별들의 전쟁’ 사업도 한참 뒤에 그 정체가 알려졌다. ‘Skif-D’(그림 4)로 명명한 우주전함에 1MW급 CO2 레이저건을 장착하여 우주궤도를 돌면서 미국의 SDI용 위성들을 요격 하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양국의 이러한 야심찬 ‘별들의 전쟁’ 계획은 목표한 성공에 이르지는 못했다. 미국의 SDI 계 획은 기술의 미성숙과 함께 과도한 소요비용에 발목이 잡혀 지지부진을 면치 못했다. 소련의 Skif-D 사업은 1987년에 1차 시험발사 과정에 서 궤도전함의 자세제어 실패로 인해 전함이 바 다로 추락함으로써 이후 사업 자체가 중단되었다.

만약 소련의 Skif-D 사업이 계획대로 성공했 더라면, 우주에서 군사적 우위를 점하려는 미·소 간 경쟁은 더욱 과열됐을 것이고, 우주 무장화의속도도 훨씬 빨라졌을 것이다. 1990년에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시작 한 걸프전에서 미군은 1991년 초에 ‘인류 최 초의 우주전’을 수행하고 있었다. 미군은 지구 정지궤도에 배치된 DSP 위성의 실시간 조 기경보 영상을 이용하여 이라크의 스커드(Scud) 미사일을 요격하였다(그림 5). 이처럼 우주시스 템이 실시간으로 전장에 투입된 최초의 전투였 다는 취지에서 우주전의 시작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후 2003년의 이라크전에서 미군은 GPS 위성체계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활용 하여 JDAM 포탄의 표적 명 중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그림 6). 이 든 시대가 온 것이다. 1990년대 들어서서 소련이 붕괴하고 탈냉전 시대가 전개되면서, 탄탄했던 옛 소련의 우주개 발 동력은 분산과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이에 따라 탈냉전 기간의 우주개발 주체는 자연스레 미국 중심이 되었다. 1993년에 미국은 러시아까 지 끌어들여 다국적 프로젝트인 국제우주정거장 (ISS) 건설에 합의함으로써 미국 주도의 우주개 발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했다.

이 과정에서 옛 소련이 보유했던 우주정거장과 각종 우주전함 기술을 ISS 건설과 운용에 활용할 수 있었고, 이 와 같은 협력적 분위기는 탈냉전 모드의 상징성 을 더욱 부각시켰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미국의 우주개발 독주 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바로 중국이다. 그동 안 미국의 견제 속에서도 중국은 자체적으로 여 러 목적의 발사체와 인공위성 개발을 꾸준히 추 진해왔다. 2003년에는 중국 최초의 유인우주선 선조우(神舟) 5호 발사 성공으로 우주개발 도약 의 발판이 마련된다. 2007년에는 세계 최초로 지상발사 미사일로 인공위성을 요격하는 시험에 도 성공하였다(미국(2008년), 인도(2019), 러시 아(2021) 등도 유사한 시험에 성공). 탈냉전 기 간에 미국과 러시아가 달 탐사 휴식기를 갖는 동 안, 중국은 무인 달탐사선 창어(嫦娥)를 연이어 발사하여 달 앞면은 물론, 최초로 달 뒷면에도 착륙선과 탐사차량을 안착시켰다. 또한 달 앞·뒷 16 2025년 3월호 면의 토양시료를 채취하여 지구로 보내 각종 주과학 연구를 수행해오고 있다. 2020년대 와서 는 화성탐사 성공에 이어 중국의 독자적 우주정 거장 텐궁(天宮)(그림 7) 건설까지 마쳤다. 2030 년경에 유인 달 착륙과 목성 탐사도 추진하겠다 는 중국의 계획도 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이제 우주개발에 있어서 미국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 는 중국이 된 것이다. 2022년에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한 우크라 이나 전쟁은 우주개발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전 쟁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상업용 인공위성 이 전세를 좌우할 만큼 지대한 영향을 미친 최 초의 전쟁이었다는 점이다. 전쟁 발발을 전후 하여 러시아의 전자전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의 통신체계가 마비되었으나, 미국 SpaceX사의 Starlink<(미)SpaceX사의 저궤도 위성통신체 계(’25년 초 기준, 7,000기 이상의 군집위성으 로 운용 중)> 통신위성(그림 8)에 즉시 접속함으 로써 인터넷 연결을 비롯한 통신체계를 복구할 수 있었다. 또한, 빈약한 우크라이나의 위성정찰 역량을 효과적으로 보완해준 것이 바로 서방국 기체계 측면에서 크게 우세한 러시아군이 이처 럼 전쟁기간 내내 우크라이나군에게 고전을 면 치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서방국 상용위성의 효과적 지원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물론 서 방국의 비공개 군사위성 지원도 우크라군의 선 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여러 증언들이 있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인류 최초의 상용 우주전’으로 자리매김하는 데는 별 이견이 없어 보인다. 21세기가 깊어가면서 우주 강대국들을 중심으 로 지구상 많은 국가들이 자국의 우주안보력 확 [그림 8] Starlink 위성군의 궤도 배치 의 각종 상용 관측위성들이었다. 접근성이 용이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더 을 통한 이익창출을 추구하는 새로운 물결이다. 나아가, 우주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우주관련 기 술이 발전하면서 제3세계의 우주개발 참여도 크 게 늘고 있다.

위성의 소형화와 고도화에 따른 엄청난 규모의 군집위성체계, 다양하고 신속한 발사역량, 다목적 우주항공기, 공격용으로도 사 용 가능한 각종 서비스 위성, 랑데부 및 근접임 무 위성 등의 개발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 다. 이러한 과열된 우주경쟁의 여파는 자국 우주 자산의 보호는 물론, 타국의 우주위협으로부터 자국을 방호하기 위한 대책의 필요성을 자극하 고 있다. 더 나아가, 타국의 우주시스템에 위해 를 가함으로써 자국 우주력의 상대적 우위를 점 하려는 우주공격작전 개념도 점차 확산하고 있 다. 따라서 많은 국가들이 ‘Space System’(우주 체계) 확보는 기본이고, 이에 더하여 ‘Counter space System’(우주체계를 공격하는 수단)과 더 나아가, ‘Counter-counter-space System’(우 주체계를 공격하는 수단에 대항하는 수단)의 개 발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위태로워지 는 우주 동향에 인류가 스스로 제동을 걸고 우주 에 대한 합리적인 통제수단을 확보하지 않는 한, 인류는 머지않은 장래에 파국적인 우주전의 발 발을 목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세계는 오늘날 이른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맞고 있다. 뉴 스페이스는 과거 ‘올드 스페이스(Old Space)’에 대칭되는 개념이 다. 정부 주도로 국가적 우주개발 목표 달성에 중점을 두던 올드 스페이스와 달리, 뉴 스페이스 는 민간업체들이 주도하여 우주관련 시장 개척 이러한 추세의 배경에는 발사체 재사용을 비롯 한 전반적인 발사역량의 혁신과 발사비용의 파 격적 인하, 우주시스템의 품질 절충 및 대량생산 을 통한 제작비용 절감과 제작기간 단축 등이 자 리하고 있다. 올드 스페이스에서는 금기시하던 Off-the-shelf(재고품 또는 기성품)와 저렴한 상 용제품을 사용하고, 많은 부분을 3-D 프린터로 신속 저렴하게 제작하는 등의 변화로 우주개발 경제성 제고를 추구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우주 경제학을 새로이 써가는 뉴 스페이스 패러다임 은 군사용 우주개발의 추진방식에도 이미 영향 력을 행사하고 있다. 새로운 우주경제학은 더 나아가 우주의 상업 적 가치의 확장을 지향하고 있다. 민간 주도의 우주활동 추세와 함께 이제 우주는 자원과 기회 를 제공하는 도전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래에는 우주공간에서 여러 제품과 태양전력을 생산하여 지구로 보낸다. 소행성을 비롯한 우주 천체에서 각종 희귀 광물자원을 채취하여 지구 로 이송한다. 달과 화성 등의 천체에 인류를 보 내 그곳에 정착시킨다. 지구 가까이로 접근하는 소행성이나 유성체들의 궤도를 미리 변경시켜 지구와 충돌을 예방한다. 이 모든 것들은 먼 훗 날의 상상이 아니라, 가까운 장래에 성취할 것 을 목표로 이미 진행 중인 우주의 상업시장화 프 로젝트들의 일부다. 우리 군은 이제 이러한 무한 도전적 신우주경제학에 걸맞도록 우주의 군사적 활용정책 방향도 새로이 정립해야 할 과제를 안 고 있다.

	본사 : 03169 서울특별시 종로구 사직로 96 파크뷰타워 208호 (사)21c안보전략연구원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아 02284 / 발행인 : 박정하
	정기간행물등록번호 :서울라10600 / 대표전화 : 02-6953-0041, 02-2278-5846 팩스 : 02-6953-0042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정하
	군사저널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새소식
	Copyright ⓒ군사저널.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