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1948년부터 1950년대 초까지 북한 의 대외정책 흐름은 ‘사회주의진영 외교’였는데, 1950년대 민족상잔(民族相殘)의 대비극인 6.25 전쟁을 겪으면서 그 기틀을 마련한 북한은 1948 련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 이후인 1950년대 초 6.25전쟁에 중공군이 참 전하면서 북·중관계는 혈맹관계로 발전하게 되 었으며, 당시 북한은 이들 소련과 중공을 포함하 여 동유럽사회주의국가와만 외교관계를 수립하 는 ‘반구(半球)외교’에 만족하는 수준이었으며, 1953년 7월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에는 외교 의 최우선목표를 이들 사회주의국가들로부터의 대외 경제지원을 확보하는데 두었다. 그러나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까지 소 련의 외교정책 변화와 중·소 사회주의 외교노선 이 갈등양상을 나타내자 북한은 이른바 ‘양다리 외교’ 차원에서 비동맹 외교노선을 표방하기 시 작하였다. 즉 1953년 소련의 스탈린이 사망하고 그 뒤를 이어 후르시쵸프정권이 들어서자 소련 은 제20차 소련공산당대회(1956.2)에서 스탈린 을 비판하면서 서방국가들과의 ‘평화공존정책’ 을 추진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중국과 소련 사이에는 “교조주의(敎條主義) 대 수정주의(修正 42 2025년 7/8월호 主義)” 노선의 갈등이 점차 표출되기 시작했다.당시 북한은 소련의 대서방 평화공존정책에 습을 나타내게 되었다. 반대하면서 중국이 주도(主導)하는 ‘비동맹외교 노선’에 참여했는데, 이 노선은 인도네시아의 반 둥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회의’(1955.4)에 서 채택된 ‘세계평화와 협력의 촉진에 대한 공동 선언’이라고도 불리우는 세계평화·반식민주의· 아시아-아프리카의 연대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반둥 10원칙’에 기반하는 것이었다. 북한은 제3차 당대회(1956)에서 외교다변화 방침을 천명했으며, 이어 제4차 당대회(1961)에 서는 사회주의국가와의 단결 및 제국주의진영에 대한 반대투쟁, 신생 독립국가와의 관계 등을 특 별하게 강조하였는데, 아마도 그 이면에는 국제 무대에서 남북한 간 비교우위를 확보하려는 의 도가 내재(內在)되어 있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당시 북한은 중·소 간의 갈등상황 속에서 등거 리(等距離)외교 차원에서 이들 두 국가와 상호 군 사적 지원조항이 포함된 ‘우호조약’을 각각 체결 하였으나, 이들 두 국가 사이에서 이념적 갈등을 넘어 국경지역에서의 무력충돌이 발생하자, 철 저하게 중립적인 입장과 자세를 표명하였다. 그러자 이들 두 국가는 공히 북한에 대한 무상 원조의 대부분을 유상원조를 전환하는 가운데 그 규모도 대폭 축소하였다. 이에 대해 북한은 ‘자주성을 옹호’하는 차원에서 “내정 불간섭과 호상 평등”을 표방하는 자주외교노선을 선언하 면서 제3세계 개발도상국들과 함께 비동맹외교 1970년대에 접어들면서 중국이 이른바 ‘핑퐁 외교’를 통해 유엔 가입(1971), 일본과의 수교 (1972), 미국과의 국교정상화(1979) 등 과거의 냉전시대를 청산하고 ‘데탕트외교’를 표방하는 등 긴장완화노선으로 변화해 나가자 북한도 이 에 발맞추어 서방 자본주의국가와의 관계정상화 를 시도하였다. 그러나 북한은 ‘대남적화노선’의 기치(旗幟)하 에 대남도발을 자행하는 가운데 외채상환문제, 위폐(僞幣) 및 외교관 밀수사건 등이 잇따라 발 생하면서 기도한 관계개선이 어렵게 되자, 페루 의 수도 리마에서 개최된 비동맹회의 외상회의 (1975.8)에서 이 회의에 정식회원으로 가입하는 등 제6차 당대회(1980)까지 60여개 국가들과 수 교(修交)를 하였다. 

 이후인 1970년대 말 중국의 등소평이 ‘개혁개 방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1980년대에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 사회주의국가들에서도 계획경제 체제를 포기하면서 부분적으로 시장경제제도를 도입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게 되자, 북한도 사회 주의 계획경제의 모순 누적으로 인한 장기적인 경제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자립적 민족경제건설 노선과 중공업우선주의, 경제·국방병진노선 등 을 채택하였다. 그러나 아웅산묘소 폭발사건(1983), KAL기폭 파사건(1987) 등으로 인해 국제적 입지가 축소되자 서방국가들과의 관계개선은 큰 벽(壁)에 부 특히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북한은 중국과 딪히게 되었고, 북한의 이른바 ‘대서방 실리외 교’는 별다른 성과를 나타내지 못한 채 1990년 대로 진입하게 되었다. 이렇듯 김일성시대의 북한외교는 우여곡절(迂 餘曲折)을 겪으면서 다종(多種) 다기(多岐)하게 추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으로는 큰 입지 (立地)를 확보하지 못했을뿐만 아니라 맹방인 중 국과 소련으로부터도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했던 결과를 야기하고 종식되었다. 1994년 7월 김일성이 급사(急死)하고 그 뒤를 이어 김정일이 북한의 제2대 절대권력자로 자리 를 잡아가면서 북한의 대중관계도 변화하게 되 었는데, 그 요체(要諦)는 중국·러시아 등 전통적 우방국가들과의 정상외교 강화 등 관계개선을 추진하면서 미국의 대북 압박정책을 견제하는 동시에 이들 국가들로부터의 경제적 지원과 원 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의 경제교류를 매우 활발하게 추진하였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정상외교 및 고위 간 부들의 접촉·교류 상례(常例)화였다. 즉 김정일 의 경우 무려 8차례(2000.5, 2001.1, 2004.4, 2006.1, 2010.5, 2010.8, 2011.5, 2011.8) 에 걸쳐 중국을 방문하였으며, 이에 대한 답방 (答訪) 형식으로 장쪄민(2001.9)과 후진타오 (2005.10), 시진핑(2019.6)의 방북을 통한 정상 회담도 이루어졌다. 김정은체제에 들어와 북한은 전략핵무기 개 발에 필요한 제6차 핵실험과 ‘화성-15형’ 장거 리미사일 발사실험을 마치고 ‘국가핵무력 완성’ 을 선언하는 가운데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시 진핑 주석과 5차례의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등 2013년 이후 다소 소원했던 중국과의 전통적인 유대관계를 회복하고자 노력했으며, 대중관계 발전을 사회주의 발전의 중요한 축(軸)으로 규정 하였다.(다음 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