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국방 > 다시보고 싶은 기사 > 북한의 대중(對中) 관계 :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Ⅱ)

김일성 사후(死後) 4년 간의 유훈(遺訓)통치를 강석승 박사 (사)21세기안보전략연구원 원장 (사)남북장애인교류협회 회장 본지 편집위원장 seokseung333@hanmail.net 기로 약속하였는데, 그 절반은 무상(無償)으로 끝낸 김정일은 경제적 지원과 북핵문제를 중심 으로 하여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밀착시키려는 행보(行步)를 나타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 로 1998년, 7년 8개월여만에 ‘최고지도층’의 공 식방문 성격으로 자신을 대리하여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인 김영남으로 하여금 중국을 방문하 도록 한 것이었다. 그 이전의 양국 간 주요 동향을 살펴보면, 김 일성이 사망한 해인 1994년 12월 13일 중국대 표단이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로부터 철수하 였고, 이듬해인 1995년에는 중국이 4월에 평 양에서 개최되었던 ‘평양축전’ 기간 중 평양-타 이페이 간 전세기를 운행하였으며 1996년에는 중국의 당·정·사회단체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 하였다.

이어 양국의 대표단은 중국의 베이징 에서 ‘경제기술협조협정’을 체결하였는데, 이 를 통해 극심한 경제난에 직면하여 200여만 명 이 아사(餓死)한 북한으로서는 적지 않은 도움 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중국은 북한에 대해 그해부터 2000년까지 5년 간 곡물 50만 톤과 석유 130만 톤, 석탄 250만 톤을 제공하 나머지 절반은 국제가격의 1/3 가격으로 제공 하기로 하였다. 이런 조치를 통하여 중국은 북한에 대해 1995 년부터 2000년까지 무역규모가 10억 달러 이상 으로 증가하는 등 북한과의 혈맹(血盟)에 입각한 우호선린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와도 우호관계를 유지하려는 이른바 남북한 ‘등거리 (等距離) 외교정책’을 구사하였다.

이렇듯 김일성 사후 김정일은 극심한 경제난 에 직면한 내부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 중국으 로부터의 경제적 지원을 이끌어내려는 노력을 지속하는 가운데 어느 정도 경제회복의 조짐이 보이자 2000년 5월에는 대표단을 이끌고 직접 중국을 방문하여 ‘장쩌민’을 비롯한 중국 수뇌부 와 연속적으로 회담을 하였다. 특히 김정일은 중 국과의 정상회담에서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의 남북정상회담 합의배경에 대해 설명하는 가운데 “양국 간 고위지도자의 교류전통 유지, 국제문제 와 관련한 긴밀한 협력, 양국 당(黨) 간 우호관계 강화, 호혜적인 경제협력, 청소년 교류 강화” 등 56 2025년 9월호 5개 협력방안에 대해 합의하였다.당시 중국은 국제적으로 ‘뜨거운 감자’로 인식 추진”을 통해 경제개발협력을 활성화하는 등 양 되던 북한의 ‘핵개발 의혹’에 대해 외형적으로는 외교적 압력을 가하기도 하였으나, 내부적으로 는 2001년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협력 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북한을 자기편으로 공고 하게 구축해 두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하였다. 2003년부터 시작된 ‘6자회담’에서는 중국이 중 재(仲裁)자 역할을 맡으면서 북한으로 하여금 이 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압력을 행사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2006년 7월의 미사일 발사와 같은 해 10월에 이루어진 북한의 제1차 핵실험은 중국으 로 하여금 “대북 비난 및 유엔 안보리 결의 찬성” 등 양국관계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쳐 한동안 냉각(冷却) 상태에 처하기도 하였다.

이럼에도 불 구하고 2007년 6자회담에서 ‘2.13 합의’가 이루 어지자 당시 외교부장이었던 중국의 ‘양제츠’와 공산당 선전부장이었던 ‘류윈산’이 잇따라 북한 을 방문하면서 양국 간 관계는 다시 정상화되기 도 하였다. 이듬해인 2008년 이후 양국관계는 공산당 간 고위급 지도자 교류가 눈에 띄게 활발히 이루어 지는 가운데 2009년에는 양국 간 수교 60주년 을 계기로 하여 ‘북-중 우호의 해’가 지정되기도 하였으나, 같은 해 4월 북한이 중국측에 대해 아 무런 사전통보도 없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실험 을 하고, 연이어 5월에는 제2차 핵실험을 단행하 자 양국관계는 다시 위축(萎縮)되었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중국의 ‘윈자바오’ 총리 가 북한을 전격적으로 방문함으로써 양국 간에 국의 전통적 우호협력관계가 다시 회복되는 조 짐을 나타냈다. 이를 바탕으로 하여 김정일은 2010년 5월과 8월, 2011년 5월과 8월에 직접 중국을 방문하 여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전통적 우호관계를 다 지는 움직임을 나타냈고, 중국 역시 “전통계승, 미래지향, 선린우호, 협력강화” 등을 확약하면서 양국 고위급 교류 강화,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경험 교류, 호혜협력 확대, 국제·지역정세 및 중 대문제에 대한 소통 강화 등을 북한에 제안하기 도 하였다. 이후인 2011년 12월 김정일이 급작스럽게 사 망하자 제3대 절대권력 세습자인 김정은은 김정 일과 마찬가지로 약 4개월 간의 유훈통치 기간 을 거쳐 권력전면에 등장하면서 ‘북 - 중 친선우 호협력’의 기치를 표방하였다.

이즈음인 2012년 11월 중국에서는 ‘시진핑’이 최고지도자로 새롭게 피선(被選)되었는데, 그는 북한에 대해 전통적인 혈맹(血盟)관계를 강조하 기보다는 ‘정상(正常)국가’ 관계를 지향하면서 자 국(自國)의 경제발전과 안보를 위해 선린적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역점을 두었다. 이런 차원 에서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발사 등 군 사적 도발에 대해서는 외형적으로 강경한 입장 을 취하면서도 북한체제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및 압력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견지하였다. 즉 중국은 2013년 북한이 제3차 핵실험을 단 행하자 이를 강력하게 비난하는 가운데 유엔 안 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에도 반대하지 않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시작 석함으로써 양국 관계는 다시 개선되는 조짐을 하였다. 이런 가운데 2013년 5월 김정은은 중국과의 선린적 우호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의 조치를 취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특사 자격’으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인 최룡해를 중국에 파견한 사례이다.

그를 통해 새로 집권한 자신의 구상(構想)을 중국측에 전달하고, 앞으로 의 양국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뜻을 전달한 것 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4년 7월 ‘시진핑’이 북한 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먼저 방문하자 양국관계 는 다시 냉각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이렇듯 북 한과 중국 간의 관계는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 기까지 중요한 사안(事案)이 발생할 때마다 강화 되거나 약화되는, 기복(起伏)이 매우 심한 양상을 드러냈다. 이후인 2015년 9월 조선로동당 비서였던 최 룡해가 중국의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같은 해 10월 중국 공산당 ‘류윈산’ 상무위원이 북한의 조선로동당 창당 70주년 경축행사에 참 보이기도 하였다. 2016년부터 북한이 제4-5차 핵실험과 중장거 리 미사일을 지속적으로 발사하자 유엔 안보리 의 대북제재 결의에 동참하는 등 대북 압박강도 를 높였으며, 2017년에는 북한이 제6차 핵실험 을 단행하자 미국이 주도한 “북한경제의 핵심 수 출자원인 석탄과 섬유를 포함한 대북 수입품목 및 수량제한과 기존 석유수출량의 30% 감축, 북 한 노동자의 신규 노동비자 발급금지 등”이 포함 된 유엔 안보리 결의 제2375호 채택에도 찬성하 는 등 이전과는 사뭇 다른 대북 강경입장을 표출 하기도 하였다. 그러자 북한은 중국의 이런 대북제재 동참조 치를 극렬하게 비난하는 가운데 2018년 4월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회의를 통해 ‘혁명발전 의 새로운 높은 단계의 요구에 맞게 사회주의 경 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할 것’이라는 새로운 전략 노선을 표방하면서 자립적인 경제체제를 강조하 였다. (다음 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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