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에 대한 신뢰 이를 위해 북한의 가능성 있는 핵 공격 시나리 성과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 지금까지 미국은 확장억제란 이름으로 대한민국에 핵우산 제공 을 공약(公約)해 왔다. 하지만 이런 공약이 미·중 충돌, 북한의 핵 공갈 같은 전례 없는 상황에서 도 이행된다고 장담할 수 없다. 주한미군이 한국 방위에서 이탈한다면 현재의 핵우산만으로 충 분치 않은 상황이 올 수 있다. 그렇다고 현재 세 간에서 회자(膾炙)되는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 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내에서 독자적 핵무장 이 힘을 받는 것은 “한국의 핵무장까지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논의해야 한다”는 엘브리지 콜비 (Elbridge Colby) 미 국방부 정책차관의 공개적 주장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상 핵 개발을 공개적 으로 한 국가는 아직 없다. 미국은 동맹국 한국에 대해 핵 확장억제 제공 을 약속하면서 수차례에 걸쳐 이를 재확인했으 나, 2010년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 시 정밀타격 능력을 갖춘 초구경 장사정포 배치 에 관한 논의에서 미국은 핵 확장억제에 대한 불 신(不信)을 크게 초래했다.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선 안보 불안과 미 국의 핵우산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버리기가 쉽 지 않다.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독자적 핵무장 을 주장하는 일부 여론이 고개를 들지만 득(得) 보다 실(失)이 훨씬 많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한·미 간 전술핵무기 공유, 방위비 5% 증액 등의 논란도 일고 있는바, 핵 확장억제의 신뢰성 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한·미 간 진지한 상호 논의가 필요하다. 오를 구체적으로 상정하고, 한·미 공동으로 북핵 대응에 관한 확장억제 방책이 포함된 작전계획 을 수립해야 한다. 그리고 작전계획에 기초하여 확장억제(핵우산) 수단의 운용 연습과 훈련을 주 기적으로 해야 한다. 한국군이 미국의 핵 확장억 제 전략자산 운용에 직접 참여하여, 필요에 따라 미 전략자산을 적시에 한반도에 전개하고, 한·미 공동으로 북한을 억제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 방 안을 협의하고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이 연습과 훈련이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한국식 핵 공유 방식도 체계화될 수 있다. 2025년 한·미군사위 원회(MCM)와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심 도(深度) 있게 논의되어야 한다. 둘째, 미국과 전술핵 재배치, 핵잠수함 확보 방 안을 논의해야 한다. 6·25전쟁 이후 지속된 냉 전 시기 동서 진영 간 대립이 격화되자 미국은 1958년부터 전술핵을 한반도에 들여왔다. 8인 치 및 155mm 곡사포용 핵포탄과 지대지 미사 일 등에 장착할 소형 핵탄두가 미군 부대에 보관 돼 있었다. 당시 900여 개의 전술핵이 운용되었 다. 그 전술핵은 사실 북한을 겨냥했다기보다는 한반도 유사시 중국과 소련의 개입에 대비한 측 면이 강했다. 1987년 미국과 소련 간에 맺은 중· 단거리 핵미사일 폐기조약과 1991년 한반도 비 핵화선언 이후 한반도에서 전술핵을 완전히 철 수시켰다. 그러나 지금은 북한이 핵무력을 완성 하고, 국제사회로부터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 고자 하는 상황이다.

한반도에 전술핵이 배치되어, 유사시 사용할 핵 잠재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먼저 한·미원자 수 있는 확장억제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북핵 도 발은 억제할 수 있다. 그러려면 한·미가 공동으 로 핵 운용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그 시행훈련 이 필요하다. 현 상황에서 직접 배치가 어렵다 면, 미 전술핵을 평시에 괌 등에 미리 배치했다 가 유사시 작전계획에 따라 자동으로 3~4시간 만에 한국으로 공수시키는 방법까지도 검토해야 한다. 또한 전술핵을 지상에 배치할 경우 북한의 공격목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전술핵을 탑재한 잠수함을 동해에 상시 배치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중국 견제를 안보 최우선 과제 로 삼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반도 전술핵 재 배치를 검토 가능한 카드로 인식할 가능성은 매 우 크다. 셋째, 핵 잠재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추진해 야 한다. 핵 잠재력은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기 술적·산업적 인프라 즉 우라늄 농축시설이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보유해야 함을 의 미한다. 핵무기 원료로 고농축우라늄(HEU)이 나 플루토늄이 사용되는 데, 농축시설에서 우라 늄을 90% 이상 농축하면 무기급 HEU가 되고,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면 플루토늄을 추출 할 수 있다. 그러나 농축과 재처리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서도 필요하므로 핵비확산 조약(NPT)이 허용하는 합법적인 활동이다. 원 전 연료로 사용되는 저농축우라늄(LEU)을 생산 하려면 농축시설이 있어야 하고, 재처리 시설은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용하기 때 력협정을 개정해 일본처럼 상업적 우라늄 농축 과 플루토늄 재처리능력을 보유함으로써 유사시 즉각 핵무기 제조에 나설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 다. 이를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엄격한 사찰과 감시를 통해 투명성이 유지되고, 평화적 용도로만 사용된다는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국내적으로는 상당히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으나, 이 역시 미국의 호응을 얻기는 쉽지 않 다. 

농축과 재처리시설을 절대 핵무장에 이용하 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미국 정부에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2기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 책(MAGA)과 미·중 패권경쟁에 대한민국이 기 여할 수 있는 유리한 방안임을 진정성 있게 설득 해야 한다. 사실 핵은 핵으로만 대응할 수 있다. 북핵은 이미 통제수준을 넘어섰고, 비핵화(非核化)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현재 북한은 6차례 핵 실험을 거쳐 20기에서 최대 50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ICBM만 성공 하면 미국의 핵우산을 무력화할 ‘게임 체인저’ 도 손에 넣게 된다. 당장 비확산을 중시하는 미 국이 수락하긴 어렵겠지만 우리도 핵 잠재력 확 보를 위해 계속 두드려야 한다. 핵 개발과정에 서 NPT 일시 탈퇴 등 외교문제, 핵 개발에 필요 한 기술과 시설, 자원의 확인 등도 진지하게 검 토해야 한다. 북핵을 상쇄할 최후 수단은 자체 핵무장밖에 없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절대적 조 건이다. 북핵 대응, 이젠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