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황금물결의 들녁에 오곡백과가 만발한
수확과 결실의 계절인 가을임에도 불구하고 이
상기온 탓인지 가을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잦은 비 때문에 수발아(벼 이삭에 싹이 트는) 피
해를 비롯하여 사과, 대추 등도 수확에 차질을
빚어 농가들이 울상, 가뜩이나 비싼 과일 값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캄보디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
종 사건사고로 걱정이 크다. 그리고 인구규모 면
에서 20대보다 70대 이상이 많은 저출산 고령화
의 심화, AI 활용 본격화에 더하여 기업의 경력직
선호현상으로 인한 청년실업 문제, 경제성장률이
둔화, 집값만 치솟는 역행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정부의 10.15부동산 대책 발표 등으로 우리 사회
는 자못 어수선하기만 하다.
우리가 해마다 맞이하는 10월은 국정감사장
에서 날카로운 질의와 답변이 오기는 정치의 계
절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필자는 지난 10.16
국방부 장관이 국정감사장에서 “오늘날 우리 군
(軍)은 대내외적으로 복합적이고 예측하기 어려
운 안보도전에 직면해 있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
박정하
본지 발행인 겸 대표
고려대 정책학박사
(사)21세기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
pja119a@hanmail.net
일 능력의 고도화는 한반도와 동북아 역내의 안
보질서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우리 군은 굳
건한 대비체제를 바탕으로 국민에게 신뢰받은
첨단강군으로 발전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적잖이 안도의 마음을
가지게 된다.
또한 필자는 간부이탈, 병력절벽과 사관학교 임
관율 저하 등 군의 사기(士氣) 문제를 취재현장에
서 자주 들어와 고민이 많았었는데 “간부이탈 문
제는 물론 장병들의 급여, 복지를 과감히 확대하
는 등 국방 구성원 모두가 스스로 무한한 자긍심
을 느낄 수 있도록 처우과 복무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장관의 보고를 들으면서 이번에야
말로 내실있게 추진되리라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세계는 날이 갈수록 미·
중 두 초강대국이 첨예한 패권경쟁으로 우리 나
라가 양국 간 중재자(仲裁者)가 될 수 없고 어느
한 편을 선택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岐路)에 서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트럼
프 집권 이후 한미 관계는 방위비분담 및 관세
12 2025년 11월호
(關稅) 문제로 녹록치 않다. 특히 3,500억 달러 대미 투자를 두고 양국의 당국자 말이 엇갈리고,
협상 전망도 아직까지는 오리무중(五里霧中)으
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 정부 출범 이후 호평(好評)을 받았
던 한일 관계에도 변수가 생겼다. 조만간 차기
총리에 취임할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자민당 총
재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온 강경 우파다.
독도문제는 물론 기존 이시바 총리와의 셔틀외
교에도 변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갈수록 북중
러의 밀착 앞에 한미일 공조는 균열이 우려되기
도 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달 북한의 조선로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주요 무기를 보면,
한반도를 겨냥한 ‘화성-11마’(러우 전쟁에서 위력
이 입증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기반 극초
음속 미사일)과 화성-20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과 자폭드론 다연장 이동식 발사대 등을 공개하면
서 북한의 국방과학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또한 지난달 초 중국의 전승절 80주년을 계기
로 북중러 3국 정상이 천안문 망루에 오른 지 한
달여 만에 주석단에 선 김정은 위원장 옆으로 중
국의 권력서열 2위인 리창 총리와 또럼 베트남
최고지도자, 푸틴의 최측근인 메드베데프 국가안
보회의 부의장도 나란히 선 모습이 공개되었다.이는 그간 대내용 행사수준이었던 조선로동
당 창건행사와 달리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달라진 위상을 보이기 위함이다. 이는 곧, 북중러 구도에서 베트남을 끌어들여 외교의 다변화를 추
구하면서 중,러 등 비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다극 질서 구축에 적극 동참하겠다
는 취지로 평가된다.
끝으로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수출 감소 등 힘
든 경제상황에다가 미중 갈등에 중국의 마스가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대표격인 우리 업체에 대한 제재 등 좋지 않은
소식도 들려온다.
그러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
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둔 오는 29일 한미정
상회담, 한중정상회담에서 조금이라도 진전된
상황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세계 10대 수출국, 방산 등 국방분
야 10대 강국, 아시아 최고의 문화강국 등 이 모
든 국가발전이 묵묵히 돌아가는 것은, 변함없이
24시간 불철주야 전방을 지켜온 우리 군군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모든
분들이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국민에게 신뢰받는 첨단강군으로 거듭날 자랑
스러운 우리 국군장병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애독자 여러분 파이팅입니다 !
